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 부인의 비밀-78화 (78/116)

78화. 달콤한 거짓말쟁이

요 며칠 리아의 일과는 늘 비슷했다.

그녀의 하루는 라이언의 키스로 눈을 뜨며 시작되었다.

그는 다정한 키스로 리아를 깨우고 난 뒤 연결된 문을 열고 시종 존이 아침 시중을 들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방으로 넘어갔다.

라이언이 방을 빠져나가고 나면 그다음은 리아 차례였다. 리아가 혼자 남겨지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어김없이 데이지가 문을 두드리며 인사를 했다.

똑똑-

오늘도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존이 신호라도 준 것인지 라이언이 나가자마자 데이지가 문을 두드렸다.

“마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저 데이지예요. 들어가겠습니다.”

아침 인사 역시 한결같았다. 공손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예전과는 완벽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해 버린 데이지가 방글방글 웃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통 속을 알 수가 없단 말이지.”

“네?”

작게 중얼거린 말에 데이지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문에서 침대까지는 거리가 있는 탓에 리아의 말이 정확하게 들리지 않은 까닭이었다.

“아냐 아무것도.”

“네. 마님. 우선 세숫물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데이지는 다시 한번 깊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욕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리아는 그런 데이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데이지가 메리를 대신해서 이곳 이든로즈홀에 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난 뒤 리아는 결심했었다.

지난날 레오니를 무시하고 홀대했던 데이지의 못된 행동에 대해 복수를 하겠다고.

그런데 복수를 불태우는 리아의 다짐이 무색하게도 데이지는 매우 달라졌다.

아니, 달라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로 완벽하게 변해 버렸다.

레오니의 기억에 오류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 워낙 주변 일에 관심이 없는 레오니였다 보니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설마….

리아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베드포드 성에 있는 동안 데이지가 라이언에게 추파를 던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던가.

데이지를 곁에 가까이 두고 지낸 적은 없었지만, 그땐 분명 성격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 이렇게 착실하고 착한 이미지가 아니었단 말이다.

“아무래도 이상해.”

리아는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물론 조금은 달라질 수는 있지만 기억 속 데이지의 모습과 지금 데이지의 모습은 완전 반대였다.

지금 데이지의 행동에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텐데 그걸 정확하게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현재 성실하고 착한 데이지를 앉혀 놓고 너 왜 이렇게 변했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나쁜 쪽도 아니고 좋은 쪽으로 변했는데 이상하게 생각하다니 그것이야말로 이상한 것이 아닌가.

데이지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 리아는 그녀에게 일부러 더 까다롭게 굴었다. 신데렐라 언니에 빙의라도 한 것처럼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일을 시켰다.

아무것도 모르는 누군가가 본다면 되려 리아를 향해 성질이 고약하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데이지는 세숫물을 준비해 두고는 곧바로 리아가 입을 옷을 챙기고 있었다.

리아는 천천히 세숫물에 손끝을 담갔다가 빼어내고는 큰 소리로 데이지를 불렀다.

“데이지!”

질책이 섞인 목소리였다. 리아의 부름에 데이지는 하던 일을 멈추고 후다닥 뛰어와 그녀의 옆에 섰다.

“네. 마님 부르셨어요? 어디 불편한 곳이라도 있으세요?”

리아가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해 전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천진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염려마저 가득해 보이는 눈빛이기도 했다.

진짜 이 아이가 착해진 걸까? 아니면 자신처럼 뭐 다른 영혼이 빙의라도 한 걸까?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며 리아는 다시 신데렐라 언니 역할에 빠져들었다.

“차가워.”

“네?”

“물이 차갑다고. 감기라도 걸리길 바라서 일부러 이런 차가운 물을 준 건 아니겠지?”

