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화 같이 있고 싶어
2018.01.01.
“뭐?”
“같이 있고 싶어.”
루시펠라가 다시 한 번 말하자 제드의 눈이 커졌다.
제드는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을 했다.
그것을 본 루시펠라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빠르게 뛰던 가슴이 꼭 내려앉는 것 같았다.
마차 안에서 루시펠라가 한 생각이란 꼭 그와 함께 얼샤를 가야 하느냐? 이대로 제드의 집에 가도 되겠느냐, 하는 생각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수도 있는데 꼭 지금이어야만 하나?
그러나 지금 제드를 떠나보내면 자신은 혼자 남아 있어야 했다.
제드가 오랫동안 부재중일 때 어땠는가. 거의 매일 그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뿐인가? 그가 없는 때 칼리드가 방문해 와 그녀를 괴롭혔다.
차라리 그랑 같이 있는 게 더 나았다.
“아니, 그러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녀의 머릿속에 제드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조금 더 그럴듯한 이유를 생각해 왔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미친 거지? 그거 머릿속에서만 생각한 거잖아! 왜 말을 해서는…….’
루시펠라는 고개를 들 수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 뒷걸음질 쳤다.
그녀가 등을 돌릴 때였다.
“영애!”
그 부름에 루시펠라가 멈췄다. 제드가 바로 따라와 그녀의 손을 잡자 그를 바라보았다.
“설명을, 그러니까 설명을 해줘. 지금 나는 아무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군.”
“…….”
루시펠라는 제드의 간절한 표정을 보곤 심장이 뛰었다.
“아니, 내가 얼샤에 가고 싶은 거야. 그건 그냥 나온 말이라고.”
루시펠라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수습하려 애썼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변명으로 보일 뿐이었다.
제드는 루시펠라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캐낼 것처럼.
“루시.”
제드의 말에 루시펠라는 그의 눈을 피해 눈동자를 옆으로 굴렸다. 꼭 혼이 나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다. 분명 에스텔이었을 적에도 이렇게 얌전하진 않았는데 제드 앞에서는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행동을 자제하게 되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이건 기회였다. 그렇다면 제드에게 역시 조금은 솔직해져야겠지.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얼샤에 가고 싶기도 하고 또 칼…… 아니, 루이르크 공작과 마주치는 게 싫었어.”
“그게 나와 같이 있고 싶은 이유라고?”
제드의 물음에 루시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드가 얼굴을 찌푸렸다. 루시펠라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해 주면 안 되나? 곁에 있으면서, 내가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할 기회를 주는 거.”
“…….”
“이런 것도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건가?”
그 말을 들은 제드는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미소를 지었다.
“설마 그럴 리가.”
그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대는 참 매력적이야. 참 이기적이고 솔직하지.”
“뭐?”
“그대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제드가 손을 들어 루시펠라의 뺨을 쓸었다. 까슬한 손바닥이 그녀의 보드라운 볼을 매만졌다.
“영애의 말을 들어주도록 하지.”
루시펠라는 그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막상 제드가 같이 가자고 해주었으나, 의문이 남았다.
“아까는 안 된다면서?”
“영애가 그걸 바란다면 안 돼도 되게 해야지. 그게 구애를 하는 내 입장이니 말이야.”
그렇게 열정적인 사람치고 제드의 말은 상당히 신랄했다.
그러나 루시펠라는 제드의 얼굴이 진심으로 기뻐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제드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지는 모습을 보며 루시펠라는 가슴이 시큰해졌다.
커다란 죄책감이 자신을 짓누름과 동시에 기뻐하는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상하네. 전투가 벌어진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덥석 승낙해도 돼?”
데려가 달라는 건 정작 자신이었음에도 루시펠라는 투덜거리듯 말했다.
제드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따스한 시선이 느껴졌다. 꼭 제드는 그녀를 귀엽게 여기는 것 같았다.
“영애 스스로 그 점은 감수할 거라고 생각해. 영애는 마냥 무모하긴 해도 어리석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야. 나는 영애를 믿고 있어.”
그 말에 루시펠라가 미소를 지었다. 제드의 믿음은 그녀의 부탁을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여자의 투정’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제드는 그녀를 믿어주었다.
이상하게도, 마냥 지켜주겠다는 상투적인 말을 듣는 것보다는 자신을 믿어주고 존중해 주는 이런 태도가 좋았다.
그녀는 그의 매력을 하나하나 발견해 나가고 있었다.
루시펠라의 입가에 미소가 어리자 그것을 본 제드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허리를 살짝 숙여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마치 입을 맞출 것처럼.
‘무슨?!’
입술이 닿기 바로 직전, 루시펠라가 무어라 이야기를 꺼내려 할 때 그가 멈췄다.
그의 얼굴이 가까이 눈에 들어왔다. 제드와 눈을 마주친 그녀는 얼굴이 빨갛게 물들지 않게 주의해야 했다.
“그리고 나도 내 매력을 믿고 있거든.”
