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날 좋아하게 만들면 되지 않나.
2018.05.01.
“첫사랑이 누군데요?”
“나도 잘 몰라. 첫사랑이 남긴 물건이었다고만 들었지. 휘타가 애지중지할걸?”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물건이었다.
이걸 가끔 꺼내볼 만큼 애틋한 첫사랑인가.
연우는 서랍을 열어 끈을 안으로 넣었다. 어쩐지 보고 있기가 편치 않아서였다.
연우에게 연애 경력이 있듯, 휘타도 그녀를 만나기 전에 마음을 줬던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에서 싫다고 한다.
그래도 누군지 궁금했다.
어떤 여자이길래 소중히 간직하는 걸까.
휘타에게 물어보면 말해줄까.
그냥 묻지 말자. 못나 보이는 거 같았다.
서랍을 닫고 돌아선 연우는 유타를 유심히 살펴봤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건강해 보였다.
“요 며칠 안 보이셔서 또 편찮으신가 했어요.”
“언제는 오지 말라더니.”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유타는 비참했던 연우의 과거에 함께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저 그 시간을 안다는 것만으로 그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묻고 싶은 얘기,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의 시간으로 들어가 다시 그때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절 어떻게 알게 됐어요?”
결국 묻고 만다.
“효조의 총애를 받는 부인을 모르는 사람이 있었을까.”
“그렇긴 하네요.”
성안에 살거나 드나드는 사람이라면 모두 연우에 대해 알았다.
효조의 총애라는 것이 어떻게 표현됐는지도 말이다.
“동정심이 많으신가 봐요.”
“난 그런 거 없는데.”
“절 찾아온 적이 있다면서요. 고문한 뒤엔 감시가 심해서 걸리면 유타 님 목숨도 위험한 상황이지 않았나요? 아, 유타 님이 사신이라서 효조가 봐준 거였군요?”
“그때의 난…….”
유타가 눈을 감으며 숨을 참았다. 또 통증이 몰려온다.
이젠 머리까지 아파왔다.
연우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어 최대한 견디는데, 얼마만큼 참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음 말을 기다리는 그녀의 눈을 보며 참아봤다.
그때의 난…… 사신이 아니었다.
외모 외엔 볼 것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사람. 아픈 몸을 이끌고 장공에게 기생하며 살았던 한량.
그리고.
늘 죽음을 꿈꾸는 병을 앓고 있던 사람.
그게 전부였다.
사고로 이 세계로 온 널 처음 발견한 건 나였다.
효조 옆에 있는 너를 보며 내가 먼저 손을 잡을걸 후회했다.
하지만 그렇게 했어도 효조를 피할 순 없었겠지.
난 나약했고 그는 너에게 미쳤으니까.
이번 생을 맞이하며 휘타의 눈에 띄지 않길 바랐다. 사신이 된 그의 신부가 아니길 바랐다.
널 처음 발견하는 사람이 나이길 얼마나 원했던가.
그러나 내가 아닌 휘타였다.
그와 함께 말을 타고 성으로 가는 너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해서 이젠 다른 방법으로 너에게 주어진 운명을 바꿔보려 한다.
“그때의 난, 네가 좋았다.”
연우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번졌다.
“단순한 연민으로 목숨을 거는 사람이 있나.”
“어…… 전 유타 님을 본 적이 없어요.”
“네 기억에 없는 거지 우린 자주 마주쳤어. 대화도 나눴고.”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린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렇게 한참 뒤에 나온 한마디.
“죄송해요.”
죄송해요. 그 말을 듣자고 한 게 아닌데.
“그런 말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슬퍼져.”
“아니, 전…….”
“차라리 고맙다고 해.”
“네. 고마워요.
그녀가 자신의 두 손을 잡고 꼼지락거렸다.
“복숭아. 네가 나한테 이름을 말해줬는데 기억 안 나?”
“안 나요. 정말 제가 말해줬어요?”
