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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 상속녀-34화 (34/92)

34화

다나의 아래에 자리 잡은 날개가 그의 혀를 통해 양옆으로 갈라졌다. 넓게 한번 빨아올린 그가 동그랗게 부어오른 음핵 위를 혀끝으로 건드리며 장난치기 시작했다.

“읏, 흐읏, 아!”

그때마다 엉덩이에 힘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바람에 아랫구멍까지도 함께 오물대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레온의 웃음 바람이 한차례 그녀의 안쪽을 지나쳤다.

“뭔가 먹여주길 원하는 거 같은데.”

허벅지가 한계까지 벌어진 채 쾌감에 취해 바들바들 떨렸다. 다나는 그의 음란한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혔다.

“오늘 이미 많이 먹여준 것 같은데, 욕심이 많구나, 다나.”

“읏, 난… 다나가… 아니라니… 까요, 하, 아… 으응.”

부드럽고 뜨거운 살덩이가 질 주름 위를 샅샅이 훑으며 둥글게 원을 그렸다. 혀가 뾰족하게 그 중심을 쿡쿡 찌르자, 안에 있던 액체가 줄줄 새어 나왔다.

방금 그들이 했던 정사의 흔적이었다. 레온은 그것을 보고 더럽다 여기기는커녕,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또 더럽혀질 것을, 왜 굳이 씻겠다고 하는 건지.

레온은 아까부터 하고 싶은 말이었지만, 꾹 참고 계속해서 그녀의 아래를 물고 빨고 핥았다.

녹아내릴 것 같은 쾌락에 다나가 숨을 헐떡이고 몸을 들썩거렸다.

곧, 그녀가 아는 절정이 물밀 듯이 찾아왔다. 오늘 하루 만에 몇 번째인지 감도 오지 않았지만, 또 그것에 흠뻑 젖어 들었다.

다나가 진정되길 기다리며 레온은 몸을 일으켰다. 그의 것은 당연하게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레온은 자제하며 물러났다.

대신 아직도 움찔대는 그녀의 질구 안으로 중지를 깊게 밀어 넣었다.

“으응, 으… 아, 핫, 아.”

레온이 안에 넣은 손가락을 구부려 내벽 안을 긁어대자, 고여 있던 액체들이 울컥울컥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나는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도 못 한 채, 몸을 비틀며 신음할 뿐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절정을 맛본 몸은 쉽게 달아오르면서도, 쉽게 지쳤다.

팔다리가 흐물흐물하게 축 처졌고, 간간이 신음하면서도 더 이상 반응하지 못했다.

레온도 곧 들쑤시던 손가락을 빼내고, 다나의 몸 구석구석 물을 뿌렸다.

몸에 묻어있던 거품들이 빠져나온 분비물과 함께 모두 씻겨져 내려갔다. 그리고 다나의 의식도 거품처럼 조용히 사그라들며, 곧 잠의 수마에 빠져버렸다.

그 이후의 일은 알지 못했다.

***

자정이 한참 지난 시간이었다.

하벌트는 퇴근도 하지 못하고, 상단의 건물 앞에서 목을 길게 빼고 성 쪽을 바라보았다.

낮에 보낸 세 명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고,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대체 뭘 하느라 여태 안 오는 거야? 응?”

“혹시… 들킨 건 아니겠죠? 다나 더니즈가 진짜가 아니라는 것 말입니다.”

하벌트는 숨을 헉 들이키더니, 갑자기 그 말을 한 하인에게 벌컥 소리를 질렀다.

“너 재수 없는 소리 할래? 그런 거면 진작 상단에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왔겠지.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그래도…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은 아닌데요.”

하인은 하벌트의 성질이 익숙한 듯 굴하지 않고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말했다. 하인 치곤 나름대로 머리가 있어, 하벌트가 나름 비서처럼 부리는 사람이기도 했다.

“어휴, 답답해서 원. 이렇게 마음 졸일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시도도 안 했던 건데.”

