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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꽃-3화 (3/108)

3.

“지, 지금이라도 나를 보내 주면 내 부친께 그대가 내게 한 짓에 대해서는 함구하겠소.”

부친의 이름을 들으면 태도를 바꿀 것이라 여겼지만, 은호의 기대는 빗나갔다.

“주 승상의 딸이라니 더 흥미가 가는데?”

사내의 눈동자는 오히려 더 사나운 빛을 머금었다.

그저 사나운 것이 아니라 탐욕이 깃든 그런 눈빛이었다.

지금 저항하지 않으면 그 탐욕에 자신이 삼켜질 것이라는 걸 은호가 예상했다.

“제발…… 소리를 지를 거요.”

“소리 지르고 발버둥을 쳐도 상관없지만…… 그 소리를 듣고 몰려온 사람들 중에 한 명이라도 네가 주 승상의 딸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자가 있다면 주 승상의 절세미인 딸이 칠석의 밤에 외간 사내와 이런 여관에서 벌거벗은 채로 뒹굴고 있더라는 소문이 곧 온 도성 안에 퍼지겠지. 설마, 그렇게 되는 걸 바라는 것이냐?”

사내의 말에 은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말이었다.

“그, 그건…….”

“그런 소문이 퍼지면 데려가려는 혼처도 없을 터. 게다가 주 승상은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지. 음전하지 못한 딸을 둔 아비라고 손가락질을 받을 테니 말이야.”

이 사내는 어찌 이리 잔인한 말만 골라서 하는 걸까.

남을 괴롭히고 짓밟으면 저에게 무슨 득이 있다고 이러는 걸까.

“얌전히 있으면 순결은 지켜 준다고 약속하지.”

“저, 정말입니까?”

“나는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대신, 저항하지 말고 얌전히 있는다는 조건이야.”

“야, 약속은 반드시…… 지켜 주시오…….”

이 사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는 모르지만 순결을 지켜 준다는 말에 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몸을 버릴 수는 없다.

순결만 지킬 수 있다면 지금은 무슨 짓을 한다 하더라도 참을 수 있다.

“으, 응……!”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거의 동시에 사내의 입술이 은호의 입술에 겹쳐졌다.

처음보다 조금 더 거친 몸짓이었다.

허락은 했지만 강한 거부감에 애써 밀어 내려는 은호의 혀를 휘감은 사내의 숨결과 은호의 숨결이 뒤엉켰다.

“응, 응…….”

사내의 가슴을 약한 두 주먹으로 때리며 은호가 괴로워했다.

사내와의 입맞춤이 버거웠다.

숨이 막히고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그리고 제 몸을 더듬는 사내의 손에 와락 겁이 났다.

이 사내는 정말 약속을 지킬까?

그렇게 자신을 안심시켜 놓고 능욕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사내의 말을 믿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으응, 읏, 흐읍…….”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는 은호가 사내의 입술에 삼켜진 채로 어깨를 떨었다.

이 사내가 언제까지 제 입술을 탐할지 알 수 없었다.

입술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탐할 생각인 것일까.

그때였다.

“하윽……!”

사내의 입술이 떨어졌다.

입술이 떨어지자 은호가 참고 있던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숨 가쁘게 헐떡이는 은호의 저고리에 사내의 손이 닿았다.

“옷은…….”

사내의 손이 저고리를 벗기자 은호가 화들짝 놀라며 두 손으로 제 젖가슴을 가리려 했다.

그러나 가슴을 가리려던 손이 사내에 의해 제지당하며 드러난 흰 젖가슴에 사내가 그대로 얼굴을 파묻었다.

“아……!”

사내의 더운 숨이 은호의 젖무덤으로 번져 나갔다.

“아, 안 돼……!”

사내의 젖은 혀가 제 유두를 휘감고 빨아올리자 은호가 허리를 비틀어 사내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제 몸을 짓누르고 있는 사내의 무게를 그녀가 감당할 수는 없었다.

“하윽……!”

은호의 젖가슴을 빨며 사내가 그녀의 허벅지를 더듬어 치마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하윽!”

사내의 거친 손이 다리 사이의 둔덕을 속곳과 함께 움켜쥐자 은호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하. 하지 마시오! 제발……!”

사내의 손에 제 속곳이 끌려 내려가는 것을 느끼며 은호가 애원했다.

“범하지 않는다 하지 않았소! 약속을……!”

“만지지 않는다 했더냐? 순결을 지켜 준다 했지. 끝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이의 약속은 그게 아니었나? 아직은 내 좆을 네게 박지 않겠다는 뜻이다. 아직은 말이지.”

