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2018.01.09.
말없이 연우를 바라보던 휘타의 입매가 휘어졌다.
“여자가 남자에게 자신을 가지라는 말의 뜻은…… 난 한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무엇인지 알고 하는 소리입니까?
“알아요.”
제 머리카락을 두 손에 꽉 쥐고 연우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모르겠는가.
위험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더 위험한 건 효조였다.
어차피 지상으로 다시 되돌아갈 방법은 없었다.
또한 효조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 살 방법도 없다는 걸 두 번째 삶을 살며 알게 됐다.
지상에서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공의 허락이 떨어져야 검은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다.
그에게 인사를 하러 간 자리에 효조는 분명히 앉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연우는 짧은 순간 결정을 내렸다.
운명을 바꿀 수 있겠다. 어떤 일을 겪게 되더라도 효조의 아내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
휘타의 여자가 되자. 그렇게 되면 효조가 그녀를 보고도 어떻게 할 수 없으리라.
최소한 휘타가 지켜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휘타가 어느새 또 흘러내린 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웃었다.
“그대가 끌리는 건 사실이나, 모르는 여자를 취하지 않습니다.”
말이 부드러웠지만 단호했다. 눈은 웃고 있지만 틈을 보이지 않았다.
휘타의 말에 머리카락을 잡고 있던 연우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으로선 휘타를 잡는 길만이 연우와 가족이 무사히 살아갈 길이었다.
“그럼, 당신 밑에서 일하게 해줘요. 보수 같은 거 바라지 않아요. 먹고 잘 수 있게만 해주면 돼요. 그리고 또…….”
“또?”
휘타의 고개가 비스듬히 기울어졌다.
“절, 지켜줘요.”
풉. 이번엔 그가 소리 내 웃더니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무엇으로부터 말입니까?”
“그게…….”
효조라고 말할 수 없었다.
상황이 어찌 됐건 연우는 이곳이 처음인 것과 다름이 없다. 시간이 과거로 되돌려졌다고 진실을 말해봐야 믿을 리도 없었다.
도리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해 일이 더 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계속 연극을 해야 하는데, 그는 벌써 그녀를 의심하는 눈치였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비어버린 머릿속을 굴리며 변명 거리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전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여기가 낯설어서…… 무섭기도 하고…….”
횡설수설했다.
“소심한 성격의 사람이, 어찌 처음 보는 사내에게 자신을 준다고 하는지 원.”
휘타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는 듯 연우를 바라본다.
갑작스러운 계획은 이렇듯 삐걱거린다.
당황한 연우가 그의 눈을 피하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머리가 더 비상했으면 좋았으련만.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고.
어쩜 이렇게 한심할 수 있을까. 이 중요한 시점에 이거밖에 안 되는지.
짜증이 났다. 울고 싶어지는 걸 참았다.
세 번째 삶에서도 끔찍했던 과거가 반복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 이렇게 포기할 수 없다.
연우는 휘타가 어떻게 나오든 굴하지 않고 매달려볼 생각이었다.
그가 답을 하지 못하는 연우를 보며 팔짱을 꼈다.
몸을 휘감고 있는 검은 머리카락이 움직임에 따라 잔잔한 파도처럼 일렁였다.
예전에도 그는 동작을 크게 하는 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조심스러운 건 아니다.
온화한 표정으로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띠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자신의 신체를 움직이는 그였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고혹적인 자세를 체계적으로 배우기라도 한 사람처럼 그의 움직임이 사람의 눈길을 당긴다.
그의 춤사위에 기생들도 넋을 놓고 본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일 듯하다.
하지만 현재의 연우는 절박한 상황에 부닥쳐 그에게 눈길을 주면서도 넋을 놓진 않았다.
펑! 어디선가 또 자연발화가 일어난 모양이었다. 저 멀리서 터지는 소리가 났고 뒤이어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우가 무심결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가씨는 언행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아요.”
