<88화> 잘 가요, 내 사랑.
2018.11.02.
다른 날보다 눈이 일찍 떠졌다.
연우가 잠에서 깨면 항상 휘타가 바라보고 있었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보통 때보다 이른 시간이라 그가 없나 보다 했다.
하지만 주변에 흐르는 낯선 적막감에 서둘러 이불 속을 빠져나왔다.
집 안에 사람이 없어서 그러나.
해마다 한 번씩 겪는 하루인데 오늘따라 조용했다.
드르륵, 하고 열리는 문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 저절로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이 잠잠한 고요함을 깨는 것만 같아서.
“휘타 님?”
연우는 고개를 내밀고 복도를 봤다.
반질반질하게 닦인 마룻바닥에 햇볕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방향을 틀어 뒤꿈치를 들고 걸었다.
마당으로 통하는 문을 열자 휘타의 뒷모습이 보였다.
기둥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그의 넓은 등 위로 하얀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빛을 받은 머리카락이 연우의 머리카락처럼 반짝였다.
조심스럽게 걷긴 했지만, 발소리에도 움직임이 없는 걸 보니 잠이 든 것 같았다.
연우는 그의 단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살금살금 걸었다.
맞은 편에 앉아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잘생겼다.
반듯한 이마와 곧게 뻗은 속눈썹. 날렵한 콧날과 미소를 머금은 붉은 입술까지.
주름만 조금 늘어났을 뿐 달라지지 않았다.
이러니 여자들이 담장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지. 조금만 더 못나졌으면 얼마나 좋아.
그에게 말한 적 없는 바람이었다.
주름이 더 늘었으면 했다. 눈이 더 처졌으면 했다. 입술의 붉은 빛도 옅어지길 바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여전히 잘생겼고 멋지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 연우가 양 검지를 들어 휘타의 눈을 옆으로 당겼다.
가늘게 찢어져 축 처지니 이제 좀 못나진 거 같네.
이쯤에서 휘타가 잠에서 깨어나야 하는데 그는 아직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래서 더 세게 당겼다.
이래도 안 일어나?
그가 일어나지 않았다.
“휘타 님.”
제법 큰 소리로 불러도 그의 눈은 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쿵.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연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휘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휘타 님! 일어나봐요!”
설마 아니겠지. 이럴 수는 없다. 인사도 없이 가는 건 아니잖아.
휘타의 눈이 꿈틀거리더니 금색의 눈동자가 보였다.
“아아, 놀랐잖아요.”
털썩. 연우가 바닥에 쓰러지듯 앉고 말았다.
놀라서 눈물을 흘리자 당황한 그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기며 연우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당신이…… 당신이…….”
울먹이던 연우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당신이 죽은 줄 알았다.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곧 울음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안아줬다.
“미안. 깊이 잠들었나 봐.”
휘타가 미안해할 일이 아니었다.
그의 마음을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되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언제고 올 날이라 연습을 하고 또 했건만 역시 연습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연우는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는 그를 보며 진정시켰다.
울었던 건 그녀인데, 그의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다.
“내가 깨웠죠. 미안해요.”
다른 의미의 미안하다는 말을 이렇게 전한다.
“일어날 때가 됐지. 이 좋은 날, 잠만 자기에는 너무 아까우니.”
그가 바닥에 다리를 펴고 앉은 뒤, 제 다리 위에 연우를 눕혔다.
햇살에 연우가 눈을 찡그리자 그가 손으로 가려줬다.
간간이 비추는 빛 사이로 휘타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연우는 다시 왈칵 나오려는 눈물을 가까스로 집어넣었다.
이 시간이 영원하길 바라며 눈을 감으려는 순간.
쏴아아. 별안간 맑은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어째 비가 올 거 같더라니.”
“여우비예요.”
“여우비?”
“맑은 날에 잠깐 내리는 비요. 먹구름도 없이 볕이 있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여우비라고 해요.”
