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대가 있음에 (21)화 (21/63)

#21화

현경은 벌써 몇 번째 방문을 들락거리며 저 중문 너머 별당에 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아란이 있다. 지금 아란이 별당에 있다. 현경은 방 안에 들어가 책을 펴다가도 잠시도 못 참고 다시 일어나 방문을 열어 고개를 쭉 빼고 별당 쪽을 바라보았다.

‘도련님께는 나쁜 소식인지 기쁜 소식인지 모르겠으나, 재간택이 끝나기 전에 이 선생님 댁 아가씨께서 궁 밖으로 나오셨다 합니다.’

현경은 홍옥의 말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수중의 돈을 모두 꺼내어 상 위에 두고는 곧바로 기방을 나와 집까지 정신없이 뛰었다. 아란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다 말없이 별당으로 들어가 버렸지만, 그 무던한 눈길을 보는 것만으로도 현경은 안심했다.

좀 더 함께 있을 수 있구나. 현경은 금방 묶었던 짐 꾸러미를 도로 풀었다. 숨이 차도록 뛰느라 쿵쾅대던 심장이 아직도 진정되질 않아 자꾸만 숨이 차니, 현경은 계속 히죽히죽 웃었다.

제현은 아란이 재간택 도중에 탈락한 이유를 듣고도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다. 아란이 무사히 돌아온 것은 다행이긴 했지만, 혼인도 안 한 규수에게 그런 소문이 도는 것은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었기에 사실이 아니라고 그 자리에서 밝히지 않은 아란의 태도도 뜻밖이라 생각했다.

“구설에 올라 부모님을 부끄럽게 하여 송구합니다.”

“아니다. 우리야 아란이 네가 힘들까 걱정이지.”

아란의 어머니는 많이 힘들었을 딸아이의 손을 꼭 쥐고 놓지 않았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던 어머니가 넌지시 말했다.

“사람들이 또 너를 추문에 시달리게 할까 걱정이구나.”

이미 여러 양반가와의 혼사도 깨졌고 간택에서도 묘한 소문으로 탈락하였으니 어머니는 앞으로의 아란이 걱정이었다. 이 나라에서 혼인하지 않은 여인이 홀로 살아가는 방법이란 속세와 연을 끊고 비구니가 되는 것 말고는 용납되지 않았다. 분명 머지않아 아란에게 첩살이를 시키려는 뚜쟁이들이 접근할 게 뻔했다.

아란도 막상 다가올 앞으로의 시간이 걱정되긴 마찬가지였다. 숨 막히던 궁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잠시, 왕실의 손아귀에서 겨우 벗어 나왔는데 남의 집 첩살이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니 그것만은 부모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못할 짓이었다.

“일단 돌아왔으니 다행이다. 이제 더 이상 왕실과 얽힐 일은 없으니.”

“헌데 아란이 말대로라면 그 소문의 사내는 강도령을 말하는 것 같은데, 강도령에게 설마 별일이야 없겠지요?”

“소문일 뿐이니 궁에서도 더는 신경 쓰지 않겠지, 걱정할 일은 아니오.”

“아까 보니 좀 얼이 빠져 있던데.”

아란의 어머니는 걱정스런 얼굴로 아란의 손등을 쓸었다. 현경에 대한 이야기에 미동도 없이 생각에 잠긴 아란을 찬찬히 살피던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란아, 정말 소문일 뿐이니.”

“어머니.”

“강도령 옆에 선 너의 얼굴이 어미 눈에 참으로 평온해 보이기에, 그날도 장터에 함께 보냈던 것인데.”

“…….”

“강도령의 도포도, 네 솜씨 아니더냐.”

“알고 계셨습니까.”

“하나뿐인 딸아이가 지은 옷을 못 알아볼 리가 있겠니.”

