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을 살아온 색(色)의 신선 하우희가 눈을 뜨자 들려온 말. “왕비마마, 정신이 드시어요?” 아무래도 목숨을 구해 준 여인과 몸이 뒤바뀐 것 같다. 여인의 신분은 봉무국 황제의 아우, 단왕의 아내 심소천. 시녀들의 말을 종합해 보니 심소천은 정숙한 여인의 표상이었나 보다. 그런 애가 색선 몸에 들어갔으니 혀를 깨물지나 말아야 할 텐데. 하지만 우희의 왕부 탈출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남편이라는 자는 얼굴 한 번 비추지 않는다. 아니, 혼인한 지 3년이 됐다면서 아직 초야도 안 치렀어? ‘색선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며 쳐들어간 집무실은 뜻밖의 꽃밭. 그중에서도 단왕 진이겸은 화중화(花中花)라. 어우, 달콤한 양기 냄새. 소천아, 소천아. 내 너의 한을 풀어 줄까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