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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 상속녀-37화 (37/92)

37화

입술이 떨어지고 다나가 눈을 떠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레온의 눈동자는 진지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달빛이 까만 머리부터 베일 듯이 날카로운 턱선까지 비추며 내려와 번들거리는 붉은 입술 위에 맺혀 있었다. 그리고 다나는 홀린 듯이 그를 보았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다나가 손을 올려 손바닥으로 레온의 뺨을 쓰다듬자, 그가 촉감을 느끼려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다나는 마치 사나운 맹수를 길들인 것 같은 묘한 성취감을 느꼈다.

지금이라면,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혹시 대답해주지 않을까.

“레… 온.”

다나는 혹시 몰라 부르면서도, 조금은 자신이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게 정확히 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구해준 그에게 보호받길 원했다. 함께 지내며 낮과 밤의 구별 없이 몸을 섞었고, 그와의 섹스에 중독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고 없이 쫓겨나 멀어지게 되자 몸과 마음이 너무 그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연한 듯 돌아와, 다시 그와 이렇게 마주 보고 있었다.

‘레온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나는.’

새삼스레 두근대는 가슴이 원하는 바는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어쩐지, 지금 레온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는 어느 때 보다 자신을 조심스럽게 다루며 무언가를 망설였다.

“…몸은. 아픈 곳은 없나?”

다나는 질문의 의도를 쉽게 눈치챘다. 그리고 의도를 알자마자, 푸른 눈이 초승달처럼 곱게 휘었다. 이런 짐승 같은 남자가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 다나는 새삼 느꼈다.

그녀는 레온의 목을 끌어안아 자신에게로 당겼다. 레온이 순순히 몸을 낮춰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난 괜찮아요, 정말로.”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레온의 입술이 다시 포개졌다. 미처 들이키지 못해 숨이 모자라는 와중에, 그의 손이 더듬더듬 이불 속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어젯밤 레온에게 씻긴 이후, 쭉 알몸으로 누워 자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옷을 벗기는 수고로움 없이 그대로, 부드러운 피부를 만질 수 있었다.

날씬한 옆구리를 슥슥 쓰다듬자 간지러운지 다나가 조금씩 몸을 뒤틀며 손길을 피하려 했다.

그러자 상냥했던 손길이 좀 더 진득하게 변하며 허리선을 타고 올랐다. 둥근 가슴 아래 접힌 부분을 손톱으로 스치듯이 따라 그리다, 다시 아래를 향해 내려왔다.

“하… 아….”

야릇한 손놀림에 다나의 숨소리가 조금씩 야해지기 시작했다.

레온은 아예 그녀를 덮고 있던 이불을 한쪽으로 치우며, 자신도 침대 위로 올라갔다. 방해물이 사라지자, 그는 거칠 것이 없어졌다.

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묻으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달콤한 살 내음을 깊게 마셔 내뿜자, 바람이 피부 위를 간지럽혔다.

갈비뼈가 느껴지는 그 가운데 부분을 입술로 세게 빨아들였다.

“아… 으응….”

다나가 가슴을 크게 들썩이자, 이제 막 여물기 시작한 붉은 정점이 눈앞에서 흔들거렸다.

“많이….”

그 흔들리는 살 무덤을 크게 손에 쥐며, 레온이 뭔가를 말했다.

“많이 야해졌군, 처음보다.”

칭찬인지 뭔지 모를 말에 다나가 샐쭉하게 눈을 뜨며 바라보았다. 뭔가 반박하고 싶었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을 읽었는지, 레온은 낮게 웃으며 다시 말했다.

“괜찮아. 나는 네가 야할수록 좋으니까.”

그의 말을 끝으로 커다란 손안에서 살덩이가 이리저리 뭉개지기 시작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살이 튀어나올 만큼 가슴을 세게 쥐다, 다시 부드럽게 원을 그렸다.

