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밤 당신을 가지고 싶어요, 제발.” 이렇게 애원하던 여자가 새벽에 이별을 고했다 “펠릭스. 나는 당신과 결혼할 수 없어요.” 그 말에 상처 입은 짐승처럼 펠릭스가 울부짖었다. “내가, 사생아였던 것이, 그렇게 걸렸던가, 일레인?” “사생아로 큰 당신이, 그 설움을 제일 잘 알잖아. 남동생에게 그 짐을 지울 수 없었어.” 일레인의 말은 비수처럼 펠릭스의 가슴을 찔러들었다. 펠릭스가 붙들어 보려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일레인은 이미, 해싱턴 공작 부인이 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3년. 복수를 맹세한 남자가 돌아왔다. 일레인의 가문과 일레인의 아들까지 모두를 파멸시킬 무기를 가지고. “내가 무얼 하는지 모르겠어, 일레인? 배운 대로 하는 거잖아.” 펠릭스의 손이 일레인의 얼굴을 쓸고 내려와 가는 목을 움켜쥐었다. 손가락의 굳은살이 일레인의 목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손 내려, 일레인. 어둠 속에서 네가 마구 베어 먹고 버렸던 내 몸을, 너도 이제는 제대로 봐야지. 그게 예의 아니겠어, 일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