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작당 모의
이른 아침부터 이든로즈홀이 소란스러웠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닫혀 있던 저택의 문이 열렸고, 첫 정식 방문객은 역시나 제임스였다.
“이제 드디어 나를 만나주는 건가?”
라이언이 내려오기 한참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제임스가 서재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말을 꺼냈다.
“일찍도 왔군.”
“어째 좀 게을러진 것 같군. 이 시간까지 침실에 있었나?”
정곡을 찌르는 제임스의 지적에 라이언은 모른척하며 소파에 앉았다. 최근 들어 기상 시간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리아와 함께 보내는 밤은 달콤했고 편안했다. 라이언은 요즘 늦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일찍부터 무슨 일인가?”
“무슨 일? 무심한 친구 같으니라고.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자네를 그리워했는지….”
제임스의 말은 라이언의 매서운 눈빛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아침이나 먹지. 보아하니 눈뜨자마자 달려온 것 같은데.”
라이언이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집사 넬슨이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
“주인님, 넬슨입니다. 매튜님께서 식당에서 기다리십니다. 브렌트 남작님의 식사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역시나 넬슨이었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솜씨는 어떤 누구라도 넬슨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고맙네. 바로 가지.”
라이언이 소파에서 일어나며 손짓을 하자 제임스가 그 뒤를 가깝게 따라붙었다.
“레오니는?”
“누구?”
“누구긴 누구야. 공작부인 말일세. 자네 아내.”
가만히 복도를 걷던 라이언이 걸음을 멈추고 제임스의 눈을 쳐다봤다.
“제임스.”
“갑자기 무섭게 왜 그러나? 그 눈빛은 또 뭐고? 내가 실수라도 했나?”
라이언의 눈빛을 피하며 제임스가 너스레를 떨었다.
“호칭을 똑바로 했으면 좋겠어. 둘이 아무리 친구를 맺기로 했다지만 레오니라니. 좀 듣기 거북하군.”
제임스의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 불과 얼마 전과 비교를 해도 달라진 게 눈에 띄게 티가 났다. 아무래도 소문이 사실인 듯싶었다.
지금 사교계에는 공작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공작 부부가 사교 시즌에 맞춰 렌포드에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화젯거리임이 분명한데 거기에 공작부인의 사고 소식과 범인의 죽음까지 알음알음 퍼져나갔다.
그것도 부족해서 죽음의 사자라는 베드포드 공작의 아내에 대한 극진한 사랑까지 더해졌으니.
사람이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공작 부부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제임스가 소문을 전해 들은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그와 공작의 친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에게 공작의 안부와 소문의 진실 여부를 물어왔다.
제임스 역시 소문의 진실이 궁금한 것은 그들과 마찬가지였다.
페넬로페는 하루가 다르게 신경질적으로 변해갔다. 렌포드에 도착한 이후 매일같이 이든로즈홀을 방문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고 라이언에게 수차례 보낸 서신은 답변을 받지 못하였다.
거기에 공작부인에 대한 공작의 애절한 사랑까지 소문으로 더해지니… 페넬로페의 인내심이 극한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그나마 제임스는 며칠 동안 리아와 서신을 주고받은 터라 답답함이 해소되었지만,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는 페넬로페는 흡사 광증이 도진 것처럼 난동을 부려댔다.
페넬로페의 짜증에 못 견딘 제임스가 제발 그만 좀 하라며 공작 부부가 무도회에 참석하니 정 궁금하면 거기 가서 물어보라고 소리를 지른 것이 바로 어제였다.
제임스는 감격한 표정으로 라이언의 어깨 위로 손을 올렸다.
“자네… 드디어 사랑에 눈을 떴군.”
“그게 무슨….”
“역시 소문이 사실이었군. 내가 다 이해하네… 사랑하는 여인의 이름을 막 불러대면… 내가 아무리 자네의 절친한 친우래도 기분 나쁠 수 있지. 내가 주의하겠어.”
“제임스. 그게 아니라 기본 예의를….”
“그만. 더는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아. 배가 고프군. 그만 밥이나 먹자고.”
할 말을 다 마친 제임스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식당 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그 뒤를 라이언이 고개를 흔들며 따라갈 뿐이었다.
“각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라이언을 향해 매튜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제는 미안하군. 많이 기다렸을 텐데.”
“아닙니다.”
어제 리아와 댄스수업을 한 이후 매튜를 만나기로 했었다. 그렇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댄스홀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 나머지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라이언이 존에게 방해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기 때문에 아무도 댄스홀 근처를 찾지 않았다. 두 사람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고 급히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그들이 렌포드까지 오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 늦어도 많이 늦은 상태였다. 리아의 사고가 워낙 큰일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장미 비누에 관련된 사항이 미뤄진 것이었다.
“내일 공작부인과 함께 외출하도록 하게.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할 거야.”
“네. 알겠습니다. 기사단과 함께 움직이겠습니다.”
외출을 못 하게 막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라이언은 경호를 더 단단히 하는 것으로 위안으로 삼았다.
