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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부인과 두 남자-110화 (110/115)

110.

어느새 그녀는 넓은 욕조 턱에 누워 있었다. 바로 옆에는 가득 차오른 미지근한 온수가 넘실거리고 붉은 꽃잎이 살갗에 달라붙었다.

옷이 흠뻑 젖어 들었다. 하지만 생각을 그리로 기울이기도 전에 에드윈이 그녀의 몸 위를 덮어 눌렀다. 묘하게 안정을 주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다리가 한껏 벌어졌고 굵은 팔이 나디아의 머리 옆을 짚었다. 두 사람의 몸이 접합부부터 복부까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맞붙었다. 습한 피부가 맞춘 것처럼 착 달라붙었다.

잠시 격렬하던 추삽질이 멈추고 에드윈이 숨을 고르며 그녀의 옷을 끌어 내렸다. 어깨를 고정한 버클을 풀어 버리자 한 겹으로 이루어진 옷은 순식간에 벗겨져 나갔다.

커다란 손이 물에 젖어 속이 훤히 비치는 얇은 속옷 위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뭔가에 홀린 듯 제 가슴을 주무르고 꼿꼿하게 곤두선 유두를 꼬집는 남자의 손길에 나디아의 허리가 움찔하고 떨렸다.

그녀의 허리가 멋대로 들썩이며 멈춰 버린 쾌락을 좇았다. 어설프게 허리를 흔들던 나디아는 어느새 느껴지는 찌를 듯한 시선을 깨닫고 고개를 들었다.

“아….”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것처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을 본 순간, 그제야 나디아는 제가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참을 수 없이 부끄러웠고 동시에 애가 닳았다.

그녀는 안아 달라고 조르듯 팔을 벌렸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에드윈의 얼굴이 가까워졌고 허공에서 얽히던 두 사람의 숨이 맞붙은 입술 안으로 먹혀들었다.

혀끝이 닿자 등줄기가 저릿해졌다. 잠시 멈춰 있던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진득한 여운만 남기고 가라앉았던 감각들이 다시 떠오르며 어지럽게 출렁거렸다.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훨씬 더 느리고 깊었다. 진퇴를 반복할 때마다 땀인지 물인지 모를 것으로 젖은 피부가 차지게 달라붙었다가 떨어졌다. 몇 번쯤 출납을 반복하던 성기가 느리고 깊숙하게 밀려들었다.

샅이 한껏 맞닿고, 에드윈은 그조차 모자라다는 듯 음부를 짓누르며 조금이라도 더 깊이 저를 쑤셔 넣으려 들었다.

홍수가 난 것처럼 흘러나온 애액이 그녀의 하체는 물론이고 에드윈의 치골과 아랫배 근처를 온통 번들거리게 만들었다. 접합부가 빈틈없이 맞닿을 때마다 미끈거렸다.

“아으, 아, 아으응….”

절로 입이 벌어지고 고개가 젖혀졌다. 둥근 귀두가 자궁 근처를 짓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축축하고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턱과 그 아래로 이어지는 선을 따라 가볍게 입 맞추었다.

나디아는 밭은 숨을 내뱉으며 더듬더듬 손을 뻗었다. 잔뜩 흐트러지고 구겨진 셔츠와 그 너머로 열기를 품은 피부가 느껴졌다.

남자의 가슴팍에 얹은 손을 있는 힘껏 밀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샅을 뭉개듯 짓누르며 더 들어가지 못해 안달했다. 거칠거칠한 음모가 흠뻑 젖은 둔덕과 음핵을 문지르는 것 역시 견딜 수 없는 쾌감이 되어 돌아왔다.

“흐윽, 조금, 만 뒤로….”

더듬더듬 꺼내 놓은 애원 역시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에드윈은 오히려 보란 듯이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커서 버거운 것이 원을 그리며 질 내를 자극하자 모골이 송연해지는 듯한 공포와 쾌감이 뒤섞였다.

미끈미끈하게 젖은 접합부에서 또다시 왈칵 애액이 흘러나왔다. 나디아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고개를 흔들며 울먹였다.