전혀 모르는 표정의 연우가 되물었다.
“응. 네가 직접.”
“왜 아무 기억도 없는 거지.”
연우가 자신의 목덜미를 매만지며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유타는 그녀의 머릿속에 절대 존재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휘타라면 또 모르지.
짧지만 말이라도 섞어본 적이 있으니까.
짝사랑의 다른 형태.
유타는 효조와는 달랐다.
일방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자신의 존재와 마음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이런 마음도 가능한 거구나.
상대가 몰라줘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위험을 감수한 유타였다.
몰라줘서,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죄송하단 말을 할 수밖에 없네요.”
“어쩔 수 없지.”
계속 유타의 눈길을 피했던 연우가 고개를 들어 그를 봤다.
과거에 자신을 좋아했던 남자다. 조금 전 고백도 했다. 휘타가 없는 시간마다 나타났다.
그건 마음이 여전하다는 뜻이었다.
우선 확인부터 해야 했다.
“혹시 지금도 절 좋아하세요?”
유타가 희미하게 웃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순간도 좋아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
역시. 연우는 그에게 제 입장을 확실히 전하기로 했다.
이 순간, 이런 말을 하기가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유타가 아니니까.
“또 죄송하단 말을 해야 할 거 같아요. 전 아시다시피 휘타 님과 혼인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그래서라니. 자기 동생과 결혼할 여자이지 않은가.
“유타 님은 휘타 님과 형제잖아요.”
“난 또. 그게 무슨 상관이야.”
“전 휘타 님을 좋아하고 있어요.”
“사람의 마음은 바뀌기 마련이지. 날 좋아하게 만들면 되지 않나.”
“유타 님!”
불같이 화내는 연우를 보며 유타가 웃었다.
“나를 불쌍하게 생각해줘.”
아아. 그녀가 두 손으로 제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과거를 아는 사람이라 반가웠다.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다.
남들에게 말 못 할 이야기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위로가 됐는데.
그래도 이건 아니다.
“다른 문제예요.”
“그렇지.”
그가 또 웃었다. 이번엔 장난이 섞였다.
누가 휘타와 형제 아니랄까 봐 진지한 대화 중에 장난을 친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 그럼 물러설게.”
“어떤 부탁이요?”
들어보고 결정할 생각이었다.
“비가 내리는 날, 함께 풀밭을 거닐고 싶어.”
뜻밖에 소소한 부탁.
“그리고 내가 널 좋아한다는 얘긴 휘타에게 하지 마. 이건 그를 위한 길이기도 하지. 내가 자기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굉장히 불쾌할 녀석이니까. 참, 혼례 치르는 날, 내 참석을 기대하지 마라.”
말을 끝낸 그가 ‘늦었네.’ 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 후 연우를 지그시 바라보다 돌아서 문을 연다.
간다는 말도 없이 나가더니 곧 사라졌다.
항상 이랬다.
연우가 붙잡으려고 하면, 또 인사를 하고 나면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처럼.
*
잠이 들었던 연우는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에 깼다.
“식사하고 잡시다.”
휘타가 연우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흔들었다.
“더 자고 싶은데…….”
유타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 날을 꼴딱 새고 휘타가 올 무렵에서야 잠이 들었다.
“굶으면 안 됩니다. 먹고 자요.”
휘타가 다시 귀에 대고 말했다.
간지러워 얼굴을 밀어내자 그가 연우의 두 손목을 잡았다.
“알았어요. 일어날게요. 근데 당신은 언제 주무세요?”
문득 생각나서 물어봤다.
“틈틈이? 뭐 이제 연회를 일주일에 두 번만 가도 되니 수면 시간이 늘어났네요.”
그가 연우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그의 힘에 이끌려 일어났지만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이렇게 잠이 많은 사람이 날 어찌 기다린다고 한 건지.”
갑자기 차가운 것이 얼굴에 닿았다.
