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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을 끝까지 읽었어야 했다-105화 (105/184)

105화

오늘따라 겨울 같지 않게 따스했다. 덕분에 에드윈은 굳이 그레이의 벽난로를 빌리지 않고도 디아나의 침실에 찾아왔다.

“전하? 오늘은 열병식 훈련으로 바쁘실 줄…….”

뜻밖에 디아나는 조금 놀란 기색이었는데, 오늘 루모스 기사단의 열병식 훈련이 있다고 들어서 에드윈이 오지 않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과 이것은 별개지.”

에드윈이 손을 뻗어 디아나를 끌어당겼다. 무방비로 놀란 디아나를 보는 것도 좋았지만, 보고 있으면 절로 손이 먼저 나아갔다. 디아나에게서만 풍기는 싱그러운 향기와 특유의 살 냄새가 무척 그리웠던 터다. 게다가 오늘 디아나는 실내용 드레스가 아닌 잠옷만을 걸치고 있었다. 그 또한, 에드윈이 그간 혼자서 참아 온 욕정을 자극했다.

“뭐, 잘됐어요. 전하에게 할 말이 있었거든요.”

디아나의 목소리가 새초롬했다.

“절 속이셨잖아요.”

“내가? 언제.”

“정확히 말하면 속인 게 아니라, 착각하게 놔두신 거죠.”

에드윈은 처음부터 디아나와 북쪽 땅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걸 추궁하려고 했는데, 에드윈의 손이 디아나의 목덜미를 매만지다가 쑥 하고 잠옷 아래의 가슴을 만졌다. 아직 바깥의 한기가 조금 배어 있는 차가운 손이 가슴의 맨살에 닿자 디아나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전하, 우선 이야기를…….”

“그건 미뤄도 될 것 같은데.”

낮은 목소리가 디아나의 귓가를 적셨다. 그러더니 디아나가 대답할 사이도 없이 입술을 틀어막았다. 에드윈의 입술이 능숙하게 디아나의 숨결을 쫓아 덮은 후, 말캉한 혀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그 후로 따스하고 달짝지근한 할짝임이 이어졌다. 격렬하게 몰아붙이는가 싶다가도 애를 태우는 것처럼 물러나다, 다시 입술을 물고 빠는 행위만으로도 후끈 숨결이 달아올랐다.

“내 인내심에도 한계라는 게 있다.”

정신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하는 사이, 침대가 코앞이었다. 에드윈의 손이 평소보다 급하게 제 벨트를 풀어내고 옷을 벗어 던졌다. 너른 어깨 아래에 탄탄한 가슴이 디아나를 침대 위로 떠밀었다. 이미 에드윈의 페니스가 부풀어서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전하, 왜 이렇게…… 서두르시고.”

“그대는 역시 못됐다.”

“네?”

디아나는 키스와 포옹만으로도 만족하는 내색이었지만, 에드윈은 아니었다. 다만, 여태 상황이 좋지 않아서 꾹 참았다. 디아나가 월경 중일 때는 물론이고, 그 후에도 혹여 몸이 상할까 봐 제 욕구를 억누르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모르는 저 순수한 눈동자가 야속할 정도다.

“디나, 그대 때문에 내가 짐승이 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온종일 머릿속에는 디아나를 안는 광경이 펼쳐졌다. 심지어 입에 담을 수 없는 꿈까지 꿨다.

“제가 언제 전하를.”

“그대 안에 내 것을 집어넣지 못한 지…… 너무 오래됐단 생각, 안 해 봤나?”

그제야 에드윈의 말뜻을 읽은 디아나가 눈을 깜박였다. 모르던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에드윈은 아니었나 보다.

“으응, 전하.”

에드윈이 단숨에 디아나의 잠옷을 벗겨 냈다. 디아나의 상체가 들썩이자 뽀얀 가슴이 함께 출렁거렸다. 에드윈은 더운 숨을 뱉으며 디아나의 가슴을 베어 물었다. 그간 쌓인 욕구를 증명하듯이 평소보다 한층 격렬한 움직임이었다.

에드윈의 손가락이 얼른 디아나의 가랑이 사이를 파고들어 음부를 더듬었다. 터럭 하나 없는 매끈한 디아나의 음부는 에드윈의 급한 마음과 달리 아직 젖지 않았다. 에드윈은 가슴에서 입을 떼고, 곧장 디아나의 하반신을 향해 제 고개를 향했다.

“앗, 싫어요!”

