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구두장이의 딸에서 남작 영애로, 또 글랜포드의 예술 명가 헌티드 백작가의 안주인으로. 두 번의 신분 상승을 겪은 캐롤라인은 왕국의 신데렐라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귀족의 삶은 상상만큼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고 남편의 무관심과 주변인들의 무시에 서서히 지쳐갈 즈음, 죽음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그녀에게 찾아온다. “남은 시간만큼은 행복하게 살고 싶어.” 비참한 운명에 눈물짓던 것도 잠시. 캐롤라인은 1년 밖에 남지 않은 삶을 행복하게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러기 위해 그녀가 내린 선택은 무섭도록 차갑기만 한 제 남편을 떠나는 것이었다. 저 오만하고 바쁜 남자가 자신을 찾아나설 리는 없다고. 자신이 죽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거라고.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혼자 앓게 해서 미안해, 캐롤라인.” “그러니까 제발 죽지 마.” 왜 이제와서 살고 싶게 만드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