어머니는 유독 현경에게 관심을 기울이셨으니 모르실거라 생각한 건 아니었다. 지금 어머니가 자신에게 하는 말 또한 도포가 아닌 현경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도 알았다. 아란은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의 뜻을 짐작했다.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 어쩌면 그 조심스러운 기대감에 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란은 궁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오는 내내, 궁에 들어가는 전날까지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것도, 기어코 자신을 궁 밖으로 나오게 만든 것도 모두 현경이었음을 계속 상기했다. 헐레벌떡 뛰어와 마당에서 자신을 보던 그 얼굴을 바라보며 무심코 했던 생각은 현경과는 어디까지 얽히게 될까에 대한 어렴풋한 호기심과 알 수 없는 기시감 같은 것들이었다.

‘뭣하면 그냥 저랑 사시지요, 뭐.’

‘함께 있으면 여러모로 좋지 않겠습니까, 아가씨나 저나 걱정도 덜고.’

지난날 현경이 했던 그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닌 것은 알고 있었다. 현경이 어떤 마음으로 자신에게 의지를 하고 있는지, 깊이 알려 하지는 않았지만 영 모르지도 않았다. 지금 피차 서로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자 아란은 오히려 초연해졌다.

“어머니 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튿날 제현은 현경을 사랑채로 불렀다. 한숨도 못 잔 현경이었지만 의관을 바로 하고 제현의 앞에 앉았다. 제현은 현경을 가만히 보다가 입을 열었다.

“어제, 혼자 기방에 있다 온 것이라 들었다.”

“예.”

“기방에서 아란의 소식을 듣고 그렇게 뛰어온 것이냐.”

현경은 고개를 숙이고 대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 어제 그렇게 기방에서 뛰어온 후로 스승님 부부께 다녀왔다는 인사도 드리지 않고 마당에 멍청히 서서 중문만 쳐다보는 걸 온 집안사람들이 다 본 꼴이었다. 현경이 입술을 달싹이며 제현의 눈치를 살폈다.

“저, 아란 아가씨는 괜찮으신 겁니까?”

현경의 입에서 아란의 이름부터 나오자 제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현경이 밤새 방문을 들락거리며 별당 쪽을 향해 기웃거렸다는 노복의 말을 전해 들었다. 왜 진작 눈치를 채지 못 했을까. 아란의 일로 걱정만 하느라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이미 소문도 파다하게 났을 테고 지난밤 아란이 했던 말도 있으니, 기왕지사 일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제현이었다. 제현이 현경의 이름을 부르자 현경이 고개를 들었다.

“이제 사람들은 아란이 궁에서 쫓겨 왔다고 수군댈 것이다.”

“…….”

“헌데, 난 이상하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예?”

“아란이가 집으로 돌아오니 어떻더냐.”

“그야…….”

말 그대로 재간택에 탈락하여 돌아온 것이니 대놓고 기쁘다 할 수도 없고 현경은 난감했다. 하지만 일단 아란이 집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니 곧 당황하여 제현의 눈치를 살피는데, 제현이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최종 삼간택이 지나고 왕세자빈이 간택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곧 성대한 국혼이 열릴 것이라 했고 재간택을 통과한 나머지 두 명 모두 후궁으로 들이게 되었다는 말도 함께 들려왔다. 전국의 금혼령은 해제되었다.

나라의 경사라며 도성 안은 잔치 분위기였다. 평소와 달리 기분 좋게 취한 제현을 보고 박형이 무슨 기분 좋으신 일이 있으신지 궁금해 했다. 정형과 김형은 재간택에서 아란이 탈락했다는 소식에 스승의 눈치만 보고 있던 참이었다. 제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나라의 경사가 아니겠느냐, 이제 별시도 앞두었으니 기쁜 일은 더 있을 테지.”

“예 스승님,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그때 제현이 손을 저으며 기분 좋은 일이 하나 더 있다며 빈 잔에 술을 따랐다. 제자들이 궁금한 눈빛으로 제현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제현이 따라놓은 술잔을 들어 현경에게 내밀었다.

“자네, 내 사위가 되어 주게.”

현경은 깜짝 놀라 입이 벌어졌다. 동그란 눈은 더욱 커졌다. 놀란 것은 다른 세 사람도 마찬가지였지만 곧 정형이 먼저 이야 하며 소리를 질렀고 박형이 크게 웃었다.