연우가 지하계에서 수십 년을 보냈지만 여우비는 처음 봤다.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일어난 연우가 손을 내밀어 빗물을 만졌다. 따뜻했다.
손바닥에 고이는 빗물을 느끼던 연우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휘타를 봤다.
일 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파란 하늘. 그 하늘에서 내리는 비.
아무래도 오늘인가.
당신과 이별하는 날이.
*
연우는 휘타 몰래 욕실에서 눈물을 쏟아낸 뒤 숨을 고르고 나왔다.
다시금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그에게 오랜만에 맨발로 풀밭을 걸어보자 청하며 팔짱을 꼈다.
맨발에 닿는 풀의 감촉과 옷 위로 스며드는 빗물이 느껴지지 않았다.
슬퍼하지 말자.
슬픔은 휘타와 연우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그녀가 부러 활짝 웃었다.
“좋은 날이네요. 파란 하늘도 보고, 여우비도 내리고.”
“그대와 함께라면 매일 좋은 날이지.”
연우는 자신을 따라 웃음을 짓는 그의 표정이 편안해 보여 안심이 됐다.
여우비는 이름에 맞게 금방 그쳤다.
빗물을 잔뜩 머금은 탓에 햇빛을 밭은 풀이 투명한 은빛 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빛났다.
그리고 휘타는 그보다 더 빛이 난다.
이대로 연기처럼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오늘이 맞나 보구나.
확신했다.
함께 점심을 먹고 연우가 차를 준비하자 휘타가 손수 잔에 따랐다.
주전자에서 천천히 쏟아지는 차가 잔에 담기며 듣기 좋은 소리를 냈다.
그는 건강해 보여 떠날 사람 같지 않았지만, 탐야가 정한 날이 오늘이라면 휘타는 떠나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차를 한 모금 마신 휘타가 말했다.
“점심을 맛있게 먹었나. 자꾸 졸리는군.”
“주무세요. 근데 밥 먹고 바로 자면 소화 안 되니까 조금만 더 있다가.”
헤어짐의 시간을 늦추고 싶었다.
그런 연우의 마음을 알 리 없는 휘타가 그러자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도 이제 정말 떠날 사람처럼 그의 눈에 졸음이 가득했다.
처음 보는 그의 모습에 연우는 또 한 번 확신했다.
최대한 긴 시간 동안 차를 마시고 싶었는데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었다.
한 잔이 다 비워지기 전.
힘겨워하는 그를 보며 연우가 먼저 말을 했다.
“오랜만에 제가 재워드릴게요.”
“그럴까.”
침상에 누운 휘타의 가슴까지 이불을 덮어줬다.
토닥토닥 두드려주자 그가 입술을 길게 늘어뜨리며 웃었다.
“아이가 된 기분이오.”
“싫어요. 지금까지 아이와 살지 않았어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휘타가 눈을 감았다.
이 얼굴을 오래도록 기억해야지.
나를 사랑해 신과 거래를 했던 사람.
나를 위해 자신의 영혼까지 팔아버린 사람.
당신이 떠나 이 땅에서 당신의 흔적이 사라지고 이름이 사라진대도 내가 기억하고 있을게요.
그러니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당신 갈 길을 가요.
“휘타 님.”
“…… 응.”
그가 한 박자 쉬었다 대답했다.
이제 떠나기 위해 한 걸음 떼었나 보다.
“고마웠어요.”
당신이 시간을 되돌리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효조나 정현옥에 의해서 망가졌을 거예요.
그게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떠나는 그를 마지막으로 붙잡아 보는 연우.
“당신이 있어 행복한 삶이었어요.”
“나 역시.”
간절한 부름에 응답해준 그.
가느다랗게 눈을 떴다.
“사신으로 살아갈 그대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어.”
“그러지 마요.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일이랍니다.”
“나 때문이잖아.”
하나하나 따지자면 죽음 후에 휘타가 가는 길 또한 연우 때문이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빚을 졌지만, 서로에게 구원이었다.