튀어나온 붉은 유두를 그가 입으로 물며 강하게 빨아들였다. 쭙쭙대는 노골적인 소리에 맞춰 다나가 발가락을 움찔대며, 무릎을 조금 들썩거렸다.

간지러운 쾌락이 스멀스멀 몸속에 퍼져 나갔다. 배 아래 닿아있던 그의 하체 부근에서 뭉툭한 것이 점점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

다나도 뭔가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갑자기 몸을 일으키자, 레온이 의아한 듯 그녀를 보았다.

“잠시만요, 나도….”

다나가 손가락 하나를 뻗어 그가 입고 있는 바지의 허리 부분을 슬쩍 잡아당겼다.

“나도 하고 싶어요.”

그러자 레온이 픽 웃으며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

“뭘 하고 싶다는 건데.”

“당신 해주는 것.”

다나가 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레온도 최대한 웃음을 삼키며 상의를 벗어 던졌다.

“해봐, 그럼 어디 한번.”

그렇게 상체를 보이며 앉아 있는 레온을 다나가 당기며 잡아 눕혔다.

그리고 레온이 그랬던 것처럼, 엎드린 채 그를 내려다보았다. 레온은 그런 그녀를 보며 속으로 쓰게 웃었다.

다나는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가만히 있어도, 매혹적인 그녀는 자신을 충분히 미치게 했다. 그런데 더 이상 뭘 하겠다는 건지.

하고 싶다 하여 맡기긴 했지만, 자신이 얼마나 참을지는 솔직히 자신 없었다.

지금 당장도 실은.

“…가만히 있어야 돼요.”

나긋한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긴 금발이 스르륵 쏟아져 내려왔다. 가슴 부근을 할짝이는 감각에 조금 웃던 그는, 다음 순간 입매를 굳혀야 했다.

자신이 했던 그대로 다나는 가슴에 있는 유두를 입안에 넣고 빨아들였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 우습다가도 은근히 자극적이었다.

“후우….”

박고 싶다.

당장 눕히고 다리를 벌리게 해 그 안에 박고 또 박으며 흔들고 싶다.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었지만, 지금은 분위기를 조금 더 달궈야 했다. 모처럼 의욕적인 그녀를 보는 것도 언제가 될지 모르니, 지금 충분히 감상해 놓고 싶었다.

할짝, 할짝-

마치 강아지가 핥는 것 같은 소리였는데도, 그것이 주는 효과는 굉장했다.

아래가 뻐근하게 올라와 점점 크게 팽창했다. 다나도 그것을 보았고, 그녀의 손이 허리로 내려가 버클을 풀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레온이 결국 한마디 했다.

“어디까지 할 셈이야.”

“쉬잇, 가만히 있어요.”

다나가 검지를 펴고 그의 입술 위를 꾹 눌렀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 끙끙대며 레온의 바지를 벗겨냈다.

속옷까지 한 번에 벗기는 바람에 그의 것이 한 번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대로 본 건 처음이었는지, 크기에 놀란 다나가 조금 머뭇거렸다.

레온은 평온한 얼굴을 가장한 채, 그녀가 하는 대로 보고 있었다. 다나는 그의 것을 손에 쥐고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술을 가까이 댔다.

“다나.”

막 닿으려는 순간 그가 불렀고, 다나가 흘끔 그를 보았다.

“이리 와.”

“왜… 가만히 있으라니까요.”

“알겠으니까, 이리 와.”

다나는 쥐었던 것을 놓고 레온에게 조금 다가갔다. 그러자 그녀를 뒤돌게 하더니 자신의 가슴 위에 앉게 했다.

“보고만 있기엔 심심하니까.”

눈앞에 있는 다나의 엉덩이를 자신의 얼굴 앞으로 끌어당겼다.

“아, 그… 이런 건….”

“하던 일 계속하지. 그렇게 끝나면 나도 안달 나.”

“알았어요, 아… 앗, 하읏.”