이렇게 된 건 전부 다나 더니즈를 허무하게 죽인 리안 때문이었다. 일은 벌여놓고 지금 어디서 뭘 하는지 마찬가지로 소식 없는 리안 백작을 생각하니, 하벌트는 이가 갈리고 또 속이 답답해졌다.

“안 되겠어, 빨리 사람을 보내 알아보자. 이러다 제 명에 못 살겠다.”

“지금은 늦어서 보내도 성안에 못 들어가요.”

“이 자식아! 누가 뭐래? 아침에 보내라고!”

“아니, 빨리 보내라고 해놓고….”

하인은 투덜거리며 결국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하벌트는 여전히 서성거리며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게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긴 것 같은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자마자 급히 사람을 보냈다. 그리고 여러 번 재촉해서야 답신을 받았다.

하벌트는 서신을 펼쳐 들고 읽다,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았다.

“뭐라는 거야, 대체….”

서신의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허먼과 스테인이 대공성에 와서 아주 귀한 것을 건드렸고, 그 때문에 벌을 주고 가둬두었다.

“대체 뭘 건드렸길래 팔까지 잘랐지? 괜히 나까지 불똥 튀는 거 아냐, 이거?”

하벌트는 허먼의 팔이 잘리든 말든 그에 대한 걱정보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나머지 글을 마저 읽었다.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이 부분이었다.

“대표로서 책임을 묻기 위해, 다나 더니즈를 한동안 자신들이 데리고 있을 것이다. 다만,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을 것이며….”

찜찜하고 별로 좋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녀가 그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가짜라는 것을 들킬 확률이 컸다.

만일 대공성을 속였다는 사실이 밝혀질 땐, 자신을 비롯하여 상단 전체가 쑥대밭이 될 것이다.

‘리안 녀석은 귀족이니 어떻게든 빠져나갈 테고.’

하벌트는 우스꽝스럽게 기른 수염을 파르르 떨며 마지막까지 서신을 읽어 내려갔다.

“…거래를 한다고? 우리랑? 안 한다는 거 아니었어?”

앞에 내용은 온통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다, 결국 끝에 가서는 더니즈 상단과 계약한다는 긍정적인 결론이 쓰여 있었다.

하벌트는 글자를 배운 이후 처음으로 자신이 난독증이 아닌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몇 번을 읽어봐도 같은 내용이었다.

“하, 그러니까 결국 해냈다는 거지!”

하벌트는 그제야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일 처음으로 돌아가 대공성과 거래를 결정하는 때로 간다면, 자신은 안 한다고 했을 것이다.

“이렇게 가슴을 졸여서야… 글을 뭐 이렇게 쓴 거야?”

대공 쪽 입장에서는 다나가 거짓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속아주는 척 이렇게 서신으로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친절을 베푸는 셈이었지만, 그것을 알 리 없는 하벌트는 혼자 투덜거렸다.

애초에 리안이 다나 더니즈를 그렇게 허무하게 죽이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할 일은 없었을 텐데.

이 열매를 그놈과 나눌 생각을 하니 어쩐지 배가 아픈 것만 같았다.

혼자 이런저런 궁리를 하려던 차에, 서신을 갖다준 하인이 급하게 말을 전했다.

“성에서 실무자들이 나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뭐, 벌써?”

깜짝 놀란 하벌트는 서신을 손에 든 채로 허겁지겁 1층으로 내려갔다. 하인의 말대로, 잘 빼입은 남자 둘이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 어서 오십시오! 뭣들 하냐, 차를 내 오지 않고! 자자,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두 사람은 성에서 실무를 맡은 하급 관리에 불과했지만, 그들 또한 귀족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과한 친절과 아부를 떨며 하벌트는 그들과 계약을 위해 대화 나누기 시작했다.

***

다나는 푹 잠들었다가도 한 번씩 깨곤 했다.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자신을 보고 있는 레온에게 꼭 무언가를 전하고 잠이 들었다.

“나 도망간 거 아니에요… 그냥 서쪽 별궁에 간 건데… 갑자기 일이 이상하게 됐어.”

