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길들여진 상속녀-91화 (91/92)

외전 5

“흐…읏.”

한동안 안 하는 사이에 좁아져 버렸다. 레온은 손가락 하나를 끝까지 밀어 넣고는 안을 둥글게 휘저어갔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하….”

“잘 젖네. 꽤나 고팠었나 봐.”

레온은 음란하게 번들거리는 입술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다나는 그것에 대꾸하지 않았다. 이미 안쪽을 헤집는 손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몇 번 휘저어 공간을 만들어내곤, 레온은 손가락을 두 개로 늘려 다시 밀어 넣었다.

“흐…읍.”

빠듯한 느낌에 다나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이번에는 앞뒤로 왕복하면서 내벽을 관통시켰다. 다나는 문득 이 마차가 지나치게 좋다는 생각을 했다. 바퀴 굴러가는 소리에도 전혀 묻히지 않고, 아래에서 찰박찰박 젖은 소리가 노골적으로 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혹여나 밖에서 들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아…흣, 레온, 레온….”

“조금만, 조금만 더. 나도 미칠 것 같다고.”

레온은 달래듯 다나의 귓불을 깨물면서 속삭여줬다. 그리고 발갛게 달아오른 목덜미와 볼 위에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이제 거의 다되었다. 애액이 손목까지 타고 와 젖을 정도가 되었을 무렵 내벽이 움찔대며 손가락을 집어삼키려 했다. 이제 그녀의 몸이 정말 원하고 있었다.

레온은 손을 빼내고 다나의 다리를 벌리고 그 안쪽에 자리 잡았다.

마차의 긴 의자는 다나의 다리를 비스듬히 벌리게 했고, 레온은 그 자세 그대로 벌린 채 자신의 바지춤을 벌려 내렸다.

아까부터 아우성치던 그의 분신이 툭 붉어져 튀어나왔다. 다나는 은근히 아래를 보다 눈을 꽉 감아버렸다.

한두 번 해본 건 아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저 부피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를 지경이었다.

부드럽고 단단한 것이 아래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그새 다시 긴장하여 몸에 힘이 들어갔다. 레온이 엉덩이와 허리춤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달래가면서 비부 속에 페니스를 문질러댔다.

“아…흐….”

야한 게 비벼지는 감촉에 다나가 소리를 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레온이 선단 끝을 밀어 넣었다.

“아…읏…!”

다나는 알싸한 통증과 밀려오는 쾌감에 숨을 참았다. 벌어진 질구 안으로 버거운 감각이 점차 파고들었다.

하지만 급박한 건 도리어 레온이었다.

“후우, 이건 생각보다 훨씬….”

생각보다도 훨씬 꽉 조여오는 감각에 그는 최대한 인내를 발휘해야 했다. 다나의 다리를 단단히 부여잡고는 결국 끝까지 밀어붙였다.

“하아, 하아.”

두 부위가 완전히 결합됐을 때, 다나가 밭은 숨을 내쉬며 할딱거렸다. 내내 평온하던 마차가 돌부리에 걸렸는지 얕게 들썩거렸다.

“아흑!”

그 작은 요동에도 빠듯하게 맞춰진 내벽은 강한 자극을 가져다줬다. 그와 동시에 레온이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아, 흣, 으응, 레, 레온, 아흑!”

좁은 통로를 드나드는 페니스의 크기는 여전히 크고 굵었다. 다나는 입에서 나오는 교성을 줄이려 안간힘 썼지만, 결국 다문 입술 사이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레온이 허리를 숙여 가슴을 밀착한 채로 점점 더 빠르게 하체를 흔들었다. 다나는 들썩이는 몸이 마차의 움직임 때문인지, 레온 때문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레온이 깊게 깊게 파묻을 때마다, 다나의 허리가 들썩거렸다.

“하, 이제부터, 각오해야 될 거야.”

“뭐… 뭐를, 요, 아, 흣!”

