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부인과 두 남자-15화 (15/115)

15.

“아읏, 아아…!”

허리가 자꾸만 튀고 배 속에 몽글몽글한 것이 뭉쳤다. 저도 모르게 다리를 배배꼬게 되는 감각이었다. 에드윈은 나디아의 양쪽 가슴 끝이 새빨갛게 충혈될 만큼 핥고 씹으며 그녀가 그의 품 안에서 순식간에 찾아온 가벼운 절정에 경련하듯이 떨게 만든 다음에서야 입을 떼었다. 타액에 흠뻑 젖은 가슴 끝이 번들거렸다.

그는 반쯤 풀린 눈을 한 그녀를 은근하게 바라보며 그녀의 귓불을 매만지다 손가락을 넣어 귓속의 연한 살을 매만졌다. 나디아는 간지러움에 목을 움츠렸지만 그 행동은 에드윈의 손바닥에 뺨을 비비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녀는 오래지 않아 간지러움이 쾌감과 잇닿아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의 입술을 타고 앓는 듯한 소리가 자그마하게 새어 나왔다.

“혀 내밀어.”

머리로 이해하기도 전에 몸이 반응했다. 예쁜 눈동자에 홀리기라도 했는지 그녀는 순순하게 혀를 조금 내밀었다. 그가 자꾸만 더, 더, 하고 속삭였다. 어디까지 원하는 건지. 나디아는 울상을 지으며 혀를 더 내밀었다.

그녀는 제 혀끝을 재미난 것이라도 된다는 양 유심히 살피는 에드윈을 멍하니 바라봤다. 반쯤 내리깔린 눈꺼풀 아래로 드리워진, 팔랑인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길고 풍성한 금빛 속눈썹을 만져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내밀고 있던 혀가 그의 입술 사이에 물렸다.

그는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쪽쪽 소리가 나도록 그녀의 혀를 빨았다. 절로 낯이 붉어지고 등줄기를 타고 저릿한 감각이 내달렸다. 허공에서 혀가 얽혔다. 몸에 자꾸만 힘이 빠졌다. 아니, 힘이 들어가는 것 같기도 했다.

그가 손을 뻗어 깍지를 껴 왔다. 나디아가 꽉 부여잡았던 탓인지 손을 뗀 자리가 잔뜩 구겨져 있었다. 그녀는 잔뜩 구겨진 그의 옷을 흐릿한 눈으로 응시하며 웅얼거렸다. 혀가 핥아지고 있어 발음이 불분명했다.

“미, 미안, 웁, 으응… 미안해요.”

에드윈이 그녀의 입술 위로 짧게 반복해서 입을 맞추며 뭐가? 하고 물었다. 제법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던 그가 입술을 옮겨 턱 아래를 물었다. 나디아는 고개를 뒤로 젖혀 습하고 말랑한 감촉이 목을 수놓는 것을 느끼며 열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당신, 옷이, 읏, 구겨, 구겨져서….”

그가 음험하다고 느껴질 만큼 낮게 웃었다. 약한 통증과 함께 쇄골 부근이 강하게 빨렸다.

“미안해? 미안하면 단가? 어떻게 보상할 거지?”

“네? 그, 그게….”

그녀가 당황하는 꼴을 한참이나 지켜보던 그는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손을 내려 엉덩이를 꽉 쥐었다.

“달거리가 끝나지 않았다지? 정말 쓸모없는 아내로군. 남편의 옷은 엉망을 만들고 욕구도 받아 내지 못하는 건가.”

어처구니없는 트집이었지만 나디아는 무어라 반박하지 못했다. 남편이 그녀의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그런 것이었다. 이리 될 걸 몰랐던 것도 아니니 새삼스레 억울해 할 필요도 없었다.

나디아는 그저 고개를 숙인 채로 그가 트집을 빌미로 무엇을 요구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짧은 시간 동안 잔뜩 흐트러진 그녀의 모습을 감상이라도 하듯이 훑어보던 남자가 나디아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 올리는가 싶더니 그녀를 바닥에 앉혔다.

