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질래 안에서 쑥쑥
빨간 장미꽃을 한가득 담고 있는 로맨틱한 커플 욕조는 둘의 열정적인 사랑을 이루기에 충분했다. 물론, 마사지 전용 베드 옆에 있어야 할 전문 테라피스트들은 은우의 요청대로 모두 자리를 비웠다.
그게 질래에겐 아쉬운 일이었지만 대신에 성감대만 콕콕 집어내는 은우의 유려한 손길이 있으니, 실망하기엔 이르다.
옷이 하나, 둘 소파 위로 던져졌다. 주인 없는 공간에선 벗는 곳이 곧 탈의실. 점점 드러나는 여체의 고운 살결이 은우의 눈에 보석처럼 박혔다.
체모와 젖꼭지, 붉은 입술 외엔 백자처럼 청렴하면서도 유약이 발린 것처럼 순백색의 피부를 가진 여자, 가질래. 저 투명하게 빛나는 여자를 얼른 갖고 싶다.
은우는 질래를 먼저 욕조 안으로 눕혔다.
장미꽃 물에 담긴 여자의 아름다운 전라란…. 남자는 말문이 턱 막혔다.
가질래는 언제 어디서든 고결한 여인이었다.
뭐가 진짜 꽃인지조차 헷갈릴 만큼 꽃보다 더 화사하게 핀 여자였다. 물속에서 가슴을 출렁이는 질래 때문에 남자의 욕정이 순시에 끓어올랐다. 저 볼똑 선 젖꼭지를 얼른 빨고만 싶다.
남자가 재빨리 물에 뜬 여자 밑으로 몸을 담갔다.
그녀의 가슴을 그러쥔 채로 물에 잠긴 유두를 건져냈다.
“내 거.”
초옥. 초옥. 타인의 입안으로 젖꼭지가 빨렸다.
남자의 큰 손에도 차고 넘치는 탱탱 볼이 장미꽃보다 더 탐스러웠다. 아니, 가슴을 내어준 여자의 발그레한 볼이, 동그랗게 벌어진 입술이, 꽃보다 더 사랑스럽다.
은우는 뜨끈한 온수에 앉아 차가운 아이스바를 빨아먹듯 여자의 부푼 유두를 할짝할짝 맛보았다. 질겅질겅 씹었다가도 콩알만 한 알갱이를 오물오물 굴리자 여자가 허리를 띄웠다. 바르작대던 다리가 탄복하듯 첨벙, 첨벙 물장구를 쳤다.
“흐읏, 좋아.”
“내가?”
“좀 더.”
“해줘?”
첨벙. 첨벙. 은우가 자극하는 대로 바동거리며 자유롭게 반응하는 제가 좋다.
수줍으면 수줍은 대로, 도발하면 도발하는 대로 다 좋다는 남자 때문에 질래는 섹스가 즐거워졌다.
이는 최상의 축복이었다. 신체는 열락을 느끼고, 마음은 따뜻한, 그래서 이성이 저절로 거름종이에 걸러지는….
사랑과 정욕이 뒤엉킨 로즈 배스 안.
젖혀진 목 때문에 꽃잎과 함께 수면 위로 흐트러진 여자의 머리칼이 남자의 원초적 본능을 끌어올렸다.
동그란 가슴 위에 핀 핑크빛 유두, 꼬물꼬물 물살 따라 수영하는 체모가 남자의 눈엔 예술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잘록한 허리 때문인지 골반이 더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조그마한 몸짓 하나하나가 여성스러운 가질래는 은우에게 언제나 여신이었다.
그런 사람이 제 앞에서 발가벗고 저를 원한다는 눈빛으로 누워 있다니, 그 이유만으로도 가슴속이 몽글몽글, 벅차올랐다.
얼른 여자의 유두를 문다.
핏물처럼 붉어진 배스 안에서 여자의 젖꼭지를 문 남자도, 빨리는 여자도 미치도록 야했다. 외설적인 한 컷이었다.
“흐읏. 우린 이러다 복상사로 죽을지도 몰라.”