레온이 찔걱찔걱 허리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은 채 그대로 말을 이어갔다.

“그동안 못 한 만큼 해야 할 테니까.”

담담하게 말하는 것 같아 보여도 목소리에는 기대감과 흥분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더군다나 쾌락에 젖은 그의 목소리는 섹시하면서 동시에 다나에게 섬뜩함을 안겨주었다.

“아흑, 아, 아니이, 흣, 레온… 적당, 적당히… 하!”

레온은 다나의 다리를 잡아 어깨 위로 걸쳐놓고는 아래에서 위로 하체를 쳐올렸다. 내벽의 깊은 안쪽을 찌를 때마다, 다나가 그의 페니스를 물고 잡아당겼다.

“하, 진짜, 환장하겠군.”

빨리 끝내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하는 처음이라 레온으로서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마차 안에서 오래 하는 건 역시 무리였다. 아마도 마법으로 보강한 이 마차는 속도도 빨라서 얼마 지나지 않아 성 앞에 도착할 것이다.

레온은 빠르게 쳐대며 점점 속도를 올렸다. 마차 안이 후끈거리는 열기로 가득 찼다.

“하, 하읏, 아, 아, 하응!”

젖은 비부 안을 드나드는 페니스가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 철썩철썩 살가죽과 고환이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거세지더니, 다나가 먼저 고개를 꺾고 오싹한 쾌감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절정에 다다른 그녀를 꽉 껴안아 주며 레온도 페니스를 가장 깊은 곳으로 찔러 넣었다. 울컥울컥 정액이 그녀의 몸 안으로 퍼져 들었다.

그렇게 사정을 끝낸 후, 레온은 미리 준비해둔 수건으로 다나의 몸을 닦아주었다. 그것을 본 다나가 눈을 흘기며 힘없이 핀잔 어린 어조로 중얼거렸다.

“레온… 설마 아까 출발할 때부터 이럴 작정으로….”

옷을 다시 완전히 갖춰 입은 레온이 다나를 일으켜 앉혀주었다.

“언제 어디든 가능하도록 준비해야지.”

“이, 짐승…!”

다나의 솜방망이 같은 주먹세례를 받으면서도 레온은 묵묵히 그녀의 옷매무시를 손수 정리해주었다.

씩씩거리던 다나의 귓가에 레온이 음란한 목소리로 속닥거렸다.

“그래서, 싫었어?”

다나는 당황하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면서도 발그레한 얼굴로 용케 답했다.

“아뇨, 좋았어요.”

레온이 씨익 웃으며 마차 안에 눅눅해진 공기를 바꾸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어느새 테라티우스 성이 가까워져 있었다.

다나는 땀으로 젖은 이마와 목덜미를 닦아내며 부는 바람에 얼굴을 맡겼다.

브림드 베이도 좋았지만, 지내다 보니 테라티우스 성도 그리웠다. 다나는 새삼스럽게 이제 정말 그곳이 자신의 집이 됐다는 걸 느꼈다.

‘하긴 그게 여행이 주는 묘미지.’

***

하지만 레온의 바람과 달리,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을 가질 틈이 좀처럼 나지 않았다.

레온도 바빴지만, 다나 역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이었다. 다나는 저번에 레온에게 말한 인력 보강에 관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아웃사이더 구역에 방문했다.

레온이 신신당부하여 리사와 아힐 둘 모두를 데리고 갔고, 그 외에 호위기사와 병사도 꽤 많이 데리고 갔다. 처음에는 가지 못하게 했지만, 결국 다나의 고집을 꺾지 못한 레온이 내민 차선책이었다.

‘어휴, 무슨 전쟁 치르러 가는 것도 아니고.’