무릎이 쿵 부딪혔다. 양탄자가 두껍게 깔려 있어 아프지는 않았지만 놀라기에는 충분했다. 나디아는 벌려진 에드윈의 다리 사이에 앉은 채 어리둥절한 낯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에드윈은 장난스럽게 한숨을 내쉬며 나디아의 손을 잡아끌었다. 종착지는 그의 바지춤이었다.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손을 잡아 빼려 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

“재미없게 굴지 말고.”

그가 재촉했다. 무엇을 원하는지는 얼핏 알 것도 같았다. 바지춤을 풀게 시키고… 그것을 보여 주며 그녀가 당황하는 꼴을 즐기려는 거겠지.

이 얼마나 고약한 취미인지. 그의 변태적인 행위를 겪을 때마다 다짐을 하는데도 매번 충격을 받았다. 나디아는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겨우 그의 옷에 손을 댈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더듬거리면서 장식 끈과 단추를 풀어내는 동안 에드윈은 턱을 괸 채 그녀를 내려다보기만 했다.

온통 빨갛게 달아오른 채 손을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녀가 복잡하게 묶인 끈들을 한참이나 걸려 모두 풀어내고는 움직임을 멈췄다. 차마, 직접 그 짓을 할 용기는 생기지 않아서.

나디아는 사실 남자의 그것을 가까이서 들여다본 적도 없었다. 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는 해도 그것과는 별개였다. 설사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다고 해도 고개를 돌렸겠지만.

차라리 그가 뭐든 먼저 행동해 주기를 바랐지만 에드윈이 침묵만 지키자 그녀는 울고 싶은 기분에 휩싸였다. 이 남자는 정말 그런 짓까지 시킬 셈인 걸까? 나디아는 반쯤 울먹이며 애원하듯 에드윈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이 상황을 즐기는 듯 즐거운 기색이 역력했다. 마침내 그가 입을 뗐다.

“못 하겠어?”

나디아는 대답하지 못했다. 당장이라도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조금 전 터무니없는 트집을 잡던 그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이걸 거절하면 또 어떤 트집을 잡을까 하는 생각이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생각을 방해라도 하듯이 에드윈이 다시 한번 물어 왔다.

“못 하겠냐고 물었어.”

그녀는 숨을 들이쉬고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숨이 탁 트였다. 나디아는 안도감에 울음을 터트릴 뻔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짓궂은 짓을 그만두기만 해 준다면 그녀로서는 다행일 따름이었다.

“내가 도와주지.”

머리 위에서 떨어진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전에 고개를 든 나디아의 시야 가득히 그의 것이 들어찼다. 그녀는 비명을 참기 위해 입을 틀어막았다. 그의 것에 시선이 못 박힌 듯 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저의 안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크기와, 신체의 일부라기엔 너무도 울퉁불퉁하고 흉악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나디아는 정말로 이것이 에드윈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의 얼굴을 다시 올려다보아야 했다. 경악으로 가득한 그녀와 눈이 마주친 에드윈의 얼굴에 걸린 미소는 좀 전보다 더욱 진해져 있었다.

“왜?”

반사적으로 다시 그쪽으로 향하려던 시선을 겨우 멈춘 나디아는 간신히 표정을 다듬으며 고개를 돌렸다.

무어라 대답해야 좋을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머릿속에서는 그의 성기가 흉흉하게 일어선 채 꺼덕이는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어깨가 들썩였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 아니에요.”

나디아는 열심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하면 머릿속의 그것도 털어질 거라 여기는 것처럼.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가 부드럽게 나디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타인의 얼굴 앞에 치부를 드러내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여유롭고 태연자약한 태도였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다시 그의 것을 눈에 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다시 나디아의 손을 잡았다.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챈 나디아가 제 손을 빼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그 행동은 어린아이의 반항보다도 무력했다.

