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단의 꽃-14화 (14/108)

14.

은호의 입술을 물어뜯은 사내가 제 숨결을 그녀의 안에다 토해 놓았다.

숨결과 함께 파고들어 온 혀가 입천장을 훑고 사납게 그녀의 혀를 휘감아 빨아올렸다.

‘뜨, 뜨거워……!’

제 허벅지를 움켜쥐고 있는 사내의 손이 뜨겁다.

그러나 그보다 더 뜨거운 것은 제 입술을 덮고 있는 사내의 입술이었다.

그 입술은 마치 불덩어리처럼 뜨거웠다.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우기라도 할 것처럼 사내가 그녀의 숨결을 낱낱이 빨아올렸다.

야장의의 허리띠가 풀리자 얇은 옷자락이 사락사락 구겨지는 소리를 내며 옆으로 벌어졌다.

움찔거리는 은호의 젖가슴이 사내의 가슴에 짓뭉개졌다.

그런 젖가슴에 사내의 손이 올라왔다.

사내의 손가락이 젖가슴을 얽었다.

길고 굵은 손가락이 연한 살갗을 짓이기며 틀어쥐었다.

그 손가락 사이로 분홍색의 유륜이 엿보였다.

“하읏……!”

사내가 입술을 떼자 은호가 참고 있던 숨을 헐떡였다.

가쁜 숨을 헐떡일 때마다 은호의 젖가슴이 사내의 눈앞에서 위아래로 흔들렸다.

봉긋하게 드러난 젖가슴을 손으로 움켜잡은 사내가 유륜을 혀로 핥았다.

사내의 타액에 젖은 유두가 뾰족하게 일어서며 점점 색이 진해졌다.

타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유륜을 핥던 하진이 이로 유두를 잘근거리며 씹었다.

“아……!”

단단한 이에 물어뜯기며 은호가 아릿한 소리를 내질렀다.

유두를 잘근거리던 이가 젖가슴으로 옮겨 가자 하얀 살결에 붉은 흔적이 점점이 물들어 갔다.

손을 움직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허리가 들썩였다.

제 가슴을 잡아먹을 듯 탐닉하는 사내의 숨결에 젖무덤이 젖어 드는 것과 함께 은호의 머릿속이 열기로 달아올랐다.

그때 다시 사내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깊숙하게 파고든 혀가 은호의 혀를 휘감았다.

저를 씹어 삼킬 것처럼 입술을 짓누르고 혀를 빨아올리는 사내의 입술에 은호가 저도 모르게 바짝 매달렸다.

그 입술이 저를 놓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 입술이 그 입술을 놓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내의 입술에 매달려 은호가 숨을 헐떡였다.

타액으로 얼룩진 젖가슴을 짓이기던 사내의 손이 옆구리를 더듬으며 내려와 은호의 엉덩이를 감싸 쥐었다.

작고 둥근 엉덩이가 사내의 손바닥에 갇힌 채로 바들거렸다.

손가락의 끝이 엉덩이의 갈라진 틈새로 파고들어 오자 사내의 아래에 짓눌린 은호의 몸이 흠칫 놀라며 뻣뻣해졌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 닿을락 말락 한 손가락에 크게 놀라 몸을 웅크리는 은호에게서 입술을 떼며 사내가 픽 웃었다.

그 웃음에 은호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곳이 젖었나 볼까?”

엉덩이를 놓아준 사내의 손이 은호의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힘도 주지 못하고 있는 허벅지를 가뿐하게 벌린 사내가 허벅지의 안쪽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거친 손바닥이 허벅지 안쪽의 연한 살결을 쓸어내리자 은호의 몸이 바들거렸다.

“흠뻑 젖었군.”

제 다리를 벌리고 훤히 드러난 하체를 들여다보는 사내의 시선에 은호가 눈을 질끈 감았다.