디아나는 온 힘을 다해서 제 다리를 오므렸다. 전에 에드윈이 제 아래를 빨아 대던 것을 생각하니 온 뺨이 다 붉어졌다. 싫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감각인 것은 분명했다. 가뜩이나 오랜만에 그의 품에 안기는데 제 아래까지 에드윈이 물고 빤다면 몸살이 날 게 뻔했다.

“그때…… 싫었던 건가?”

디아나의 하반신에서 고개를 든 에드윈의 눈동자가 처음으로 시무룩해 보였다.

“그건 아니지만.”

뭐라 말해야 그가 단념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그것까지는…….”

여자의 마음은 섬세해서, 가끔은 자기 자신도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를 때가 있었다. 디아나에겐 지금이 그랬다. 사랑을 나누는 것은 좋았지만, 에드윈에게 제 아래를 훤히 내어 주고 싶지는 않은 기분이다. 그렇지만 뜨겁게 달아오른 에드윈의 눈동자를 보자니 가만히 있고 싶지도 않았다.

“왠지, 저 혼자만 당하는 것 같단 말이에요.”

디아나는 드디어 이 기분의 이유를 알아냈다. 그러더니 바로 홱, 몸을 일으켰다. 디아나가 달려들듯이 에드윈을 덮치자 방심한 에드윈은 그대로 드러누웠다.

“오늘은 제 차례예요.”

에드윈이 조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의 페니스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꼿꼿하게 하늘을 향해 서 있었다.

“뭘 하려고?”

디아나의 포즈가 약간 어색했다. 하지만 이내 디아나는 정신을 차리고 에드윈의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그의 부푼 페니스는 아직 똑바로 보기 어색했지만, 손을 뻗어서 잡는 것까진 어렵지 않았다.

“공작저에도 숨겨 둔 풍속 소설 하나쯤은 있다고요.”

전에도 한 번 에드윈의 것을 손으로 애무한 적은 있었지만, 디아나가 주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디아나가 읽은 것은 사실 풍속 소설이 아니라 음란 소설이었다. 바로 그 책에서 얻은 배움을 써 볼 시간이었다.

디아나는 아까의 키스로 이미 젖은 제 입술을 한 번 더 혀로 핥았다. 누워서 그 장면을 바라보는 에드윈은 낮은 탄식을 삼켰다. 그러나 탄식과는 달리 그의 페니스가 꺼떡거리는 것까진 어쩔 수 없었다.

“하아…….”

디아나의 혀끝이 귀두 끝에 닿자 에드윈의 입에서 나른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디아나는 서툴게 귀두 끝에 혀를 댄 후에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귀두를 입에 머금었다. 침으로 젖은 입술은 매끄럽게 귀두를 삼킬 수 있었다. 에드윈은 그 순간 잠시 눈을 감았다. 아래와는 또 다른 입안의 뜨거운 감촉이 여태 알지도 못했던 감각을 깨우는 것 같았다.

“흐으…….”

디아나가 조금 더 욕심을 내서 그의 페니스를 입안으로 깊이 밀어 넣었다. 디아나의 입천장을 따라서 깊은 곳으로 향하는 페니스의 감촉에 에드윈은 자신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가 여태 살면서 본 것 중에서 가장 강렬한 광경이었다. 제 아래에서 제 페니스를 입에 문 디아나의 어깨로 반짝이는 백금발이 자꾸만 흘러내렸다. 에드윈은 손을 뻗어 그 머리카락을 한곳으로 넘기고는 디아나의 가슴으로 손을 뻗어 가볍게 유두를 비틀었다.

“으흐…….”

입안 가득히 제 것을 문 채로 신음을 흘리는 디아나를 보자 이성이 끊어질 것 같았다. 디아나는 작은 손으로 기둥을 잡은 채로, 천천히 입안에서 에드윈의 페니스를 움직였다. 척추를 타고 저릿한 쾌감이 퍼지자, 디아나의 가슴을 쥔 에드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흐.”

예상치 못한 자극에, 디아나도 모르는 사이 순간적으로 에드윈의 페니스가 입안 끝까지 닿았다. 숨이 막히는 것이 먼저인지, 이 야릇한 분위기와 제 가슴을 만지는 에드윈의 자극이 먼저인지 알 수 없었다.

“디나, 얼굴을 보여 줘.”

