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부인과 두 남자-21화 (21/115)

21.

그는 나디아의 속옷 끈을 잡아당기다 이내 귀찮아졌다는 듯이 단숨에 잡아 뜯었다. 순식간에 아래가 허전해졌다. 너덜너덜해진 천 조각이 팔랑팔랑 떨어져 계단 언저리에 내려앉았다.

“그런데 그놈이 널 왜 그렇게 잡아먹을 듯이 바라보지?”

“나도 몰라요!”

비명처럼 내지른 나디아는 숨을 몰아쉬었다.

그걸 들켰구나. 저를 오래도 바라보는 것 같다고 여겼던 아실의 행동을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랐는데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그저 잡아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가 흐음, 하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의심이 사라졌는지는 몰라도 더 추궁할 생각은 없어진 듯했다. 다행이었다.

더 몰아쳤다면 나디아는 끝까지 태연한 척할 자신이 없었다. 그가 이대로 그녀를 희롱하는 데 관심을 돌리는 것이 낫다고 여겨졌다.

아래에서 벨트를 푸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정말로 이곳에서 일을 치를 생각인 모양이었다.

나디아는 초조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침 햇살이 비쳐 드는 홀의 입구와 활짝 열려 부드러운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창문, 양옆으로 이어지는 복도와 수많은 방의 입구들이 보였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언제든, 누구든 지나다닐 수 있는 탁 트인 곳에서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는 게 너무도 불안했다. 나디아는 어떻게든 설득해 볼 요량으로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

“에드윈 우리… 방으로 가요.”

“왜?”

그 태연자약한,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는 듯한 물음에 잠시 얼이 나갈 것 같았지만 이대로 얌전히 따를 수는 없었다. 그와 장단을 맞춰 이런 곳에서 뻔뻔하게 일을 치르는 것은 그녀의 멀쩡한 가치관이 허락하지 않았다.

나디아는 연신 불안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당장이라도 하인들이나 기사들이 무리지어 지나가다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것만 같았다.

“왜냐니… 여긴 누가 지나다닐 수도 있고….”

“아무도 안 다녀. 내가 꺼지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가 귀찮다는 듯 끌어안고 있던 나디아의 허리를 놓아 버렸다. 몸이 뒤로 기울어지며 아찔한 낙하감을 느낀 그녀는 허우적거리다 급하게 에드윈에게 매달렸다.

에드윈이 다시 허리를 끌어안아 받쳐 주며 능글맞게 웃었다. 꼼짝없이 난간 뒤로 떨어지는 줄 알았던 나디아는 눈물마저 맺힌 채로 그를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

“토 달지 말고 얌전히 있어. 금방 끝내 줄 테니까.”

그가 뻔뻔하게 속옷 밖으로 끄집어낸 성기를 손으로 문지르며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런 공개된 장소에서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어찌나 태연하고 무감각해 보이는지 홀로 전전긍긍하는 게 억울할 지경이었다.

그가 충분히 단단해진 성기를 나디아의 메마른 음부 위로 거칠게 문질렀다. 연약한 살이 쓸려 통증이 일었다.

“흠.”

그가 망설이지 않고 난간 아래로 주저앉더니 나디아가 도망갈 수 없도록 골반을 강하게 틀어쥔 채 거침없이 그녀의 음부에 입을 댔다.

나디아는 기절초풍할 만큼 놀랐지만 놀라고만 있을 여유는 없었다. 꽉 붙잡고 매달렸어야 했을 에드윈의 몸이 낮아지면서 자세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의 어깨를 있는 힘껏 붙잡으며 뒤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바짝 긴장했다.

에드윈은 혀로 음핵을 핥고 음순 사이를 헤집었다. 메말랐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 애액과 타액이 뒤섞여 흠뻑 젖어 버렸다. 감각이 금방 치솟았다.

그가 혀를 뾰족하게 세워 질구를 들쑤시자 허리가 흠칫흠칫 튀어 오르고 숨이 차올랐다.

좁은 난간 위에서 바짝 긴장한 채 남자가 선사하는 쾌감을 모두 참아 내는 게 식은땀이 날 정도로 아찔했다.

나디아가 움켜쥐었던 에드윈의 셔츠가 구깃구깃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참았다. 이 상황은 피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탁 트인 홀에서 제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만큼은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절정에 가까워진 그녀의 온몸이 발그스름하게 물들었을 때쯤에야 충분한 것 같다고 여겼는지 에드윈이 여유롭게 몸을 일으켰다. 나디아는 절정에 이르지 못한 몸이 안달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그를 조르고 싶은 충동을 내리누르며 울먹이는 얼굴로 그의 목에 팔을 감아 매달렸다.

무섭다는 핑계로 그의 품 안에 바짝 달라붙자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 뭉치기 시작한 젖가슴이 남자의 가슴팍에 눌렸다. 짜릿한 느낌과 함께 아래가 더욱 젖어 들었다.

“안달 났어?”

에드윈은 그녀의 상태를 꿰뚫어 본 것처럼 음흉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웃었다. 그의 팔이 나디아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그제야 떨어질까 봐 바짝 굳어 있던 몸의 긴장이 풀렸다. 나디아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그의 품에 감춘 채 대답하지 않았다.

에드윈은 입술을 핥으며 여전히 흉흉하게 서 있는 성기를 흠뻑 젖은 아래에 대고 문질렀다. 젖고 부드러워진 음핵과 음순 사이를 헤집으며 비벼지는 느낌에 자꾸만 몸이 움츠러들고 허리가 움찔거렸다.