그의 눈가가 부드럽게 휘었다. 루시펠라가 깜짝 놀라 몸을 떼려고 하자 어깨에 얹어져 있던 그의 손이 루시펠라의 입술로 옮겨갔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루시펠라의 보드라운 입술을 느릿하게 쓸며, 묘한 여운을 남기고 떨어졌다.
***
“하인트 공작과 얼샤에 가려구요.”
루시펠라의 말에 백작은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루시펠라는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백작의 표정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안 된다고 하겠지?
“안 된다고 하시면 몰래 나와. 뒤처리는 내가 해주지.”
헤어지기 전, 제드는 그렇게 말했다.
몰래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진짜로 제드가 뒤처리는 다 해주는 걸까?
루시펠라는 대충 포기하고 제드에게 의지해야 하나 잠시 동안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하인트 공작과 얼샤를 간다고?”
“네.”
“대체 왜?”
루시펠라는 백작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우선, 제드에게 했던 것처럼 ‘제드 곁에 있고 싶다’라는 이유는 절대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건 사랑 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보이면 되레 반감만 살 뿐이다.
그렇다면 진짜 루시펠라에게서 그 이유를 찾아 백작을 설득해야 했다.
“엄마가 얼샤 출신이라고 하셨죠?”
그에 아이딘 백작의 두 눈이 커졌다.
“엄마가 어디에서 태어나시고, 어떻게 자라셨는지 알고 싶어요.”
“루아나를?”
“네, 제 엄마니까요.”
그러나 생각 외로 이 대답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들은 것처럼 눈을 크게 뜨더니 서글픈 표정으로 루시펠라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럴 나이도 되었구나. 그럴 나이가 되었어.”
루시펠라는 백작이 흔들리는 것을 알았다.
과거의 일을 떠올리는 걸까? 그는 루시펠라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었다.
루시펠라는 이때다 싶어 입을 열었다.
“엄마에 대한 건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그래도 엄마잖아요. 엄마가 나고 자라셨던 나라에 가고 싶어요. 하지만 혼자 가는 건 위험하고, 갈 기회도 없을 거예요. 여자인 저 혼자 어딜 가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루시펠라는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백작에게 말했다.
“그렇지만 루시, 그건 너무 위험하단다. 거긴 아직 안정되지 않은 곳이야. 그리고 하인트 공작도 허락한 거냐?”
“네. 원한다면 같이 가자고 했어요.”
“이해가 가지 않는구나. 대체 왜…….”
아이딘 백작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했다. 루시펠라는 그에 조금 짜증이 났지만 꾹 참으며 말했다.
“그거야 절 지킬 자신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실제로 그가 그렇게 말했어요.”
“…….”
“결혼하기 전 마지막으로 바깥에 가는 거예요. 결혼을 하게 되면 꼼짝없이 한곳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그렇다면 결혼 전에 조금이나마 자유롭고 싶어요.”
루시펠라는 간절한 표정으로 백작을 보았다. 백작은 루시펠라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루시펠라는 진실로 간절했다.
“만약 허락해 주시지 않으면, 하인트 공작이 아닌 아버지께서 저를 얼샤로 데려가 주실 건가요?”
루시펠라가 덧붙인 말에 백작이 입을 다물었다.
그는 차마 그렇게 해주겠다는 말은 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는 생각에 잠긴 듯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몇 번이고 한숨을 내쉬더니, 루시펠라의 인내심이 떨어질 때쯤 입을 열었다.
“아직도 루아나가 기억나지 않는 거지?”
루시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의 너와 같았단다. ‘자유롭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지.”
그랬나? 진짜 루시펠라의 기억에도 그녀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가 아홉 살이 된 나이에 병으로 비참하게 죽었기 때문이다.
루시펠라는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하던 그 여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초상화 속 아름다운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피골이 상접하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핏발 선 눈으로 그녀는 죽여달라고 울부짖고 또 울부짖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처럼 자유를 갈망하던 평범한 사람이었다니.
“널 아주 많이 사랑했단다. 널 낳았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했지.”
아이딘 백작은 그때를 떠올리는 듯 환하게 웃었다. 그것을 보니 어쩐지 마음이 이상했다.
“루시.”
“네, 아버지.”
“네가 어머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루아나도 하늘에서 서운해할 거다. 적어도 딸의 마지막 자유는 방해할 수 없는 법이지.”
“그렇다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려무나.”
너무나 쉽게 떨어진 허락에 루시펠라는 눈을 깜빡였다.
방금 백작이 허락한 게 맞나?
루시펠라는 소리를 지를 뻔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아이딘 백작부인을 떠올리는 백작의 얼굴이 어둡고 진지했기 때문이다.
“루아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부르그’는 꼭 가보는 게 좋겠구나.”
“부르그요?”
“네 어머니가 나고 자란 곳이다. 바네사 남작저가 있는 곳이지.”
***
클로렌스는 루시펠라의 이야기를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그래서, 아이딘 백작께서는 그 ‘부르그’라는 도시를 그쪽 영주로부터 매입했다는 말인가요?”
