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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부인의 비밀-51화 (51/116)

51화. 완벽한 첫날 밤

달콤한 숨결이 밀려 들어와 리아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작정하고 그를 유혹한 건 그녀였다. 밀어내는 그에게 안아 달라고, 키스해 달라고 안겨든 건 바로 그녀였다. 와인 한 병쯤 마셨다고 해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라이언이 방에 들어선 순간부터 리아의 신경은 온통 등 뒤에 그에게로 향해 있었다. 와인을 마시면 금방 잠이 들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술을 마시니 그가 더 생각이 났다. 작은 와인 한 병으로 그를 잊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가만히 잠든 척 누워 있는 그녀를 향해 그는 ‘리아’라고 이름을 불렀다. 그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그녀의 이름은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리아, 리아, 리아….

그를 갖고 싶었다. 누군가를 이토록 원하고 갈망하기는 처음이었다. 술기운을 빌려, 술에 취했다는 핑계로 그에게 투정을 부려 봐도 될까?

“취한 여자를 상대로 뭐 하는 짓이지.”

그가 작게 중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절대 먼저 움직이지 않을 거야. 리아는 몸을 벌떡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는 그에게 주정을 부렸다. 취한 척 반말도 하고 투정도 부렸다. 술을 마신 건 사실이었기에 평소보다 더 쉽게 말이 나왔다. 그를 마주 보니 더 그랬다.

결국, 그는 그녀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시작한 것은 그녀였으나, 이내 주도권은 그에게 넘어갔다. 한번 무너져버린 자제심은 멈출 줄을 모르고 그를 잠식했다. 더군다나 그녀는 작고 얇은 슬립 하나만을 입고 있었고 그는 술까지 마신 상태였다.

“리아.”

입술에 대고 그가 속삭였다.

“라이언.”

“후회해도 소용없어.”

“후회 같은 건 안 해요.”

그럴 리는 없었다. 그와 반지를 나눠 낀 순간부터 그녀는 그를 진정한 남편으로 받아들였다. 그동안 그는 그저 깨어보니 남편이라고 나타난 작자였다면 그 순간부터 그는 그녀에게 진짜 남편이 된 것이었다.

말로써 내뱉는 순간 그것은 진실이 되어 버렸다. 리아는 그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만히 있어도 그가 생각이 나고, 그를 볼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늘 그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 그녀는 점점 커져만 가는 그를 향한 사랑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를 자신에게 구속하고 싶었다. 묶어놓고 싶었다. 속박하고 싶었다. 지금의 결심이 나중에 후회를 몰고 오게 될지라도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다.

그녀 앞에 마주 앉은 그의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또 이대로 끝내는 건 아니겠지?

“후회하나요?”

말 없는 그를 향해 그녀가 나지막이 물었다. 그들은 여전히 입술을 맞대고 있었다.

“그럴 리가.”

그의 혀가 다시 그녀의 입술을 가르며 입안으로 밀려들었다. 뜨겁고 달콤한 그의 숨결이 훅 밀려들어 그녀를 숨 막히게 만들었다. 받아들이기 벅찰 정도로.

그는 그녀의 여린 안쪽 살을 부드럽게 쓸며 마음껏 맛보았다. 그녀는 키스의 아찔함에 정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의 셔츠를 움켜잡았다. 어느새 그의 손은 그녀의 어깨를 지나 등을 쓰다듬으며 엉덩이 쪽으로 내려왔다.

그 손길에 리아는 숨이 턱 막혔다. 이제는 되돌릴 수 없어. 오늘 그녀는 진정한 그의 아내가 될 생각이었다. 그녀는 본능을 믿기로 했다. 조금 더딜 뿐이지 그는 분명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 아니, 아직 사랑까진 아닐지라도 사랑하게 될 것이었다. 앞으로 그녀가 그렇게 만들 예정이었다.

리아는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온 몸을 던졌다.

“당신은 달콤해.”

그녀 역시 그가 달콤했다. 지금껏 그와 몇 번의 키스를 경험했지만 지금 이 순간이 그중 가장 달콤했다.

“하아….”

