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예정에 없던 녹용과 우황을 넣은 보약까지 먹게 되었으니 그에 부끄럽지 않게 힘을 써야겠지?”
“아앗…….”
하진의 품에 안겨 있던 은호의 몸이 반대로 기울었다.
하진이 몸을 뒤집으며 그녀를 침상으로 눕힌 것이다.
졸지에 하진의 아래에 눕혀진 은호의 위로 하진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녹용과 우황이 사내의 정력에 좋다는 말은 들었지. 그건 알고 있을까 모르겠구나.”
“무엇을…….”
“내가 어지간하면 약을 멀리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었지?”
“약을, 싫어하시나요? 쓴맛이 싫어서요?”
순진한 대답에 하진이 웃고 말았다.
약이 써서 싫어하다니. 누구를 세 살 어린아이로 아는 걸까.
하진이 약을 싫어하는 이유는 하나다.
믿지 못해서다.
약에 독을 타는 건 흔한 일이다.
후궁들이 그렇게 서로를 죽이고 죽고, 왕자들이 그렇게 서로를 죽이는 경우는 흔하다.
괜히 기미 상궁을 두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약이 써서 싫어하다니. 이렇게 순진한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마 이 여자밖에 없을 것이다.
“쓴 약을 억지로 먹어야 하니, 약을 먹은 만큼의 값어치는 해야겠지.”
“값어치라 하시면…….”
“가뜩이나 정력이 넘치는데 약까지 먹으니 그 주체할 수 없는 기운을 누가 다 받아 줘야 할까?”
“폐하, 그건…….”
“약 따위 먹지 않아도 하루에 세 번은 거뜬한데 약까지 먹으니 하루에 다섯 번은 해야 하는 걸까?”
“그렇게는 못 해요, 폐하.”
그 말을 진심으로 알아들은 은호의 얼굴이 무척이나 당황스럽게 바뀌었다.
“다리만 벌리면 되는데 못 하기는. 엄살이 늘었구나. 이렇게 말하다가도 막상 하기 시작하면 좋아서 매달리는 주제에.”
하진의 노골적인 말에 은호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폐하, 말씀이 너무…….”
“왜? 내가 틀린 말이라도 하는 것이냐? 늘 이러지 말라 저러지 말라고 하면서 막상 몇 번 쑤셔 주면 침의가 젖도록 꿀을 흘리는 것이 어디의 누구였더라?”
“폐하…….”
점점 더 새빨갛게 물들어 가는 은호의 얼굴을 보며 하진이 더 짓궂게 속삭였다.
“네 입은 싫다고 하지만 네 구멍은 내 양물을 꽉 물고 놓아 주지 않으면서, 뭘 그리 못 해.”
결국 은호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부끄러워서 더는 하진의 얼굴을 볼 수 없어진 것이다.
“얼굴을 가리면 어찌하느냐. 가리려면 귀를 가려야지. 그런데 은호야.”
하진의 손이 은호의 가랑이 사이를 쓰윽 문질렀다.
제 가랑이 사이가 이미 습하게 젖어 있는 것은 은호도 느끼고 있었다.
하진의 속삭임에 물든 것은 얼굴만이 아니다.
다리 사이도 충분히 물들었다.
“벌써 젖은 주제에, 그리 말라고? 아니, 그리는 못 한다고? 충분히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진의 손이 은호의 얼굴에서 그녀의 손을 떼 내었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동자가 제게로 다가오는 것을 보며 은호가 가쁘게 숨을 헐떡였다.
그 헐떡이는 숨이 하진의 입술 안으로 삼켜졌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입을 맞추고 있는 동안이면 적어도 이 사내가 더는 부끄러운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은호가 안심했다.
그러나 은호의 안도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으응…….”
질척이며 입술을 탐닉하던 하진이 몸을 일으킨 것이다.
“원래 여인이 회임을 하면 조심하라고 하지만.”