휘타에 말에 놀란 연우가 그를 봤다. 금색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두려워하지 않고 있어요. 어디 그뿐입니까. 지상에서 온 사람이라면 방금 난 소리가 무엇이냐고 물어볼 법도 한데, 전혀 궁금해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자주 봐온 것처럼 말이죠.”
연우는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휘타가 지켜달라는 부탁을 거절할까 봐 다른 변명 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가늘어진 그의 눈 안에서 빛이 난다.
조용히 연우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 살피며 그녀의 전신을 훑어 내렸다.
여자를 탐하는 눈이 아니었다. 의심과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지만 연우는 자신의 속내가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져 그의 앞에 까발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차라리 다 말해버릴까. 그가 믿든 안 믿든 우선은 겪었던 일부터 다 말을 해볼까.
이대로 속절없이 효조에게 가게 될 바엔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연우가 말을 꺼내려던 때였다.
“해서.”
휘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더 흥미롭습니다.”
“…….”
“더 끌립니다.”
그의 말에 희망이 보여 연우가 대뜸 외쳤다.
“그럼 절!”
그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그대를 취할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제안은 하인 자리입니다. 내 시중을 드는.”
“괜찮아요!”
휘타의 마음이 변할지도 몰라 급하게 답했다.
“내 하인은, 내 사람이니 지켜줄 수는 있지요.”
“좋아요. 하인든 뭐든.”
매일 그의 발이라도 닦아줄 수 있다. 매일 손이 물에 젖어 있어도 괜찮다.
뭘 못 하겠는가. 한편으로 그의 여자가 되는 것보다 하인이 되는 쪽이 낫기도 했다.
“그런데 지켜주는 대신 그대는 내게 무얼 주시겠습니까?”
“주다니요?”
연우가 되물었지만 그의 말뜻은 몰라서가 아닌 놀라서였다.
“그럼 내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그대를 지켜주리라 생각했습니까.”
이건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
이곳이 익숙한 듯 행동하는 여자의 입에서 난데없이 ‘지켜달라’는 말이 나왔다.
담담하게만 보였던 표정이 일순간 무너지며 간절해졌다.
자신을 가져달란 연우의 말은 진정으로 애원하고 있던 거였다.
하긴 그 말 자체가 쉬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지.
그녀가 낯선 세계에 두려워하고 있지 않은 건 맞았다.
그러나 지켜달라고 했을 때 휘타는 보았다. 고운 얼굴에서 공포가 차츰 번지고 있음을.
당신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것일까.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두렵게 하는 걸까.
하지만 잠시 잠깐의 궁금증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차피 휘타는 그녀를 마주한 순간부터 보호할 생각이었다.
정확히 보호라기보다는 숨기는 쪽에 가깝지만.
장공에게 인사시키지 않고 어떻게 연우를 데리고 있을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알아서 저런 부탁을 해주니 고맙기까지 했다.
“뭘 원하세요?”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늘과 달리 연우가 당돌하게 말했다.
마치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말해봐라, 그게 뭐든지 다 주겠다는 투로 전투적인 느낌마저 들게 했다.
“뭘 줄 수 있습니까?”
“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요.”
“줄 수 있는 게 그다지 없어 보이는데.”
휘타의 말에 연우의 작은 어깨가 흠칫 움츠러들었다.
뭐든지 다 준다고 했지만, 막상 줄 게 없으니 당황한 모양이다.
입술을 깨물고 눈을 깜박이며 생각에 빠진 폼이 제법 귀여웠다.
“지, 지금은 없을지 몰라도…… 나중에 생길 수도 있어요.”
“아무튼, 나중에 주시겠다?”
“날 가지는 것도 싫다면서요.”
지금이 아닐 뿐, 싫은 건 아니다.
“그래요. 나중에 받겠습니다.”
연우도 동의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휘타는 말 위에 걸어둔 얇은 겉옷을 집어 연우에게 내밀었다.
“머리에 쓰십시오.”
빛을 내는 머리카락은 사람들 눈에 띄기가 십상이다.
후에 연우를 장공에게 보이더라도 머리카락만큼은 무슨 수를 쓴 뒤여야 한다.