꼭 만났어야 할 내 운명. 내 사랑.
“진심이에요. 정말 괜찮은 일이에요. 그러니 내 걱정은 그만하고 잠들어요.”
연우는 그의 눈을 감겨준 후,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사랑해요.”
휘타가 잠들었다.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날이었다.
마음까지 포근하게 해주는 따뜻한 날이었다.
연우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져 그의 볼 위에 흘렀다.
또다시 눈물이 나오려고 하자 애써 삼켰다.
이 눈물은 다음을 위해 아껴두어야 했다.
*
사신의 일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으나 오늘 같은 날은 하고 싶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을 하고 있어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연우는 사혼의 무리 속에 휘타가 있지 않기를 바랐다.
그가 이 고통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길 바랐다.
사림과 소호처럼 휘타와도 만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사혼의 무리 속에서 그를 보고 말았다.
역시 탐야였다. 그는 자신의 법칙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연우를 본 휘타가 픽 웃었다.
“이걸 반갑다고 해야 할지.”
“반갑다고 생각해줘요.”
“이왕이면 젊었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으련만.”
“지금도 충분히 멋지세요. 또 어떤 여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려고 젊었을 때의 모습을 찾으세요?”
“하긴 나는 그대에게만 잘 보이면 되지. 어차피 저 아래에서 얼굴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연우는 휘타가 가야 할 곳이 어딘지 알고 있어 편안하란 말을 할 수 없었다.
끝없는 고통만이 존재하는 그곳.
하지만 휘타와 연우. 둘 중 누구에 그곳의 사정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라보기를 한참.
연우의 눈에 그는 변하지 않았다.
그 옛날, 오래전 처음 만났던 모습 그대로였다.
휘타가 연우를 향해 팔을 벌렸다.
“안아봅시다.”
안아봅시다, 라는 말 앞에 어떤 단어가 삭제되었는지 알 듯했다.
마지막.
마지막으로 안아보자는 말.
그러나 연우 역시 마지막을 소리 내어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다가가 안겼다.
따뜻하다. 체온이 이렇게 느껴지는데 정말 마지막인 거야?
연우는 휘타를 보내기 싫어 팔에 힘을 주어 꽉 안았다.
“…… 잘 지내길.”
알겠다고 대답해야 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프지 않길.”
“…… 네.”
“가끔, 일을 게을리해도 돼.”
“그럴게요.”
“혹…… 사신의 신부가 나타나면 나는 떠올리지 말고 그를 맞이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겠노라 답했다.
같이 가자, 함께 가자, 거기가 어디라도 나는 상관없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내리눌렀다.
그가 원하는 건 이런 말이 아닐 테니까.
“혼자만 두고 가서 미안해.”
간신히 참고 있었는데 그의 사과에 결국 눈물이 나오고 만다.
“내가 눈을 감는다면 그대와 함께 감아주려고 했는데 이리되었네.”
“매일 당신과 눈을 감는다 생각하며 잠이 들면 되죠.”
“그래.”
휘타가 연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입을 맞췄다.
그녀가 많은 눈물을 흘려도 젖어들지 않는 그의 가슴을 보면서 서로의 길이 다름을 깨닫는다.
연우는 계속 안아주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다.
어쩌면 좋을까.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가 되었는데 팔이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등을 가만가만 문질러주는 손길이 작별인사를 고한다.
“이제.”
그가 먼저 입술을 떼었다. 낮은 음성이 미세하게 떨렸다.
“갈게.”
미안한 듯 말하는 그를 향해 연우가 고개를 저었다.
“전…… 다…… 괜찮아요.”
끝내 우리는 이렇게 되고 말았다.
정해진 끝과 다르지 않을까 조금 기대했었는데 탐야는 여지없이 자신의 법칙대로 우리 이야기를 끌고 간다.
휘타의 가슴에서 고개를 든 연우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고, 또 닦아내도 멈추지 않았다.