김형은 얼이 빠져 있는 현경의 어깨를 치며 얼른 잔부터 받으라며 재촉하였다. 현경이 허둥지둥 일단 잔부터 받아 쭉 들이켜 마셨다. 제현이 흐뭇한 얼굴로 껄껄 웃었다. 형님들이 돌아가며 현경에게 축하주를 한 잔씩 따라 주었다. 현경은 술기운 때문인지 얼떨떨하여 받는 족족 술을 들이켰다. 두 손으로 술잔을 꼭 쥐고 있던 현경의 속이 다시 쿵 쿵 울렸다.

계속. 함께 있을 수 있구나.

문득 아란의 얼굴을 떠올려서인지 어제처럼 숨이 차게 뛰지도 않았는데 가슴이 벅차다. 바람이 선선히 불어와 귀가 간질간질 한 것 같기도 하고, 입꼬리가 자꾸 씰룩거리는데 아마도 바람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이튿날 노복이 대감마님께서 찾으신다며 방 안에서 숙취에 시달리고 있는 현경을 깨웠다. 한참을 뭉그적대더니 아란 아가씨께서 아까부터 줄곧 기다리고 계신다는 말에는 번쩍 눈을 뜬다. 떠다놓은 세숫물을 대강 얼굴에 묻히는 시늉만 하더니 현경은 곧바로 중문 쪽으로 향했다.

때마침 별당 쪽에서 아란이 걸어오고 있었다. 현경은 반가운 마음에 활짝 웃었으나, 아란은 가까이 갈수록 현경에게서 아직 가시지 않은 술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것에 질색하는 표정으로 인사를 대신하였다.

“오늘 이렇게 너희 둘을 나란히 부른 것은.”

제현도 어제의 과음이 무리였는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었다. 아란의 어머니는 그 옆에서 언제나 그랬듯 현경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제 술기운에 현경이에게는 먼저 말을 해버렸다만, 두 사람을 부부의 연으로 맺어 주려 한다.”

꿈이 아니었구나. 다시 들어도 마음이 벅차오는 그 말에 현경이 아란을 슬쩍 돌아보았다. 아란은 놀란 기색도 없이 담담한 표정에 변함이 없었다.

“혼인이란 두 사람의 연이자 양가의 화합이기도 하니, 현경이도 고향에 홀로 계신다던 아버지께 소식을 전해 허락을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

“아.”

아버지. 현경이 그제야 미치는 생각에 뜨악하고 벌린 입을 겨우 손으로 가렸다. 마냥 신나 웃고 있을 때가 아니란 것을 깨닫자 현경의 표정은 사뭇 심각해졌다.

“아니면 조만간 내가 직접 찾아뵈어 허락을…….”

“아, 아닙니다, 스승님! 아버지께서도 분명 기뻐, 하실 테니, 제가 가서 소식을 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러겠느냐, 그래도…….”

“오랜만에 고향에도 다녀올 겸, 금방 채비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그 전에 나도 잠시 준비해야 할 것이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겠느냐.”

얘기를 마치고 아란과 함께 안채에서 나오던 현경은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도무지 짐작도 가질 않으니, 혹여나 혼인이고 뭐고 당장 고향으로 돌아오라 할까 걱정이었다. 안 되는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중문 밖을 그대로 나가려던 현경을 아란이 조심스레 불러 세웠다.

“저, 잠시, 얘기 좀 나누시겠습니까.”

“…….”

그래, 어떻게 저 사람을 다시 만났는데. 머뭇거리며 말을 건네고는 뒤돌아 별당으로 먼저 들어가는 아란을 보며 현경은 어떻게든 아버지를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 좀 하자던 아란은 방 안에 마주 앉은 후에도 한참 말이 없다. 조금 전 혼인 얘기에 놀라지도 않는 걸 보니 아란도 싫지 않은 것 같긴 한데, 저리 낯빛이 어두우니 현경은 마음이 쓰였다. 혹여 아란이 전처럼 혼사가 또 깨질까 우려하여 그러는가 싶어서.

“너무 걱정 마세요, 아버지께는 잘 말씀드릴 자신이 있으니.”

