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그걸 왜 이제 말을 해!
2018.03.06.
“…… 가지 마세요.”
연우가 가져온 휘타의 옷을 잡아 등 뒤로 감췄다.
이미 그가 봤지만, 가지 말라는 확실한 의사 표현을 행동으로 한 번 더 한 셈이었다.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연우 자신도 모른다.
그냥 휘타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 한 번 가봤던 그의 연회가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특히 단희의 어깨를 끌어안던 그의 모습이.
누군가 휘타와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느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
싫은 걸 어떡해.
그가 많은 기생에게 웃어주는 것도 싫었다.
“가지 말라니 안 가겠지만, 왜 가지 말라는 건지 이유나 알았으면 합니다.”
연우는 차마 ‘싫어요’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시, 심심해서요.”
뻔히 속이 보이는 변명이었지만, 휘타는 그걸 믿는 눈치였다.
“이 방 청소하고 정리하느라 바쁘다고 알고 있는데요.”
“금방 끝나서 시간이 남아요.”
“그럼, 나더러 그대와 놀아주기 위해 연회에 가지 말라는 겁니까?”
“안…… 되나요?”
“연회는 놀기 위해 가는 건데, 그대가 가지 말라 해서 안 가는 거니 그대가 나와 놀아줘야 합니다.”
뭘 하면서 놀아달라는 거지. 어쨌거나 연회를 안 간다는 말이다.
그거면 됐다. 같이 있다 보면 뭐라도 하게 될 테니.
“뭐하며 놀고 싶으세요?”
“음……. 종일 같이 누워 있기?”
그가 놀리고 있다.
연우가 큰 소리로 웃고 있는 휘타를 흘겨봤지만 밉지 않았다.
“기다리고 계세요. 옷 다시 가져올게요.”
“됐습니다. 그거 입어도 됩니다.”
“마음에 안 드신다면서요.”
“마음에 안 들긴요. 누가 골라 왔는데.”
옷을 들고 거울 앞에 선 휘타를 따라갔다.
그가 입고 있던 옷을 벗겨 의자에 걸쳐뒀다.
이미 몇 번 봐서 익숙할 줄 알았건만, 여전히 그의 벗은 상체에 눈길을 줄 수가 없었다.
연우는 옷을 만지고 있는 자신의 손만 바라봤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져 손으로 부채질했다.
“덥습니까.”
팔을 벌리며 휘타가 물었다.
“조금이요.”
“잠시만.”
그가 서랍 위에 놓여 있는 부채를 가져와 폈다.
쫙, 펴지는 소리가 나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
연우가 옷을 잘 입힐 수 있도록 그가 손을 바꿔가며 부채질을 해줬다.
“모를 것 같아 하는 말입니다만.”
마무리로 허리끈을 묶고 있던 연우가 고개를 들어 그를 봤다.
“부채질해준 여자는 그대가 처음입니다.”
그러면서 싱긋 웃는다.
“그런 것까지 얘기하시지 않아도 돼요.”
“난 또 그대가 또 질투할까 봐.”
“질투하지 않았어요.”
연우가 뾰로통한 목소리로 답하며 허리끈을 세게 당겨 묶었다.
“윽!”
“죄송해요. 아팠어요?”
“이거 봐. 이거 봐. 질투한 거 맞잖아.”
원래 잘 웃는 사람이긴 했는데 오늘따라 많이 웃는 그였다.
그의 웃음 때문일까. 연우도 피식피식 웃음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온다.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허리띠를 다 매주고 가만 눌러주는 연우의 손을 그가 잡았다.
“정말 아닙니까?”
얼굴을 돌리는 연우.
“아니에요.”
“정말?”
이번엔 두 손으로 연우의 얼굴을 잡아 올린 뒤 허리를 숙이며 가까이 다가왔다.
“내 눈을 보고 말해봐요.”
연우는 자신만을 올곧이 바라보는 금색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정말 질투일까? 내가 질투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기생과 있는 게 싫으니 질투가 맞겠지.
이미 아침에 깨달았다. 그를 사랑할 수 있겠다, 싶었던 그때.
나는 진심인데 당신은?
내게 믿음을 주기 위한 전략인가.