벌어진 입에서 붉은 혓바닥을 내민 채 헐떡이는 여자의 말투가 남자의 귓전에 감겼다.
제기랄, 흥분된다.
“걱정하지 마, 죽지 않을 만큼만 먹을게.”
다시 남자의 입술에 유두가 빨렸다. 반신욕 상태여서 그런지 온몸이 예민하게 쾌락을 감지했다.
하지만 애달픈 유두보다 더 발광하는 건 남자의 음흉한 손가락이 농락 중인 음부였다. 동그랗게 말린 정점을 콕 찍었다가도 내벽을 들락날락하는 화려한 스킬에 욕조의 물 1/4이 어느새 바닥으로 탈출했다. 그만큼 자지러지듯 여자가 물장구를 쳐댔다.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것만 같은 극락의 쾌감. 이보다 더한 낙원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질래는 모든 게 황홀했다.
“하고 싶어.”
저를 핥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먼저 말했다.
“뭐가?”
유두가 놓였다. 얼마나 빨았는지 그 조그마하던 게 새빨갛게 부어올랐다.
“…그게.”
말끝을 먹은 여자가 뭘 원하는지 은우도 알았다. 다음 동작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페니스가 물속에서 부르르 떨렸다.
그럼에도 참는다.
좀 더 까진 여자가 보고 싶다. 성욕에 사로잡힌 가질래의 야한 얼굴을.
“그게 뭐?”
은근히 나쁜 남자네. 제 클리토리스를 계속 비비는 동시에 질구를 페니스로 쿵쿵 찧으면서도 희롱하듯 넣지 않는, 그래서 질래를 안달 나게 만드는 이은우.
하지만 이미 알아버려서 참을 수 없는 남자의 맛이었다.
육중한 그것이 제 안에 들어오길, 바라고 또 바라는 질래였다.
“넣어줘.”
속내가 육성으로 기어이 터졌다.
첨벙. 물에 뜬 여자가 남자에 손에 이끌려 수직으로 서 있는 성기 끝에 그대로 들어갔다.
“흐으응.”
순식간이었다. 질래가 앓는 소리를 절로 내뱉은 것은.
은우가 수압을 밀어내며 그녀 속을 파고들었다. 뽀글뽀글 작은 기포가 요란하게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 자극에 질래의 허리가 부드럽게 휘었다. 그러자 은우가 멀어진 여자의 가슴을 끌어와 통통하게 부은 젖꼭지를 또다시 괴롭혔다. 가슴을 먹으면 여자의 다른 곳도 함께 흥분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까닭이었다.
“하아!”
역시나 그랬다.
죔죔, 죔죔. 쥐었다, 폈다. 죔죔, 죔죔.
내벽의 압력이 한층 더 거세졌다. 젠장. 은우는 쌀 것 같았다. 남자를 휘어잡는 현란한 조임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하, 뭔데 이래?”
은우가 물었다. 질래가 묻고 싶던 말이기도 했다.
‘너란 남자, 뭔데 그래?’
가족으로 만나 남자로 돌아온 너. 대체 뭔데 이렇게 제 안으로 깊이깊이 들어오는 걸까.
푸욱.
“하아앗… 으으.”
여트막한 신음이 고성으로 변했다. 찰박찰박, 수면 아래로 이어진 두 사람이 물살을 갈랐다. 때로는 바람 빠지는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했지만 민망함은 더 이상 사랑의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물렸다, 박았다.
물속이라 그런지 남자의 허리에 평소보다 힘이 더욱 실렸다. 제 분신을 부지런히 치대면서도 여자의 음핵을 살살 문대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으으읏, 흐읍.”
저를 요리하는 남자 때문에 질래는 그의 페니스를 뱉어낼 뻔했다. 주르륵 샘솟듯 터지는 애액이 그의 페니스를 아로마 오일처럼 부드럽게 감싸 줬다.
“하!”
은우가 격한 신음을 토하며 여자의 풍만한 엉덩이를 주물렀다. 그 손가락이 주는 자극이 뭉근하면서도 짜릿했다.