다나는 마차 안에서 마차를 겹겹이 둘러싼 이들을 살펴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레온을 이해 못 하는 바도 아니었다. 지금 그곳에서는 일할 수 있는 이들을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일단 오랫동안 방황한 이들이라 의욕이 없는 이들도 많았고, 그곳의 치안도 성내보다는 좋지 않았다. 게다가 인원 차출 작업이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다나가 마음이 쓰이는 건, 레온 보다는 당연히 어린 아드리안이었다.

‘유모 두 명이 잘 돌봐주겠지.’

그렇게 믿기 때문에 떠난 거긴 했지만, 몸이 멀어지니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애써 고개를 저으며 마음을 바로잡았다. 만일 인력 보강하는 일정이 늦어진다면, 로사베리아를 비롯한 특산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그렇게 겨울이 오면 또 한 해가 미뤄지고, 그만큼 사업에 또 늦어진다.

다나가 사업에 몰두하며 서두르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테라티우스는 제국으로부터 경제적인 자립을 원했다. 그것이 독립을 뜻하는 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제국 내에서, 상업적으로 번성하는 도시가 되기를 원했다. 물론 테라티우스 성은 돈이 많았다. 하지만 영지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테라티우스 왕국이 제국 안에 복속되고, 대공령이 되면서 그 많던 물자와 인력, 일자리들이 모두 제국에게로 흡수되었다.

지금 성 주변은 하나의 지방 주요 거점 정도의 역할일 뿐 제대로 된 도시라고 할 수 없었다.

도시가 도시의 기능을 하려면 역시 상업이 번성해야 했고, 스스로 먹거리 또한 풍부해야 했다. 그리고 모두가 일을 하면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물자와 유통망이 필요했다.

더니즈 상단을 잘 활용한다면 그것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다나는 그것을 생각해왔고, 레온 역시 그 점을 알고 있어서 그녀를 걱정하면서도 다니엘까지 빌려 줘가며 적극 밀어줬던 것이다.

마차가 멈추고 다나는 아힐의 에스코트를 받아 마차 위에서 내려왔다.

병사들이 미리 와서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오지 않게 통제를 했다. 그곳의 사람들은 아직도 조금 더럽고 말랐지만, 그래도 어쨌든 정착할 곳이 있기 때문인지 전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아 보였다.

다나는 그곳의 관리인에게 물었다.

“지금 여기는 어떻게 관리 하고 있지요?”

“하루 한 번, 먹을 것과 옷가지, 약품들을 주고 있습니다.”

“…정말 최소한의 지원만 하고 있군요. 그런데 일자리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다고?”

“네. 물론 다 그런 건 아닙니다만, 생각보다 멀쩡한데도 지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오히려 일하기 힘들 것 같은 사람들이 지원을 하고….”

“그래요? 배분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죠?”

“그냥 사람마다 똑같이 나눠주고 있습니다.”

다나는 그 말을 들으며 곰곰이 생각했다. 그때 성 밖으로 쫓겨났을 때 봤던 일들을 떠올렸다.

“서로 뺏거나 하진 않나요?”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틈나는 대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나 노인들은 음식들을 받은 즉시 그 자리에서 먹어버립니다.”

“그렇…군요.”

다나는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알 것 같았다.

“배분 방식을 바꾸도록 하죠.”

“어떻게 말입니까?”

다나는 정말 사정이 있어 일할 수 없는 사람과,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눴다.

일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그 전과 같이 물자를 무상으로 나누어줬다. 그리고 그들을 한데 모아 보호할 수 있는 장소와 사람들을 고용하기로 했다.

성에서 나온 사람 몇몇과, 그들 자체 내에서 뽑아 그 구성원을 채워 넣었다.

보호자들은 그 자체가 직업이라 분류하여, 수당을 챙겨주었다. 수당은 직접적인 물자가 아닌 돈으로 줬다.

“계속 이렇게 고립시킬 수는 없어요. 아직도 꺼리는 분위기가 있겠지만 어쨌든 최종적으로는 영지 내에서 완전히 정착시켜야 해요.”

“네.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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