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 늑대가 나를 부르면-30화 (30/100)

<30화> 정녕. 당신 뜻대로 되는 겁니까.

2018.04.13.

쌍둥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휘타와 똑같은 얼굴.

똑같은데 다른 사람이었다.

차가운 인상이 강해 자주 웃는 휘타와 달리 아주 냉정한 사람으로 보였다.

하지만 곧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눈을 보고 있으니 느낌과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타의 젖었던 눈동자는 금방 말랐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날카로운 눈으로 되돌아갔다.

유타가 가늘게 숨을 뱉었다.

“사람 앞에서 가면을 벗는 건 처음이다.”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어색해하는 표정이 그래 보였다.

이렇게 얼굴을 보고 대화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그동안 그와 대화할 땐 가운데에 벽이 있는 거 같았는데 이젠 사라졌다.

“눈을 보면서 얘기할 수 있으니 좋네요. 사람 앞에서 가면을 벗는 게 처음이라는 거 믿겠어요. 그래도 자세한 사정을 알기 전에 혼인을 미룬다거나 취소하고 싶지 않아요.”

“난 할 수가 없다고 했잖아. 알려주고 싶어. 말해주고 싶다고. 그런데 그럴 수 없는 처지야. 나도 이런 내 처지가 싫다.”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그를 바라봤다.

말해주고 싶지만 말해줄 수 없는 처지.

“협박받고 있어요?”

유타가 답해주지 않았다.

힌트가 하나도 없는 수수께끼였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가면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소매에 손을 넣었다.

소매를 빠져나온 그의 손에는 과일이 하나 들려 있었다.

복숭아와 흡사해 연우가 좋아했던 과일이다.

지금은 이 과일이 열리지 않는 때인데 어디서 구한 걸까.

그리고 이걸 왜 내게 주는 거지?

유타가 내미는 과일을 받은 연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봤다.

차갑게만 보이는 그의 얼굴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걸 왜 제게 주세요?”

“복숭아 좋아하잖아.”

그녀가 숨을 들이켰다.

유타가 준 과일은 지하계에선 불리는 이름이 따로 있었다.

이름이 어려워서 연우가 ‘복숭아’라고 이름을 붙이고 사림이나 하녀들에게 가져다주라곤 했다.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연우와 그녀 밑에서 일하는 하녀뿐이었다.

아, 효조도 포함되었고.

어찌 되었건 지금은 복숭아를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유타가 ‘복숭아’를 알고 있다는 건.

또 연우가 그걸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는 건.

그녀의 추측이 맞았다.

지난 삶 속에 그가 있었다. 그녀가 살아온 과거에 그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절 알고 있었죠?”

하지만 연우의 질문이 끝남과 동시에 유타가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를 붙잡기 위해 쫓아갔으나 이미 사라진 뒤였다.

손안에서 그가 준 복숭아 껍질의 까칠한 감촉이 느껴졌다.

*

유타와 했던 대화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중에 연우를 가장 심란하게 하는 말.

-널 불행하게 할 거야.

머리에서 진동이 일어 골이 아팠다.

연우는 유타와 나눴던 대화를 휘타에게 말할 생각이었다.

단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야 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사신과 사신의 신부.

나한테 왜 그랬는지 이제 알겠네.

알 수 없었던 휘타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단순히 관심이 있어 밤을 보내고 싶은 여자에게 해주는 것들치고는 과했다.

일개 하녀에게 주어진 방과 그 외 모든 것들이 고급이었다.

효조에게서 벗어날 궁리만 하느라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더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휘타는 그녀가 신부인 걸 어떻게 알았을까?

과거로 돌아가 사고가 났던 자리에서 처음 만난 날. 그는 바로 연우를 데려갔다. 그것도 직접.

-본인만 모르고 있는 모양이군요. 특히 그 빛을 내는 머리카락은 시선을 뗄 수가 없게 만듭니다.

아아, 머리카락이었구나.

지금은 염색으로 빛만 없앤 머리카락이 신부의 증표였다.

지난 삶과 아주 많은 것이 바뀌었다.

머리카락 색까지 바뀌었다는 건, 정말 탐야가 개입했다는 뜻일까?