엉켜 들던 숨결이 떨어져 나가자 리아는 아쉬움에 몸을 떨었다. 그 순간 그녀의 목덜미에 그의 입술이 닿았다. 정신이 몽롱했다. 자꾸만 그녀의 온몸을 만져대며 움직이는 그의 손과, 목덜미에 닿은 그의 입술이 그녀의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다. 모든 것들이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누군가가 이토록 친밀하게 몸을 만지고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리아도, 레오니도 그 누구도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더 첫날밤을 망설였는지도 모른다. 본능적으로… 두려움과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에. 레오니는 태어나서부터 줄곧 그런 경험을 할 만한 상황이 전혀 없었고, 리아는 스스로가 거부했다. 험난한 연예계에서 뜨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지 않으면 바보 취급을 당하기 십상이었다. 그렇지만 리아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다. 그렇게는 살아남고 싶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뜨고 싶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화려한 외모에 비해 무명시간이 매우 길었다.

처음부터 그런 쪽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는 배우라는 낙인이 찍혀서 그랬을까? 나중에는 사람들도 그녀에게는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 그건 촬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키스 씬 이상을 요구하는 감독들은 없었다. 그 모든 것은 고아원 시절 보고 배운 것들 탓이었다. 의지할 사람이 없는 고아라는 것은 많은 외로움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유혹에 넘어가는 것도 보통 사람들보다 쉽다. 리아는 고아원에서 함께 지냈던 많은 언니들이 남자에게 잘못 꿰여 인생을 망치고 돌아오는 것을 지켜봤다. 그건 너무 비참했다. 그래서 그녀는 절대 그렇게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죽음의 순간 후회는 했다. 어차피 죽을 몸 마음껏 인생을 즐겨볼 걸 하는 아쉬움에.

그 순간에도 라이언의 손은 리아의 얇은 슬립 안으로 천천히 파고들고 있었다. 납작한 아랫배를 지난 손이 점점 위로 올라오자 그녀는 숨이 가빠졌다. 그의 손이 닿은 곳마다 열꽃이 피어나고 몸에 힘이 빠졌다.

리아는 가쁜 숨을 몰아내며 라이언을 향해 말했다.

“말해 줄 게 있어요.”

“뭐지?”

라이언의 목소리는 꽉 잠겨 있었다.

“그러니까… 그게… 저 처음이에요….”

리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잠시 고민을 하던 라이언은 의미를 알아듣고는 그녀가 귀여운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럼 그만둘까?”

“아니요! 그만두자는 게 아니라….”

리아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말꼬리를 흐리자 라이언은 손을 더 위로 올려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헉….”

“천천히 하겠어. 부드럽게.”

그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아니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너무 향긋했고, 부드러웠고, 황홀했다.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보드랍고 말캉한 몸을 주무르며 그가 그녀의 귓가에 다시 속삭였다.

“생각보다 크군.”

놀리는 듯한 그의 말에 리아의 얼굴이 터질 듯 달아올랐다. 크지 않다는 것은 다 안다고!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지만, 그의 손놀림은 리아의 정신을 다시 아득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를 손가락으로 간질이며 목덜미를 따라 입술을 찍어 내렸다.

“하아….”

누구의 목소리일까? 리아는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이 낯설었다. 그의 손길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도. 그는 그녀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긴장을 풀어.”

그가 그녀를 들어 올려 침대 한가운데에 눕혔다. 붉은 조명 아래 빨간 그녀의 머리카락이 마치 요정처럼 빛이 났다. 라이언은 그녀를 향한 갈증에 목이 탔다. 빨리 그녀의 안에 거칠게 자신을 파묻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처음이었고, 첫 경험부터 그녀를 힘들게 할 수는 없었다.

그녀를 배려하는 건가? 아니야. 한 번의 관계로는 임신이 되지 않으니 그녀가 앞으로도 자신을 거부하지 않도록 즐거움을 주려는 것뿐이야. 라이언은 자신을 이해시키며 셔츠 단추를 다급히 풀어 내렸다.

“리아, 날 봐.”

옷을 다 벗은 그가 부끄러움에 눈을 질끈 감고 누워 있는 그녀를 불렀다.

“오늘이 진정한 우리의 첫날밤이야.”

이제 이 밤이 지나면 두 사람은 진짜 부부가 되는 것이었다. 되돌릴 수 없는 진정한 부부가.