몰려오는 사정감에 은우가 먼저 타임을 외쳤다.
질래를 로즈 배스에서 안아 든 채로 나와 마사지 전용 베드에 상체만 눕혔다. 잘 뻗은 다시 사이. 여자의 가랑이를 벌렸다.
젖은 머리, 젖은 체모, 젖은 육체에서 흐르는 물이 여자를 묘하게 만들었다.
그 신비한 여체 속으로 은우가 제 콧날을 박았다. 날렵한 콧등을 부드럽게 빨아들이는 여자의 속살이 은우를 반겨줬다.
남자는 이내 콧날 대신 구부린 손가락을 은밀한 구멍에 넣었다, 뺐다. 여자의 움칠거리는 내벽 속 열점을 찾아 강하게 긁어냈다.
“하앗, 으누, 잠깐만.”
음탕한 주름이 벌렁벌렁. 싱싱한 활전복처럼 이리저리 꿈틀꿈틀, 예쁘게 춤을 추더니 제 살결 같은 우윳빛 체액을 쿨렁쿨렁 토해냈다.
주르륵. 코코넛 오일 덩이가 여자의 엉덩이골을 미끄럼틀 삼아 녹진하게 흘러내렸다.
“자꾸 구경할 거야?”
“아니, 먹을 거야.”
“하으읍.”
은우가 바닥으로 추락할 뻔한 질래의 애액을 혀로 받아냈다.
쓰으윽, 갈라진 빵에 오일을 펴 바르듯 남자의 혀가 여자의 음핵까지 미끄러지듯 등반했다.
색색거리던 여자의 신음에 고래고래, 돌고래 창법처럼 몇 키나 더 올라갔다.
그런 여자가 쏟아낸 시큼 달큼한 코코넛 오일 덩이를 쫍쫍, 쫍쫍, 야한 소리를 내며 은우가 단숨에 쭉 흡입했다.
그 모습을 상체를 들썩이던 여자가 설핏 훔쳐본다.
“맛있어?”
“먹어볼래?”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드는 여자의 입술로 직진하던 은우가 눈꺼풀을 덮은 질래를 보며 한쪽 입아귀를 쓱 말았다.
“키스할까 봐 그래?”
초옥. 입가로 향하던 그의 입술이 장밋빛으로 상기된 여자의 볼에 떨어졌다.
“마사지해줄게.”
“하던 건…?”
“바로 넣어줘?”
“…그게 아니라.”
은우는 얼굴이 발개진 여자의 수줍은 바람을 외면할 리 없는 매너남이기도 했다.
“혀 마사지야, 돌아누워 볼까요, 공주님.”
유두가 베드에 눌렸다. 은우가 질래의 가슴이 베드 바닥에 향하도록 돌려 눕힌 것이다. 이내 등부터 초옥, 쪽, 정성스레 핥아 내리는 남자의 두툼한 살덩이 때문에 질래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 어떤 고급 오일도 남자의 입에서 생성되는 타액과 비교할 바가 못 됐다.
츄르릅, 추릅. 춥, 부드러운 혀가 등골을 타고 내려올 때마다 오싹오싹, 스치는 곳곳에 한기가 서렸다. 짜릿짜릿, 전율이 흘렀다.
문제는 그의 두툼한 혀 마사지가 허리 끝자락에서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은우가 불시에 여자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양손으로 벌렸다.
“뭐 하는 거야?”
“마사지, 극락의 마사지야.”
“저, 저기. 흐읏, 읍.”
질래가 아랫배에 힘을 주어 둔근을 바짝 모았건만 모든 노력은 무용지물. 두 개의 언덕 사이에 제 혀를 집요하게 찔러 넣던 남자가 결국은 이긴 것이다.
질래의 복근에 힘이 풀리면서 둔근의 틈새가 열렸다.
“허억. 으읍.”
생전 처음 느껴보는 어색한 성감대. 수치스러운데도 황홀했다.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그저 전신이 바르르 떨려올 뿐, 이은우가 제 모든 걸 맛보는 순간이었다.