아니면 당신도 나처럼 진심으로 흔들리고 있는 건가.
이 거래를 시작할 때는 그가 진심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그저 효조로부터 막아줄 수 있는 방패가 되어 준다면 그걸로 족했다.
그런 마음이 이렇게 변하고 말았다.
너무 욕심을 부린 건가 싶다.
“질투 아니에요. 오늘은 정말 심심해서 그런 거고 내일은 연회에 가세요.”
연우의 얼굴을 잡고 있던 휘타의 손이 내려갔다.
그는 뭔가 김이 샌 기분이 들었다. 질투하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는데.
갑자기 태도를 바꿔 실망스러웠다. 그의 눈엔 분명히 질투가 맞았고 착각하지 않았다.
연회의 가라는 말도 거짓이 아니다.
아무래도 연우는 토끼가 아닌 듯싶다. 천하의 휘타가 휘둘리니 말이다.
*
연우가 걸레를 가지러 나간 후였다.
소호가 들어와 현사에 대해 보고를 했다.
“이미 한 차례 효조 님께 벌을 받은 몸이라 목숨을 부지하기가 어렵겠다 싶었는데, 살아 있다고 합니다.”
효조가 벌을 줬다? 효조가 현사에게 그럴 줄 알았고, 그러길 바랐었다.
하지만 휘타는 막상 효조가 자신의 측근에게 벌을 줬다 하니 신경이 쓰였다.
효조가 연우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진즉 알아챘다. 연회에서 그녀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그를 휘타도 봤으니까.
연회에 연우를 초대한 것부터가 관심이 표현이었다.
하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효조가 관심을 보인 여자가 한둘도 아니고. 예쁘장하다 싶으면 눈이 돌아가는 그였다.
차라리 현사를 신경 쓰는 게 더 급했다. 산송장이 될 줄 알았으나 살아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헛소리를 하고 다닌단다.
“다행이라면 정신이 나가 있어 사람들이 믿지 않습니다.”
“자세히 말해봐. 뭐라 한다던?”
“사신을 만났다. 본인은 휘타가 사신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그건 잘됐다.
사람들에게 의심을 사고 있다고 해서 벗어날 방법을 궁리하는 중이었는데, 나서서 아니라고 해준다면 고맙지.
“또 사신은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굶주린 사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다. 자신도 먹힐 뻔했으나 살아서 돌아왔다. 대충 이런 식입니다.”
“먹힐 짓을 하니 사혼에게 내어주는 거지.”
물론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지하계의 사람들이 사신이라고 부른다 하여, 진짜 신(神)은 아니다.
사혼에게 길을 안내하고, 길을 벗어나는 사혼을 처단하는 것만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관장할 수 있는 일은 딱 거기까지였다.
산 사람의 영혼을 사혼에게 내어주는 건 금기인데.
휘타는 골치가 아파 관자놀이는 문질렀다.
“한데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
“사신의 신부가 누군지 안다고 떠든답니다.”
늘어지게 앉아 있던 휘타의 몸이 벌떡 세워졌다.
사신에게 신부가 있다는 걸 그가 어떻게 안다는 건가.
현사가 사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해도 신부까지 알고 있을 줄 몰랐다.
“그 신부가 아가씨라고 하고 다닙니다.”
말아쥔 휘타의 주먹에 핏줄이 솟아올랐다.
현사도 효조 못지않게 주색을 즐기는 놈이라 연회에서의 사건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놈이 항상 벌이는 일 중의 하나라고 여겼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 조금 이상하긴 했다.
아무리 효조를 믿고 설친다 해도 효조가 있는 자리에서 사고를 치기는 어렵다. 그랬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연우를 그랬다는 건.
놈의 눈이 뒤집혔다는 거다.
사신의 신부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왜 신부를 노렸던 걸까.
사신의 힘이 강해지면 안 되니까? 신부를 없앤 뒤에 사신의 힘을 차지하기 위해서?
예상할 수 있는 답은 그뿐인데 틀린 듯하다.
뭔가 맞춰지지 않는다. 미세하게 벌어진 틈이 있다.
문제는 그게 무엇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는 것.
“현사가 계속 뭐라고 떠드는지 하나도 놓치지 말고 지켜봐.”
