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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의 왕관-1화 (1/142)

<-- 숲 속의 사고 -->                읏, 흐읏!

어두운 숲 안으로 신음이 울렸다. 세리나는 입술 사이로 흐르는 신음을 막으려 이를 악물었지만 아랫배 깊숙히 짓쳐드는 사내의 뜨거운 물건에 다시 비명을 질렀다.

"세리나…"

눈 앞으로 화려한 은발이 쏟아져 내렸다. 주군, 제국의 황자인 에스트레드의 은청색 눈동자는 열기로 초점이 사라져 있었다. 그는 큰 손으로 여자의 가느다란 허리를 쓸었다. 그녀의 민감하게 달아오른 육체가 달달 떨었다.

"전하, 전...하…"

그녀는 신음처럼 남자를 불렀다. 여자가 충심을 다해 모시던 황자는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여기사 역시 감당이 되지 않는 사내의 열기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윽, 아!"

사내의 커다란 손이 세리나의 풍만한 가슴을 꽉 쥐었다. 한손에 다 잡히지 않고 풍성하게 흘러넘치는 희고 둥근 가슴의 꼭지를 엄지 손가락으로 살살 긁어 괴롭힌다. 전기가 오르는 것 같아서 세리나는 입을 막았다. 고개를 숙인 황자가 나머지 가슴의 유두를 입에 담았다. 예민한 부분이 뜨겁고 질척한 혀에 감싸여 빨리다가 깨물리고, 날카로운 통증이 쾌감과 온통 뒤섞여 뇌가 곤죽이 되는 것 같았다.

남자는 짐승처럼 그르렁거렸다. 가슴을 터뜨릴 것처럼 주무르던 손이 아래로 내려가 세리나의 허벅지를 잡아챘다.

“세리나...세리, 나….”

여기사의 단련이 된 탄탄한 허벅지를 한껏 벌리고, 황자는 그녀의 무릎 안쪽과 종아리에 차례로 입을 맞췄다. 볼록 튀어나온 복숭아 뼈를 이빨로 애무하면서 에스트레드가 여기사를 내려다 보았다. 평소 냉정하고 이지적이던 은청색 눈동자에는 잔인한 본능과 소유욕과 욕망이 가득했다. 평소 그녀가 알아온 황자가 아니었다. 여기사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세리나의 다리 양쪽을 꺾어지도록 벌리고 그는 허리를 쳐올렸다. 세리나가 비명을 올렸다.

“전하, 전...하!! 조금만, 천, 천천히..! 아, 아, 읏, 아!”

철퍽이며 액체로 뒤범벅 된 두 사람의 피부가 빠른 속도로 치대졌다. 잔뜩 흘러나온 그녀의 애액이 남자의 성기와 서로의 음모에 뒤엉겼다. 이성을 잃은 남자는 거칠었다. 세리나는 그의 등에 손을 감고 어깨를 물었다. 감히 황자의 몸에 잇자국이 나겠지만, 주변에 물러서있는 몇 호위기사들에게 더 큰 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았다.

“으응, 흑, 아, 앗!”

지독히 서툰 여자는 남자의 페이스에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거칠게 흔들렸다. 다행히 등 뒤에 망토와 옷이 깔려 상처는 나지 않았지만 마찰되는 피부에 불이 날 것 같았다.한계까지 벌려진 골반이 그대로 망가질 것 같아 세리나는 절반의 공포와 절반의 쾌락에 잠긴 채 발버둥쳤다.

여자의 풍성한 금발이 풀밭 위로 흐트러졌다. 그 머리카락을 손에 쥐면서, 남자는 드러난 가느다란 목 위에 이를 박았다. 서늘한 숲의 공기 속에서 유난히 뜨거운 남자의 입술과 날카로운 키스에 여기사는 몸을 떨었다.

페이스를 늦춘 에스트레드가 여기사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겹치고 엎드렸다. 그의 늘씬한 허리가 유연하게 움직였다. 세리나는 서툴게 허리를 움직이며 허덕였다. 배 안에 깊이 들어온 주군의 남성이, 그가 엎드리며 더 깊이 자리한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벌어지리라 상상도 못했던 은밀한 곳이 찢어질 것 같이 벌어져 사내를 동굴 안 깊숙히까지 받고 있었다. 그녀는 버리적거리며 힘겹게 다리를 에스트레드의 다리에 감았다. 남자는 상체만 탈의했을 뿐 하의는 중심부만 헤쳐져 있어 완전히 벗은 몸인 그녀가 더 수치스러웠다.

“전하…”

목이 완전히 가서 낮은 소리가 나왔다. 에스트레드는 알아들은 기색이 아니었다. 은청색 눈동자는 여전히 야수같이 사나워 보였다. 세리나는 신음을 참으며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잠깐 여유를 찾았던 남자의 몸짓이 다시 거세졌다. 철퍽철퍽 하는 질척한 마찰음과 함께 몸이 흔들렸다. 여자는 힘겹게 허리를 움직여 그의 허릿짓에 움직임을 맞췄다.

어느 순간, 에스트레드의 몸짓이 격렬해졌다. 본능적으로 그게 뭘 뜻하는지 알아챈 세리나는 몸을 떨었다. 기쁘면서 두려웠다.

‘안돼, 안, 안…’

“아-.”

여기사는 눈을 크게 떴다. 아랫배 깊숙히 남자의 뜨거운 정액이 뿌려졌다. 불덩이가 들어와 자궁을 헤짚고, 몸 안쪽이 뜨겁게 젖었다. 그녀는 몸을 발발 떨며 본능적으로 다리를 오므렸다. 남자가 다시 한번 허리를 쳐올렸고 여자는 길게 비명을 올렸다.