“찢어져요, 자꾸, 하으, 그렇, 응….”

“안 찢어져. 완전히 녹아서… 두 개도 삼킬 것 같은데.”

웃음기 밴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가까운 곳에서 닿던 숨이 멀어졌다. 고개를 저으며 가슴팍을 마구 밀어내던 그녀의 손을 붙잡아 들어 올린 남자가 분홍빛으로 물든 가느다란 손가락을 깨물었다. 손끝이 따끔했다.

짓궂은 장난을 치듯 손가락을 모두 깨물고 핥던 남자가 이윽고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허리를 세운 그는 여유를 되찾은 듯 나른하게 웃으며 제 셔츠 단추를 하나둘 풀기 시작했다.

옷깃이 벌어질 때마다 미끈한 가슴팍이 드러났다. 느릿하게 하체가 맞붙었다가 떨어질 때마다 대리석 조각상 같은 몸 위에서 근육이 꿈틀거리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나디아는 쉼 없이 가쁜 숨을 뱉어 내면서도 남자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땀에 젖은 금발을 쓸어 넘기는 에드윈의 붉은 입술에 걸린 미소는 관능적이었다. 그는 명백하게도 그녀의 시선을 즐기고, 또 유혹하고 있었다.

감질날 만큼 천천히 셔츠를 벗어 던진 남자가 다시 몸을 기울였다. 결합이 깊어졌고 말랑한 젖가슴이 그의 가슴팍에 눌려 납작해졌다. 나디아는 덜덜 떨리는 팔을 들어 올려 에드윈의 목에 휘감았다.

그의 어깨 즈음에 얼굴을 묻으니 코 속으로 강렬한 체취가 스며들었다. 안달이 나고 조금 더 품속으로 파고들고 싶어지는 냄새였다.

나디아가 품에 한껏 매달리자 성에 찰 만큼 움직이기 힘들어진 에드윈은 고민도 없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갑작스러운 부유감에 그녀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아! 잠깐, 이런… 내려 줘요!”

확 높아진 시야에 덜컥 겁을 집어먹은 그녀는 말과는 다르게 혹여 떨어지기라도 할까, 남자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맞닿은 가슴팍으로 그가 대답 대신 웃는 것이 느껴졌다. 힘든 기색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태도로 그가 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이어져 있던 몸이 내딛는 걸음마다 흔들렸다. 조금도 수그러들 기미가 없는 남자의 성기가 꼿꼿하게 선 채로 내부를 멋대로 찔러 댔다. 그가 힘껏 들이닥칠 때와는 다른 자극이 뭉근하게 끓어올랐다.

머리끝까지 열이 올랐다. 이렇게까지 난잡한 자세로 매달린 채 마구 소리를 내뱉고 싶지는 않았던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어 신음을 참았다.

어딘가로 걸어가는 에드윈의 어깨너머로 활짝 열린 창문이 보였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에드윈과 관계를 하며 정신없이 내뱉은 소리가 창밖으로 새어 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눈앞이 아뜩했다.

하지만 그녀가 걱정해야 할 일은 따로 있었다. 에드윈의 걸음이 욕실 벽면 한쪽을 채운 커다란 거울 앞에 멈춘 것이었다. 그는 아주 느리고도 조심스럽게 나디아의 몸을 내려 주었다.

몸 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성기가 바짝 조여든 내부를 문지르며 빠져나갔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은 채 밀려드는 아찔함을 참았다.

바닥을 딛고 선 그녀의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에드윈은 나디아가 주저앉지 않도록 몸을 지탱해 주며 그녀를 돌아서게 만들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커다란 거울 속에 비춰지는 제 모습을 보고 숨을 삼켰다.

잔뜩 빨리고 씹혀 붉게 달아오른 입술과 정사의 열기로 흐트러진 표정, 가느다란 목을 타고 점점이 새겨진 붉은 자국 그리고 새빨갛게 충혈되고 부어오른 유두가 보였다.