라이언은 리아의 발끝에서부터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손에 잡혀 들어오는 발목과 가느다란 종아리, 뽀얀 허벅지를 지나 점점 더 위로. 그의 손길에 그녀는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술기운에 몽롱했던 정신은 점점 또렷해지고 대신 흥분이 그 자리를 채웠다.

“눈을 떠.”

그가 다시 말했다. 리아는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는 그녀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의 얼굴과 넓은 어깨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올려 그의 어깨와 가슴을 쓰다듬었다.

“흉터가 많아요.”

“영광의 상처지.”

“아팠겠어요.”

“이젠 괜찮아.”

리아는 그의 고통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아무리 검은 사자라고 해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수많은 전쟁터에서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견디며 살아왔을까? 그가 안쓰러웠다. 그를 지켜주고 싶었다. 리아 자신의 곁에서만이라도 평온할 수 있도록.

리아는 흉터를 쓰다듬던 손을 얼굴 쪽으로 옮겼다. 강인한 턱과 깎아 놓은 듯 잘생긴 코. 그의 얼굴을 마음껏 만지며 그녀가 속삭였다.

“이제 내가 지켜줄게요.”

라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향한 그녀의 눈이 진실되게 투명했다. 작고 연약한 아내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믿고 싶었다. 그녀에게 기대고 싶었다. 그녀의 품 안에 안겨들고 싶었다.

누군가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호를 받는다는 것. 그 생경하고도 어색한 경험을 그는 처음으로 하고 있었다.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는 마법처럼 그를 치유하고 있었다.

“흉터가 옅어졌어요.”

손끝으로 이마의 흉터를 타고 올라가며 쓰다듬던 그녀가 말했다. 라이언은 그 황홀한 손길에 눈을 감았다. 그녀의 손이 이마에 닿을 때마다 청량한 기운이 그에게로 밀려들었다.

“정말 옅어졌어요.”

정말이었다. 그의 흉터는 처음보다 많이 옅어져 있었다.

“그런가?”

그녀의 손길을 느끼며 그가 대답했다. 사실 그에게는 흉터가 옅어지거나, 반대로 짙어진다고 해도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다만 그녀의 손길이 닿을 때면 영원히 고통이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안도감이 드는 것이 좋을 뿐이었다.

“그러지 말고 그냥 머리를 길러….”

리아의 말은 끝을 보지 못하고 라이언에게 말려 들어갔다. 갑자기 그의 숨결이 그녀의 입안으로 밀려들어 입속을 쓸며 움직인 탓이었다. 그녀는 하려던 말도 잊고 그에게 다시 빠져들었다. 한참 동안 키스를 퍼붓던 그의 입술이 그녀의 턱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목덜미에 꼼꼼하게 입술 도장을 찍더니 쇄골을 핥으며 더 밑으로 움직였다.

그녀가 걸치고 있는 얇은 슬립을 밑으로 끌어내리던 그가 여의치 않은지 엉덩이 밑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한 번에 머리 위로 벗겨버렸다. 순간 몸이 훤하게 드러난 리아는 깜짝 놀라며 두 손을 오무렸지만 라이언의 입술이 좀 더 빨랐다.

“아 흑.”

그의 입술은 너무도 달콤했다. 그가 뜨거운 숨이 닿을 때마다 그녀는 몸을 비틀며 그의 머리를 더 가까이 잡아당겼다. 이런 느낌이었구나. 남자에게 몸을 내어준다는 것이 부끄러움보다 즐거움이 더 많다니. 충격이었다. 이런 즐거움을 모르고 살아왔다니.

그녀는 그와 경험하는 모든 것이 충격이었다. 키스의 달콤함은 물론이고, 그와 함께하는 모든 신체적 접촉이 황홀했다. 그의 얼굴을 쓰다듬는 것도 좋았고 그가 그녀를 만져주는 것은 물론 더 좋았다. 특히나 가슴에 닿아 있는 그의 숨결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그녀를 쾌락감에 빠져들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의 손은 그녀의 몸을 마음껏 주무르다가 갑자기 멈췄다. 리아는 아쉬움에 흐응 하며 신음소리를 냈다. 그는 시트를 잡고 헤매는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그 손을 잡아당겨 점점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커다랗고 뭉툭하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그녀의 손끝에 잡혀 들었다. 본능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챈 리아가 손을 빼려고 했지만 그는 용납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을 더 잡아끌어 그 물건을 꼭 쥐게 만들었다.

