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디아나의 숨결에 에드윈은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꿈에 그리던 여인이 지금 제 품에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스물하나의 에드윈은 제 욕정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그는 인내심이 강한 편이라 다행이었다. 벌써 하반신이 팽팽해진 것이 느껴졌다. 디아나를 품에 안자마자 그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강렬한 욕망이었다.
“디아나.”
섬뜩하리만치 낮은 목소리가 속삭였다. 그러면서도 에드윈은 손에 쥔 가슴 사이로 단단하고 도드라진 돌기가 닿자, 본능적으로 그곳을 살살 어루만졌다. 디아나가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그 순간 살짝 허리가 떨렸다.
“난 처음 본 순간부터 그대를 안고 싶었다.”
으르렁거리는 듯한 낮은 목소리가 어째서인지 두렵게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서 에드윈의 손가락이 본격적으로 유두를 희롱하자 무척 견디기 힘든 감각이 몰려들었다. 단지 가슴을 희롱하는 것뿐인데 벌써 숨이 가쁘고 시야가 어지러웠다.
디아나의 몸에 환희를 준 것은 에드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제 디아나도 모르는 단계가 시작되고 있었다.
“허락해 준다면, 나는…….”
에드윈이 디아나의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디아나는 입맞춤이 떨어지자 에드윈의 목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서로의 타액으로 젖은 에드윈의 입술이 디아나의 목덜미를 간질였다. 그의 손가락은 아직도 디아나의 가슴을 애태우듯 희롱하고 있었다.
“오늘을 우리의 첫날밤으로 하고 싶은데.”
에드윈의 숨이 더웠다. 젖은 입술을 바로 귓가에 들이대고 속삭이자 귓불에 닿으며 묘한 소름이 돋았다.
그사이에도 에드윈은 디아나의 유두를 잡았다가, 손끝으로 문질렀다가 하며 잠시도 틈을 주지 않았다. 야릇하고 농밀한 감각이 유두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그대가 싫다면…… 그만둬야겠지만.”
그 목소리엔 그러지 않길 바라는 강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디아나도 이 뜨거운 손길을 쉬이 떨쳐 낼 수 없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갈망이 있었다. 그건 본능적이었다.
“전하, 저는…….”
디아나가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떨지 않으려 애썼지만, 평소와는 확연히 달랐다.
“아직, 싫은가.”
에드윈이 희롱하던 손을 멈추고 잠자코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가 허리를 감싸 안고 서로의 눈을 맞췄다. 그 검은 눈동자에는 애정과 갈망의 감정이 모두 뜨겁게 불타고 있었다.
“싫은 게 아니라…… 두려워서.”
디아나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막상 눈을 마주치니 오히려 더 뺨이 붉어졌다. 살며시 시선을 피한 디아나는 그저 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두려운가, 아니면 사내가 두려운 건가.”
디아나가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차마 털어놓기 어려운 속마음이었다. 방금까지 그의 손에 환희를 느꼈으면서도 완전히 그에게 몸을 맡기기에 한 가지 걸리는 사실이 있었다.
“그대가 침묵하면 나는 애가 탄다.”
에드윈은 마치 무언가를 조르는 듯이, 디아나의 뺨을 감쌌다. 그 손길이 부드러워 디아나는 순간적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제 안의 두려움이 아까보다 작게 느껴졌다.
“응?”
에드윈의 채근에 디아나는 못 이기는 척 어렵게 입술을 뗐다.
“저는…… 전하가 두려운 게 아니라.”
디아나가 두려운 것은 과거의 기억이었다. 남녀 간의 정사는 디아나의 기억에서 항상 괴로운 것이었다. 루카스는 기계적으로 디아나 위에 올라타서 의무를 다한 후엔 냉정하게 돌아섰다. 환희는커녕 매번 통증을 느꼈고, 정사는 불쾌한 일이 되었다. 루카스는 그 상처를 후벼 파듯 디아나를 마치 석고상처럼 뻣뻣하다고 했다.