제법 미지근한 물 앞에서 리아는 괜한 트집을 잡았다. 분명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 엄청나게 티 내고 있는데 데이지는 싫은 기색 하나 없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감기라니 당치도 않아요. 죄송해요. 모두 제 잘못이에요. 좀 더 신경을 써서 준비했어야 했는데. 빨리 따듯한 물로 바꿔다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것도 매우 진심으로 보이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서둘러 세숫대야를 들고 들어가는 데이지를 보며 리아는 손가락을 들어 올려 이마를 톡톡 쳤다.

하는 행동 전부가 이상했다. 그 착했던 메리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애초부터 무리한 요구를 한 적도 없었지만 있었다고 해도 무조건 들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메리도 그러한데 하물며 데이지라니!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싹수없기로는 엘리시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아이가 아니었던가.

그나마 미천한 신분이기에 이 정도지 만약 귀족 가의 영애나 하다못해 상인의 딸 정도라도 되었다면 아마도 엄한 사람 몇은 잡아먹고도 남았을 것이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일까? 이렇게 잘해 주다 뒤통수라도 치려는 것일까?

리아는 데이지를 볼 때마다 묘하게 찝찝했다. 달라진 것은 확실한데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더 그랬다.

그 뒤로도 데이지는 리아의 엄한 요구를 몇 번이나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다 들어주었다. 오히려 더는 트집 잡을 것이 없는 리아가 지쳐 그만두고야 말았다.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지?”

음식을 앞에 두고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리아를 보며 라이언이 물었다.

“아무래도 이상해요.”

“이상해?”

리아의 이상하다는 말에 라이언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녀의 모든 것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그였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지?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포크를 내려놓은 라이언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의 눈빛은 리아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인상 펴요. 별일 아니니까.”

“그러니까 무슨 일인데?”

진지한 라이언의 모습에 웃음이 나는지 리아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손을 내저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심각한 표정이었다.

“데이지 말이에요.”

리아가 주변을 둘러보며 작게 말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들을까 싶어 목소리를 낮췄다가 이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음식은 모두 다 나온 상태로 식당 안에는 라이언과 리아 둘뿐이었다.

보통은 집사 넬슨이 입구에 서서 시중을 들었지만, 그가 서 있으면 라이언과 대화를 나누기 불편하다는 리아의 말에 그날로 넬슨의 위치는 식당 안이 아닌 문밖으로 옮겨졌다.

벨을 눌러 호출을 하기 전까진 하인들은 식당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데이지? 그게 누구지?”

“누군지 몰라요?”

“누군데?”

라이언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제 시녀 말이에요.”

리아의 설명에 그제야 데이지가 누군지 알겠다는 듯 라이언이 대답을 했다.

“아, 메리 대신 온 아이를 말하는 건가?”

데이지가 그동안 그를 향해 그토록 추파를 날렸는데 이 정도로 관심이 없다니.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을 칭찬해야 하는 건지 눈치가 없음을 질책해야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네. 맞아요.”

“당신의 시녀가 이상하다는 건가?”

라이언의 말에 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 라이언의 표정이 다시 평온해졌다.

“데이지가 너무 성실해졌어요. 착해진 것은 물론이고요.”

심각한 어조로 말을 하는 리아를 두고 라이언은 다시 포크를 집어 들었다.

“그건 이상한 게 아니라 좋은 변화 같은데.”

역시 라이언은 뭘 몰라도 한참을 몰랐다. 하긴 그에게 데이지는 아예 관심밖에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었다.

데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있을까?

라이언에게 데이지는 그저 베드포드 성에서부터 벌써 몇 년이나 일해 온 시녀였고 별다른 의심이 가지 않는 인물이기도 했다.

사실 넬슨에게 베드포드 성으로 떠난 메리 대신 리아의 시중을 들 시녀가 필요하다는 말을 한 것은 라이언이었다. 그가 곁에 없을 때는 늘 혼자 있는 리아가 걱정이었다.

