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 늑대가 나를 부르면-81화 (81/100)

<81화> 이제 나는, 곧 휘타가 되거든.

2018.10.09.

사림이 혼례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예전에는 그녀가 해주는 대로 있던 연우였지만, 이번에는 동참하고 싶었다.

괜찮다며 사람이 한사코 거절했으나 끈질긴 연우의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다.

연우는 휘타와 둘만의 결혼식을 올릴까 망설이다 이번 생에서는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하기로 마음먹었다.

달라진 효조가 어느 순간 돌변할지 모르지만, 일전의 그는 진심처럼 보여 굳이 둘만의 결혼식을 올릴 필요가 없지 싶었다.

또한, 무엇보다 연우의 존재를 위협하는 그들도 없다.

가족인 줄 알고 살아왔던 사람들의 악행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에서 분이 일어났다.

만에 하나 그들을 다시 만난다면 보고만 있을 자신이 없었다.

같은 세상에 없는 그들을 머릿속에서 수도 없이 해한다.

그러나 노력하기로 했다.

오래 살다 보니, 또 죽었다 살아나 보니 과거에 얽매인 것이 삶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한 생각만 하고, 사랑만 하며 살기에도 짧은 생이지 않은가.

“우리 아가씨는 다 잘 어울려서 큰일이에요!”

사림의 말에 연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다 잘 어울리지? 나도 못 고르겠다.”

의외의 답에 사림이 살짝 놀라더니 이내 까르르 웃었다.

“그래도 잘 골라볼게.”

연우가 서둘러 쌓여있는 옷감을 얼굴이 대봤다.

세 번째 삶에서 사림이 만들어줬던 옷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같은 것으로 할까, 다른 것으로 할까.

고민 끝에 화려한 색상과 수가 놓인 옷감으로 골랐다.

옷감을 정하고, 사림과 함께 어떤 음식을 얼마나 준비할지 상의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성을 개방할 예정이었다.

장공도 허락했고 휘타도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림아. 너 요즘 휘타 님이 뭐하시는지 아니?”

요즘 뭐가 바쁜지 휘타와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었다.

밤부터 새벽까지는 사신의 일을 하는 중이었고, 아침에 연우와 잠깐 눈을 붙인 뒤 식사를 하고 나갔다.

그 후 저녁에 돌아와 다시 일하러 나가기를 요 며칠 동안 반복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림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물어봐도 아무것도 아니라며 도통 답을 안 해주시네.”

“요새 복잡한 얼굴이시긴 했어요.”

곰곰이 되짚어보니 사림의 말처럼 휘타의 표정이 편하지 않았다.

늘 웃음을 머금은 채로 여유가 있는 휘타였는데.

요즘의 그는 어떨 때는 고민이 많아 보이고, 어떨 때는 황당한 기색도 보였다.

가끔 초조해 보이기도 하였다.

혼례를 앞두고 심경이 복잡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 이유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혹시 그런 건가?

결혼을 앞두고 겪게 된다는 우울과 불안 증세인 메리지 블루?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건 아닐 것 같다.

아니면 백일 뒤에 사신이 바뀌는 일 때문에?

다 이해하고 받아들게 아니었나?

좀 더 생각하라고 두는 게 맞는 건지, 붙잡고 세세히 물어보는 게 맞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연우는 길고긴 고민 끝에 잠잠히 있기로 했다.

메리지 블루라면 마음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혹 백일 뒤의 일 때문이라면 그가 뭐라고 얘기를 하겠지 싶어서.

차분히 혼례 준비를 하는 것이 연우의 일이었다.

*

이상하다.

며칠 전부터 낮의 일이 기억나지 않았다.

시작은 오후 몇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침 식사를 하고 저녁을 먹기 전까지 기억할 수 없었다.

분명 사신의 일을 하고 돌아와 연우와 아침을 먹은 것까지 알겠는데, 그 이후가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다.