그리고 리아를 집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있었다.
리아를 해치려 한 범인의 추적을 위해 내보낸 기사단 몇 명이 상황보고를 하러 오기로 했다. 거기에는 외부에서 고용한 탐정도 포함이 되어있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내가 같이 가도록 하지.”
제임스가 끼어들었다.
“자네가?”
“렌포드 쇼핑거리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눈감고도 다닐 수가 있는 길이야. 그리고 이곳에서 날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거 자네도 잘 알지 않나!”
제임스는 사건 전후 사정을 다 알지는 못했지만, 라이언이 리아의 외출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큰일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조심해서 나쁠 것도 없었다.
아무리 범인이 죽었다지만 쉽게 안심이 되지는 않았다. 사고란 언제나 불시에 찾아오는 법이니. 더군다나 생각해 보면 라이언의 적은 한둘이 아니었다. 그는 과거에는 현상금 사냥꾼이었고 공작 작위를 이어받고 난 이후에는 전쟁의 영웅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그의 칼 아래 죽어간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들의 가족 중 누군가 라이언에게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임스는 짧은 순간 이런저런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조차 이렇게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데… 라이언은 어떨까? 그는 아마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잠시 생각을 하는 듯싶더니 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믿을만한 사람은 제임스밖에 없었다. 세상 모두가 그에게 등을 돌린다 해도 가장 마지막까지 그를 지켜줄 사람은 제임스가 유일할 것이다.
라이언은 그만큼 제임스를 믿었다. 다만 그의 동생 페넬로페가 귀찮아 그의 방문을 막은 것뿐이었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
제임스도 그 사실을 잘 알기에 기분 나빠하지 않고 그 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다.
“부탁하네. 외출하지 말라고 해도 듣지 않을 것이 뻔해.”
“그나저나 범인이 죽었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어찌 된 일인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그들 앞에 간단한 아침 식사가 차려졌다.
“우선 먹게. 새벽부터 여길 달려오느라 아침 식사도 걸렀을 거 아닌가.”
“하하, 그렇지. 드디어 자네가 저택 문을 열었다는데 내가 어찌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겠나.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 매정하기도 하지.”
제임스의 악의가 없는 타박을 라이언은 살짝 웃음으로 무마했다. 서로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을 이해하는 바였다.
“내일 조사단 일부가 중간보고를 위해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한 번으로 끝날 일 같지가 않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던 매튜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오늘 일찍 매튜와 아침을 하기로 한 이유는 내일 조사보고를 받기 전 현재 상황을 상의하기 위함이었다.
“한 번으로 끝날 일 같지 않다니? 매튜군 그건 또 무슨 말인가?”
매튜군이라는 제임스의 말에 매튜가 이마를 찌푸렸다. 차마 모시는 주군의 친우이기에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간접적으로나마 티를 낼 수밖에 없었다.
“매튜군?”
제임스가 한 번 더 부르자 매튜는 제발 그를 해결해 달라는 듯 라이언을 돌아보며 가능한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잘못된 건가? 잘생긴 매튜군 아닌가?”
그걸 본 제임스는 아무것도 모르고 혹시나 자신이 이름을 잘못 말했을까 봐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군은 또 뭔가?”
“매튜군이 이제 막 22살이 되지 않았나? 본격적으로 자네 비서 일을 보기 시작한 게 5년이 좀 넘었으니….”
말하는 것만 들어보면 중년의 나이 정도로 보이지만 사실 매튜는 아직 청년이었다. 22살 아주 파릇파릇한 청년.
15살에 이튼포드 컬리지를 조기입학 한 것으로도 모자라 2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시아 최고의 영재였다.
“나도 22살인 시절이 있었지. 아주 아름다웠는데….”
제임스가 자신의 찬란했던 과거를 떠올리는 듯 눈을 그윽하게 감았다가 떴다.
“아무튼, 그 나이면 매튜군 아닌가?”
“남작님… 저는….”
“떽. 남작님이라니. 어디서 그렇게 섭섭한 소리를 하는 건가. 제임스라고 부르게. 아니면 제임스 형도 좋고.”
제임스 형이라니. 매튜의 얼굴이 곤란함으로 물들었다.
“제발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좀 하게.”
“아니 그러니까 내가 지금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매튜군에 말에 관해 묻지 않았나! 그건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범인이 죽은 게 아니었나?”
라이언과 매튜는 나란히 고개를 흔들었다. 제임스는 다 좋은데 눈치가 좀 부족했다. 본인은 그걸 전혀 모르고 있지만….
그래도 그는 함께 있으면 유쾌하고 즐거운 사람인 것은 분명했다.
“죽은 이는 진짜 범인이 아닙니다. 범인은 따로 있습니다.”
매튜의 말이 계속될수록 제임스의 표정 또한 진지해졌다.
“그자는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공작부인을 해하려 했으며, 일이 실패하자 살해당했습니다.”
“그럼 아까 외출을 그렇게 걱정한 이유가?”
