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녀가 떠난 뒤에 남겨진 것 (34)화 (34/156)

#34

매일 아침 신문을 확인하는 건 노르티움에 오고 나서 생긴 습관 중 하나였다. 에릭이 준 일간지를 읽은 캐롤라인이 들고 있던 컵을 떨어트리게 된 건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이게… 무슨 소리야?”

회색 종이를 쥔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인터뷰에 실린 게 사실입니까?”

에릭이 바닥에 떨어진 유리 파편을 주우며 물었다.

다행히 집에 남아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마샤와 스테파니는 출근했고, 밤샘 일을 마친 에릭에겐 오늘부터 사흘 간의 휴가가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는 처음 듣는 얘긴데…….”

캐롤라인이 자꾸만 흘러내리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더듬더듬 말했다.

“실명이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그렇게 상태가 안 좋았다면 제가 몰랐을 리 없다.

“당장 올 봄에 뵀을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캐롤라인은 커다란 가위로 가죽을 자르던 어머니 이디나를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봤던 그녀는 콧잔등에 은테 안경을 얹은 모습이었다.

‘안경이라는 게 아주 물건이구나. 시원하게 잘 보여.’

‘정말요?’

‘그럼. 여기 눈금도 다 보이잖니. 내가 사위 덕에 이런 것도 써 보고. 호강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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