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울 너머의 연인-24화 (24/110)

#24. 사냥대회 (5)

“치아린?”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라누아.”

불길한 예감은 빗겨나가는 법이 없다.

치아린은 어느새 가까워진 검은 바위를 힐끗 바라보며 세리아나에게 경고했다.

이 시간이면 검은 바위의 흐린 그늘 밑에 모여 있어야 할 사막 도마뱀들이 보이지 않았다.

“잠시만, 라누아……!”

그때였다.

어디선가 짐승의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치아린은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여기서는 절대 마주쳐선 안 되는 짐승들을 발견했다.

세리아나와 치아린을 감싸듯 반원을 그리며 다가오고 있는 개를 닮은 그것은 라갈이라는 이름을 가진 짐승이었다.

무리 생활을 하는 라갈은 성격이 포악하고 잔악한 데다 집념이 강했다.

거기다 무리를 지어 행동하기 때문에 사막에서 피해야 할 일 순위의 짐승이었다.

“어떻게 라갈이……!”

“치, 치아린!”

“쉿! 라누아, 그곳에 가만히 계세요. 절대로 등을 보여선 안 됩니다.”

모래 위에선 잘 달리지 못하는 탓에 바닥이 상대적으로 단단한 황무지 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짐승이 어떻게 이곳에 나타난 것일까?

치아린은 라갈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겁에 질려 얼어붙은 세리아나 곁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체 저것들이 왜……?”

두 사람을 먹잇감으로 확실하게 인식한 듯한 으르렁거림에 치아린이 마른침을 삼켰다.

라누아가 결정되기 전까진 행동에 제약이 없었던 치아린은 종종 바이샤와 카얀, 그리고 다른 사막의 전사들과 어울려 라갈을 사냥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곁에 있는 것은 세리아나였고 그녀는 머리카락 한 올도 상해서는 안 되는 그녀의 주인이었다.

“라누아, 제가 신호를 하면 반대 방향으로 달리세요.”

“뭐? 그럼 치아린은!”

“분명 이 주변에서 사냥하고 있는 다른 이가 있을 겁니다. 합류해서 거점으로 돌아가세요.”

“싫어! 치아린만 두고 어떻게…… 내가 어떻게……!”

“라누아. 이곳에서 라누아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입니다.”

치아린의 단호하고 냉정한 말에 세리아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은 무력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일 뿐이었고 지금 당장 그녀는 배고픔에 침을 뚝뚝 흘리는 짐승을 향해 활 하나도 제대로 쏘지 못하는 반편이에 불과했다.

“라누아.”

“내가…… 도망치면 치아린은? 무사히 빠져나올 방법은 있는 거지?”

“네.”

말의 안장에 매어두었던 끝이 휘어진 검의 손잡이를 잡으며 치아린이 대답했다.

세리아나는 대답하면서도 라갈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그녀를 보며 고삐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치아린의 말처럼 지금의 세리아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짐이다.

같이 싸울 수 없다면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해주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었다.

“알겠어.”

“걱정하지 마세요, 라누아. 적당히 상대하다 저도 도망칠 겁니다.”

“응.”

“그럼 준비를…….”

검을 뽑아 공격할 준비를 하는 치아린을 보며 라갈들이 이를 드러냈다.

고개를 낮추고 귀를 뒤로 바짝 붙인 채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당장이라도 뛰어올라 목덜미를 물어뜯을 것 같았다.

“꺄악!”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이 세리아나가 타고 있던 말의 엉덩이에 박혔다.

놀란 말이 날뛰기 시작하고 그것을 신호로 라갈들이 사납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라누아!”

자신에게 덤벼드는 라갈 한 마리의 주둥이를 검의 손잡이로 후려친 치아린이 다급히 세리아나를 불렀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치아린은 동족의 피 냄새를 맡고 흥분한 라갈들을 상대하느라 세리아나 곁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세리아나를 싣고 요란하게 날뛰던 말이 치아린이 말했던 방향과 정반대 방향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아수라장에 그 뒤를 쫓지 못한 치아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말의 갈기를 붙잡은 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세리아나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를 태운 말은 마구잡이로 달려 모래사막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한 마리의 라갈이 달라붙었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빠르게 달려온 라갈이 말의 뒷발을 물었다.

날카로운 울음을 토하는 말 위에서 세리아나가 중심을 잃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손이 미끄러진다고 느낀 순간 그녀의 몸은 이미 모랫바닥 위를 뒹굴고 있었다.

부드러운 모랫바닥이었지만 머리부터 떨어진 충격에 시야가 잠시 까맣게 변했다.

비틀거리며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세우려던 세리아나는 곧이어 발목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고통에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멀리 달아난 말을 포기한 라갈이 세리아나의 발목을 문 것이다.

“아악!”

아팠다.

너무 아팠다.

그리고 무서웠다.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 손과 발이 덜덜덜 떨려오고 있었다.