“그렇대.”
“백작부인께서 어린 시절 살고 계셨던 곳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서?”
“그렇다니까?”
루시펠라는 그 말을 하며 차를 마셨다.
아이딘 백작에게 들은 내용은, 사실 내용 자체로만 따지면 별로 충격적이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정말 감동적이네요.”
“그렇지? 혹시 드러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어서 폐하에게 허가를 구했다나 봐.”
도시라고 해봤자 너무나 작은 도시이기에 황제는 아이딘 백작의 부탁을 허락해 땅 매입을 허가했다.
얀스가르의 귀족들이 너도나도 얼샤의 땅을 사면 문제가 생길까 봐 비밀에 부쳤지만.
사랑하던 사람이 나고 자랐던 곳을 보존하기 위해서 그곳을 구매한 남자.
아이딘 백작은 루시펠라의 어머니 루아나를 정말로 사랑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얼샤에 가면 거기에서 묵을 수 있으니까 위험하게 제드를 따라다니지 말고 거기에 콕 박혀 있으라고 하셨어.”
“저도 그러는 게 좋겠어요.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공작 각하에게도 폐가 될 테니까요.”
루시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루시펠라는 이 몸이 따라주는 이상 제드와 얼샤를 전부 돌아볼 생각이었다.
“어라? 그러고 보니 그럼 얼샤에 돈이 흘러 들어갔다는 건 뭐야. 이런 거였어?”
루시펠라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얼굴을 찌푸렸다. 2황자가 이걸 가지고 자신을 협박했는데 고작 이거였다니, 맥이 빠졌다.
“네?”
“클로렌스 2황자 전하는 오늘 방문할 예정이야?”
“아니요, 오늘은 방문하지 않을 예정이세요.”
클로렌스의 표정이 살짝 변했으나 그런 것에 둔감한 루시펠라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면 언제 방문할 예정이지? 얼샤로 떠나기 전에 얼굴을 꼭 보고 싶은데.”
루시펠라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하자, 클로렌스는 말없이 차를 들이켰다.
“꽤나 두 분 친한가 봐요?”
클로렌스의 말에 루시펠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설마, 그 사람과 그럴 리가 있어?”
루시펠라가 못 들을 걸 들은 것마냥 얼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굳이 왜 만나시려는 거예요?”
클로렌스의 말은 차가운 가시가 박혀 있었으나 루시펠라는 또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거야 전하가 만나자고 하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오해한 것도 있어서 풀어야 하고.”
“무슨 오해요?”
“아, 그게…… 저번에 나보고 황제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거든.”
“그러니까, 루시는 저보다 훨씬 더 먼저 전하가 황위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거네요?”
클로렌스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녀는 클로렌스의 마지막 위험신호를 알지 못했다.
“말하자면 그래.”
“심지어 그걸, 전하께서 ‘먼저’ 드러낸 거고요.”
“맞아.”
클로렌스는 그 말을 듣고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루시펠라는 그제야 무언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뭔가 다르다고 알아챘을 땐 이미 때늦은 뒤였다.
“루시, 지금 대체 제게 왜 이러는 거예요?”
클로렌스의 서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
“제가, 그러니까…….”
루시펠라는 클로렌스의 말을 차분히 기다렸다. 클로렌스가 입술을 깨물더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벌꿀색 두 눈에는 원망이 자리해 있었다.
“절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실 생각이에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 약혼자라는 인간은 나를 만나러 내 집에 온다면서, 여기서 저와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제 친구와 이야기해요.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요?”
그 말에 루시펠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 그것에 대해서 이상하고 예의가 없다는 자각은 있어도, 클로렌스는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약혼자는 나보다 더 내 친구에게 마음을 여는 것 같군요.”
“아니, 그건.”
“내 친구 역시도 그것에 별생각이 없어 보이죠. 두 사람은 똑같이 생각하고, 그 가운데에 저는 없어요. 여기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신경이나 쓰긴 할까요?”
클로렌스의 차가운 비꼼에 루시펠라가 당황해서 말했다.
“클로렌스, 나, 난 네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 말에 클로렌스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루시, 어떻게 그게 괜찮을 수가 있겠어요!”
“……!”
클로렌스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혀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자 루시펠라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언제나 거리를 둔 채 예의를 지키고. 이상적인 연인인데, 정말 이상적인 연인일 뿐이에요.”
이상적인 연인? 그 사람이?
루시펠라는 그 와중에도 그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분위기상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
“남들이 모르는 그 사람의 모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만족하려고 했어요. 누구에게나 그럴 거라고.”
“…….”
“하지만 루시에겐 달랐어요. 이오지프 전하는 언제나 루시펠라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았어요. 생각해 보면 언제나 루시펠라가 있는 곳만을 졸졸 따라다녔어요.”
“아니, 그건…….”
“솔직히 말해요, 루시! 이오지프 전하가 루시를 좋아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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