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움찔거리는 은호의 종아리를 잡아 다리를 크게 벌린 하진이 잡은 종아리를 그녀의 가슴 쪽으로 밀어붙였다.
벌어진 채로 무릎을 접어 위로 올리자 은호의 음부가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금 빨아 줬다고 벌써부터 실룩거리고 있는 음부에 하진이 다시 혀를 내렸다.
혀를 뻗어 숨결이 닿을 때마다 실룩거리는 붉은 속살을 간질이자 은호의 허리가 들썩였다.
이 정도면 잠에서 깰 법도 한데 아직 깨어나지는 않고 그저 반응만 하는 것이 신기했다.
그 정도로 깊이 잠들 수 있는 것이 하진은 신기했다.
하진은 깊이 잠들어 본 적이 없다.
눈을 감고 있어도 항상 귀는 열려 있었다.
자객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깊이 잠든다는 것은 마음을 놓고 있다는 뜻이고, 마음을 놓는다는 것은 두 가지의 경우다.
둔하든가, 아니면 자신은 안전하다고 믿고 있든가.
후자의 경우에는 자신을 지켜 줄 누군가를 믿기 때문에 그 믿음으로 아무런 근심 없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것이다.
은호가 이렇게 깊이 잠들 수 있다는 사실이 하진을 기쁘게 만들었다.
적어도 은호의 마음에 불안이나 염려가 없을 정도로 자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신을 그만큼 믿어 주고 있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이에게서 무한한 신뢰를 받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하는 사이가 바로 부부 사이다.
살을 섞고 한 베개를 베고 잔다.
황제든 귀족이든 장사꾼이든 평민이든, 하다못해 종이라 할지라도 부부는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사이다.
몸의 가장 은밀한 곳을 보여 주는 유일한 상대이고, 자신의 전부를 내줄 수 있는 유일한 사이가 부부라고 하진은 생각한다.
서로를 누구보다 믿고 신뢰해야 하는 것이 부부이지만, 하진이 아는 이들은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가장 가까워야 하는 이들이 서로 가장 경계해야만 했고, 가장 미워해야만 했다.
그러나 은호는 다르다.
은호와 자신은 다르다.
자신들은 서로를 신뢰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서로를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다.
은호가 하는 일을 자신이 믿고 인정해 주고, 자신이 하는 일을 은호가 믿고 존중해 준다.
하진은 몇 가지 스스로 맹세한 것들이 있다.
은호를 울리지 않는다는 그런 것이 아니다.
물론 울릴 생각도 없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은호가 바라봤을 때, 그녀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좋은 세상, 좋은 나라’
라고 생각할 그런 나라를 만들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폭정을 저지른 탓에 백성들이 저를 욕하는 소리를 은호가 듣지 않게 할 것이다.
우연히라도 은호가 황궁 밖으로 나갔을 때 백성들이 저를 칭찬하는 소리만 은호의 귀에 들릴 수 있게 선정을 펼 것이다.
은호가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내, 부끄러워하지 않는 황제가 될 것이다.
언제까지라도 자신을 믿고 이렇게 푹 잠들 수 있도록 든든한 사내가 될 것이다.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겠구나.”
머리 위에서 들리는 은호의 가쁜 숨소리를 들으며 하진이 짓궂게 웃었다.
흠뻑 젖은 질구를 핥자 잠든 은호의 신음 소리가 더 커졌다.
타액과 음액이 뒤섞인 질구를 긴 손가락으로 찌르자 뜨겁게 젖은 점막이 그의 손가락에 휘감겼다.
“아……!”
은호의 허리가 들렸다.
손가락을 들락거리며 애무하자 애액이 찌걱찌걱 소리를 내며 회음부를 타고 흘러내렸다.
“아, 읏…… 하읏…… 거, 거기…… 이, 이상해요…….”
이상하다고 말하는 곳은 은호의 질구였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젖은 주름을 문지르던 하진이 손가락의 개수를 더 늘렸다.
세 개의 손가락을 안으로 밀어 넣자 손가락의 굵기만큼이나 벌어진 질구가 쩍, 쩍, 소리를 내며 안쪽을 내보였다.
손가락을 집어삼키고 있는 안쪽은 짙은 붉은색으로 젖어 있었다.
“이렇게 해도 모르면 절대로 혼자 자게 해서는 안 되겠군. 누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은호를 혼자 재우면 안 되는 핑계를 억지로 만들어 낸 하진이 거친 숨을 삼켰다.
그의 아랫도리는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었다.
뜨겁게 팽창한 음경이 욱신거릴 정도였다.
은호의 질 안을 휘젓던 손가락을 빼낸 하진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의 몸에 무겁게 휘감겨 있는 의복을 벗기 시작했다.
황제의 옷은 무척이나 거추장스럽다.
쓸데없이 이것저것을 입어야 하는 것이다.