정신 나간 사람의 말이라도 해도 계속 반복이 된다면 누구 하나는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다.
의혹을 품게 되고 진실을 캐려 들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
소호가 나가려고 문을 열자 대야를 든 연우가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
“저 방금 왔어요. 그렇죠? 저 방금 와서 막 말하려고 하는데 문이 열린 거죠?”
엿들었다는 의심을 피하려고 그녀가 옆에 있는 하인에게 확인시켜주려고 했다.
하인이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안심한 그녀가 안으로 들어왔다.
“누가 뭐라고 합니까.”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말이다.
“이리 와서 앉아보세요.”
그의 부름에 연우가 바닥에 대야를 두고 다가왔다.
“떠올리기 싫겠지만, 현사와 있었던 일을 자세히 말해줄 수 있습니까?”
긴 시간이 아니었기에 연우에게 묻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야기하는 걸 그녀가 괴로워할지도 몰라서.
하지만 현사가 떠들고 다니는 소리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솔직히 제 느낌이긴 했지만, 인사할 때부터 이상했어요.”
“어떤 점이?”
“뱀처럼 보였어요. 그리고 절 보는 게 먹이를 보는 거 같기도 하고…….”
현사는 뱀을 수호령으로 두고 있어 뱀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녀를 먹이로 봤다니.
이미 연우를 노리고 왔다는 건데.
“저더러 사신의 신부냐고 했어요.”
직접 물어봤구나.
휘타는 답답했다. 제정신이 아닌 놈을 붙잡고 물어볼 수도 없고.
“사신의 신부가 뭐예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묻는 그녀에게 어디까지 얘기해줄지 고민하는 휘타.
“내가 밤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라 했던 거 기억합니까?”
“네.”
“지하계는 밤마다…….”
사혼이 돌아다닌다는 것을 말해줬다. 산 사람의 영혼을 노린다는 것도.
그런 사혼들 때문에 그들을 감시하는 사신이 있다는 것 역시.
사혼에 관해 얘기할 때만 해도 덤덤하게 듣고 있던 연우가 사신 이야기를 하자 눈이 커졌다.
“그럼 절 그 사신의 신부로 오해한 거네요.”
“그런 듯합니다.”
휘타는 신부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
훗날 연우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조심스러웠다.
“이상하네. 왜 그런 오해를 한 거죠?”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연우를 보고 있기가 괜스레 죄스러웠다.
물론 영영 숨길 생각은 없다.
신부가 된다고 하여 그녀가 위험하거나 힘들지는 않다. 그저 도와주는 정도지.
처음부터 속이고 있었으면서 오늘따라 왜 이렇게 미안한지 모르겠다.
“근데요.”
“얘기하세요.”
“사신의 신부냐고 물으면서도 절 정말 먹이처럼 봤어요.”
연우의 기억 속에 당시 상황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현사의 눈도 그렇고, 입맛을 다셨다. 목을 핥기도 했다.
선정적인 행동이 아닌, 진짜 먹이를 대하는 뱀.
한 번에 삼키기 아까워 잠시 맛만 보는 포식자.
목을 핥는 현사의 혀가 또 느껴지는 듯해 연우가 제 목을 쓰다듬었다.
“입맛을 다시고, 목을 핥았거든요.”
“뭐?”
휘타가 언성을 높였다. 큰 소리를 잘 안 내는 그가 말이다.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다시 말해봐요. 핥아?”
“…… 네.”
“핥았다고?”
그의 음성은 여전히 컸다.
연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눈을 감았다가 뜨며 호흡을 골랐다.
“그래서 연회를 다녀와서 목이 빨갛게 되도록 씻은 겁니까?”
“몹시 기분이 나빴어요.”
“그걸 왜 이제 말을 해!”
쾅! 탁자를 내리치는 소리에 연우가 놀랐다.
말 안 한 게 그렇게 잘못이었나 싶다. 그럴 정신이 없었다.
굳이 얘기할 만한 것도 아니었고.
하지만 휘타가 진짜 화났다. 이건 화를 내는 거다.
“죄송해요.”
후우. 그가 길게 숨을 뱉었다.