실존하는지도 모르는 탐야가 있는 거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일이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고민하던 연우는 휘타에게 유타와 나눴던 대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말하기로 했다.

묻고 싶은 건 묻고, 확인하고 싶은 건 확인해야겠다.

그리고 유타가 말한 휘타가 해야 할 일.

그것도 전해줘야 한다.

그때 정원으로 연결된 문이 열렸다.

연우가 의자에서 일어나 휘타를 맞이했다.

“이런.”

그녀를 발견한 휘타가 언제나처럼 미소를 지었다.

“일찍 일어났군요.”

“요즘 자꾸 이른 시각에 눈이 떠지네요. 산책 다녀오세요?”

“차가운 공기를 좋아하거든요. 아침이 오기 바로 전 공기가 가장 차가운 편이라 자주 즐깁니다.”

일을 하고 왔음을 숨기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그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휘타는 하인이 대기하고 있는 문을 열어 차를 준비하라 명령하고 연우의 맞은편에 앉았다.

지금까지 모르고 지냈는데, 유타에게 그가 사신이란 말을 들어서인지 피곤해 보였다.

“오늘 그대의 집으로 혼인 허락을 받으러 갑시다.”

살짝 들뜬 음성이었다.

들떠 있는 그에게 유타와 나눴던 대화를 얘기하기가 미안했지만, 미루고 싶지 않았다.

“유타 님이 다녀가셨어요.”

“그랬군요.”

“유타 님이 우리 혼인을 알고 계셨어요.”

“여긴 소식이 빠른 편이니까.”

밖에서 차가 준비되었다 알려오고 사림이 들어왔다.

탁자 위로 사림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우는 차를 따라주고 서 있는 사림에게 자리를 피해달라는 눈짓을 했다.

둘만 남은 공간.

연우가 먼저 입술을 떼었다.

“사신에 대해서 들었어요.”

잔을 들던 그의 손이 잠시 멈췄다가 입술로 향했다.

그는 마치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얼굴이었다.

놀라지 않고 차를 마셨다.

“그럼 사신의 신부라는 것에 대해서도 말했겠군요.”

“네. 사신의 신부는 사신에게 힘을 주는 것이 아닌 사신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해준다는 것도요.”

“내게 실망했습니까? 사실을 말해주지 않아서?”

연우가 고개를 저었다. 사실을 말하고 있지 않은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다. 휘타도 그래서일 것이다.

속이려 마음먹었다면 지금 이렇게 시원하게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실망한 게 아니라 궁금해요.”

“그래. 무엇이 궁금합니까.”

“정말 당신이 사신이에요?”

“맞습니다.”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타에게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으나 믿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 뭔가 있을 거라는 예감을 진작부터 하고 있었는지도.

“전 사신의 신부가 맞고요?”

“내 신부니 맞지요.”

“혹시 제 머리카락이 신부의 증표인가요?”

“똑똑하네요. 거기까지 짐작하다니.”

지금까지 전혀 의심하지 않았으니 똑똑한 게 아니었다.

“제가 신부라서 잘해주셨던 거군요. 그렇죠?”

가장 궁금했던 질문.

차마 ‘그의 신부였기 때문에’ 지켜준다고 했고, 지켜주었던 거냐 물어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소중하게 대하고 아껴줬어요?

당신이 나와 같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 나 혼자 착각했던 건가요?

죄다 쏟아놓고 싶었지만 꺼내지 않았다.

이미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내 신부니 잘해줄 수밖에.”

연우가 제 팔목에 걸려 있는 팔찌를 만졌다.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겠다. 그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

“내 신부라서 지켜야 했고 아꼈습니다.”

“…….”

“내 신부이기에 더없이 소중합니다.”

자꾸 목이 탔다. 하지만 앞에 있는 찻잔을 잡지 않았다.

“그렇게 지키고 아끼다 보니 그대가 좋아졌습니다.”

그대가 좋아졌습니다.

그의 마지막 말에 연우는 맥이 탁 풀렸다.

“그대만큼 또 소중한 게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

휘타를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설사 휘타가 단지 신부라서 아꼈다고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인가.