웃으면서 하진이 천천히 그의 몸에 걸치고 있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열에 달아오른 은호의 눈동자에 느긋하게 옷을 벗는 사내의 모습이 담겼다.
“나는 애초에 조심 같은 건 모르는 인간이라서.”
아름다운 몸이다.
선이 곱지 않아도, 투박한 선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은호는 하진을 보며 느꼈다.
사납고 투박한 선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그 몸의 모든 굴곡이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은 익숙해지지 않는 아름다움이다.
아무리 봐도 눈은, 가슴은 여전히 빠져들고 만다.
“나는 조심 따위는 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내 자식은 나를 닮아 강할 거라고 믿으니까, 조심 따위는 개나 주라고 해.”
웃으며 하진이 제 음경을 손에 쥐었다.
이미 발기한 성난 음경을 쥐고 느릿하게 훑는 손에 은호의 귀가 달아올랐다.
만져지는 것도 아닌데 허벅지 안쪽이 움찔거렸다.
이 사내의 말이 옳다.
자신은 입으로는 못 한다 하면서도 실은 이 사내를 원하고 있다.
두 번, 세 번, 네 번이라도 이 사내라면 기뻐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할까?”
낮은 속삭임이 더없이 짓궂다.
심술궂은 요구를 할 때면 이 사내는 곧잘 이렇게 낮게 속삭인다.
“네가 위에서 허리를 흔드는 것을 보고 싶은데 말이야.”
“폐하, 그건…….”
“내 위에서 네가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며 느끼는 것이 보고 싶어졌다.”
“앗…….”
하진의 손이 은호의 허리를 잡아 앉혔다.
그리고 그는 방석에 등을 기댄 채로 느긋하게 몸을 뉘었다.
손으로는 여유롭게 음경을 위아래로 훑으며 하진이 은호를 바라봤다.
빨리 올라앉으라는 눈빛이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서, 내 것을 끼우고 엉덩이를 흔들어 보려무나.”
은호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새빨개진 얼굴로 은호가 하진의 위로 올라갔다.
그의 하체 위로 올라가 다리를 벌리고 앉아 천천히 허리를 내리자 젖어 있는 음부에 하진의 음경이 비벼졌다.
“네 손으로 쥐고, 넣어.”
계속되는 요구에 은호가 하진의 음경을 한 손으로 쥐었다.
한 손에 쥐어질 리가 없는 음경이지만 애써 놓치지 않으려고 붙잡으며 은호가 제 음문 안으로 그것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귀두를 음문에 맞추고 손을 뗀 후에 천천히 엉덩이를 내리자 굵고 뜨거운 것이 느릿하게 그녀의 몸 안으로 밀고 올라왔다.
“하읏…….”
뜨거운 것이 제 안으로 밀고 올라오자 은호의 허리가 잘게 떨렸다.
허리를 떨며 은호가 하진의 손을 꽉 잡았다.
“자, 잡아 주세요…….”
붙잡은 그의 손을 제 허리에 올리며 은호가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그녀의 허리에 올려진 하진의 손이 그 허리를 힘껏 붙잡았다.
그 힘이 저를 놓지 않는다고 안심한 은호가 그제야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아, 읏…….”
하진의 손에 허리를 맡긴 은호가 위아래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때마다 찰박거리는 젖은 소리가 맞닿은 살결 사이에서 새어 나왔다.
“아, 하읏, 읏, 하읏…….”
은호가 엉덩이를 흔들며 두 손으로 제 허리를 잡고 있는 하진의 팔을 꽉 쥐었다.
단단한 팔을 꽉 쥐고 그녀가 엉덩이를 흔들 때마다 그녀의 젖가슴이 함께 출렁거렸다.
회임한 탓인지 평소보다 풍만해진 젖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출렁거렸다.
“하응, 아, 응, 으응……!”
그녀의 숨소리도 흔들렸다.
벌어진 붉은 입술에서 뜨거운 열기가 섞인 신음이 걷잡을 수 없이 터졌다.
제 위에서 흔들리는 은호를 바라보는 하진의 눈동자에 열기가 차올랐다.