그래도 그에게서 떨어져 웃어줬다.
지금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
“사랑해.”
그 말을 끝으로 휘타가 몸을 돌렸다.
뒤돌아서는 이 시간이 제발 멈춰줬으면.
얼굴을 묻은 연우의 두 손 사이로 눈물이 새어 나왔다.
결국 휘타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녀가 따라갈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말았다.
안녕.
잘 가요, 내 사랑.
제발 당신의 고통이 덜하길 기도해요.
그렇게 연우와 휘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게 됐다.
***
연우는 지붕 위에 앉아 지하계를 눈으로 훑었다.
멀리서 불꽃이 일고, 스산한 바람에 먼지가 일었다.
지하계는 변한 것이 없었다.
여기저기서 자연발화가 일어나고 공기는 후덥지근했다. 재 때문에 공기가 좋은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도 먹을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이기에 배를 곯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었다.
나름 괜찮은 세상이었다. 이제 연우는 이곳이 좋았다.
오래 살아서 정이 들었는지도.
“가만있자. 얼마나 되었더라.”
휘타가 세상을 떠난 지.
세어보던 연우는 곧 포기하고 만다.
언젠가부터 햇수 세는 것을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부질없는 일이었다.
한 오십 년이나 되었으려나. 아니 백 년인가.
휘타가 떠나고 한동안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며칠 간은 식음을 전폐했고 몇 달간은 술의 힘을 빌렸다. 그리고 몇 년간 웃음 잃었다.
그가 없이 사는 세상이 두 번째였지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약이었다.
물론 연우가 휘타를 잊은 건 아니었다.
다만 머릿속을 채우고 있던 그를 떠올리지 않게 되는 시간이 찾아왔고, 웃기도 하며 그가 없는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갔다.
이따금 그의 생각에 눈물보다 웃음을 짓는 날이 많아졌다.
그래도.
가슴이 아픈 날이 있다.
그 힘든 곳에서 어찌 지내고 있을까.
자신만 아니었다면 그가 가지 않았어도 될 곳.
그곳에 비하면 연우가 하는 사신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리라.
“이봐요, 탐야 님.”
연우가 하늘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시간이 흐른 만큼 그녀도 대담해졌다.
이만큼 살다 보니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
“이만큼 시간이 지났으면 그를 용서해줄 만도 하지 않나요.”
까만 하늘은 묵묵부답이었다.
“어.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할게요. 이건 좀 말해줘 봐요. 저만큼 오랫동안 사신의 일을 한 사람도 없죠?”
역시 침묵이었다.
하늘에 대고 말하는 내가 미쳤지.
아주 오래전을 마지막으로 탐야와 만난 적이 없었다. 어디에 꽁꽁 숨었는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제가 거래하자고 할까 싶어 그러세요?”
답이 없을 걸 알면서 다시 하늘에 대고 외쳤다.
“하면 좀 어때서.”
사신의 신부도 보내주지 않았잖아요.
연우가 낮게 중얼거렸다. 물론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수도 없이 보내줬다.”
별안간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란 연우가 탐야를 쏘아봤다.
그러나 오랜만이라 그런지 반가움도 내포되었다.
그는 연우가 앉아 있는 지붕 끝에 서 있었다.
꽤 거리가 멀었지만 그의 음성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들려온다.
“네가 신부를 찾지 않고서 나를 탓하는 건 아니지.”
“얼굴 잊어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잊기 전에 나타나지 않았느냐.”
뭐지. 탐야가 농담을 한다.
표정의 변화가 없었으나 연우가 기억하는 예전의 탐야가 아니었다.
“저 이제 사신의 일이 지겨워졌어요.”
배짱을 부려봤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으면 신부를 찾아.”
“싫어요. 제가 못 할 거라는 거 알잖아요.”
“그럼 어쩌라는 것이냐.”
“죽고 싶어요.”
죽음. 그것이 연우의 소원이었다.
“죽어서 그의 곁으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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