“서쪽 별궁? 거긴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무슨 일이 이상하게 됐다는 거지?”

“몰라, 그냥 갑자기 소리… 지르더니….”

다나가 도망갔다는 가정을 하면서부터 내내 화가 난 레온이었지만, 그녀가 아니라고 하니 또 다른 의미에서 화가 났다.

그 말만 하고 또다시 잠든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다, 그녀의 가슴 윗부분을 부드럽게 토닥거렸다. 도망간 게 아니라면, 이제부터 알아보면 될 일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곁에 있었으니까. 물론 다나의 입을 통해 듣는 것이 제일 빨랐겠지만, 레온은 그저 좀 더 재우고 싶었다.

“이제 깨지 말고 자거라. 잠시 나갔다 올 테니.”

그 말을 한 후, 레온이 곧장 향한 곳은 당연하게도 서쪽 별궁이었다. 그는 아무도 데려가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그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던 중간, 누군가를 보고 걸음이 느려졌다. 상대도 레온을 발견하고는 속도를 늦췄다.

레온은 가볍게 그를 향해 묵례했다.

“이곳에 자주 계시는군요.”

비아냥거리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스스로도 조금 그렇게 들리긴 했다. 자신이 다나를 만나고, 그녀와 그대로 응접실에서 섹스해 버렸으니. 물론 죽고 싶지 않다면, 그걸 아는 시종들이 주인의 사적인 부분을 동네방네 발설하진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오웬이 그 모든 걸 듣진 않았어도, 다나가 아직 돌아가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는 알 것이다. 레온도 마침 그에게 확인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녀가 다나 더니즈, 맞습니까.”

오웬은 선뜻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오웬은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도, 엘리사를 꼭 빼닮은 그녀를 다나 더니즈라 확신했다. 하지만 레온은 그녀가 대역인 사실을 알았고, 오웬이 어디까지 아는지 확인해야 했다.

“맞다, 너도 어제 만났겠지. 어떠하더냐.”

“그녀를 전에 만난 적 있으십니까.”

“얼마 전에 광장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때는 그 여자가 다나 더니즈인 건 몰랐었어.”

오웬은 그럼 그 전에 다나를 전혀 모르고도 자신의 아들에게 소개를 시켰다는 말인가? 물론 정략결혼이 당사자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지만, 오웬이 다나를 추천해준 뉘앙스는 그게 아니었는데.

하지만 레온은 굳이 그 부분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 누가, 왜,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 지금으로선 몰랐지만, 그녀는 이제 다나 더니즈로서 살아갈 것이고, 레온이 그렇게 만들 셈이었다. 그럼 모두가 행복해진다.

“알겠습니다. 조금 더 친해져 보도록 하지요.”

“웬일로 네가 고분고분한지. 꽤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그럼 이만.”

그렇게 지나쳐 가려는 데, 오웬이 레온의 뒤에 대고 뭔가 더 말을 붙였다.

“네 어미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

“무슨 말씀이신지.”

“많이 아프더구나.”

“서신으로 이미 몇 번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레온은 그러게 진작 오지 그랬냐는 듯 책망했지만, 오웬의 뉘앙스는 그게 아니었다.

“그럴 걸 그랬구나. 알아보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지껄여 봤자 벽보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아버지를 못 알아보신다는 말씀입니까.”

그럴 리가. 소피아는 누워있는 내내 오웬을 찾았다.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대체 오웬이 곁에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건지. 그럼 그때 소피아의 웃음은 뭐였을까.

“그래. 언뜻 보기엔 괜찮아 보이겠지만, 이제 그 여자는 한계가 온 것 같다. 아마도… 네가 보면 다소 충격받을 수도 있겠구나.”

“그 여자라니요, 아버지의 부인이 아닙니까.”

발끈하는 레온을 향해 오웬은 안타까운 듯 바라보며 혀를 찼다.

“원래 사람이 가까워도 비밀은 따로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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