그가 물에 젖은 수건으로 연우의 얼굴을 닦는 중이었다.
수건으로 볼을 스치며 발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게…… 아니…… 곳.”
“제발 앞으로는 기다리지 말고 잤으면 합니다. 신경이 쓰여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요. 자, 됐다.”
얼굴을 다 닦아준 그는 만족스럽게 보며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큰일입니다.”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그대의 흐트러진 모습도 예뻐서 큰일입니다.”
연우의 얼굴이 벌게졌다.
원래 이런 말을 잘하는 남자라는 건 잘 알지만, 들을 때마다 부끄러우면서도 설렜다.
“밥, 밥 먹을래요.”
탁. 다급하게 일어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토록 예쁜 그대를 그냥 보낼 순 없죠.”
휘타의 손에 이끌려 그의 다리 위에 앉았다.
말랑한 그녀의 허벅지 아래로 단단한 남자의 근육이 느껴졌다.
몸이 긴장된다. 처음도 아니건만 심장이 두근두근 난리가 났다.
쪽. 가벼운 입맞춤이었다.
그의 눈빛은 더 바라고 있는데 그게 끝이었다.
“아침이니까.”
휘타가 나직이 약간은 쉰 음성으로 말하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참는 것처럼 보이는 건 착각일까.
*
“청소하다가 우연히 서랍 안을 보게 됐어요.”
식사를 끝낸 연우가 말했다.
“어떤 서랍?”
“저거요.”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휘타가 낮은 탄성을 질렀다.
“어제 당신 일하러 간 뒤에 서랍에 붉은 끈이 걸려 있었거든요.”
첫사랑의 물건이라면서요? 하고 물어보려다 그건 참았다.
“많이 낡았던데 당신이 귀하게 여기는 거 같아서요. 뭐길래 그러나 궁금하기도 하고요.”
“오래전에 지상을 간 적이 있습니다. 내가 이 얘기 하지 않았습니까.”
들은 적이 있다. 어린 수호령 때문에 나갔다가 죽을 뻔했다고.
그리고 그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봤다고.
“네. 수호령이 어려서 통제가 되지 않았다고…….”
“산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그 눈이란 것이 아주 많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지하계에 있는 재처럼 가벼운데 재와 달리 새하얗고, 차가워서 신기했죠. 발이 푹푹 빠지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휘타는 길을 잃었는지도 몰랐단다.
수호령으로 변한 그는 그저 새로운 세상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하여 쌓인 눈 위를 신나서 달렸다.
얼마나 달렸으려나.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왼쪽 앞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날카로운 것이 살을 파고들었다.
새빨간 피가 하얀 눈 위에 번져갔다.
당시 수호령이 많이 어렸던 터라 몸집이 작았고 힘도 약했다. 놀라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갈 생각도 못 했다.
나름 발버둥을 쳐봤지만, 도리어 그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쇠붙이가 더 파고들었다.
울어도 인적이 드문 산속을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정신을 잃어가던 찰나.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들리던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아빠! 어떡해요. 강아지가 다쳤어요!’
휘타가 가까스로 눈을 떴다.
작은 소녀가 울먹였다.
휘타는 아직도 소녀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양 갈래로 묶은 머리. 동그란 눈. 빨개진 코와 볼.
소녀가 착용하고 있던 귀마개.
말할 때마다 조그마한 입술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
‘아이구. 이걸 어째.’
소녀의 아버지가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요새 밀렵꾼들이 기승을 부린다더니 덫에 걸렸구나.’
‘아빠가 구해주세요. 강아지가 죽을 거 같아요.’
소녀가 훌쩍였다.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해봐야지. 가만있어 봐. 착하지.’
휘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따뜻하고 안심이 돼 눈이 감겼다.
정신이 가물가물해 소녀의 아버지가 뭘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떠오르는 건 ‘으차!’ 하는 기합과 ‘어휴.’ 하며 숨을 고르던 소리.