괜찮다, 그럴 수도 있다.

나도 내 이익을 위해서 휘타를 잡았던 거니 그를 탓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막상 그의 말을 들으며 아니길 바랐다.

긴장으로 뻣뻣했던 연우의 어깨가 내려갔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나도 그대를 좋아합니다.”

“…….”

“연모하고 있습니다. 혼인하기 전에 알려주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늦어졌습니다. 혼자 고민하게 해서 미안해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연우가 휘타에게 가서 그를 안았다.

역시 그녀가 본 게 틀리지 않았다. 착각이 아니었다.

“유타가 그대를 흔들었군요.”

“흔들리지 않았어요.”

그가 연우의 허리를 잡아 들어 제 다리 위에 앉혔다.

“흔들린 거 같아 보였습니다만.”

그녀의 머리를 훑어내린 손이 등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젠 아니에요. 당신의 마음을 들었잖아요.”

“뭐 이건 내 잘못이라 할 말이 없네요. 또 그와 무슨 이야길 했습니까.”

등을 배회하던 손이 올라와 연우의 볼은 만지작거렸다.

그의 엄지가 입술 근처에 머물렀고, 그의 눈도 연우의 입술을 보고 있었다.

뜨거운 눈빛이 금방이라도 입을 맞출 기세였다.

연우가 고민했다.

이 분위기에서 그 말까지 해야 하나.

-그와 혼인하지 마.

불행해질 거라던 유타의 말.

그녀가 망설이는 사이 휘타가 뒷머리를 잡아당겼다.

두 입술이 닿았다.

*

연우의 집으로 향하는 길.

연우는 휘타에게 혼인하지 말라는 유타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타가 휘타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입을 다물기로 했다.

휘타와 결혼해 불행해져도 괜찮았다.

효조라는 인생 최고의 불행을 겪었던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싫어했던 효조와도 부부로 살았는데 좋아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불행해져 봤자다.

효조와 살았을 때보다는 더 행복할 것이다.

유타의 말에 혼인할지 안 할지 고민한다면 모를까. 그녀의 생각은 변함이 없기에 휘타에게 전할 필요도 없었다.

“이거 긴장됩니다.”

뒤에서 휘타가 말했다.

말을 타고 가는 중이었다. 연우가 앞에 앉고 휘타가 뒤에 앉아 그녀를 안다시피 했다.

“당신이 긴장하기도 해요?”

“나도 사람입니다.”

“긴장 안 해도 돼요. 엄마 성격이 좀 독특하지만, 다들 좋은 분들이세요. 당신을 반겨줄 거니까 괜찮아요.”

“뇌물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말에 연우가 뒤를 돌아봤다.

소호와 사림을 비롯해 여러 명의 짐꾼이 따르고 있었다.

모두 연우의 집으로 갈 선물이었다.

그걸 보고 있는 연우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런 걸 당연하다는 듯이 받고 싶지 않았다.

그를 말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저런 거 없어도 되는데요.”

“또 그런다. 선물입니다. 어렵지 생각하지 마세요.”

“이번 한 번이에요.”

“너무 부담스러워하면 섭섭합니다.”

“많아서 그래요.”

그가 알았다면서 웃었다.

이윽고 집에 당도했다.

연우가 휘타와 들어서자 서우뿐만 아니라 엄마가 버선발로 뛰쳐나왔다.

줄줄이 들어오는 짐들을 보며 가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서 들어오세요. 누추해서 어쩌나. 드릴 것도 없고.”

엄마는 우왕좌왕하며 몸 둘 바를 몰랐다.

연우는 알고 있었다. 엄마가 저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많은 선물 때문이다.

씁쓸했지만 어쩌겠는가. 저게 엄마인걸.

휘타가 방으로 들어가 무릎을 꿇고 앉자 모두 같은 자세로 앉았다.

그가 바로 두 사람의 혼인에 대해 말을 꺼냈다.

벌어진 엄마의 입이 한동안 다물어지지 않았다. 서우도 마찬가지였고.

“우리 애랑 혼인한다고요? 결혼한다는 거 맞지, 여보?”

휘타에게 확인한 엄마가 아빠에게 물어봤다.