얇은 속옷이 달라붙어 훤히 비쳐 보이는 가슴과 허리께에 뭉쳐 있는 여름용 드레스까지 시선이 내려갔을 무렵 에드윈이 젖어 엉망이 된 천들을 끌어 내렸다. 철퍽 소리를 내며 바닥에 처박힌 옷에 정신을 팔 새는 없었다.

나디아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몸을 숙인 에드윈의 팔이 무릎 뒤로 들어왔다. 뭐 하느냐고 물어볼 새도 없이 그를 등진 채 안긴 자세로 몸이 다시 떠올랐다. 순식간에 다리가 양옆으로 벌어졌다.

마주한 거울 속에 그녀가 흘린 액체로 흠뻑 젖어 번들거리는 허벅지와 음부가 모조리 눈에 들어왔다. 수치스러워서 어쩔 줄을 모르게 된 나디아는 그 모습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리며 더듬거렸다.

“에, 에드윈, 이런 건 너무….”

“당신도 봐야 해. 아주… 절경이거든.”

에드윈이 그녀의 붉게 물든 귀 끝을 깨물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나디아는 도무지 앞을 볼 수가 없었다. 농익어 벌어진 석류처럼 새빨간 속살이 적나라하게 비쳤다.

“하아, 당신이 넣어 봐.”

“…뭘요?”

물음에 대답하듯 그녀의 몸이 흔들리고 남자의 성기가 음부를 쿡 찔렀다. 나디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묻기는 왜 물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모른 척 버틸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달궈진 성감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그가 제 것을 쑤셔 넣고 마구 뒤흔들어 주었으면 하는 천박한 욕구와 실낱같은 이성이 대립했으나 그도 잠시였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몇 번인가 허공을 저었다.

“거울 봐야지. 잘 보이는데.”

에드윈이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종용했다.

이러려고 했구나. 별 쓸모도 없는 깨달음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어떤 결심을 하듯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고개를 들어 외면하던 거울을 마주한 나디아는 가장 먼저 한시도 시선을 뗀 적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던 에드윈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눈동자를 굴렸다. 허공을 헤매던 손이 찾던 것에 닿았다. 그녀가 흘린 액체로 미끈하게 젖은 성기를 잡은 손이 떨렸다.

나디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로 그것을 제 음부 쪽으로 밀었다. 번들번들한 귀두가 질구에 닿고 저도 모르게 움찔하며 조여드는 모습을 목격한 그 순간 몸이 훅 내려앉으며 그의 것이 단번에 삽입되었다.

“아으읏!”

나디아는 작살에 꿰뚫린 물고기처럼 몸을 바둥거렸다. 에드윈은 그 감각에 적응할 틈을 주질 않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쳐올리기 시작하자 쉼 없이 시야가 흔들렸고 하체가 맞붙을 때마다 찔꺽거리는 소리가 욕실 전체를 울렸다.

자세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그의 것이 깊숙하게 삽입되었다. 에드윈의 숨이 거칠어지고 무릎 뒤를 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풀린 눈으로 거울 속의 제 모습을 응시했다.

뺨과 눈가를 붉게 물들이고 교성을 내지르는 여자의 얼굴은 황홀경을 헤매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그녀와 비슷한 얼굴을 한 남자가 있었다. 제삼자가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두 사람의 얼굴만 보아도 정사의 격렬함을 느낄 수 있을 지경이었다.

에드윈의 아름다운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흉악한 생김새의 성기와 그것이 들락거리는 음부는 애액이 일으킨 거품이 하얗게 엉겨 붙어 있었다. 그 모습은 이미 한 번 사정해 정액 범벅이 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허공에 들린 발이 오므라들었다가 쫙 펼쳐지기를 반복했고 남자의 성기가 빠르게 들락거리는 접합부에서는 그녀가 흘린 액체가 마구 튀어 거울에 얼룩이 졌다. 바짝 올라붙은 음낭은 물론이고 그의 탄탄한 허벅지마저 번들거리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수치심은 절정을 부채질했다.

“읏, 흐앙, 아, 아앗!”

에드윈이 신음하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거칠게 목을 울렸다. 긁는 듯한 낮은 목소리는 등줄기를 저릿하게 만들 만큼 자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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