“그대에게 뭐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다시 평소의 음성으로 돌아왔으나, 굳게 닫힌 입술이 씰룩였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바로 말을 했어야지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을 내가 모르고 넘어가는 것과 알고 넘어가는 건 다르지 않습니까.”
“다음부턴 바로바로 말씀드릴게요.”
휘타가 평소답지 않게 화를 내고 있는데 연우는 위축되지 않았다. 미안하지도 않았다.
현사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기분이 나빴는데 금세 잊혔다.
도리어 기분이 좋아진다.
입가가 느슨하게 벌어진다. 웃음이 나는 거였다.
화를 내는 휘타 앞에서 웃는 건 예의가 아니라 손으로 입을 가렸지만.
풉. 웃음이 새어나가고 말았다.
“웃어?”
그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눈을 치켜뜨는 휘타 앞에서 웃음을 참아야 하는데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입을 꽉 다물어도 피식피식 나온다.
“죄송해요. 왜 자꾸 웃음이…….”
“내 얼굴, 심각한 거 안 보입니까?”
“보이는데…….”
험악하게 구겨진 고운 얼굴이 어떻게 안 보일까.
다 보인다. 그가 화났다는 거 안다.
하지만 화를 내는 그가 좋았다.
“하! 나 참. 그냥 마음껏 웃어요.”
급기야 손으로 입을 막는 연우에게 허락이 떨어졌다.
어지간하면 웃어넘기는 성격의 그가 불같이 성을 냈다.
연우는 위험했던 상황을 걱정해주는 사람 앞에서 이러는 자신이 속없다 생각했지만,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었다.
가슴속에 무언가가 차올랐다.
*
“그게 아니잖느냐. 다시.”
효조가 기생의 연주를 끊었다.
연우가 연주했던 곡을 듣고자 불렀는데 계속 다른 곡만 연주했다.
“효조 님. 그 곡이 맞습니다.”
기생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기생의 말대로 그 곡이 맞긴 하다. 바보가 아닌 이상 들어보면 안다.
그러나 음계가 맞다 뿐 곡이 가지고 있는 청명함이나 고통, 슬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들을 때마다 효조의 가슴을 쥐어짜던 아픔도 없다.
“다시 해봐. 이번에도 다르면 여기서 살아서 못 나갈 줄 알아라.”
금(琴)을 누르는 기생의 손이 달달 떨렸다.
휘타의 연회에서 처음으로 알려진 곡은 기생들 사이에서 삽시간에 퍼졌다.
그날 연회에 참여했던 누군가 만든 악보 있어 나름 거금을 주고 사 익혔다.
그래서 효조가 무제를 연주할 기생을 찾는다는 말에 냉큼 나섰다가 이렇게 됐다.
분명 맞는데 왜 아니라고만 하시는지.
침을 삼킨 기생이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설홍은 효조의 옆에 앉아 떨리는 손으로 연주하는 기생을 보며 쯧쯧 혀를 찼다.
네 무덤을 네가 팠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스스로 나서서 왔을꼬.
설홍은 효조가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들었을 때부터 짐작하고 있었다.
효조 옆을 지킨 세월이 얼만데 그걸 모를까.
그는 연우가 연주했던 곡을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연우의 곡을 듣고 싶은 거다.
아니, 기생이 앉아 있는 자리에 연우가 앉아 있길 바라는 거다.
연우를 보고 싶어 하고 있다.
효조 자신은 아직 그걸 모르고 있었지만.
결국 일이 이렇게 되었다.
단지 설홍은 효조의 감정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당분간은 지켜만 보고 있을 생각이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효조에게 미리 말해줄 필요는 없으니까.
그때까지 엄한 목숨 몇이 사라질 것이다.
연우를 직접 처리하는 일이라면 모를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미리 손을 쓰는 게 좋겠지.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했다.
제 밑이라면 단속이라도 할 텐데, 휘타의 여자라 먼저 손을 쓸 수도 없고.
한참 후, 생각에 잠겨 있던 설홍이 고개를 들었다.
저 앞의 일어선 효조가 칼을 잡고 있다.
칼날에 선명한 피가 뚝뚝 떨어졌다.
결국 무제를 연주하던 기생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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