사내의 말이 아니더라도 제 하체가 젖은 것은 누구보다 은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다리 안쪽이 축축하게 젖기 시작한 것은 사내의 입술에 빨리면서부터였다.

“여기가.”

사내가 손바닥으로 눅진하게 젖은 음문 위를 쓸어 올렸다.

“잔뜩 젖었어.”

“…….”

사내의 말에 은호가 입술을 살며시 깨물었다.

조금 전까지 무섭다, 싫다고 말한 주제에 하체를 흠뻑 적시고 있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아……!”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사내의 손가락이 질구를 비집어 열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감았던 눈을 뜨고 말았다.

사내의 손가락은 거침없이 그녀의 안으로 쑥 밀고 들어왔다.

그 탓에 그녀의 허리가 높이 들렸다.

“아흑……!”

안으로 깊숙하게 밀고 들어온 손가락이 그녀의 안쪽 내벽을 긁어 내렸다.

이미 젖어 있는 곳으로 손가락이 들락거릴 때마다 찔꺽찔꺽 음란한 소리가 은호의 귀를 괴롭혔다.

귀를 막고 싶었다.

제 몸 안에서 나는 소리가 부끄러웠다.

“몸에서 힘을 빼고, 다리를 더 벌려.”

힘을 빼라니, 사내의 손이 들어오는 것으로 이미 경직된 몸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는데 힘을 빼라니,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

“이렇게 힘을 줘서야 어디 내 것이 들어가기나 할까.”

사내의 목소리에는 즐거움이 깃들어 있었다.

이 상황을 즐기는 것이 분명한 짓궂은 웃음이었다.

“내 양물은 늙은이의 나무 막대기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되게 큰 것이라서, 아. 전에 물어봤으니 알겠지.”

은호의 얼굴에 화악 달아올랐다.

일전에 이 사내의 강요로 그의 양물을 입에 삼킨 적이 있었다.

입이 찢어질 정도로 크고 굵은 음경, 그것을 입에 물고 있는 내내 숨이 버거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윗입보다 아랫입이 더 잘 벌어져야 할 텐데.”

새빨개진 얼굴로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는 은호의 눈가에 가볍게 입을 맞춘 사내가 양손으로 은호의 다리를 더 넓게 벌렸다.

“아……!”

그리고 제가 벌린 그녀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내렸다.

뜨거운 숨결이 제일 먼저 하체를 덮었고, 그다음으로 사내의 젖은 혀가 그녀의 음문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젖은 살점을 혀끝으로 문지르고 벌어진 안쪽의 구멍 안으로 더 깊숙하게 혀를 밀어 넣었다.

“하읏! 아, 아!”

단단한 손가락과는 달리 물컹한 혀가 안쪽으로 밀고 들어와 거세게 휘젓고 빨아올리자 은호의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했다.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손이 자유롭다면 사내의 얼굴을 제 하체에서 밀어 내고 싶었다.

그러나 여전히 손은 묶인 채였고 그녀는 다리를 벌린 채로 허리와 엉덩이를 들썩이는 것이 전부였다.

젖은 소리가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울렸다.

사내가 저를 먹어치우는 소리였다.

이제는 제 음문이 젖은 것이 사내의 타액 때문인지 아니면 스스로가 흘리는 애액 때문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그녀의 음문을 탐했을까.

사내가 얼굴을 들자 은호가 저를 내려다보는 사내의 눈과 마주쳤다.

유난히 검은 눈동자가 웃음을 머금고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무섭고 사납다고 생각했던 눈이 지금은 조금 덜 무서웠다.

아니, 무섭기보다는 짓궂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는 거다. 지금처럼 그렇게, 나만 보는 거다.”

이 사내만.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이 사내만.

그런 것이 가능할까.

다른 것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내게 홀리는 거다.”

홀린다, 이 사내에게.

그때였다.

“아……!”

눅진하게 젖은 귀두가 그녀의 음문을 꾹 누르며 밀고 들어왔다.