길게 뺀 혀가 음핵부터 시작해, 질구와 회음부까지 단번에 핥아 올렸다. 이 음란한 자세와 바로 시작된 애무에 다나는 달아오르는 자신을 애써 붙잡고, 하려던 일에 정신을 집중했다.

뭉툭하고 부드러운 귀두를 입안에 살짝 머금어 보았다. 작은 입속에 가득 차는 바람에 크게 움직이긴 무리였다.

혀를 이용해 안쪽에 살살 굴리는 게 전부였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레온의 페니스는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팽창해 곧 터질 것만 같았다.

레온은 간당간당한 인내심을 붙잡으며, 혀를 뾰족하게 만들어 질구 속에 집어넣었다. 빨리 그녀를 젖게 만들려는 의도였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만큼 이미 푹 젖어있었다.

다나가 귀두 끝 갈라진 사이를 혀로 살살 긁어대자, 그곳에서 진득한 액체가 방울지며 흘러나왔다.

조금 비릿한 맛에 멈칫하면서도, 굳이 그걸로 인해 멈추진 않았다.

하지만 레온의 입장은 달랐는지, 갑자기 그가 벌떡 일어났다.

“그만, 그만하면 됐다.”

“앗, 레온, 잠시만…! 아!”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았지만 그가 허리를 붙잡아 자신에게 당겼다. 그대로 레온의 다리 위로 앉음과 동시에, 비부 속으로 아까 머금었던 그것이 안쪽으로 쑥 파고들었다.

너무 놀란 다나는 순간 몸이 굳었고, 대신 레온이 그녀의 엉덩이와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아앙, 아, 아… 갑자기, 이렇게, 하, 앗!”

“더 참으라는 건 나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갑자기 한 번에 깊게 들어와 놀란 나머지 다나는 엉덩이에 힘을 조였고, 그 바람에 레온도 압박을 느꼈는지 거친 신음을 냈다.

“큿, 다나. 힘 풀어, 어서.”

“하아, 어떻게…아, 으응, 읏… 천… 천히….”

도저히 안 되겠는지 레온은 다나의 엉덩이를 쑥 들더니, 그대로 엎드리게 했다. 다나는 팔로 버텨 엎드린 채 그대로 다시 뒤에서 꿰뚫렸다.

“아아… 아, 레온, 아, 하윽.”

찰팍찰팍 소리가 빠르게 치달았고, 다나의 금발 머리도 축 늘어진 채 함께 흔들거렸다.

조금 버티기 힘들었는지, 다나는 팔에 힘을 풀고 머리와 어깨를 바닥에 납작하게 붙였다.

엉덩이만 쑥 들어 올린 자세에서, 다나는 미친 듯이 치받아졌다.

굵은 기둥이 선홍빛 구멍 속을 드나들 때마다, 그녀의 내벽이 꿈틀대며 그의 것을 받아들였다.

열기와 쾌락이 빠르게 퍼져 다나의 머릿속에 흥분이 가득 고였다. 얼마나 깊게 들어오는지, 배 속까지 쿡쿡 찔리는 기분이었다.

도톰해진 속살이 툭툭 부딪힐 때마다, 짜릿한 열락이 몸속을 헤집어 놓았다.

“응, 아… 아아…!”

이번에도 다나가 먼저 별을 보았다. 어두운 방 안에 버젓이 눈을 뜨고 있건만, 새하얀 빛이 시야를 가득 메우며 단번에 절정의 파도가 척추를 타고 오르내렸다.

그대로 그녀가 쓰러지기 전, 레온 역시 깊게 넣어 울컥 쏟아냈다. 그는 늘 그렇게 안에다 흔적을 남겼다.

그대로 침대 위에 축 늘어진 다나와 눈이 마주치자, 레온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건넸다.

“오늘 밤 후계자가 나올지도 모르겠군.”

무슨 말인지 몰라 눈만 깜빡이는 그녀에게 레온이 가까이 다가갔다. 젖은 이마에 붙은 머리칼을 넘겨주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역시 혼인 만한 것이 없으니까. 제대로 묶어두려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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