아직은.

이게 무슨 뜻일까. 아직은, 이라니?

“아……!”

그러나 그 말의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다리가 벌려지며 걷어 올려진 치마가 은호의 허리 위로 밀려 올라왔다.

속곳이 벗겨진 채로 치맛단이 위로 걷히자 사내의 눈앞에 은호의 음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하, 하. 하지 마오!”

사내의 입술에 빨린 젖가슴은 온통 타액으로 번들거렸고 그 중심에 유두가 뾰족하게 솟아 있었다.

그리고 한껏 벌어진 채로 드러난 다리 사이의 거무스름한 음모를 사내가 손가락 끝으로 건드렸다.

“미치겠군. 탐스럽게 벌어져서 빨리 박아 달라고 보채는 이 구멍에 박을 수가 없다니.”

사내의 중얼거림에 은호의 등으로 소름이 돋았다.

사내의 눈빛만 보면 금방이라도 자신을 범할 것만 같았다.

“이 좁은 구멍에 들어가고 싶다고 내 좆이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그냥 약속이고 뭐고 박아 버릴까?”

“야, 약속을……!”

“좁겠지. 이 구멍은.”

사내가 손가락 끝으로 은호의 음문을 문질렀다.

“아, 아읏……!”

은호의 몸이 비틀렸다.

허리를 비틀며 저항하려는 은호의 음문을 사내의 손가락이 벌리고 안쪽을 비볐다.

“하윽……!”

사내의 손끝이 음문의 안쪽에 숨겨져 있던 붉은 속살을 누르는 순간 은호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은호의 음문을 만지는 사내의 손가락은 집요하고, 탐욕스러웠다.

“과연, 사내를 모르는 몸이군.”

흡족한 것 같은 미소가 은호의 귀를 건드렸다.

사내의 웃음소리는 마치 난폭한 맹수가 웃는 것 같은 그런 소리와 흡사했다.

사내의 손가락이 음문을 더 집요하게 문지르고 안쪽으로 파고들자 음문에서 흘러내린 젖은 것이 제 회음부를 적시는 적나라한 감각에 은호가 숨을 헐떡였다.

“잘 기억해 두는 것이 좋아. 내 손의 느낌을 말이야.”

은호의 음문에서 손을 뗀 사내가 그녀의 몸을 뒤집었다.

“흑……!”

순식간에 엎드려진 은호의 엉덩이를 벌린 사내가 그녀의 살점을 깨물었다.

“아……!”

엉덩이를 물어뜯은 사내가 두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의 안쪽을 더듬었다.

사내의 손이 허벅지 위로 더듬어 올라와 조금 전까지 지분거리던 음문의 벌어진 틈새로 굵고 긴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하, 하윽!”

제 안으로 찔러 들어오는 사내의 손가락에 놀란 은호가 앞으로 기어 도망치려고 했지만 사내의 손이 그녀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의 엉덩이를 사납게 물어뜯으며 그녀의 음문을 집요하게 손가락으로 쑤시던 사내가 그녀의 뒤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 이제 끝난 걸까?’

사내의 몸이 떨어져 나가자 이제 끝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은호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벗겨진 제 저고리를 찾으려 했지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제 옷을 벗는 사내의 모습이었다.

얼굴 가득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사내가 입고 있던 옷을 전부 벗어 던졌다.

“아, 아…….”

겁을 먹은 은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에 저를 향해 솟은 사내의 음경이 들어왔다.

시퍼런 핏줄로 감싸인 붉은 살덩이가 팽팽하게 부풀어 그녀를 향해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약속이고 뭐고 네 구멍 안에 내 좆을 쑤셔 박을 것 같으니,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네 입으로 빨아 보거라.”

“어, 어떻게 그런…….”

빨라고?

사내의 그것을 지금 제 입으로 빨라는 것일까.

어떻게 그런 망측한 짓을 하라는 것일까.

“입으로 빨지 않으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네 다리를 벌리고 박을 수밖에.”

“하, 하겠소……!”

그것만큼은 안 된다.

‘차라리 입으로 하는 것이 나을지도…….’

저런 것에 아래를 뚫리면 처녀가 아닌 것을 나중에 혼인의 상대에게 들킬 것이다.

차라리 입으로 하는 것이 낫다.

적어도 입은 흔적이 남지 않으니 말이다.

결심을 한 은호가 사내의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흘러내린 치맛단이 그녀의 무릎 아래에 깔렸다.

벌거벗은 채로 사내의 앞에 엎드린 은호가 꿈틀거리고 있는 사내의 음경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잡았다.

금단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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