에드윈의 커다란 손이 제 페니스를 버겁게 물고 있는 디아나의 뺨을 감싼 채 들었다. 아까 너무 깊게 페니스를 넣은 탓에 눈물이 그렁한 푸른 눈동자가 애처롭고도 사랑스러웠다. 그 분홍빛 입술에 물린 것이 제 페니스라는 사실까지 더해지자, 툭 하고 에드윈의 인내심이 끊어졌다.

“……그냥, 짐승이 되는 게 낫겠군.”

뜻 모를 에드윈의 혼잣말과 동시에 에드윈이 제 페니스를 입에서 빼냈다. 그러고는 제 입으로도 말했던 것처럼 바로 디아나 위에 올라탔다. 그의 손가락이 아닌 페니스가 쿡쿡 음부를 찔러 댔다. 균열의 안쪽은 젖었지만, 아직 흘러넘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에드윈은 그대로 제 페니스를 질구에 대고 꾹 눌렀다.

“아흐, 전……하.”

침으로 번들거리는 페니스가 예상보다 수월하게 질구 안으로 미끄러졌다. 곧 디아나의 질구 안쪽에 맺혀 있던 애액이 귀두 끝에 닿았다. 확신이 생긴 에드윈은 그대로 페니스를 끝까지 박아 넣었다.

“으, 아흑!”

통증인지 쾌락인지, 감각의 절정에 이르자 정확히 분간할 수가 없었다. 디아나는 온 힘을 다해서 에드윈의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에드윈은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는 듯, 그대로 퍽퍽 페니스를 박아 댔다.

음란한 소리가 공기를 울리는 동안 디아나는 제 질구의 끝에 페니스가 닿을 때마다 아릿하게 퍼지는 감각을 느끼느라 반쯤 정신을 놨다.

“아, 아흐윽…… 전, 전하…….”

“그리 부르지 말래도.”

에드윈의 목소리가 여느 때보다도 훨씬 낮았다. 격정적인 행위에도 숨소리가 흐트러지지 않았지만, 끈적한 감각이 그대로 묻어나는 색정적인 목소리였다.

“으흐읏, 흣…… 에드…….”

제 아래에서 할딱이며 이름을 부르는 디아나 때문에 페니스로 피가 쏠렸다. 에드윈의 손가락이 디아나의 얼굴을 샅샅이 매만졌다. 그러다 번들거리는 입가를 문지르고 디아나의 입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아까 제 페니스를 물고 있던 곳을 더듬고 싶었다. 뜨거운 점막이 손가락 끝에 감기자, 또다시 탄식이 새 나왔다.

“에드, 흐으, 조금 천천히 해요…….”

“아픈가?”

“그건, 아니지만…… 아응.”

그렇다면 에드윈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디아나는 아직도 절정이 다가오기 직전에 본능적인 두려움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그걸 봐줄 에드윈은 아니었다. 자신이 느끼는 환희만큼, 아니 그 이상을 주고 싶은 여인이었다.

“흐으, 에드…… 그만.”

디아나가 흐느낌에 가까운 교성을 뱉으며 제 몸을 달싹거렸다. 에드윈은 일부러 그 몸에 제 체중을 실어 눌렀다. 덜덜, 제 목덜미를 잡은 디아나의 손이 떨렸다. 에드윈은 디아나의 두 다리를 잡아서 제 왼쪽 어깨 위로 실었다. 그러자 묘하게 비틀린 자세에서 페니스를 삼키는 디아나의 질구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아흐윽…… 에드, 아읏, 에드…….”

미칠 것 같은 건 에드윈도 마찬가지였다. 어깨에 올린 디아나의 다리를 더 높이 올리자, 페니스가 끝도 모르고 질구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미 젖을 대로 젖어서 가랑이 사이까지 흘러내리고 있는 애액 때문에 페니스를 박을 때마다 철벅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디나, 눈을…… 떠서 날 봐. 응?”

에드윈의 낮은 목소리가 자꾸 디아나를 구슬렸다. 디아나는 전에 없이 강한 파도처럼 밀려드는 쾌락에 눈을 감았는지 떴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어서.”

퍽퍽, 에드윈이 강하게 페니스를 박아 댔다. 디아나는 간신히 눈을 떠서 제게 몸을 묻어 오는 에드윈의 눈을 찾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그토록 뜨거워진 것은 처음 봤다. 시선을 맞추자 여태까지의 행위에 깊은 교감이 더해졌다.

“흐윽, 에드…… 아으, 에드…….”

디아나는 멀어지는 정신 사이로 내내 에드윈을 불렀다. 절정이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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