“그렇네. 혹시 누군가 그녀를 노리고 있을지도 몰라.”
“설마….”
라이언은 씁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도 모르지. 분명 범인도 경계가 삼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테니. 그렇지만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 아닌가.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어.”
“범인이 누군지는 알아낸 게 있나?”
평소와는 사뭇 다른 진지한 목소리의 제임스가 매튜를 향해 물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범인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법 정확하게 각하의 이동 경로 및 일정을 꿰고 있었습니다.”
라이언과 제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렌포드로 이어지는 다리 위에서 일을 저지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다만 지금 한 가지 확실하지 않은 것은 범인이 노리는 것이 두 분 중 누구냐는 것입니다. 그날 자욱했던 안개는 예정에 없던 일이었고 그 때문에 각하께서 마차에서 내려 말을 타셨습니다. 마차를 확인해 보니 이미 마부석과 마차의 연결 부위가 쉽게 부서지도록 조정되어 있었습니다.”
“라이언이 타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일을 저질렀다?”
“그대로 렌포드까지 갔다가는 분명 중간에 마부석과 마차가 끊어졌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만약 그랬다면 진짜 마부를 대신해서 마차를 몰던 범인은 정체를 들켰을지도 모른다. 마차 아래에는 쉽게 강물에 가라앉도록 돌을 매달아 놓은 상태였다.
범인의 표적이 라이언이었대도 일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강물 밑으로 추락하면서 도망가는 시나리오를 짜놓은 상태였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냥 갔다면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테니….
“어쩌면 두 분을 동시에 노렸을지도 모르죠. 분명 범인은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발톱을 드러낸 이상 멈추지 않을 거예요. 멈출 것이었다면 애초에 나타나지도 않았겠죠.”
가까운 곳에 범인이 있다. 라이언은 왠지 섬뜩한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봤지만, 식당 안에는 그들 셋밖에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를 의심해야 한다는 말인가?”
“범인이 우리 안에 없더래도 정보원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일정을 미리 알고 그런 식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울 수가 없어요.”
“우리가 그 여관에 묵는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 아니었나?”
“그건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출발시각까지는 알지 못했을 겁니다. 각하께서는 해가 뜨기 전에 그곳을 떠나셨고 범인이 마부 대신 위장을 하고 범행을 저지르기에는 그만큼 좋은 시간은 없죠.”
“그건 맞는 말이네. 나조차 자네가 그 시간에 출발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어.”
제임스가 맞장구를 쳤다.
가까운 사람들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본능은 말하고 있었다. 범인은 분명 모든 것을 알고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처음부터 라이언은 마차를 타고 움직이겠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그날 짙은 안개 때문에 마차에서 내려 말을 탄 것이었다.
‘그럼 범인이 원하는 것이 나란 말인가? 아니면 우리 두 사람?’
라이언의 고민이 점점 더 깊어졌다. 한동안 식당 안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지금 나만 빼놓고 셋이서 뭘 하는 건가요? 작당 모의라도 하는 건가요?”
갑자기 들려온 리아의 목소리에 세 남자의 고개가 동시에 문 쪽으로 돌아갔다.
“무슨 얘기 했어요?”
다행히 리아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친구. 우린 오늘 무도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답니다.”
“무도회라… 분명 무도회 이야기를 하신 거죠?”
가까이 다가오는 리아를 향해 라이언이 일어나 옆자리 의자를 빼주며 물었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지?”
리아는 라이언을 살짝 흘겨보며 의자에 앉지 않고 그대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
“분명 제가 혼자 눈뜨는 건 정말 싫다고 했을 텐데요. 바가지 박박 긁겠다고 한 말 잊었어요?”
고양이처럼 작게 으르렁대는 리아가 귀여워 라이언은 자꾸만 말려 올라가는 입꼬리를 힘겹게 참아내며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지금 웃어요?”
“아니.”
“아니긴 뭘 아니에요. 웃는 거 같은데. 나 좀 봐요.”
아니라고 말했지만 자연스럽게 스며든 웃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리아가 진짜 웃었는지 확인하겠다며 그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들이밀 때마다 라이언은 고개를 돌리며 힘겹게 표정관리를 했다.
두 사람이 투덕거리는 사이 제임스와 매튜는 지금 자신들이 목격한 장면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두 눈을 비비고 있었다.
“매튜군. 자네 지금 봤나?”
“저도 지금 뭘 본 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자네 주인은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잊은 건가?”
제임스가 혹시나 잘못 본 건가 싶어 다시 한 번 두 눈을 문질렀지만 보이는 장면은 여전히 똑같았다.
분명 웃고 있으면서 아니라고 고개를 돌리고 있는 라이언과 그런 라이언에게 집요하게 따라붙는 그의 아내.
“생각보다 더 심각하군. 소문이 과장이 아니라 축소된 거였어… 그것도 매우….”
매튜 역시 제임스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임스와 매튜가 그 행각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비울 때까지…. 그리고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사이좋은 부부는 둘만의 세상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