익숙한 곳에서 정신이 돌아온 적이 있고, 낯선 장소에서 정신을 차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기억을 더듬으며 뭘 했는지 떠올리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병에 걸렸나 싶어 몰래 의원을 찾아갔지만 별다른 얘기를 듣지 못했다.

수호령이 이유인가 추측도 해봤으나 정신이 돌아온 후에 교감이 가능해 그건 아니었다.

오늘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깊은 숲 속이었다.

사방이 빽빽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그 깊은 산 속에 작은 집이 하나 있다.

마을과 떨어진 외딴곳의 집이라니.

허름했지만 방이 세 개나 됐다. 조그마한 부엌과 말이 머무를 수 있는 마구간도 딸렸다.

최근에 사람이 산 흔적이 없었지만 제법 튼튼하게 지어진 집이었다.

대체 왜 여기에 온 걸까.

이유 없이 그냥 오지는 않았을 텐데.

한 번은 성 밖의 마을에 있는 어떤 집 앞이었고, 또 한 번은 시장에서였다.

마을로 가는 길에서, 청명호에서도.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 장소였다.

후. 휘타가 마루의 먼지를 불어 내고 앉았다.

마루를 두드리는 손가락이 심란한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내일은 또 어디로 갈지 궁금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

연우가 무슨 일이냐며 몇 번 물어보고 말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항상 궁금함이 서렸다.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나.

말해주면 기겁하고 도망가는 거 아냐?

그럴 그녀가 아니란 걸 아주 잘 알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내일까지만 기다려보자.

내일 어디에 가는지 보고 나서 연우에게 말하련다.

*

다음 날.

휘타는 자신이 있는 장소를 보고 더 의아해졌다.

감옥이었다. 바닥에서, 벽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습기가 피부를 통해 느껴졌다.

여긴 또 뭐란 말인가.

가장 낯선 장소였다.

갇혀있는 죄인은 없고 텅 빈 감옥을 몇 개 안 되는 횃불이 밝히고 있었다.

한참 동안 내부를 걸었다.

문득 전혀 관련이 없는 장소에 가는 건 혹시 연우가 말했던 이전의 삶과 관련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가 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

저녁 시간이 넘었다.

늘 먹기 전에는 오던 휘타가 오늘은 늦는다.

연우가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문이 열리고 휘타가 들어왔다.

뭐가 급한지 연우를 의자에 앉히고 그도 앉았다.

“내가 요즘 이상한 곳에 갑니다.”

밑도 끝도 없이 대뜸 꺼내는 얘기에 연우가 물었다.

“어디를요?”

“외딴곳의 허름한 집, 마을의 어느 집, 성 밖의 숲, 청명호, 시장. 오늘은 감옥이었습니다.”

연우는 휘타가 말한 장소를 하나씩 되새겨봤다.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은 잠깐이었다.

감옥을 듣자마자 휘타가 왜 그곳에 갔는지 알 듯했다.

그의 기억이 돌아오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대는 이 장소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아는군요.”

툭. 연우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고 말았다.

그녀가 눈물을 닦아내며 웃었다.

“알아요.”

외딴곳의 허름한 집은 두 번째 삶에서 그와 혼인을 했던 곳.

마을의 어느 집은 가족이었지만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살았던 곳.

성 밖의 숲은 단희에게 목숨을 잃을 뻔했던 곳.

시장은 휘타가 가락지를 사줬던 곳.

청명호도 휘타와 함께 갔던 곳이다.

모두 지난날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였다.

“세 번째 삶에서 우리가 갔던 곳이에요.”

“나도 이제 기억이 나려는 걸까요.”

“그럴 거 같아요.”

“한데.”

휘타의 미간에 주름이 진다.

바닥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검지로 제 머리를 두드렸다.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그 장소에 어떻게 갔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아요?”

갑자기 휘타가 말했던 장소 중에서 시장이 떠오른 건 왜였을까.