그의 커다란 성기 위로 그녀의 애액이 휘감기며 금세 척척하게 젖어 들었다. 에드윈은 몇 번이고 그 움직임을 반복했다. 참으려고 애쓴 것도 무색하게 나디아의 입이 자꾸만 벌어지며 달콤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쾌감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절정을 예감한 몸이 긴장하기 시작하자 그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성기가 아래를 빠듯하게 벌리며 파고 들어왔다. 좁은 내벽을 멋대로 벌리며 깊은 곳을 단번에 채우는 느낌에 고통은 없었다.

나디아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다리가 양옆으로 벌어지고 하체가 바짝 맞닿으며 음핵이 짓눌렸다. 금세 등줄기가 저릿해지며 절정이 찾아왔다.

“힛, 흣, 하읏!”

질벽이 멋대로 수축하며 안에 틀어박힌 성기를 쥐어짰다. 그녀가 절정의 파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허릿짓을 하기 시작했다.

좁아지는 내벽을 몇 번이고 억지로 벌리며 성기가 파고들었다. 지나친 자극에 나디아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려 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럴 거라고 예상했다는 듯이 그녀의 몸을 꽉 끌어안아 구속했다. 나디아는 그의 품속에서 조금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하앗, 아, 아앗, 응….”

소리를 죽이려 애썼지만 정신이 날아갈 것 같은 쾌감이 엄습하자 그도 요원해졌다. 굵은 선단이 내부를 후벼 파듯이 강하게 문지르고 입구에 걸쳐질 만큼 빠져나갔다가 다시 빠르게 파고들었다.

그의 성기가 드나들 때마다 꿀쩍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절정이 끝나지를 않았다. 그녀는 새빨개진 얼굴을 감출 생각도 못 하고 난간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채로 그의 거친 움직임을 모두 받아 내야 했다. 눈가가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전력 질주를 한 것처럼 숨이 찼다. 한껏 민감해진 점막이 함부로 문질러지자 나디아는 진저리를 쳤다.

소리를 참으려 애쓴 것이 무색하게 비명을 닮은 교성이 홀에 울려 퍼졌다. 나디아는 넋이 나간 것처럼 안 돼, 안 돼…. 하고 흐느끼며 그의 등을 긁었다.

얼마나 더 그렇게 흔들렸을까, 어느 순간 에드윈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나디아를 아예 들어 올렸다. 그녀가 저도 모르게 그의 허리에 다리를 감아 매달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고 얕게 허리를 쳐 대기 시작했다.

체중 탓인지 결합이 더욱 깊어졌다. 퍽퍽, 하고 접합부가 맞붙을 때마다 허벅지 안쪽을 흠뻑 적셨던 액체가 마구잡이로 튀어 올랐다. 나디아는 에드윈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로 애원했다.

“아, 안 돼, 앗, 으읏, 너무, 깊… 읏!”

“후우, 그만, 좀 씹어.”

에드윈이 속삭이는 말이 뇌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그와 닿는 허벅지 안쪽과 음부는 물론이고 배 속까지 얻어맞는 듯했다. 자꾸만 손끝에 힘이 풀렸다.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힘껏 끌어안았던 남자의 등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에드윈은 그녀의 안을 파고드는 것을 멈추지 않은 채 사정하기 시작했다. 뜨겁고 농도 짙은 액체가 잔뜩 달아오른 내벽에 몇 번이고 쏘아졌다. 그 감각과 함께 그녀는 한 번 더 가벼운 절정을 느꼈다.

그가 정액을 덧바르기라도 하듯이 느릿하게 내부를 문지르다 천천히 빠져나갔을 때쯤, 그녀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기댈 곳 하나 없이 바짝 긴장한 채 에드윈에게 매달렸던 탓인 듯했다.

이대로 내버려둔 채 쌩하니 가 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그는 나디아를 어깨에 둘러멨다.

마치 짐짝을 다루는 듯한 태도에도 그녀는 무어라 항의할 힘이 없어 그의 걸음을 따라 얌전히 흔들리기만 했다.

다리 사이로 정액이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몽롱한 머리로 아무도 마주치지 않기만 바랄 뿐이었다.

잠깐 사이에 방에 도착했다. 에드윈은 나디아를 침대 위에 내려 주었다.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털썩 앉더니 손끝으로 그녀의 몸을 쓸어내렸다. 흥분이 모두 가라앉지 않았던 몸이 흠칫 떨렸다.

“이제 더 자고 싶어졌겠지?”

에드윈은 허리를 숙여 상체만으로 그녀의 몸을 내리눌렀다. 나디아는 저도 모르게 히익,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가 다시 자신을 탐하려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녀의 생각을 눈치챈 것처럼 그의 입가에 심술궂은 미소가 내걸렸다.

납작한 그녀의 배를 쓰다듬은 그의 손가락이 더 아래로 내려갔다. 애액과 정액이 뒤섞여 질척이는 음부를 길쭉한 손가락이 헤치고 들어가 충혈된 음핵을 문질렀다.

“흣!”

나디아의 허리가 절로 튀어 올랐다. 손가락 두 개가 질 안쪽으로 들어와 내부를 휘젓고 엄지손가락이 음핵을 강하게 문질렀다.

그녀는 다리를 한껏 오므리며 몸을 뒤틀었지만 다리 사이에 에드윈의 손을 가둔 모양새만 되었다.

그는 한참 손장난을 하며 나디아가 몇 번째인지 모를 절정으로 몸부림치게 만든 다음에야 물러났다. 애액으로 흠뻑 젖은 손가락을 나디아의 입술에 문지른 그가 음산하게 속삭였다.

“보지 간수 잘하란 말이야. 아랫것이랑 돌려 먹는 취미는 없어. 알아들었어?”

나디아는 가물가물해지는 눈을 감으며 습관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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