“후…”

에스트레드의 몸이 세리나 위로 겹쳐졌다. 땀에 젖은 축축한 피부를 그의 길고 강인한 손가락이 어루만진다. 여기사는 떨리는 팔을 들어서 황자의 은발과 등을 끌어안았다. 몸 안에 들어온 에스트레드의 씨가, 자궁 안에 뜨겁게 고이는 것이 느껴졌다. 세리나는 몸을 움츠려 그 느낌을 간직했다. 벗은 허벅지 사이로 애액과 정액이 섞여 질금질금 흘렀다. 아직도 작아지지 않은 에스트레드의 남성은 구멍 사이를 느릿하게 드나들었다.

“...전하.”

목이 따끔거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했고, 없을 것이기 때문에. 세리나 리엔은 이 순간을 기억하려고 했다. 독에 취해 중화를 목적으로 나눈 섹스라도 그녀에겐 의미가 있었다. 아주 오랜 시간 그를 사랑해 왔으니까.

“세리나…”

“...”

달콤하게 부르는 낮은 목소리에도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답하지 않았다. 황자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그의 입술에서 나오는 자신의 목소리는 그저 본능의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걸 모를 만큼 아둔한 여자는 아니었다.

세리나는 에스트레드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남자의 조각 같은 상체에서 옅은 땀내와 향유의 향기가 풍겼다. 황가의 핏줄들만이 바를 수 있는 천일화의 향. 아주 어릴 때부터 그의 곁에서 시중을 든 세리나에게 가장 익숙한 향기이기도 했다.

에스트레드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풍성한 금발을 쓰다듬었다. 마구 흐트러진 금색 머리카락 위로 입을 맞추며 은발의 황자는 세리나의 허리를 끌어안고 후희를 즐겼다. 여자는 느릿하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는 에스트레드의 은발을 쓸어올렸다. 은청색 눈동자는 여전히 열기가 남아있었지만 어느 정도 총기가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전하, 이제 괜찮으십니까.”

목소리는 원하던 만큼 또렷하게 나오지 않았다. 완전히 가라앉은 낮은 소리에 남자의 눈에 흐리게 이성의 빛이 돌아왔다.

“...세리나?”

“예, 세리나 리엔입니다. 알아보시겠습니까?”

최대한 무미건조하게, 세리나는 감정을 담지 않고 황자에게 말을 건넸다. 사감이 섞여서는 안됐다. 지금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에스트레드일 것이었다. 마수의 공격에 당해 독에 취한 채였던 남자는 그저 성교로 열기를 풀만한 상대가 필요했던 것 뿐이었다. 은발의 황자는 상체를 일으켜 자신의 반라의 몸과 전라가 된 세리나의 몸을, 정확히는 여전히 연결되어 있는 둘의 몸 상태를 보았다. 그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아뇨, 괜찮습니다, 전하. 전하…”

세리나는 얼른 그의 얼굴을 끌어당겨 가슴에 끌어안았다. 풍만한 젖가슴 사이에 남자의 얼굴이 파묻혔다. 매끄러운 피부 위에 얼굴을 기대고 황자는 그르렁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여기사는 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단지 독 때문이었을 따름입니다. 중화를 위해 어쩔 수 없었고 제가 기꺼이 자원한 것입니다, 에스트레드 전하.”

그녀는 주군이 일말의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길 바랐다. 그녀는 여자가 아니고 기사였으니까. 허리가 부서져나갈 것 같고 욱신거리는 음부가 아직도 벌려져 그의 정액을 흘리고 있었지만 세리나는 그것을 무시하려고 애썼다.

“마수...마수의 공격이 있었다. 그 뒤에 어찌된 것이지?”

“독 공격이었습니다. 기억 안나시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 아무런 기억이 없군.”

에스트레드는 그녀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고 있다가 이윽고 한숨을 쉬며 얼굴을 들었다. 독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얼굴이었다. 아직도 조금 불안정해 보이는 은청색 눈동자를 하고 그는 몸을 일으켰다. 상의를 걸치고 허리띠를 조이는 것 만으로도 완전히 매무새가 정리된 남자는 턱을 두드렸다.

따라서 상체를 일으키던 세리나는 온몸을 저미는 통증에 신음을 참으며 입술을 물었다. 숲 속에서 두사람 분의 체중을 받으며 뒹구느라 몸이 엉망이었다.

에스트레드가 망토를 내려 세리나의 몸 위로 덮었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기척도 없이 그림자처럼, 호위기사 밀렌 바스트가 수풀 뒤로 나타났다. 아마도 호위대는 백보 밖으로 물렸을 것이다. 밀렌 하나만으로도 감히 근접할 자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 때문에 자신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을 것이 수치스러워 세리나는 입술을 물었다.

“그래, 나는 괜찮다.”

에스트레드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비틀거리는 세리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그는 곧 망토에 휘감긴 그녀를 들어올려 안았다.

“전, 전하!”

“가만히 있어. 몸부림치면 내가 넘어진다.”

“전하, 리엔 경은 제가 부축하겠습니다.”

“내가 데리고 가겠다. 바스트 경은 물러나.”

“전하, 제가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항의의 말에도 황자는 시큰둥한 얼굴이었다. 아직도 열기가 채 다 가시지 않은 붉은 뺨을 하고서도 그의 눈동자는 이제 완전히 또렷해져 있었다. 세리나는 수치심과 동시에 드는 만족감에 자신도 모르게 망토 뒤로 얼굴을 숨겼다.

먼 곳에서 호위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바스트 경의 외침이 들려왔다.

“모닥불을 피우고 캠프를 설치해라.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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