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화> 그런 질투는 바람직해요.
2018.10.23.
호수에 도착한 연우가 주위를 둘러봐도 휘타는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겠다더니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차라리 잘됐다.
오늘은 이탈하는 사혼을 다섯이나 처리했더니 옷에 그들의 피가 잔뜩 묻었다. 고약한 냄새와 함께.
처음 그들의 피 냄새를 맡았을 때는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제는 참을 만했다.
그래도 코를 찌르는 냄새에 인상이 찌푸려지는 건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오랫동안 이 냄새를 맡아온 휘타라 해도 좋지는 않을 거야.
연우가 서둘러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호수 안으로 들어갔다.
머리카락에도 묻은 끈적임을 빨리 씻어내고 싶어 물속으로 머리까지 담갔다.
귓가에서 윙윙대는 사혼의 소음과 불쾌한 냄새가 한꺼번에 사라지고 모든 것이 정지된다.
수중에서 몸을 웅크린 연우가 눈을 감고 고요함을 느꼈다.
이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편안했다.
그때, 잔잔한 물의 파동이 느껴져 눈을 떴다.
휘타였다.
들켜서 아쉽다는 미소를 지으며 그가 연우를 향해 헤엄쳐왔다.
검은 머리카락이 수초처럼 흔들렸다.
힘차게 움직이는 다리가 지느러미 같았다.
아름다운 인어면서도 물속의 거친 포식자였다.
장난기가 발동한 연우가 몸을 돌리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랑곳하지 않고 속력을 내서 수면을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물 위로 얼굴을 내민 연우는 부족한 공기를 마시며 그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
동시에 도망갈 준비도 했다.
하지만.
“엄마야!”
수면 아래에서 움직이는 다리를 휘타가 잡아당겨 물속으로 들어가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대로 당할 연우가 아니었다.
있는 힘껏 다리로 그를 밀어내 빠져갔다.
조금 전, 미처 다 채우지 못한 공기를 급하게 들이마시는 사이 곧이어 휘타가 올라왔다.
그는 방금 물속에서 나온 사람 같지 않았다.
계속 밖에 있었던 사람처럼 숨을 급하게 쉬지 않는다.
대신 손으로 제 이마를 문지르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머리를 차는 법이 어딨습니까?”
“어머. 제가 머리를 찼어요? 갑자기 물속으로 당기니까 놀라서…….”
미안해진 연우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점점 내 아내의 힘을 감당하기 힘들어져서 큰일입니다.”
많이 아픈지 휘타의 눈 한쪽이 찡그려졌다.
“많이 아파요?”
호랑이인 수호령이 성체가 되었다.
거기다 사신까지 되었으니 날로 힘이 좋아지는 연우였다.
주체하지 못하고 휘둘렀더니 힘이 세게 나간 모양이었다.
물을 가르고 그에게 다가갔다.
“어디 봐요. 여기예요?”
“여기, 여기.”
그가 머리를 내려 연우가 볼 수 있도록 했다.
“어디요?”
“잡았다!”
“꺄악!”
휘타가 연우를 어깨에 들쳐멨다.
“그대가 속았습니다.”
“이러는 게 어딨어요!”
“여기 있지요.”
휘타는 어깨 위에서 버둥거리는 연우가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잡은 채로 물속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연우가 사신 일에 적응하도록 시간을 주었다.
매일 피곤에 찌들어 잠든 그녀를 보며 안타까우면서도 아쉬웠다.
종일 안고 물고 빨고 해도 부족한데 옆에서 보기만 해야 하니 휘타도 못 할 노릇이었다.
한편으로는 힘든 연우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고.
해서 오랜만에 오늘, 모처럼 마음을 먹었다.
물속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뭔가 신호가 맞지 않았다.
뭐 어떠한가. 밖이어도 좋고 물 속이어도 좋고.
밖에 있다가 다시 들어가도 되는 거니까.
키득이는 휘타의 속도 모른 채 연우가 그의 등을 두드렸다.
“내려줘요. 걸어갈게요.”
“싫습니다.”
젖어서 매끄러운 연우의 피부감촉이 좋았다.