그렇다고 방문객을 함부로 받을 수는 없고 가끔 찾아오는 제임스만이 유일한 리아의 말벗이었는데 페넬로페 덕분에 그런 제임스의 방문도 뜸해졌다.

이곳 렌포드에서 새로운 시녀를 뽑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에 라이언은 베드포드 성에서 믿을만한 하녀를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데이지가 이든로즈홀에 온 날 넬슨은 휴즈 부인이 추천한 아이가 공작부인의 시중을 들기 위해 도착했다는 보고를 하였고 라이언이 알겠다고 답한 것을 마지막으로 데이지에 관한 이야기는 끝이었다.

그 뒤로 일주일. 새로 온 시녀가 리아의 시중을 드는 모습을 몇 번 봤을 뿐이었다.

“시녀가 맘에 들지 않아?”

리아의 말을 새로운 시녀에 대한 투정쯤으로 여긴 라이언이 웃으며 물었다.

“그게 아니라요. 그냥 원래 좀 뭐랄까 친절하지 않은 아이였는데….”

“착해졌다고?”

“네. 맞아요.”

“당신의 시녀가 되고 싶으니 그렇겠지.”

“네?”

라이언이 리아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내 시종 존만 봐도 알 수 있지.”

“존이요?”

“늘 내가 자길 자를까 봐 걱정하거든. 물론 난 그럴 생각이 전혀 없지만 말이지.”

리아가 냅킨을 들어 올려 입을 닦으며 라이언에게 되물었다.

“그러니까 제 시녀 데이지도 저한테 잘 보이기 위해 변했다는 건가요?”

“공작부인을 모시는 건 그 아이에게도 영광이 아닌가. 대우부터가 달라질 텐데.”

“그런가요?”

하인들의 세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정말 그래서일까? 공작부인의 직속 시녀라는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괜한 걱정을 했던 것일까? 건방지게 굴거나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면 모를까 성실하고 착한 아이를 두고 의심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겠지?

그러고 보니 메리가 처음 렌포드에 왔을 때 무척이나 설레하며 떨던 모습이 떠올랐다.

평생을 데본셔, 그것도 베드포드 성 근처에서만 살아왔던 메리에게는 렌포드라는 곳에 머물게 된 것이 무척이나 감격스러운 경험이었다.

데이지도 그래서일까? 공작부인의 직속 시녀라는 신분으로 성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더 나아가 왕궁까지 방문하게 된다고 하니 정신이 번쩍 든 것일까?

온전히 레오니의 기억에만 의존해서 데이지를 너무 나쁘게 본 것은 아니었을까? 라이언을 향한 추파도 따지고 보면 모두의 우상이나 다름이 없는 영웅을 가까이에서 보게 될 때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남보다 더 적극적이었던 데이지가 유독 튀었던 것뿐.

메리랑 동갑인 데이지는 아직 19살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곳 엘리시아에서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삐딱하게 보려고 했기 때문에 데이지의 행동이 더 거슬렸던 것일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편견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리아는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자신이 잘해 보려고 하는 아이에게 괜한 트집을 잡고 심술을 부린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오늘 아침만 해도 그랬다.

데이지는 일부러 물 온도를 가지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리아를 향해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무조건 자신이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메리만큼 당신 맘에 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잘 지냈으면 좋겠군. 이제 와 새로운 시녀를 뽑는 것은 위험해.”

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지난 며칠 동안 자신이 저질렀던 못된 행동이 떠올랐다.

악녀도 적성에 맞아야 한다고. 못 할 짓이긴 했다. 데이지를 완벽하게 괴롭히긴 했지만 지금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 아무 힘도 없는 어린 시녀가 무슨 짓을 저지를 수 있다고. 꿍꿍이가 있다면 그저 자신에게 잘 보여 메리 대신 더 오래 이곳에 머물고 싶은 것뿐이겠지.

“오늘은 뭘 할 거지?”

생각에 잠긴 리아를 향해 라이언이 물었다.