옷만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니라 요대까지 그러하다.
귀찮기 짝이 없는 요대를 벗고 겉옷부터 시작해서 내의까지 벗는 동안에도 은호는 눈을 뜨지 않았다.
허벅지 위까지 야장의의 치맛단이 걷혀 올라간지라 훤히 하체를 드러낸 채로 은호는 잘도 자고 있었다.
몸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던 의복을 전부 벗은 하진이 은호의 다리를 끌어안고 그녀의 허리를 들어 올렸다.
이미 다리 사이의 음경은 충분히 성이 나 있었다.
꽤 오랫동안 하지 못한 탓에 잔뜩 독이 올라 있는 음경을 조금 전 제 손으로 눅진하게 풀어 놓은 구멍 안으로 천천히 밀어 넣기 시작하자 하진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하아…….”
하진이 긴 숨을 내쉬었다.
이런 느낌이었다.
마치 처음 하는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고작 며칠을 하지 못했을 뿐인데 처음 하는 것처럼 그녀의 뜨겁고 좁은 안쪽에 허리가 떨렸다.
좁은 내벽이 음경을 감싸며 조여 오자 하진의 허리에 힘이 들어갔다.
사납게 쑤시고 싶은 충동을 애써 참으며 하진이 천천히 허리를 밀어붙였다.
“하읏…….”
불끈거리는 살덩어리가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자 은호의 입술이 벌어지며 뜨거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 신음을 들으며 하진이 그녀의 다리를 끌어안고 더 깊숙하게 허리를 밀어붙였다.
“아……! 아읏, 아……!”
은호의 교성이 더 높아졌다.
“아……!”
조금 더 사납게 허리를 밀어붙였다 음경을 쑥 빼고 다시 퍽, 소리가 울릴 정도로 강하게 찌르자 그 순간 은호가 눈을 번쩍 떴다.
“아……!”
눈을 뜨는 동시에 크게 놀라는 그녀를 보며 하진도 아차 싶었다.
어의가 무리는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서 살살 하려고 했는데 그만 너무 거칠게 삽입해 버렸다.
오랜만에 맛보는 은호의 안쪽이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만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버린 것이다.
“폐, 폐하……?!”
은호가 놀라며 숨을 헐떡였다.
은호가 놀란 탓에 그녀의 질벽이 갑자기 수축했다.
수축하는 질벽이 제 음경을 잘라먹을 것처럼 조이는 탓에 하진의 입술에서 뜨거운 신음이 샜다.
이렇게 조여 오는데 어떻게 참겠는가.
어떻게 인내심을 초인적으로 발휘해야 이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할 수 있을까.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하윽! 아! 아아!”
하진이 은호의 안으로 음경을 더 깊숙하게 밀어 넣었다.
찌걱찌걱 울리는 물소리가 하진을 더 흥분시켰다.
이미 하진의 등줄기에는 쾌감이 소름처럼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숨이 거칠어졌고 은호의 다리를 잡은 손에는 힘이 바짝 들어가 손등에 핏줄이 일어났다.
“폐, 하읏! 아, 아아!”
“윽, 으윽!”
은호의 교성이 점점 정점으로 치닫는 것과 함께 하진의 숨소리도 평소보다 더 거칠어졌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과 너무 오래 참았다는 생각이 하진의 머릿속에서 충돌했다.
은호의 태중에 있는 아이를 생각해서 이런 짓은 멈춰야 한다는 생각과, 이 정도로 아이가 잘못될 리는 없다는 생각, 그리고 이 아찔한 것을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복잡하게 충돌하며 하진이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거친 숨을 흘렸다.
불끈거리는 음경을 밖으로 빼냈다가 다시 퍽, 하고 꿰뚫으면 제가 손으로 쥐고 있는 은호의 다리가 흔들렸다.
“하읏! 아! 아응, 응, 으응……!”
은호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하진을 쳐다봤다.
그녀의 벌어진 입술에서 연신 흘러나오는 더운 숨이, 그녀의 열기에 달아오른 눈동자가 하진의 머리를 아찔하게 했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흥분시킬 수 있는 여자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무슨 짓을 해서든 가지고 싶은, 가져야 하는 여자다.
자신의 음경을 삼킨 채로 수축하는 음부 안으로 거칠게 음경을 찌르며 하진이 짐승처럼 몸을 놀렸다.
지금 그가 느끼고 있는 은호의 열기, 은호의 숨결, 그리고 은호의 눈동자.
이 모든 것이 하진으로 하여금 조금도 참을 수 없게 했다.
이제 더는 참을 수가 없다.
여기서 조금만 더 인내하라고 하면 황궁에 불을 지르고 후궁들과 함께 타 죽으려 했다는 역대 어느 황제처럼 자신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누가 말한다면 그 목을 베어 버릴 것이다.
지금 하진의 상태가 딱 그랬다.
미치기 일보 직전.
금단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