시장은 그가 연우에게 가락지를 사 준 곳이었고, 유타를 처음 만났던 장소이기도 했다.

다리 위에 놓인 손이 동그랗게 말아졌다.

다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설마. 그인가.

유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휘타가 잠시 기억을 잃은 동안 유타가 나타났다는 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에 시간을 돌린 건 연우였고, 이번 삶 속에서 유타는 없어야 맞다.

하지만 정황이 유타를 가리켰다.

물밀 듯이 유타에 대한 지난 시간이 떠올라 연우가 고개를 떨구었다.

유타가 휘타고 휘타가 유타지만, 마음 한쪽에 유타가 애틋하게 남았다.

같은 사람이라 부러 꺼내보지 않았을 뿐.

오로지 연우를 기억하기 위해 존재했던 유타를 잊을 수는 없었다.

휘타에게 뭐라고 설명을 하면 좋을지 생각나지 않았다.

울고만 있을 수 없어 눈물을 훔친 후 고개를 들었다.

“옛날 생각이 나서…….”

웃는데 눈꼬리 눈물이 맺힌다.

연우의 말에 휘타가 입술을 꽉 다문 채로 지켜보기만 했다.

그가 말이 없었다.

그런데 별안간 그의 눈이 젖어들었다.

눈빛이 달라졌다. 그녀가 알던 휘타의 눈빛이 아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눈빛.

상대를 얼려버릴 것처럼 냉기가 흐르다가도, 마음을 아리게 하는 눈빛.

아니겠지, 하는 머리와 다르게 입술에서 의도치 않은 소리가 나왔다.

“…… 유타 님?”

그의 입술이 짧게 늘어졌다가 제자리를 찾았다.

“오랜만이네.”

“어…… 어떻게…….”

연우가 두 손으로 제 입술을 가렸다.

눈빛은 유타였지만 생김새는 그녀가 알던 유타가 아니었다.

휘타의 모습 그대로 유타가 나타났다.

“어떻게 된 거예요?”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

“그래도 이건…….”

만나기 힘들 거로 생각했던 유타가 나타났다.

“휘타는 정말 징그러워. 징그러울 정도로 널 사랑해. 그게 지금 내가 네 앞에 나타날 수 있는 이유지.”

유타를 이렇게 다시 마주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휘타는 너와 헤어지며 완벽하게 동화되기 전의 나를 다시 불렀어.”

완벽하게 동화되기 전.

그래서 휘타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보다.

연우는 자신과 비슷했던 유타의 머리카락이 못내 아쉬웠지만 이리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잊지 않으려고 했다.”

“…….”

“결국, 이번에는 지난 삶을 다시 기억해 내고 싶어하는 그의 의지가 다시 나를 깨웠고.”

여전히 연우를 기억하기 위해 존재하는 유타였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랐는데.

그를 만난 반가움이 미안함으로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그런 얼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연우의 마음을 읽은 유타가 말했다.

“지금의 나는 즐겁고 행복해. 이제 나는 곧 휘타가 되거든.”

유타는 손을 내밀어 흐르는 연우의 눈물을 닦아줬다.

그는 자신이 소멸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소멸이 아니었다.

휘타와 유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공존하고 있다.

흡수나 동화가 되는 것이 아닌 휘타 안에서 휘타로 살아간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데 왜 욕심을 내었던 건지. 어차피 같은 존재인데 왜 다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했던 건지.

욕심내지 않았더라면 날 보는 너의 눈에 눈물이 맺히지 않았을 텐데.

그걸 깨달았기에 휘타가 즐거우면 나도 즐겁고 그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그가 연우를 지키는 건 내가 지키는 것과 같고, 그가 연우를 사랑하는 건 내가 사랑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다른 존재가 아니니까 그렇게 안쓰럽게 바라보지 마, 연우야.

나는 괜찮아. 아주 좋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네 곁에 있어.”

연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어준다.

매일 이렇게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게 되겠지.