붉게 상기된 채로 헐떡이는 얼굴, 다물지 못하는 입술, 열기가 가득한 눈동자.
그리고 위아래로 흔들리는 젖가슴. 제 손에 잡힌 잘록한 허리.
제 양물을 문 채로 위아래로 들썩이는 둔부.
젖은 탓에 까만 윤기가 묻어나는 음모 아래로 붉게 갈라진 속살 사이 제 음경이 보였다 사라지는 것이 여간 음란한 것이 아니다.
저 붉은 속살은 한없이 좁은데 그것이 제 음경을 집어삼킬 때는 또 얼마나 음란하게 늘어나는지 하진은 알고 있다.
저를 삼키는 구멍.
이렇게 작고 가녀린 여자가 저를 송두리째 삼킨다.
마치 이렇게 작은 구멍이 제 음경을 통째로 삼키듯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니까.”
더는 참지 못한 하진이 그대로 은호를 밀어 넘어뜨렸다.
“아……!”
하진의 몸에 떠밀려 순식간에 그의 아래에 깔린 은호가 고개를 들었다.
엎드린 그녀의 엉덩이가 거친 손에 의해 위로 들렸다.
그리고 뜨거운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벌린다 싶더니 조금 전까지 하진의 음경을 삼키고 있던 구멍에 젖은 혀가 닿았다.
“폐……!”
축축하게 젖은 혀의 느낌에 은호가 놀라 돌아보려 했지만 그 전에 그녀의 얼굴이 금침에 파묻혔다.
하진의 입술이 그녀의 음문을 거세게 빨아올린 탓이다.
“하읏! 아! 폐, 폐하! 아! 아아!”
집요하게 빨아 대는 입술과 음문을 가르고 파고 들어오는 질척한 혀에 엉덩이를 맡기고 은호가 정신없이 소리를 질렀다.
지금 자신이 내지르는 소리가 밖에 서 있는 사비를 비롯한 상궁, 궁녀들에게 전부 들린다는 것을 알지만 터져 나오는 신음을 막을 길이 없다.
이 아찔하고 터질 것 같은 환희를, 희열을 어찌 막는단 말인가.
“아아!”
뜨거운 입술이 떨어져 나간다 싶더니 그곳으로 사나운 음경이 밀고 들어왔다.
쇄기가 몸 안 깊숙하게 찔러 들어오며 안쪽을 격렬하게 드나들자 엎드린 채로 은호가 쾌감을 누르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좋으냐?”
그녀의 등에 하진의 가슴이 겹쳐 왔다.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은 하진이 그녀의 출렁이는 젖가슴을 손으로 감쌌다.
젖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 유두를 비틀자 그 아릿한 쾌감에 은호의 음문이 하진의 음경을 더 바짝 죄었다.
“하윽! 아! 아아!”
“좋으면 더 소리 지르거라.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러서, 이 연환궁의 저 못된 것들에게 네가 지금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려 주거라.”
“하윽! 하아! 아! 아아! 아! 폐하!”
“황제의 양물에 박혀 좋아 울부짖는 소리를 평생 내 양물을 구경조차 못 할 것들에게 들려주거라. 그래야 자비롭지 않겠느냐. 소리라도 들려줘야지.”
짓궂게 속삭이며 하진이 더 격렬하게 허리를 쳐 댔다.
뒤쪽에서 음경을 쑤셔 넣을 때마다 살끼리 부딪치며 젖은 소리가 귀를 뒤덮었다.
은호야, 은호야, 음경을 쑤셔 넣을 때마다 이름을 불러 오는 목소리에 은호의 머리가 먹먹해졌다.
몸이 불덩어리가 되어 녹아내리고 있었다.
하진이라는 사나운 불덩어리가 자신을 삼키고 녹이고 있었다.
그 순간, 하진의 이가 그녀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은호가 제 안으로 퍼지는 씨물을 선명하게 느꼈다.
하진의 파정이었다.
금단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