“…….”

아란은 작게 한숨을 한 번 내쉬더니 도저히 못 참겠는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그 모습을 보던 현경은 옷깃을 들어 냄새를 킁킁 맡아 보는데 이내 괜히 민망하여 옷자락을 털었다. 아란이 좀 떨어져 앉으라며 손을 휘휘 저었다. 현경은 서운한 듯 입술을 삐죽 내밀며 아주 조금 뒤로 물러나 앉았다.

“일단,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예, 그러시든지요.”

“계속 이대로 살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으신지요.”

“제가 강현경으로 사는 이상, 앞으로 다를 것이 뭐 있겠습니까.”

아란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겐 첩살이를 피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 혼인이라 해도, 현경은 아직 나이도 어리기에 괜히 마음에 걸렸던 아란이었다. 하지만 현경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리 깊게 생각하는 것 같진 않아서 마음이 놓이다가도,

“앞으로 계속 이렇게, 혼인 후엔 여인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워낙 현경이 미덥지 못하니 너무 쉽게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 자꾸만 되묻게 되는 것이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아란을 보며 현경은 대답 없이 싱긋 웃기만 했다. 현경에겐 돌아가야 하는 여인의 삶이랄 것도 딱히 없었다. 그저 경이에서 강현경으로 살아왔던 날들뿐이기에. 다만 앞으로 평생 함께 할 사람이 생겼다는 것, 그 사람이 아란이라는 것, 그리고 아란이 지금 제 앞에 있다는 것. 그것만이 지금 현경의 마음 전부였다.

“아가씨가 함께 있지 않습니까,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내 차림을 하면서까지 하고픈 일이 태산이라던 사람이었다. 여인인 것을 들키지 않고 도성 생활을 하려면 분명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힘들 테니. 현경은 자신이 필요할 것이고, 저 또한 이 혼인이라는 절차가 필요했다. 서로 손해 볼 것도 없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아란은 곰곰이 생각을 정리해 갔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장터에서 했던 말이 이루어졌네요.”

“…….”

“거 참, 신기하기도 해라.”

이 사람 뭘 알고 떠보는 말인가. 슬쩍 눈치를 살피며 묻는 현경을 보다가 아란은 금방 시선을 거두었다. 아란이 대답이 없자 현경은 손가락을 꿈지럭 대며 어색한 침묵을 채웠다.

아란이 궁에서 나오게 된 사정은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아란이 오해를 받았으니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그 덕분에 아란을 다시 만났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앞섰다. 혹여나 이 마음이 불경할까 싶어 현경은 차마 아란에게 묻기가 망설여졌다.

아란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이 혼인을 받아들이고 있을까. 구태여 묻는다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냉담한 대답이 돌아올 게 뻔했다. 아란은 조금 직설적인 면이 있으니까. 그러니 현경은 혼자 속으로만, 몰래 빌었던 자신의 바람 하나가 이루어진 것이라,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만 가셔서 고향 내려가실 채비하시지요.”

“하실 말씀은 더 없으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럼, 먼 길 가느라 얼마간 못 보는데 남기실 말이라도.”

첩살이하기 싫으니 허락이나 잘 받아오세요. 아란은 목 끝에 걸리는 속엣말을 삼키고 현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별당에 좀 더 앉아 있고 싶어 하는 게 빤히 보였지만, 아란은 그런 현경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저 살 길을 도모하고자 부모를 속이고 현경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에 아란은 이미 충분히 심란했다.

“몸 조심히 다녀오세요.”

하지만 심드렁한 아란의 그 한마디에도 현경이 너무나 해맑게 웃는 바람에, 아란은 마음이 그렇게나 어지러운 와중에도 좀 더 고운 말을 해줬어야 했을까 잠시 미련을 가졌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현경은 천진하게 웃으면서도 출전하는 장군처럼 그렇게나 씩씩하게 방을 나섰다. 하나도 미덥지 않을 그 말을 되새기며 아마도 초조하게 저 사람을 기다리겠지. 아란은 현경이 나간 방문을 가만 바라보았다. 볼수록 참으로 별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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