그녀가 말없이 휘타의 옷을 받아 머리에 썼지만, 천이 얇은 탓에 희미하게 빛이 새어 나왔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휘타는 얼른 제 허리에 묶인 끈을 풀어 상의를 벗었다.
오해할 만한 상황인데도 연우는 차분히 그가 하는 행동을 보기만 했다.
물론 남자의 벗은 상체를 보고 눈을 돌리기는 했다.
“이름이 연우라고 했던 거 같은데?”
그가 벗은 옷은 건네고, 제 몸에 다른 옷을 걸치며 물었다.
“네.”
“나는 휘타라 합니다.”
“네.”
짧게 답한 연우가 받은 옷을 머리에 쓰자 이번에는 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말은 다룰 줄 아십니까?”
휘타가 지상에서 온 사람 중, 간혹 말을 다루는 이를 본 적이 있어 물어봤다.
“아니요.”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
연우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들어 올렸다. 그녀가 금방 몸을 움직여 말 위에 안착했다.
“말을 다룰 줄 몰라도 타본 적은 있는 모양이군요.”
말을 처음 타는 사람의 대부분은 생각보다 높아 겁먹기 마련인데, 연우는 얌전히 손을 모은 채로 꼿꼿하게 상체를 세우고 있었다.
“한 번 타본 적이 있어서요.”
한 번이 아닐 것이다. 겨우 한 번에 저리 완벽하게 앉아 있을 수는 없을 테니까.
미심쩍은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데리고 있다 보면 알게 되겠지.
아쉬운 사람은 휘타였다.
“허리를 잡으십시오.”
“괜찮아요.”
“그러다 떨어집니다.”
“괜찮…… 앗!”
연우의 손을 잡아당긴 휘타가 자신의 허리를 감싸도록 했다.
그의 손안에 들어온 가녀린 손가락이 벗어나기 위해 꿈틀거리다 포기했는지 가만히 그의 옷깃을 쥐었다.
처음부터 그럴 것이지.
“더 앞으로 붙는 게 좋습니다.”
“그건 좀…….”
“빨리 달려야 합니다.”
뒤에서 연우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따뜻한 입김이 얇은 천을 통해 피부로 쏟아진다.
머뭇거리던 연우가 가까이 다가왔지만, 그 정도론 어림없었다.
“달리는 말에서 떨어지면 최소 팔다리 중 하나는 못 쓰게 됩니다. 뒤에 붙어 앉기 싫으면 내 앞으로 앉던지요.”
“…… 알았어요.”
밀착된 여자의 몸 때문에 등 전체에 타인의 온기가 퍼져나갔다.
낯선 느낌이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저 이상했다. 연우처럼.
*
연우가 부모님과 동생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새로운 집에 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된 일인지 논의 중일 것이다.
지상에서 온 사람은 검은 세계의 지배자인 장공에게 인사하면 살 수 있는 집을 제공하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거둬들일 수 있는 조세 역시 늘어나니 지배자의 입장에선 반길 일이었다.
검은 세계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없고 매캐한 연기가 자욱한 대신, 식량 걱정 하나는 없는 곳이다.
가축은 직접 키워야 하지만 곡식을 포함한 식물은 스스로 자라 지천에 널려 있었다.
식물이 살기에 부적합한 환경인데, 희한하게도 마치 열대림처럼 쑥쑥 자랐다.
그 외엔 좋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언제나 회색빛인 하늘. 깨끗하지 않은 공기.
특히 기온이 높아 더위를 싫어하는 연우에겐 더욱 그러했다. 게다가 습도도 높았다.
하긴 효조만 아니었다면 검은 세계를 조금이나마 좋게 기억할 수도 있었다.
첫 번째 삶과 두 번째 삶에서 지금처럼 효조가 아닌 휘타를 먼저 만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으려나.
부질없는 상상을 하다가 곧 지워버리는 연우였다.
휘타는 자신이 말했던 대로 말을 빨리 몰았다.
연우가 그의 허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꽉 잡았다. 놀고먹는 한량의 복부치고는 탄탄한 편이었다.