그는 풀밭에 미리 펼쳐둔 천 위로 연우를 조심스럽게 놓았다.
연우가 뾰로통한 얼굴로 그를 보다가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정말 머리 다친 건 아니죠?”
“그대가 속은 거라니까. 멀쩡합니다.”
그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올려 제 이마를 연우에게 보여줬다.
“이 와중에 이마가 참 잘생겼네요.”
“잘생기지 않은 곳이 없지요.”
이마를 보며 감탄하는 연우 몸에 묻은 물기를 닦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꼼꼼하게 옷으로 감싸줬다.
“감기에 걸리지 않아요.”
“압니다.”
이제 사신인 연우는 외상을 입지 않은 이상 감기 같은 질병에 강했다.
그래도 그는 혹여 연우가 아플까 노심초사했다.
“그것도 그거지만 다른 누군가가 볼까 봐.”
“여기에 누가 있다고 그러세요.”
“나무가 있고, 새가 있고, 벌레가 있고…… 그 외도 아주 많습니다.”
“좋아요. 그런 질투는 바람직해요.”
휘타의 답에 만족한 연우의 입가에 웃음이 머물렀다.
그가 제 다리 위로 연우를 앉히자 머리를 기대왔다.
불어오는 바람에 나무의 잎사귀가, 땅의 풀이 노래를 불렀다.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를 벌레도 함께 한다.
연우가 그의 맨가슴을 만지작거렸다.
“아무래도.”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평소와 다르게 그녀가 머뭇거린다.
“사신에게 아이는 무리겠죠?”
“여전히 아이가 있었으면 합니까?”
“그냥……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제겐 엄마가 없었잖아요.”
있긴 했지만 엄마가 아니었지.
“어차피 엄마가 생길 수는 없으니까, 앞으로 죽을 때까지 불러볼 수 없는 이름이니까…… 그래서 제가 엄마라고 불려봤으면…… 뭐 그런…….”
연우는 멋쩍게 웃음을 지었다가 말을 거두었다.
언젠가 그녀가 같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는 노력해보자는 말로 넘겼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휘타는 연우에게 뭐라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어쩌면 그녀 역시 이미 알고 있을지도.
“사신에게 아이가 있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후에 그 굴레에서 벗어난 자들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 그러겠죠.”
“그런데 난 아이가 없어도 됩니다. 좋아하지도 않고.”
아이가 생긴다면 연우의 아이이기 때문에, 연우가 원했기에 좋은 거였다.
그의 삶은 연우로 시작해서 연우로 끝이 날 테니까.
아이는 그의 미래에 없었다.
“괜찮아요. 조금 욕심을 내본 거예요. 전 지금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요. 탐야가 서로에게 더 많이 집중할 시간을 준 거로 생각하죠, 뭐.”
“그럼 이제 내게 집중 좀 해주시지?”
시무룩했던 연우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그래볼까요?”
앉아 있던 연우가 일어나더니.
걸치고 있던 옷을 벗었다.
“뭐하는 겁니까?”
“지상에서는 쇼(show)라고 해요.”
“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구경거리?”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설마 지상에서 지금처럼 벗었단 말입니까.”
근래에 본 휘타의 표정 중에 가장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아니요! 제 평생 한 번도 없었어요! 당신에게만 보여주는 쇼예요.”
팔짱을 낀 휘타가 나무에 등을 기대고 나른한 눈빛으로 연우를 지켜봤다.
연우는 부끄럽고 창피해서 온몸이 새빨개지는 기분이었지만 거리낌 없이 춤을 췄다.
예전에 몇 번 춰 본 적이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름 때로는 사랑스럽게, 때로는 야하게, 때로는 귀엽게 보이도록 표정을 바꾸기도 했다.
연우가 휘타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닌, 휘타가 연우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연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훑어내리는 시선이 점점 진하게 물들어간다.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작은 손을 가만히 바라보던 휘타의 눈이 천천히 위로 떠지며 잡았다.
연우가 힘껏 당겼지만.
끌려가는 건 연우였다.
“귀여운 호랑이 같으니라고.”