앞으로 그녀와 함께 지낸다.

둘 중, 누구 하나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함께 하기에 외롭지 않다.

“휘타가 나타나면 지난 모든 삶을 기억하게 될 거야.”

“당신은요?”

“말했잖아. 언제나 네 곁에 있는다고.”

연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미소를 짓더니.

쿵. 유타가 아니 휘타가 쓰러졌다.

*

“너 뭐야.”

재수 없게 똑같이 생겼다.

꿈이라는 걸 알지만 기분이 나쁜 건 매한가지였다.

휘타는 저와 똑 닮은 유타를 위부터 아래까지 훑었다.

머리카락, 눈동자 색. 색만 다를 뿐 옷 입은 모양새까지 찍어낸 것 같았다.

“너는 가끔 보면 바보스러워.”

휘타를 비웃었다. 하지만 애정이 담겼다.

“뭐라는 거냐.”

“네가 날 만들어뒀으면 그건 기억해야 할 거 아니냐. 이번에는 탐야가 개입하지 않았는데 나까지 기억에서 지우면 어째?”

“시답잖은 소리 그만하고 네가 누군지나 밝혀. 왜 나타난 건지도.”

“확 안 알려줄까 보다.”

상대는 그렇게 말했지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닮았어도 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녀석.

유타가 별안간 휘타를 안았다.

“내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홀리는 건 알고 있어. 너도 그랬나 본데 불쾌해. 놔.”

몸을 비틀며 떼어내기 위해 애쓰는데 그럴수록 더 들러붙었다.

“잠시만.”

유타의 말에 머리가 멍해지는 휘타였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지난 기억이 되살아났다.

*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지금까지 휘타 님께서 이러신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사림이 걱정스럽게 휘타를 보며 말했다.

연우는 이미 한 번 경험했기에 그가 왜 이러는지 알았다.

“괜찮으실 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염려스럽지 않은 건 아니다.

휘타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며 천천히 일어나도 된다고 속삭였다.

네 번째 삶에서 유타도 처음일 테니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시간이 많이 길어진다 싶을 때쯤 휘타의 눈이 떠졌다.

연우를 보더니 방긋 웃었다.

“기억났습니다, 모두.”

“고생 많았어요. 꼭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래도 기억하면 더 좋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죠.”

풀썩. 휘타가 연우의 손목을 당겨 제 옆으로 뉘었다.

사림이 얼른 밖으로 나가줬다.

“사림이 있는 데선 좀.”

“사림이도 알 건 다 압니다.”

연우의 입술이 비죽 나왔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와 추억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옛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게 되었다.

휘타도 연우의 어깨를 토닥이며 잠시 예전 일을 떠올려봤다.

연우가 세상을 떠났던 날.

그래서 휘타의 세상이 무너졌던 날.

건취현의 등장으로 탐야와의 거래가 흐지부지됐다.

아니, 그건 아예 성사되지 않은 거래인가.

탐야에게 영원한 그의 종이 되겠다 했다.

영원한 사신이 되겠다 했다.

만약 그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연우가 사신이 되는 없었을 텐데.

건취현이 연우를 살려 지상으로 보내주더라도 탐야에게 사신은 오로지 저뿐이라고 할 것을.

후회됐다. 하긴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래도 내가 조금만 더 앞날을 내다볼 줄 알았다면.

유타가 했던 바보라는 말이 영 틀리지는 않았다.

“무슨 생각하세요?”

연우가 그의 볼을 잡아당기며 늘어뜨렸다.

“아픕니다.”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으셔서.”

휘타의 볼에 난 자국을 연우가 문질러줬다.

“오랜만에 예전 일을 떠올려봤습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내 아내는 눈치도 빠르지.”

“심각한 얼굴이었어요.”

“조금 심각합니다. 별일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길.”

연우의 머리가 가슴에 들어오게 하고 더 세게 안았다.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으나 그가 더 크게 웃어버렸다.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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