라갈이 문 발목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세리아나의 상태가 어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라갈은 무리 생활하는 짐승답게 제 무리로 먹잇감을 가져가려는 듯 그녀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붙잡을 것이라곤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뿐인 공간에서 세리아나는 라갈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그녀의 반대쪽 발에 머리를 얻어맞은 라갈이 그녀의 발목을 놓친 것은 천운이었다.

“크르릉.”

먹잇감에 얻어맞은 것이 기분 나쁜 듯 이를 드러내며 위협적인 소리를 내는 라갈의 주둥이가 번들거렸다.

세리아나의 피와 짐승의 타액이 섞여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그녀의 공포를 더욱 자극했다.

천천히 다가오는 라갈의 모습에 하얗게 질린 얼굴로 엉덩이를 끌며 뒤로 물러나던 세리아나의 손에 길쭉한 화살이 닿았다.

아까 말에서 떨어지며 땅 위에 쏟아진 것인지 사방에 널브러져 있는 붉은 깃의 화살 중 한 개가 운 좋게 그녀의 손끝에 닿은 것이다.

“나,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그녀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라갈이 세리아나의 목을 노리며 몸을 날렸다.

그리고 그 순간 살고 싶다는 본능이 세리아나를 움직였다.

화살을 재빨리 집어 든 세리아나가 그것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힘껏 라갈을 향해 내리꽂았다.

절박함이 행운을 불러들인 것일까? 그녀가 쥔 화살은 세리아나의 코앞까지 다가온 라갈의 미간을 정확히 꿰뚫었다.

입을 벌리고 덤벼들었던 라갈이 절명하며 그 거대한 몸이 세리아나 위로 무너졌다.

짐승의 숨이 끊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세리아나는 온몸으로 비명을 지르며 그 짐승에게 깔린 몸을 내빼려 다시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간신히 몸을 빼낸 세리아나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눈을 뜬 채 죽은 라갈의 미간 사이에 박힌 화살과 여전히 덜덜덜 떨리고 있는 두 손을 번갈아 바라본 세리아나가 길고 긴 한숨을 내뱉었다.

얼마나 세게 움켜쥐었던 것인지 손바닥에 화살대의 가늘고 긴 자국이 남아 있었다.

“사, 살았어…….”

그녀의 목숨을 노렸던 라갈은 죽고 세리아나는 살아남았다.

살아남았다는 환희가 그녀의 몸을 감쌌다.

“나는…… 살았어…….”

안도감과 탈력감에 그녀의 시야가 뿌옇게 변했다.

말에서 떨어졌던 충격이 뒤늦게 찾아오는 것인지 하늘과 땅의 위치가 뒤바뀌는 듯한 어지러움이 그녀를 덮쳐왔다.

더 이상 정신을 붙잡고 있을 기력조차 남지 않은 순간 마치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세리아나의 몸이 모래사막 위로 무너져 내렸다.

* * *

오아시스의 입구에 서서 팔짱을 낀 채 모래사막을 노려보고 있는 바이샤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뒤로 검은 피부와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시카의 족장이자 바이샤의 책사로 알려진 누라비가 서 있었다.

“라누아의 말을 찾았다고?”

“네. 조금 전,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혼자서 말이지?”

“라갈에게 뒷발을 물린 것인지 발을 절며 돌아왔더군요. 카얀 님이 지금 말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주인을 버리고 돌아온 말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이 시카라…….”

낮게 말하는 바이샤의 목소리에 분노가 깃든 것을 알아차린 누라비가 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왜 라갈이 검은 바위 근처에서 나타난 거지?”

“…….”

“사막의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바로 너였다.”

“죄송합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누라비의 담담한 목소리에 바이샤는 이를 악물었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는 시카의 족장은 분명 무심하고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눈을 보고 싶지 않아 바이샤는 사막을 노려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내게 했던 맹세를 잊은 것은 아니겠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거짓을 말하지 않겠다 맹세했었지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했을 뿐 반드시 진실만을 말하겠다 맹세한 것은 아니다.

바이샤는 말장난을 하는 사막의 늙은 전사가 몹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쿠드라의 약속 또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게 세 번의 자비를 약속하셨지요.”

“그래, 기억한다. 그리고 이제 네게 남은 기회가 두 번뿐이라는 것도.”

“이번 일은 여기서 마무리 지어주셨으면 합니다.”

결국, 바이샤는 몸을 돌려 누라비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호박색 눈동자 가득 분노가 일렁이고 있었다.

“감히 나의 라누아를 해치려 한 자들을 용서하라?”

“시카가 죄인을 밝혀 쿠드라께 바칠 것입니다.”

“무슨 꿍꿍이지?”

“일이 커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누라비의 말에 바이샤는 이 일의 배후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사나운 기세를 감추지 않은 채 누라비를 노려보았다.

“다른 것을 말하라.”

“여기서 마무리 지어주시길 간청합니다.”

“다른 것을 말하라.”

“없습니다.”

“남은 두 번의 기회 중 하나다. 넌 그때 분명 시카를 위해 나의 자비를 구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시카를 위한 일임과 동시에 차이툰을 위한 것입니다.”

“하!”

기가 차서 웃음만 나온다는 것은 지금 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넌 너의 딸을 위해 시카에게 내려진 귀중한 기회들을 낭비하고 있다.”