“얼마나 남았죠? 출발하려면?”

“시간이 꽤 빠르게 흐르는군. 이제 딱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어.”

일주일밖에?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단 말이야! 황당한 라이언의 말에 리아의 입이 쩍 벌어졌다.

“일주일이나 남았죠! 그냥 오늘이라도 가는 건 어때요? 천천히 가면서 세상 구경도 하고 좋잖아요.”

“안 돼.”

당연히 먹히지 않을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라이언은 가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길 것을 염려해 빈틈이 없게 일정을 짜 버렸다. 오로지 왕궁으로 직진만 하는 코스로.

“할 일이 없어요.”

“쇼핑은?”

“벌써 렌포드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사 버렸는걸요. 더는 살 것도 없어요.”

쇼핑엔 흥미가 떨어진 지 오래였다. 사교 모임에 나가는 것도 왕궁으로 가기 위해 라이언을 설득하는 동안 질리도록 해 보았고.

“당신 친구 제임스는 요즘 많이 바쁜가 봐요?”

“집안 단속을 좀 하는 것 같더군.”

“우리가 르셀에 가는 걸 알면 그도 분명 따라오겠다고 할 텐데요.”

라이언이 지금 당장 제임스와 페넬로페가 자신을 따라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썼다.

“진짜 그럴까 봐 무섭군. 하필 왕이 우리의 방문을 허락한 때가 앤 공주의 생일파티라는 것이 신경이 쓰여. 온갖 귀족들이 다 모일 텐데.”

“귀엽겠죠?”

“귀여워?”

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라이언을 쳐다봤다.

“앤 공주요.”

라이언은 갑자기 리아가 안쓰러웠다. 그녀 역시 엘리시아 왕국의 공주가 아니던가. 지금껏 한 번도 생일파티 같은 건 해 본 적이 없겠지.

그러고 보니 자신은 그녀의 생일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럴 수가! 식당을 나서면 곧장 매튜를 불러 그것부터 알아봐야 했다.

“당신이 더 귀여워.”

“뭐야. 왜 그래요? 점점 느끼해진다니까.”

“진심인데.”

“물론 그건 저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리아는 라이언을 향해 뻔뻔하게 대답했지만 자꾸만 말려 올라가는 입꼬리와 붉게 달아오른 볼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그녀는 애써 화제를 돌렸다.

“생일선물을 준비해야겠어요.”

“그래야겠지.”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귀족들도 왕궁으로 선물을 보내는데 직접 초대를 받은 라이언과 리아는 당연히 무언가를 준비해야 했다.

“당신이 한번 생각해 봐.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잖아.”

리아가 했던 투정을 그대로 돌려주며 라이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벨을 눌렀다.

“그럼 부인.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오. 오늘은 업무가 많아서 당신과 놀아주지 못하겠군.”

“됐거든요. 저도 엄청 바쁜 몸이에요. 당신과 노닥거릴 시간 없어요.”

리아가 입술을 삐죽대자 어느새 식탁을 돌아 그녀 뒤에 선 라이언이 그녀의 양어깨를 잡고 고개를 숙였다.

“사랑하오.”

귓가에 다정하게 사랑을 속삭이더니 곧바로 리아의 입술에 쪽 하고 입을 맞추고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고 넬슨이 들어왔다.

“식사를 다 마치셨습니까.”

라이언은 넬슨을 향해 작게 손을 흔들고는 고개를 들어 올려 자신을 쳐다보는 리아에게 말했다.

“일주일은 매우 짧은 시간이지. 금방 지나갈 테니 조금만 참으시오. 아마 눈 몇 번만 깜빡이면 우리는 르셀로 가는 마차 안에 앉아 있을 거라오.”

라이언이 식당을 빠져나간 후 혼자 남은 리아는 눈을 몇 번이고 깜빡였다.

“순 거짓말쟁이.”

여전히 출발까지는 일주일이나 남아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