디아나는 지금 에드윈과의 감정이 그런 일로 흩어지는 것이 두려웠다. 그에게도 실망하고, 실망을 주게 될까 봐.
“그러니까 저는…… 이게 서로 실망을 주는 길이 되는 것이 두려워요.”
에드윈이 뺨을 감싼 손을 살짝 움직여 다시 디아나와 눈을 맞췄다.
“그대도 어리석은 소리를 할 때가 있군.”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묻어 있었다. 여전히 그의 검은 눈동자엔 사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난 결코 그대에게 실망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내가 그대를 실망하게 할 만큼 하찮은 사내가 아니라는 것도 증명하지.”
에드윈의 손가락이 뺨을 덧그리다 아직 촉촉한 디아나의 입술을 더듬었다.
“그대가 기회만 준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 손짓과 눈동자에 모두 열망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분명 애정도 있었다. 아마 에드윈은 다를 것이다. 디아나는 자신 안의 두려움을 지워 냈다.
깜박,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떠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제야 디아나는 결심을 마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윈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도 않았는데, 그것만으로도 뺨이 타는 것처럼 뜨거웠다.
“……앗!”
다음 순간, 디아나의 입에서 놀라 소리가 새어 나왔다. 혹여 밖에라도 들릴까 봐 디아나는 제 입을 막았다.
에드윈은 디아나를 번쩍 안아 들고서 침대로 향했다. 다행히 침대는 침실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고 어지간해서는 밖까지 소리가 새지 않았다. 에드윈은 조심스럽게 디아나를 침대에 내려놓고서 상체를 숙여 이마부터 입을 맞췄다.
이마, 콧날, 그리고 도톰한 입술. 공들여 입을 맞추는 에드윈의 입술은 경건하게 느껴질 정도로 신중했다.
디아나가 눈을 뜨자 에드윈이 희미한 어둠 속에서 눈빛으로 허락을 구하고는 디아나가 입고 있는 드레스를 벗겨 냈다. 그러고는 아까 반쯤 풀어 헤친 속옷을 옆으로 치우고 디아나의 가슴에 입을 맞췄다.
“아…….”
젖은 입술로 가슴을 살짝 머금었다가, 혀끝으로 도톰한 돌기를 살살 굴리자 절로 탄식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 소리는 에드윈에게도 고스란히 자극이 되어 돌아왔다. 디아나가 도톰한 입술 사이로 소리를 흘릴 때마다 하반신에 피가 쏠리고 팽팽하게 부풀어 존재감을 과시했다.
에드윈은 가슴에 입술을 묻은 채, 한 손으로 잘록한 허리를 쥐었다가 점점 아래로 향했다. 아래의 속옷에 손을 대자 디아나가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에드윈은 무리하지 않고 속옷 위로 부드럽게 디아나의 은밀한 곳을 어루만졌다. 그러자 디아나의 가쁜 숨결이 한층 더 뜨거워졌다.
“괜찮아.”
에드윈의 젖은 입술이 디아나의 가슴을 문지르며 말했다.
“소중히…… 다루겠다.”
디아나가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에드윈의 손이 조심스럽게 팬티 안으로 들어왔다. 체질적으로 털이 없는 디아나의 음부는 예민했다. 아래로 향하는 그의 손길이 민감한 곳을 향할수록 온몸이 저도 모르게 굳어졌다.
에드윈의 손길은 서두르지 않고 도톰한 음부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디아나가 에드윈의 손에 익숙해졌을 때쯤, 손가락 하나를 음부의 균열에 살짝 담갔다.
“아…….”
새로운 자극에 디아나가 입술을 떨었다. 에드윈의 손가락은 균열을 타고서 디아나의 음부를 조금씩 헤쳐 나갔다.
처음으로 닿는 여인의 은밀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도 장성한 사내였기에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기사단원들의 음담패설은 그에게 만전의 준비를 시키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그는 어렵지 않게 자신이 도달해야 할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음부의 균열을 따라 가장 위쪽으로 손가락을 옮기자 도톰한 살덩이가 만져졌다. 에드윈은 정말이지 작은 클리토리스를 살살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디아나의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의 결이 달라졌다.