묘한 촉감이었다. 딱딱하면서 부드러울 수 있다니. 리아는 용기를 내어 손바닥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끙 하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의 반응이 재밌어 그녀는 손을 더 움직였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그는 더 커지고, 더 딱딱해졌다.

“배움이 아주 빠르군.”

라이언은 자신을 움켜쥐고 있는 리아의 손을 떼어내고 누워 있는 그녀의 몸을 훑어보았다.

“아름다워.”

그가 손을 올리자 그녀는 엉덩이를 비틀었다. 그 미약한 반항을 그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다만 그녀를 빨리 차지하고 싶은 욕망에 부르르 떨 뿐이었다.

그녀가 처음인 만큼 그는 조심스러웠다. 오늘 밤이 완벽해야 앞으로 몇 번이고 그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녀에 대한 배려와 욕망이 반복될 때마다 그는 계속 변명하며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그녀와 앞으로도 함께 밤을 보내겠다는 것은 다른 의미가 아니라고. 임신을 위해서는 그녀와 여러 번 동침을 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리아는 그의 눈앞에 누워 있다는 것에 대한 묘한 긴장감과 부끄러움,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한 기대로 정신이 아득했다.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 그의 시선에 그녀가 눈을 질끈 감았을 때 갑자기 밑쪽으로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어머…. 라이언!”

그녀가 부끄러움에 엉덩이를 마구 비틀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아 진정시킨 후 입술을 떼어내며 말했다.

“당신을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야.”

그가 그녀 안으로 들어갈 때 조금이라도 충격을 덜 받게 하기 위해서 그녀를 부드럽게 만드는 일이었다. 물론 그 이유 외에도 그의 사심이 가득 담긴 행위였지만.

그녀의 엉덩이가 차분해지자 그는 다시 그녀를 탐했다. 뜨겁고 촉촉하고 몰캉한 그의 혀는 그녀를 마구 공격했다.

“하아….”

“당신은 너무 좁아. 이대로는 날 받아들이지 못해.”

그는 입술을 떼어내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의 동작에 그녀의 입에서는 연약한 신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녀의 눈은 살짝 감겨 있었고 입술은 흥분으로 벌어져 있었다. 피부는 너무 보드라웠고 분홍빛 정점은 그를 향해 오똑 솟아있었다. 누워 있는 그녀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대로 그녀를 가져도 될까? 이런 아름다움을 취해도 될까? 벌을 받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만 그의 고민은 이내 흩어졌다.

“어서 날 가져요.”

그녀는 그를 또다시 유혹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조금 아플지도 몰라….”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라이언은 그녀의 얼굴 위로 약간의 긴장이 서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능하면 빠르게 그녀의 고통을 사라지게 해 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평생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욕망 앞에서 그는 자신이 과연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단번에 그녀 안으로 터질 듯한 욕망을 밀어 넣고 싶은 것을 견뎌내느라 그의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가 조금씩 몸 안으로 밀고 들어오자 리아는 숨을 들이마셨다. 묘한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싫지 않았다. 아니 싫다기보다 그를 마구 잡아당기고 싶었다. 더 가까이 더 깊숙이 그가 자신에게 들어오길 원했다.

천천히 움직이던 그가 어느 순간에 도달하자 갑자기 빠르게 그녀 안으로 훅 밀고 들어갔다. 순간 느껴지는 고통에 그녀가 인상을 쓰며 비명을 지르자 그는 그 비명을 키스로 막았다.

고통으로 굳어졌던 그녀가 조금씩 풀어지는 느낌이 들자 그는 다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움직임이 계속될수록 고통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쾌락이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하아…아하….”

그가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쏟아져 그의 입안으로 밀려들었다. 그건 그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기분은 하늘로 붕 뜨고 정신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찌릿하고 견디기 힘든 쾌락에 온몸이 들썩였다.

그들은 그렇게 완벽한 첫날밤을 맞이했다. 늦은 새벽 까무룩 잠이 든 리아의 몸을 라이언은 수건을 적셔다가 직접 닦아주었다. 참지 못하고 그녀 안에 자신을 쏟아부은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그녀의 속살은 빨갛게 부어있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기에 날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드는 거지?”

라이언은 옅은 숨을 몰아쉬며 깊은 잠에 빠진 리아의 얼굴을 한참 동안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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