“오늘은 아니에요. 검은 늑대를 잡아먹는 호랑이가 될 거예요.”
휘타에게 끌려간 연우가 몸을 날렸고 그가 받았다.
둘만의 시간이었다.
사랑에 흠뻑 취한 연인을 위해 나무와 새, 벌레마저 숨을 죽인 시간이었다.
*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
소호가 흙바닥 위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림에게 물었다.
“알면서 뭘 물으세요? 두 분이 오실 때까지요.”
“시간이 꽤 지났잖아. 식사 시간을 훨씬 넘겨서 그렇지.”
이곳에 새벽에 왔는데 이미 오전을 넘겼고 점심이 지났다.
호수 가까이 갈 수 없어 멀리서 기다리고 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 되는 게 아니었다.
“몇 끼 굶는다고 안 죽어요.”
“꼭 그래서만은 아니고.”
“그럼 가서 휘타 님께 여쭤보시던가요. 전 못 해요. 죽기 싫거든요.”
그건 소호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싫다.”
“지루하면 놀러 다녀오세요.”
“휘타 님을 두고 어딜 다녀와.”
소호가 신발 뒤꿈치로 바닥을 툭툭 쳤다.
“그럼 아무 말 말고 계셔요. 제가 특별히 뼈다귀도 챙겨왔잖아요.”
“나 이제 그거 안 먹는다.”
“잘만 드시면서.”
사림이 작게 중얼거리다 다시 그림을 그렸다.
그런 사림을 지켜보던 소호는 문득 기시감을 느꼈다.
사림과 단둘이 있는 장면.
바닥에 앉아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림.
사림이 말 속에 뼈다귀라는 단어.
사림과 단둘이 있는 적이, 그녀가 나뭇가지로 흙바닥에 그림을 그린 적이 처음이 아니었다. 뼈다귀란 말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언젠가 경험한 적이 있는 느낌이었다.
묘한 기분을 뭐라 설명할 길이 없었다.
흐릿했던 장면이 점점 또렷해졌다.
“우리 언제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
혹시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싶어 사림에게 물었다.
그림을 그리던 사림의 나뭇가지가 멈칫했다.
“글쎄요.”
다시 움직였다.
“아니야. 있어. 분명해. 너무 익숙하잖아.”
사림이 한숨을 내쉬었다. 나뭇가지를 바닥에 놓고 일어나 손바닥을 탁탁 털었다.
“있어요.”
역시 그랬다.
“그렇지? 어쩐지.”
“기억 못 할 줄 알았는데…….”
그녀가 들릴 듯 말 듯하게 중얼거렸다.
“내가 왜 기억 못 할 줄 알았어?”
“기억하기 힘든 시절이라서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기억하기 힘든 시절이라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알아듣게 설명해봐.”
“설명해도 알아듣기 힘드실 거예요.”
“너 정말 말 안 해줄 거야.”
“나중에요.”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젓는 사림이었다.
어르고 달래봐도 입을 열지 않을 기세라 소호도 입을 다물었다.
소호가 조용해지자 곁눈질로 힐끔 본 사림이 치맛자락을 다리 사이에 모으고 앉았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마저 그림을 그렸다.
사림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던 소호도 옆에 앉았다.
사실 얼마 전부터 그녀에게 할 말이 있었다.
기회만 노리고 있었는데 현재 상황도 그렇고 급한 일이 아니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사림의 낌새가 마음에 걸렸다.
“너 최근에 밖에 자주 나가더라?”
“다들 벌써 적응했는지 알아서 일 잘하고, 마님께서도 낮에 쉬시니 제가 할 일이 없잖아요. 무료해서 직접 나가서 장을 보고 있어요.”
“시켜도 되잖아.”
“무료해서 그렇다니까요.”
나뭇가지가 조금 신경질적으로 움직였다.
“정말 나가서 장만 보는 거야?”
탁! 사림이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바닥에 던졌다.
“지금 저 의심하세요?”
성격 한 번 참.
소호가 손을 저었다.
“그런 게 아니라…….”
“그럼요?”
“그 뭐냐, 그러니까…….”
