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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을 끝까지 읽었어야 했다-118화 (118/184)

118화

디아나가 눈을 떴을 땐 곁에서 에드윈이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상태였다. 분명 샬롯의 품에서 잠들었는데 어떻게 에드윈이 여기에 있는 걸까.

그러나 이내 그의 손에 배긴 고삐의 흔적과 거칠어진 뺨을 보자 그 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디아나는 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침대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피로한 길이었을 테니, 조금 더 쉬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디아나가 슬쩍 몸을 빼는 순간, 눈도 뜨지 않은 에드윈의 손이 디아나의 팔을 턱 하고 잡았다.

“전하?”

“……지 마라.”

에드윈의 목이 죄 잠겨 있었다. 디아나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에드윈의 곁으로 돌아왔다. 에드윈은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밀어 올렸다. 그곳엔 먼 길을 달려오는 내내 그리던 디아나의 얼굴이 있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에드윈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퍼졌다.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내 품에서 달아나는 건 안 되지.”

에드윈이 디아나의 팔을 당겼다. 그러고는 제 몸 위로 엎어진 디아나를 꼭 끌어안았다.

“그렇게…… 급하게 오실 필요 없었잖아요.”

“있었다. 애초에 그대를 혼자 두고 먼 곳으로 간 게 잘못이었어.”

이건 진심이었다. 밀레타 영식에게 다른 뜻이 없었기에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정말 피를 볼 뻔했다.

“난 그대가 위험해진다면, 그렇게 내버려 둔 날 용서할 수 없어.”

“저어, 밀레타 영식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어떤 가능성이더라도. 내가 참을 수 없다.”

에드윈의 흑안에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가끔 상상을 넘어서는 에드윈의 추진력과 막무가내인 고집은 당황스러웠지만, 그 또한 디아나를 향한 애정이었다.

“그런 게 있다면 내 손으로 없애야 해.”

에드윈은 태어나서 처음 가져 보는 사랑스러운 연인의 존재에 티끌이라도 앉을까 늘 염려했다.

“설령, 그게…… 상식을 벗어난 마녀와 같은 존재라고 해도.”

디아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곧 에드윈에게 직접 전하려고 했지만, 샬롯이 한발 빨랐다.

“제가 말하려고 했는데.”

“괜찮다. 그대가 괴로운 이야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자고 한 샬롯 부인의 의견에 나도 동의한다.”

과연 속이 깊은 샬롯이었다. 디아나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디나, 그대의 불안이 한 점도 남지 않고 지워질 때까지…… 내가 그것들을 없애겠다.”

그의 굳은 말만으로도 든든했다. 에드윈은 충분한 의지와 실행력을 가진 남자였다. 하지만 전적으로 그에게 의지하기만 할 생각은 없었다. 둘이서 나란히 현재와 미래를 걸어 나가고 싶다는 디아나의 바람은 무엇보다 우선이었다.

“네. 전하와 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맞설 거예요.”

“그대는 용감하군.”

“아뇨, 아직 두려운걸요.”

디아나가 솔직한 마음을 뱉었다. 처음 디아나가 되어서 황후로서 루카스 앞에서 자결했을 때는 두렵지 않았다. 그땐 소중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생에서 디아나가 간직하고 싶은 것은 먼지 한 톨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리고 두려운 것이 꼭 나쁜 것 같진 않아요.”

“지키려는 것이 소중할수록 두렵지. 그대는 기사도를 배운 나보다 낫군.”

에드윈이 배운 기사도에선 두려움을 잊지 말라고 가르쳤다. 과용은 금물이라는 맥락도 있었지만, 애초에 두려움을 잊은 자는 더 쉽게 다치고 적을 제대로 가늠할 수 없다. 디아나는 그 가르침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

“이러다 그대가 공작이 되면 내가 추월당할 것 같다.”

“그것도 좋은데요?”

디아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에드윈이 와락 디아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너무 피곤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 위에서 미소 짓는 디아나를 보자 하체에서 뚜렷한 반응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에드윈이 능숙하게 디아나의 잠옷을 벗겨 냈다. 애가 탔던 만큼 다급한 손길이 디아나의 뽀얀 가슴을 쥐는 건 순식간이었다. 어떤 가르침은 몸에 새겨진다. 디아나는 에드윈을 통해서 남자를 배웠고 그의 손길에 익숙해져 있었다.