뾰족하게 세운 살덩이가 느릿느릿 선홍색 속살들을 할짝할짝 달래면서도 동그란 주름 위를 배회하듯 탐험하자 찔꺽찔꺽 음탕한 소리가 하체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장미 향이 났다. 옴칠옴칠거리는 귀여운 동그라미에서, 질구보다 좁은 그곳에 얼른 제 것을 박고 싶을 만큼 러블리한 구멍이었다. 처음으로 은밀한 부위를 빨린 여자가 하체를 파르르 떠는 모습을 보니 은우는 그녀를 안아 주고만 싶었다.
베드 머리를 꽉 움켜쥔 여자의 손도 잔뜩 오므려진 발도 귀여워 미치겠다.
질래는 이제 모든 걸 내려놓은 채 안락한 베드 위에 축 늘어졌다. 은우가 선물한 나른한 안마에 온몸의 잔 근육을 모두 쓴 듯, 긴장감이 확 풀려가던 그때였다.
“하자!”
다리가 들렸다. 은우가 누워 있는 여자의 다리를 끌어당기더니 질래의 내벽 깊숙이 굵직한 성기가 지나갔다.
어찌나 젖었는지 좁은 내벽이 은우를 부드럽게 씹어 삼켰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퍼억, 퍼억, 남자의 박음질이 격해졌다.
베드에 손을 짚고 있는 질래의 엉덩이 밑으로 굵은 막대기가 사정없이 꽂혔다. 헤드에서 뿌리 끝까지. 치켜올리듯 퍼억, 퍼억.
“으읏흡. 하아, 좋아. 이은우!”
여자의 신음이 고조되자 은우가 씰룩이는 여자의 등에 쪼옥, 쪼옥, 키스를 퍼부으면서도 피스톤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습한 스파실에는 소나기가 내렸다. 땀에 흠뻑 젖은 남녀의 거친 숨결만이 그 열기를 흡입할 뿐. 그가 일으킨 불꽃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그 축축함 속에서도 내벽엔 스파크가 튀었다.
그럴수록 베드 밑에서 흔들리는 두 개의 젖가슴이 소란스러웠다. 질래가 한 손으로 제 묵직한 가슴을 감싸 안은 채 쾌락의 비명을 질렀다. 손가락은 본능적으로 부푼 유두를 비비고 있었다.
“하앗, 으누. 저기. 으으읏. 흐으으.”
전력 질주. 남자의 페니스가 거세게 내벽 안을 오르내리더니 최후의 만찬을 위해 뿌리 끝까지 퍽, 내리찍었다.
하앗! 고된 탄식과 함께 질래의 등 위로 남자가 푹 꺼졌다.
절정이었다. 여자의 속살 사이사이로 은우의 뭉근한 액체가 틈틈이 채워졌다.
“사랑해… 사랑해. 가질래.”
그의 뜨거운 숨결과 심장박동이 질래의 등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스파 룸 바닥엔 질펀한 연유가 뚝뚝, 질구에선 마치 오늘 처음인 양 주룩주룩, 정액이 흘러내렸다.
은우가 좁은 1인용 베드에 누워 질래를 끌어안은 후 그녀의 귓가에 달달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렀다.
여자는 행복했다. 절대 잊을 수 없을 만큼.
혹 잦은 치댐에 싱그러운 꽃잎들이 닳아 없어질지언정, 어느 순간 속살들이 선홍빛을 잃어버린 채 축 늘어진다 해도 그게 은우 때문이라면 상관없다, 생각했다.
훗날 변색해 버린 유두도 끝까지 맛있게 음미할 남자란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샤워하자.”
어쩌다 보니 그에게 끼워진 채로 코알라처럼 매달려 샤워실로 향하는 길.
“사랑해, 은우야.”
그의 수고로 젖은 이마를 쓸어 올리며 질래는 오랜만에 사랑을 속삭였다.
그 달콤한 한마디가 남자를 다시 세우는 힘의 원천인지도 모른 채로.
사정으로 풀이 죽은 은우는 또다시 쑥쑥, 질래 안에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