이 와중에 남자의 근육을 느끼고 있는 제게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다.
아직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지만 잠시 쉬어도 되겠지.
연우가 휘타의 등에 이마를 기댔다.
그에게서 주로 여자가 쓰는 것 같은 관능적인 향기가 났다. 머리에 쓰고 있는 그의 옷에서도 같은 향을 맡았다.
사실 휘타가 믿음직하지는 않다.
성의 한편에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그가 효조에게 대적할 만한 사람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잡을 수 있는 줄은 휘타뿐이니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휘타의 등에 이마를 기댄 채로 살며시 눈을 감고 빌었다.
제발 그가 자신과 가족을 지켜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렇게만 해준다면 정말 원하는 건 뭐든 다 들어줄 텐데.
새로운 삶이 이제 막 시작되었건만 마지막을 향해 가는 듯이 심신이 지쳐갔다.
정신을 똑바로 붙들고 있어야 한다.
정신을 잡고 있으면서 가만히 있어야 한다.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사람들 눈에 튀지 않게.
그래서 되도록 효조가 그녀의 존재를 모르게.
그게 그녀와 가족이 무사히, 조용히 이번 삶을 끝낼 방법이라 생각했다.
쉴 생각할 때가 아니다. 연우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러자 빌어먹을 효조가 사는 성이 보였다.
*
무슨 이유에서인지 성의 정문이 아닌 뒷문으로 들어갔다.
아니 쪽문이라고 해야 하나. 연우가 알고 있던 뒷문이 아니었다.
휘타의 집으로 곧장 들어가는 비밀 문이었다.
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없었고 먼저 출발했던 소호만이 그들을 맞이했다.
“아가씨의 가족분들은 편안한 곳으로 모셨습니다.”
소호가 말에서 내리는 휘타에게 말했다.
휘타가 고개를 끄덕인 후, 연우가 말에서 내리기 편하도록 두 팔을 그녀를 향해 펼쳤다.
여자를 잘 아는 사내라는 소문이 자자하더니 정말 그랬다.
연우는 휘타와 접촉하는 일이 내키지 않았지만, 그의 습관이려니 했다.
게다가 그의 여자가 되자고 마음먹었던 게 바로 조금 전의 일인데, 이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몸을 숙여 휘타의 팔을 잡자 그가 연우의 허리 윗부분을 안아 땅에 안전하게 내려줬다. 갈비뼈를 감싸는 손가락 힘이 강했다.
“호야, 당장 사림을 불러와라.”
사림? 연우가 제 귀를 의심했다.
그래. 사림이도 있겠구나.
사림은 원래 효조 밑에서 일하던 시녀였다. 그런데 지금은 휘타의 사람인가?
답답하고 암울하기만 했던 성의 생활에서 사림은 연우의 유일한 벗이자 가족이었기에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고가 나고 휘타를 만난 것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첫 번째, 두 번째 삶과는 다른 만남이 계속되고 있었다.
정말 뭔가 바뀌려고 하는 건가.
안에서 급한 걸음으로 사림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진짜 연우가 알던 사림이었다.
반가워 저도 모르게 그녀의 이름을 부를 뻔한 걸 겨우 참았다.
“부르셨습니까?”
사림이 휘타에게 인사를 하며 무릎을 굽혔다 핀다.
“이 아가씨를 데려가서 머리카락 염색을 해줘.”
“어떤 색으로 할까요?”
“아무 색이라도 좋으니 빛이 나지 않도록만 해주면 된다. 아, 아가씨. 미리 물어보지 못했군요. 염색해도 되겠습니까.”
연우는 머리카락이 무슨 색으로 되든 상관없었다.
그녀가 괜찮다고 하자 휘타가 빙그레 웃으며 고맙다고 한다.
“머리카락을 염색한 후에는.”
웃음을 머금은 입술처럼 휘타의 눈이 곱게 접혔다.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혀 내 방으로 들여보내라.”
커지는 연우의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휘타가 말을 이어갔다.
“함께 밤을 보내야 하니.”
#d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