에드윈의 커다란 손이 디아나의 가슴을 가득히 쥔 채로 손가락 사이에 유두를 끼우고 비볐다. 그러면 몸이 기억하는 쾌락이 저릿하게 가슴을 타고 울렸다.

에드윈과 몸을 섞을수록 둘 사이의 체온이 달아오르는 시간이 짧아졌다. 몸이 기억하는 것은 제 가슴을 탐하고 베어 물 때 오는 쾌감만이 아니었다.

“아, 전하…….”

에드윈의 손이 아직 허리 아래로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가랑이 사이가 뜨겁고 욱신거렸다. 언제부턴가 디아나의 몸은 에드윈의 손이 닿으면 깊숙한 곳부터 젖어 들었다. 일종의 학습 효과이기도 했고, 감각이 더 예민해진 탓도 있었다. 에드윈이 집요하게 물고 빨아 댈수록 온몸의 신경이 더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서 괴로울 정도였다.

“안 돼.”

허리를 비트는 디아나를 꽉 잡은 에드윈이 단호하게 말했다. 낮은 목소리에 이미 색기가 어릴 대로 어린 채였다.

“아무 데도 못 간다고 했잖나.”

디아나의 음부에 꼿꼿이 선 페니스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그러자 한층 더 혈류가 음부를 향해 쏠리는 것 같았다. 더 숨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손도 대지 않은 음부가 젖어 드는 느낌이 들자 자꾸만 에드윈의 손길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흐…….”

에드윈이 손을 뻗어 디아나의 클리토리스를 능숙하게 찾았다. 그저 손이 툭 닿기만 했는데 아까보다 한층 아래가 조여드는 느낌이 들었다.

에드윈은 다급하게 제 옷을 풀어 헤치고 한창 성이 난 페니스를 꺼냈다. 속박에서 벗어난 페니스는 반동하며 강하게 튀어 올랐다. 마침 에드윈의 몸 위에 올라타 있던 디아나의 음부 근처에 자연스럽게 뜨겁고 단단한 열기가 전해졌다.

에드윈은 낮은 한숨을 삼키며 디아나의 안색을 살폈다.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디아나를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손은 어느샌가 페니스를 잡고 디아나의 음부 근처를 문지르고 있었다.

“으, 에드…….”

“젖은 것 같은데.”

디아나는 달아오른 뺨을 숨기려 일부러 에드윈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었다. 그러자 예기치 않게 음부가 살짝 벌어졌다. 끈적거리는 액체를 머금은 채 벌어진 균열은 에드윈의 단단한 페니스가 파고들기 딱 좋았다.

“내 착각이 아니었군.”

에드윈의 짓궂은 말에 디아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에드윈은 균열을 따라 페니스를 비비다가 방향을 위쪽으로 틀었다. 안 그래도 피가 온통 쏠린 클리토리스를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페니스 끝이 꾹꾹 눌러 대자 디아나는 더는 침묵을 유지할 수 없었다.

“아읏.”

“언제부터 젖은 거지?”

낮은 목소리가 집요하게 디아나의 귓가를 적셨다. 클리토리스를 쿡쿡 찌르던 페니스에 그의 엄지까지 더해지자 이성이 희미해졌다.

“으, 에드윈…… 그만. 아흐, 놀, 놀리지 말아요.”

“말해 줘. 내 손길이 닿아서 그대의 아래가 촉촉하게 젖은 거라고.”

에드윈이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반드시 답을 듣고야 말겠다는 집요한 욕망이 그의 눈동자에 번뜩였다.

“대답하기 전까진, 이대로 아침이 올 때까지 계속할 수도 있는데.”

참으로 야속한 말이었다. 물론 에드윈도 그렇게 버틸 자신은 없었지만, 지금 디아나는 이성적으로 뭘 판단할 상황이 아니었다. 벌어진 가랑이를 타고 애액이 흐르는 것을 자신도 느낄 수 있었다. 에드윈이 모를 리 없었다.

대답을 재촉하듯, 에드윈의 페니스가 질구 근처만을 쿡쿡 찔렀다. 그때마다 디아나는 이유도 모른 채 입술이 바싹바싹 말랐다.

“아흐으, 에……드.”

“어서, 말해 봐. 내 손길에 이렇게 젖은 거라고.”