차마 입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뭐요?”
사림이 코밑을 손가락으로 쓱 문지르며 소호를 쏘아봤다. 그런데 웃음이 터진다.
나뭇가지를 만지고 있던 손가락으로 코 밑을 문지르니 흙이 묻어 콧수염처럼 보였다.
사림은, 이 애는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도 항상 이런 모습일 듯하다.
이 모습 안에 가지고 있는 어른스러움이 상대의 마음을 잡아끈다.
그래서 결국 소호도 넘어갔고.
아니, 말은 귀찮다 하면서 그의 어린 수호령을 위해 밤새 뼈다귀를 삶아 줘서 넘어간 건가.
어쩌면 지금처럼 소호를 웃게 하는 모습 때문에 그랬을지도.
아무튼 소호는 사림 때문에 애가 닳는 중이었다.
그러나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은 그녀이기에 함부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 때를 기다리고 있었건만.
들려오는 소문에 사림이 시장에서 사내를 만난다는 말이 들려왔다.
물론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사림이 그럴 리가 없다. 다른 여인도 아니고 사림이 절대 그러지 않지.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시간이 주는 신뢰였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사림이 사내를 만나는 게 나쁜 짓도 아니고, 그래서 안 될 이유도 없는데 바보처럼 그저 아닐 거라 믿었다.
그러다 뒤통수를 맞았다.
“시, 시장에서 연애한다는 소문이 있더라.”
“누구요? 저요?”
“그래. 너.”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사림이 발끈했다.
“누가 뭐를 한다고요?”
점점 화가 나는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그녀.
뭐야. 진짜였나.
거세게 거부하니 진짜인가 싶었다.
“아니에요! 그럴 시간도 없고 마음도 없어요!”
“아니면 아닌 거지 뭘 그렇게 성질을 내.”
“억울하니까 그렇죠! 누가 그래요? 봤대요? 대체 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뜨려요!”
“헛소문은 아닌 거 같은데.”
“헛소문이거든요.”
급기야 사림이 씩씩거리며 벌떡 일어섰다. 아무래도 맞나 보다.
“내가 봤다.”
“예에?”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사림을 따라나선 날.
시장에서 사림이 사내와 있는 걸 봤다.
어떤 사내가 사림의 입속에 과일을 넣어주는 장면을.
맛을 본 사림이 까르르 웃었고 사내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소호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사림이 한숨을 쉬었다.
“평소에 자주 가는 과일 집이었어요. 거기 총각이 맛 좀 보라고 넣어준 거고요. 맛있으니까 웃었고요.”
“어?”
당황했다. 자주 가는 과일 집이란다.
“그거 소문난 거 맞아요? 소호 님만의 생각 아니고요?”
“아니야.”
“정말요?”
“아닐…… 걸?”
사림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다시 앉았다. 그의 오해가 맞는 듯싶었다.
이렇게 쉽게 풀릴 줄이야.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 소호가 사림의 어깨를 건드리자 그녀가 째려본다.
“미안하다.”
“대체 왜 그런 오해를 했어요?”
오해에 대한 변명은 나중에 해도 된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지금 해야 했다. 시기적절하다. 놓치면 안 된다.
“너, 나랑 살자.”
대뜸 묻는 말에 사림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상체를 뒤로 뺐다.
“청혼하시는 건가요?”
“아, 그런가.”
소호가 머리를 긁적였다. 청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청혼이 맞았다.
“이런 청혼이라니. 멋없어라.”
“미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괜찮아요.”
“고맙다.”
“거절할 거니까 괜찮은 거예요.”
조금의 생각도 없이 사림의 입에서 바로 나온 답이었다.
“당장 결정하라는 건 아니고.”
“나중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소호 님과 혼인하지 않아요.”
매몰차기도 하지.
기대도 말란 소리였다.
“누구와도 안 할 거예요.”
“왜?”
“이번 생은 혼자 살 거예요.”
소호가 다시 한 번 왜라고 물었지만 사림은 미소만 지을 뿐 답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이날 자신이 했던 말을 지켰다.
정말 죽을 때까지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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