호호호. 엄마가 웃었다.

평소에는 저렇게 잘 웃지 않는 사람이 오늘은 기분이 아주 좋은 모양이었다.

서우는 짐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하다 휘타를 불렀다.

“형부!”

형부라는 말이 쉽게 나왔다. 서우는 성격상 충분히 가능했다.

“서우야, 휘타 님이라고 불러야 해.”

“괜찮습니다.”

연우가 정정해 줬지만 휘타가 웃었다.

그의 웃는 모습에 서우가 숨을 삼켰다. 엄마도 휘타가 잘생겼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했다.

“언니도 참. 형부가 괜찮다고 하시잖아. 형부, 저도 성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채서우!”

연우가 제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눈치를 줬지만 먹히지 않았다.

휘타도 단번에 ‘그러마.’ 하더니 연우에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결혼에 대한 허락은 쉽게 떨어졌다.

다만 연우의 씁쓸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혼자 왔을 때는 저렇게 반기지 않더니.

아마 휘타가 가져온 선물이 없었다면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서우는 여느 때와 다르게 선물보다 연우의 결혼을 부러워했다.

언니, 좋겠다를 연발하며 휘타를 힐끔힐끔 훔쳐봤다.

한편 휘타는 예상보다 쉬운 허락에 마음을 놓았다.

연우의 엄마와 동생이 시끄럽긴 해도 화난 사람처럼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연우의 아빠보단 나았다.

그는 휘타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마지못해 혼인해도 된다는 허락을 해줬다.

딸을 가진 아빠의 심정이라 생각했다.

곱게 키워 잘 모르는 놈에게 주려니 아깝겠지.

백번 이해했다.

그런데 이 가족에게 딱히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처음에 만났을 때도 그랬다.

너무나 쉽게 딸을, 언니를 낯선 사내에게 보내지 않았던가.

연우만 동떨어진 느낌도 들었다.

연우와 그녀의 엄마, 동생.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는 셋을 바라보는 휘타의 눈빛에 예리했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젓는 그였다.

유타가 다녀간 일로 예민해져 있었다.

연우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어도 신경이 쓰였다.

또 연우에게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어쩌나.

진실을 모두 알려줄 작정인가.

유타가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하는 편이 좋겠지.

연우에게 털어놓아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

“꾸에에엑!”

사혼의 목이 날아갔다.

오늘따라 이탈하는 사혼이 많았다.

어지간해서 힘들어하지 않는 유타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이탈하는 다른 사혼에게로 갔다.

칼을 들어 목을 벴다.

또 비명이 들리고.

불투명하고 끈적한 액체가 튀어 유타의 머리와 얼굴에 떨어졌다.

고약한 악취에 적응될 때도 됐건만 여전히 비위를 상하게 한다.

이 일 역시 조금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나마 나아진 게 있다면 사혼을 처단하고 나서 가졌던 죄책감이 사라졌다.

남은 사혼을 모두 보낸 유타가 그만이 알고 있는 호수로 왔다. 몸에 밴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옷을 벗고 마지막으로 가면을 벗었다. 손에 든 가면을 보던 유타가 눈을 감았다.

이걸 연우 앞에서 벗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 앞에서만은 벗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잘 견뎠다.

가면을 벗고.

차올랐던 눈물을 숨길 수 없을까 봐.

널 보면 늘 울게 되는 내 표정을 들킬까 봐.

손바닥에 상처가 날 정도로 주먹을 쥐었다.

참고 있던 말이, 하고 싶었던 말이 쏟아져 나올까 봐 이를 물었다.

첨벙. 호수 안으로 들어가 머리까지 담갔다.

혼인한다니…….

절대 바라지 않았던 일이 진행되어가고 있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서 어떻게 해서든 둘 사이를 갈라놔야 했나.

하긴 그래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연우가 처음 만난 사람이 휘타였으니까.

연우를 만난 휘타는 강해졌으니까.

정녕.

당신 뜻대로 되는 겁니까. 탐야시여.

물 밖으로 얼굴을 내민 유타의 얼굴에서 물이 흘러내렸다.

감은 눈꼬리에 눈물이 맺혔다.

#dark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