“시카의 아눌라가 이번 일에 관계되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누라비!”

“저는 쿠드라께서 왜 화를 내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왕녀는 하나가 더 남았습니다. 눈동자 색까지 완벽한 라누아를 잃는 것은 안타깝지만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내 화를 돋우려 하는 건가?”

“그럴 리가요. 쿠드라께서 이름을 걸고 약속한 것을 지켜주십사 소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개를 조아린 채 말하는 누라비를 내려다보며 바이샤가 이를 갈았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었다.

있었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지워버렸을 것이다.

아눌라는 누라비의 첫 번째 자식이자 죽은 첫 아내가 낳은 유일한 자식이었다.

재혼해 두 명의 자식을 더 보았지만 그녀는 누라비가 바이샤를 상대로 이런 수작질을 부릴 만큼 특별하게 여기는 자식이었다.

“애정이 지나쳐 네 눈이 흐려졌군. 너는 내게 충성을 맹세했다.”

“전 지금도 쿠드라의 충실한 신하입니다.”

“내 자비를 빌어 내 라누아의 목숨을 저울질하려는 널 믿으라?”

“약속을 지켜주십시오, 쿠드라.”

“……좋아, 네 소원을 들어주지. 단, 내 라누아께서 무사히 돌아와야만 한다.”

“라누아의 생환은 제가 가장 바라는 일입니다. 그분을 라누아로 추천한 것이 저라는 것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고개를 조아리는 누라비를 노려보던 바이샤가 다시 몸을 돌려 사막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해가 점점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노려보고 있었을까? 바이샤의 귀에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목소리를 높였다.

“카얀! 알아낸 것은?”

“말의 엉덩이에 화살 하나가 박혀 있었습니다.”

“치아린의 말대로라면 그 화살 때문에 말이 날뛴 거겠군.”

여러 마리의 라갈을 혼자 상대한 치아린은 간신히 거점으로 돌아왔다.

물론 무사히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왼쪽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살이 찢어졌고 허리와 허벅지에는 커다란 이빨 자국이 남았다.

바라의 자라하가 거점 근처에 쓰러져 있던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큰일이 생겼을 것이다.

치아린은 그런 와중에도 세리아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수면향을 피우지 않았다면 치료조차 거부하고 세리아나를 찾기 위해 오아시스를 뛰쳐나갔을 것이다.

“화살의 주인은?”

“……시카의 람입니다.”

카얀의 말에 바이샤가 주먹을 꽉 쥐었다.

조금 전 죄인을 바치겠다 한 누라비의 말은 바로 이런 뜻이었다.

제 딸을 지키기 위해 제 부족의 사람을 희생시키는 누라비의 태도가 역겨웠다.

“어디에 있지?”

“몰래 도망치려 하는 것을 잡아 우리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라누아께서 무사히 돌아오기 전까지 빵 한 조각, 물 한 모금도 허락하지 않겠다.”

“네.”

“추적은?”

“전사들이 최선을 다해 수색 중입니다.”

카얀은 람의 화살을 발견했다는 말에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바이샤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착실하게 그의 물음에 답했다.

지나치게 노골적인 증거였지만 그의 주인이 그녀를 죄인이라 말했으니 카얀은 의심을 접고 따라야만 했다.

“내 라누아께서 계실 만한 장소들은 정리됐나?”

“치아린의 증언과 말이 돌아온 방향을 따지면 하얀 사막이 제일 유력합니다.”

세리아나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벌써 반나절이 흘렀다.

하늘 위에 떠 있던 해가 서쪽 땅끝에 걸린 채 오늘의 마지막 빛을 뿌리는 것을 지켜보던 바이샤가 이를 갈았다.

세리아나가 사막을 경험한 것은 라젠에서 차이툰으로 향했던 시간뿐이었다.

고작 그 며칠의 경험으로 그녀가 사막에서 버텨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내 말을 가져와.”

“쿠드라, 곧 해가 집니다.”

“그래서 더욱 가야겠다. 내 라누아께선 사막의 밤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지 못하니.”

“……준비하겠습니다. 말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주인을 버리고 온 말이다. 목을 베어라.”

“네.”

바이샤 본인이 직접 고른 말이었지만 주인을 버리고 저 혼자 오아시스로 돌아온 그 순간 말은 그의 오아시스에서 살아갈 자격을 잃었다.

“내 라누아께서는 몰라야 할 것이다.”

“네, 쿠드라.”

그의 작고 아름다운 라누아는 말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 슬퍼할지도 모른다.

주인을 제대로 섬기지 못한 짐승에게 라누아의 눈물은 너무 과분했다.

바이샤는 세리아나의 얼굴을 떠올리며 채비를 마친 자신의 말 위에 올랐다.

‘세리아나, 나의 라누아. 제발 무사하길…….’

바이샤는 기울어진 해가 걸린 서쪽 사막을 향해 말을 몰기 시작했다.

빠르게 달리는 말의 고삐를 단단히 쥔 바이샤의 얼굴이 무섭도록 차갑게 굳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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