에드윈의 목소리가 나른하게 울렸다.

“앞으로도 내 손에만 젖을 거라고, 어서…….”

애가 타는 것은 에드윈도 마찬가지였다. 조금만 방심하면 그대로 무심코 페니스를 디아나의 질구로 박아 넣을 것 같았다.

“에드.”

디아나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에드윈이 틈을 놓치지 않고 클리토리스를 꾹 누르자 견디지 못한 디아나가 에드윈의 목덜미를 그대로 물었다.

“아흐…….”

평소엔 손가락으로만 자극해도 너무 예민해서 도망을 다니던 디아나인데, 이렇게 꽉 잡힌 채로 단단한 페니스가 비벼 대니 당할 재간이 없었다. 디아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이 조금씩 떨리고 음부가 움찔거렸다.

“……흐읏, 에드 당신이 만져서.”

에드윈은 대답 대신에 디아나의 귓불을 물고 빨아 댔다. 질척한 숨소리가 전신의 감각을 예민하게 조율하는 것 같았다. 디아나의 호흡이 너무 가빴다. 에드윈은 야속하게도 질구를 교묘하게 피하고 근처의 점막만 찔러 댔다.

“아으, 에드 당신 때문에…… 이렇게 젖…… 흐으, 젖었어요.”

기다렸던 대답은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에드윈은 이미 제 등줄기를 따라 쾌감이 전율하는 것을 느꼈다. 늘 관계에서 버거워하던 디아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에드, 어서…… 으응.”

디아나가 처음으로 그를 재촉하고 있었다. 그의 위에 올라탄 허리가 자꾸 달싹거렸다. 마침 에드윈도 인내심에 한계가 온 터였다. 에드윈은 디아나의 허리를 단단히 잡은 채로 페니스를 꾹 누르기만 했다. 그러자 젖은 균열을 따라 페니스가 질구로 밀려들어 갔다.

“으흑.”

디아나는 매번 제 구멍이 이렇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제 더 들어갈 곳이 없다고 생각할 무렵이면 늘 에드윈이 더 깊은 곳까지 페니스를 밀어 넣곤 했다.

“아흐, 으…… 으흑, 에드, 아…… 에드.”

거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에드윈의 귓가를 울렸다. 디아나는 에드윈의 목덜미에 묻은 고개를 가누지 못한 채로 자꾸만 달콤한 숨결과 교성을 불어넣었다. 그럴수록 디아나의 음부에 박힌 페니스가 불끈거리는 줄 모르는 것인지.

“흐으, 아, 아흐으…….”

에드윈이 디아나의 엉덩이를 양손에 쥔 채 앞뒤와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애액 때문에 철벅이는 소리가 신음과 함께 울렸다. 피스톤질은 점차 격렬해졌다가 이내 잦아들면서 애를 태우고, 숨을 돌릴 만하면 또 끝까지 몰아붙였다.

“흐윽, 에드. 그, 그만…….”

“……이제 시작인데.”

곤란한 답이 돌아왔다. 에드윈은 축 늘어진 디아나의 상체를 일으켜서 제 위에 똑바로 앉혔다. 디아나의 젖은 머리카락을 넘겨 주고, 몸의 여기저기를 어루만지는 손길이 다정했다.

“조금 천천히 할까.”

“으응.”

디아나가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에드윈이 그런 디아나의 잘록한 허리를 잡아서 살짝 들었다가 제자리에 놓는 순간, 예고도 없이 페니스가 몸을 가르는 것처럼 푹 하고 박혔다.

“앗, 아흑!”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터졌다. 몸 안쪽의 가장 깊은 곳에 그의 단단한 페니스가 그대로 꽂히는 것 같았다. 여태의 쾌감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렬한 자극에 디아나의 허리가 덜덜 떨렸다. 에드윈은 그런 디아나의 허리를 잡은 채로 부드럽게 행위를 이끌었다.

“하.”

극한의 쾌감을 느끼는 것은 에드윈도 마찬가지였다. 제 위에서 출렁거리는 뽀얀 가슴과 달아오른 채 연신 신음을 뱉는 벌어진 입술, 꽉 맞물린 채 애액으로 철벅거리는 결합 부위. 잠시의 숨을 돌릴 틈조차 없이, 달콤한 쾌락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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