사내의 얼굴을 정신없이 올려다보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사내가 바지를 풀어 내린 것이다.

사내에게 홀려 그 눈을 바라보고 있느라 사내가 옷을 벗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내의 음경이 제게 들어올 준비를 하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 것이

‘홀리는’

것이라는 걸 은호가 비로소 깨달았다.

이 사내의 눈빛에 홀리고, 표정에 홀리고, 그리고 저를 만지는 손길에 홀렸다.

홀리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안으로 묵직한 것이 음문을 열어젖히며 들어섰다.

“하윽!”

은호가 비명 섞인 신음을 토했다.

손가락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질량감이 그녀의 하반신을 압박해 왔다.

겨우 귀두의 일부만 묻혔을 뿐인데 그녀의 음문은 찢어질 것처럼 갈라지고 있었다.

억지로 열어젖혀지는 압박감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덜덜 떠는 그녀의 입술에 사내의 입술이 내려앉았다.

더운 숨을 그녀의 입 안에 불어넣어 주며 사내가 허리를 단숨에 밀어 넣었다.

“……!”

은호의 비명은 사내의 입 안에 삼켜졌다.

터져 나오지 못하는 비명 대신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단단한 것이 그녀의 안으로 단번에 꿰뚫고 들어온 것이다.

벌어지지 않으려 애를 쓰는 점막을 벌리며 우악스럽게 밀고 들어온 기둥이 그녀의 몸을 벌리며 기어이 안쪽까지 파고들어 왔다.

은호의 허리와 엉덩이를 두 손으로 감싼 사내가 그녀의 입술을 탐하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허리와 엉덩이를 쓸어내리는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제 몸 안을 찌르는 기둥은 사나웠다.

“아흣!”

사내가 입술을 열어 주는 것과 동시에 은호가 소리를 높였다.

그녀의 입술을 놓아준 사내가 다시 두 손으로 그녀의 발목을 잡아 벌리며 허리를 쳐올렸다.

퍽―, 소리가 울리며 은호의 몸이 흔들렸다.

“아! 아흣!”

소리를 높이는 그녀의 발목을 꽉 잡은 채로 사내가 그녀의 안을 거침없이 퍽퍽 찔러 댔다.

사내의 기둥이 밀고 들어올 때마다 은호가 숨 가쁘게 소리를 질렀다.

묶인 손을 버둥거릴 때마다 손목에 자국이 생겼다.

아래쪽은 마치 풀무 불에 녹아내리는 것처럼 뜨거웠다.

제 몸이 은을 녹이는 풀무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며 은호가 허리를 흔들었다.

전신에 불이 붙은 것처럼, 자신의 몸에 사내의 불이 옮겨붙은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며 은호가 기어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이제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사실에 그녀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두려우면서도 속절없이 빠져들고 마는 이 상황에 이제 더는 어찌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눈물이었다.

그런 은호의 안으로 사내는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그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은호의 젖가슴도 흔들렸다.

새빨간 물이 든 젖가슴이 흔들리며 그 위로 사내의 더운 숨이 내려 덮였다.

철벅철벅 소리를 내며 박아 대던 사내의 음경이 그녀의 몸 안에서 점점 커져 갔다.

착각이 아니었다.

사내의 음경은 정말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

버거울 정도로 안에서 부풀어 오른 음경이 한순간 퍽, 하고 세찬 물줄기를 뿜어낸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은호의 내벽 안으로 뜨거운 물줄기가 쏟아졌다.

꿀렁거리며 안으로 쏟아지는 그것이 사내의 씨물이라는 것은 은호도 알았다.

제 몸 안에 사내가 씨물을 뿌린 것이다.

끊임없이 씨물을 쏟아 내면서도 사내는 허리를 멈추지 않았다.

몸 안에는 사내의 씨물이, 그리고 은호의 얼굴 위로는 사내의 더운 숨이 그렇게 흩어지고 있었다.

금단의 꽃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