애쓴 것도 소용없게 그녀의 손바닥에 뜨겁게 열이 오른 살덩이가 닿았다. 한 손으로는 모두 감싸 쥘 수도 없는 굵기에 울퉁불퉁하게 핏줄이 솟은 그것은 묘하게 맥박이 치는 듯 두근거리기까지 해서 나디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에드윈이 그녀를 괴롭히고 싶었던 거라면 보기 좋게 성공한 셈이었다. 너무나 부끄럽고 무서워서 눈물이 찔끔 날 지경이었다. 지금이 대낮인데다 침실도 아니란 사실은 그에게 전혀 고려대상이 아닌 모양이었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남자 같으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비난이 그녀의 속에서 소용돌이쳤다.

에드윈은 나디아의 양손을 이끌어 제 성기를 쥐게 한 뒤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속삭였다.

“핥아.”

눈이 번쩍 뜨이는 말이었다. 핥으라니? 어디를? 그녀는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을 부정했다. 그럴, 그럴 리가. 그가 아무리 변태라 해도 그렇게까지… 할 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러고도 남았다. 나디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지 조금도 알 수 없었다.

애초에 몸이 좋지 않으니 쉬고 싶다며 방에 틀어박혀 있어야 했다. 홀로 누워 알 수 없는 불안과 죄책감이 시달릴지언정….

“혀 내밀어 봐. 아까 해 봤지?”

나디아는 그를 노려보았다. 그리 다정한 체하며 어른다고 해서 내가…. 그녀는 금세 침울해졌다. 잘 대해 줄 때 따르지 않으면 순식간에 태도가 돌변하겠지. 그냥 하는 것과 얻어맞고 하는 것 중에 고르자면 일곱 살 난 어린아이도 전자가 현명한 선택이라 판단할게 분명했다.

이 순간도 잠시일 것이다. 나디아는 순순히 혀를 내밀었다. 이런 짓도 익숙해져야 하는 걸까? 그녀는 익숙해지고 싶지 않았다.

에드윈은 답지 않게 다정하게 굴었다. 나디아는 그렁그렁 고인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그가 시키는 대로 혀를 내밀고 짙은 색의 성기 위로 혀를 대는 행동은 꽤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짓이었다.

꼭 사람의 신체 부위가 아닌 것처럼 느껴져서 그녀는 잔뜩 겁먹었지만 막상 혀에 닿는 피부는 부드러웠고 역겨운 맛이 나지도 않았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생각만큼 끔찍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행위에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지는 않았지만.

나디아는 착한 아이처럼 그의 말에 따라 혀를 문지르고 입술을 모아 끝부분을 빨았다. 이미 충분히 거대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놀랄 정도로 한층 더 부피를 키웠다. 그는 입을 크게 벌려 앞부분을 넣으라고 했지만 입을 벌리건 안 벌리건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크기였다.

“형편없군. 수음하는 것만 못해.”

꼼지락거리며 성기 끝을 할짝대던 나디아를 따분한 얼굴로 바라보던 에드윈이 일어서며 그녀의 몸을 끌어당겼다. 나디아는 휘청이며 그가 앉았던 의자에 대신 앉았다.

그리고 얌전히 그가 시키는 대로 제 손으로 양 가슴을 모아들었다. 깊어진 골짜기를 내려다보며 부끄러워하기도 잠시, 그가 가슴 사이로 제 성기를 들이밀었다.

그가 다시 가슴을 핥거나 깨물어 줄 거라 생각했던 나디아는 흠칫하며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등받이에 막혀 그럴 수 없었다.

풍만한 가슴골을 파고든 성기가 조금씩 더 빳빳해지며 말랑한 살을 함부로 찔러 댔다. 한 손으로 제 성기를 쥔 채 수음하던 에드윈의 숨이 조금씩 가팔라졌다. 그럴수록 그녀의 젖가슴 위로 투명하고 비릿한 냄새가 나는 액체들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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