몇 번 그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다리가 덫에서 빠져나왔다.
눈을 다시 떴을 때, 소녀의 한쪽 머리가 풀어져 있었다.
지혈을 위해 머리 묶었던 끈을 사용한 것이다.
호. 호.
소녀가 휘타의 다친 다리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 불었다.
‘빨리 나아라. 빨리 나아라. 우리 엄마가 나 아플 때면 이렇게 해줘서 빨리 나았어. 그러니까 너도 빨리 나을 거야.’
또다시 이어지는 호호.
그런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그가 이내 눈물을 거두고 말했다.
‘여기서는 얼어 죽겠다. 너 우리 집으로 가자.’
소녀의 아버지 말에 정신이 번쩍 든 휘타는 그대로 도망쳤다.
도움을 준 건 알지만, 그들의 집으로 가는 건 무서워서였다.
그렇게 해서 간직하게 된 끈.
휘타의 이야기가 끝나자 연우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첫사랑이 아니었네요.”
“첫사랑? 무슨 말입니까.”
“깜박하고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유타 님이 다녀가셨어요. 그 끈이 당신 첫사랑의 물건이라고 했고요.”
“그의 말을 믿었군요.”
“소중하게 간직하는 거 같아서요. 가끔 꺼내보시기도 했잖아요.”
사신으로 살며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을 때가 있고, 이렇게라도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싶을 때가 있다.
휘타는 후자의 생각을 할 때마다 꺼내봤다.
“살아 있어서 좋을 때마다 봅니다.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하지요. 그때 죽었더라면 지금의 난 없을 테니까.”
“그럼 요즘 자주 꺼내보셨던 이유가…….”
“그대를 만나고부터 살아 있는 게 좋은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대의 환한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매일 내 곁에 그대가 있어서 좋다.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좋다.
연우가 휘타를 안아줬다.
“그랬던 거였구나. 앞으로 계속 느끼게 해줄게요.”
마음이 따뜻하게 차올랐다.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했다.
*
오후 무렵 연우는 휘타와 나란히 누워 잠깐 잠이 들었다.
그의 팔베개를 베고 품에 안겨.
꿈을 꿨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연우가 신을 벗고 젖은 풀밭 위를 걸었다.
찰박찰박거리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옷에 스며드는 비의 온도가 적당했다.
하녀들이 수군거렸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만 하다 끝날 것을.
뉴스에 나오길 하겠어. 사진을 찍어 공유하겠어.
그녀는 사림이 가져다준 복숭아를 한입 베어 물었다.
풍부한 과즙이 흘러내려 다른 때라면 얼른 닦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비에 씻겨 나갔다.
“그러다 감기 걸리십니다.”
별안간 나타난 남자가 그녀에게 말했다.
남자와 말이 오고 갔다.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말이 들렸다.
“복숭아 드실래요? 아주 맛있어요.”
연우가 남자에게 물었다.
“복숭아? 그 과일 이름은 복숭아가 아닐 텐데요.”
“제가 지었어요. 아니 제가 살던 곳에선 그렇게 불러요. 이름 예쁘죠. 복숭아.”
“특이합니다.”
“이쪽은 제가 입 안댔으니까 드셔 보세요.”
연우가 남자에게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복숭아를 내밀었다.
남자가 손을 내민다. 그늘에 가려져 있던 남자의 얼굴이 점점 드러났다.
칠흑 같은 머리카락이 온몸을 휘감고 있는 남자.
화장한 것처럼 붉은 입술을 가진 남자.
눈을 깜박이는 것마저도 유혹인 남자.
휘타가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관능적인 미소를 흘리며.
헉! 꿈에서 깬 연우가 벌떡 일어났다.
그래. 기억났다. 과거에 휘타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왜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 효조 때문에 사는 게 힘들어서 잊었나.
연우가 흘러내린 제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다시 누우려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앉았다.
옆에 누워 있는 사람이 휘타가 아니다.
유타가 곤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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