“아아…….”
그 변화는 디아나도 느꼈다. 이 야하고 색정적인 소리가 자신의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에드윈이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고 조금씩 그 세기를 더해 갈수록, 허리가 절로 비틀리고 뜨거운 숨과 함께 농밀한 쾌락이 아래에서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아, 앗…… 전, 하…….”
시야가 어지러웠다. 에드윈은 손가락을 늘려 디아나의 클리토리스를 어루만졌다. 조금씩 힘을 더해 가자 디아나의 다리가 스르륵 절로 벌어지고 있었다. 슬쩍 올려다본 디아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시트를 말아 쥐고서 아랫입술을 깨문 채였다.
“자, 내 목을 안아라.”
에드윈이 디아나의 손을 떼어다가 제 목에 놓았다. 그 틈에 아래의 속옷을 벗겨 냈지만, 정작 디아나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다시 디아나의 균열에 손끝을 담그자 이번에는 미끈거리는 촉촉한 액체가 묻어났다.
어둠 속에서 에드윈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어렸다. 에드윈은 손가락을 충분히 적신 후에 다시 디아나의 클리토리스를 어루만졌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자극에 디아나가 허리를 확 꺾으려 했지만, 이미 그의 체중이 실려 있던 터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앗, 전하…….”
“쉿.”
끈적거리는 애액이 묻은 손가락은 집요하게 디아나의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고 매만지다 다시 꾹 눌렀다.
“아읏.”
참지 못한 디아나의 신음이 에드윈의 귓가를 울렸다. 이미 디아나의 균열엔 충분한 애액이 고여 있었다. 에드윈은 디아나의 가슴을 다시 머금었다. 혀끝으로 유두를 살살 굴리면서도 그의 손은 멈추지 않고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다가, 이내 자연스럽게 질구를 향해 손가락 하나를 뻗었다.
음부의 균열이 벌써 뜨겁게 느껴졌다. 에드윈은 질구 근처를 문지르다가 어느 방향을 향해 힘을 꾹 줘서 눌렀다. 그러자 손가락 하나가 미끄러지듯 질구 안으로 들어갔다.
“아흐……읏.”
뜨겁고 말캉한 질구의 내부가 손가락을 세게 조였다. 이래서는 어찌 초야를 치를지 걱정이 앞설 정도였다. 에드윈은 손가락을 움직여서 아래의 구멍을 천천히 넓혀 갔다.
“아…… 아으…… 으응.”
넓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디아나의 신음에 통증만이 아닌 쾌락이 짙게 뱄다. 에드윈은 저도 모르게 혀로 굴리던 디아나의 유두를 조금 세게 물었다.
“흐윽.”
그의 이 끝이 유두를 긁자 디아나가 파르르 몸을 떨었다. 에드윈은 그제야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켰다. 그리고 디아나의 안을 오가던 손가락을 빼냈다. 뜨거운 애액이 축축하게 손가락을 적시고 있었다.
에드윈은 때가 된 것을 느끼고 제 몸에 걸친 옷을 벗어 냈다. 순식간에 알몸이 된 에드윈이 디아나 위에 몸을 겹쳤다.
“나를 봐라.”
에드윈이 바싹 타는 제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 디아나가 눈을 떠서 에드윈을 올려 보자 희미한 어둠 속에서 그의 미소가 안심시키는 듯이 다정하게 묻어났다.
“아프지 않게 한다는 약속은 못 하겠군.”
디아나의 아래는 손가락 하나도 빠듯했다.
“하지만 그대의 첫 사내이자 마지막 사내가 되겠다고 약속하지.”
디아나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세한 떨림과 함께였다. 맞닿은 에드윈의 맨가슴에서도 쿵쿵, 자신과 같이 심장이 세차게 뛰고 있었다.
“나를 안고…… 할퀴거나 상처를 내도 된다.”
그 말에 에드윈 특유의 낮은 웃음이 묻어 있었다. 디아나는 떨리는 손을 뻗어 그의 너른 어깨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