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화
벌레의 날개처럼 얇고 투명한 환상들. 처음 마주했을 때 실체감 가득하던 것들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어린 엄마를 닮았던 얼굴은 완전히 변했다. 지호는 여왕이 환상을 통제하는 능력조차 잃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리석은 것! 그것들이 올 것이다. 너는 놈들을 상대할 수 없어! 내가 이미 그들에게 내 힘을 내어 주었기에 그것들이 이쪽으로 오지 않는 것이다. 내가 사라지면? 너희 세계가 무사할 것 같아?”
“네가 특별히 길을 내지 않는 한은 아무것도 우리 쪽에 넘어오는 게 없었어. 네 말처럼 너무 약하고 하찮아서 거기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가지 않겠어?”
“네가 있잖아! 내 힘을 가진 네가 있으니 너를 먹으러 올 거다!”
여왕의 발악 같은 움직임은 현실 속 바르작거림을 닮았다. 지호는 그의 정신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음을 느꼈다. 신체의 영향을 받는 것이 분명했다. 그와 도훈의 합작품이다. 전보다 얄팍해진 환상 속에서 지호는 여왕을 마주했다.
다른 것을 강제로 먹어 얻게 된 능력이지만, 그런대로 마음에 드는 점도 있기는 했다. 여왕이 인간의 모습을 훔쳐 입고 있는 거짓된 모습 뒤의 진짜 본체가 보였으니. 지호는 헛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것들을 그렇게 죽음으로 몰고 갔으면서, 너는 살고 싶어?”
“그 모든 죽음에는 가장 강한 것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충족감이 있는 거다. 네가 벌이는 무자비한 짓거리와 달리!”
여왕이 남은 정신을 모아 지호를 후려쳤다. 아직 정신계 능력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지호는 거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휩쓸렸다. 힘이 있으나 쓸 줄 모르는 건 각성 초창기와 다르지 않다. 지호는 정신 공격을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그가 할 줄 아는 방법이라곤 정신 방벽을 올려 자신의 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스스로 보호하는 일뿐이었으니.
할 줄 아는 유일한 방식으로 자기 정신을 보호한 지호는 정신없이 몰아치던 공격이 점점 적응할 만하게 가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현실에서 그러하듯, 여러 방향으로 뻗어지는 공격 패턴을 읽어 움직이면 될 것 같았다.
가진 힘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 수 없었을 때 늘 곁에 있던 여러 스승은 더 이상 없지만, 지호는 나연과 주리, 순자나 보현에게 배우던 때를 생각하며 여왕의 정신을 마주했다. 적에게도 충분히 배울 것이 있을 것이므로.
“바라는 것이 죽음인 사람도 있어. 네게서 비롯되었다고 모든 것들이 네 뜻대로 살아가게 되는 건 아니야. 부모 뜻대로 살아가는 자식은 없지. 그렇게 많이 낳고도 몰라?”
“내 뜻에 반하는 것은 먹어 없앨 뿐이야!”
“좋은 부모는 못 되겠다, 너.”
괴물들과 달리 좋은 부모가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묘하게 따스해졌다. 지호는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을 행동으로 보여 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일이 그가 만날 수 있었던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그 모든 가르침이 없었다면 이런 두 번째 삶은 없었을 것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경배받아 마땅하거늘! 괘씸하고 하찮은 것!”
“누가 경배해 준대? 자의식이 아주 하늘을 찌르네. 네 맘대로 낳아 놓고 당연히 너를 위해 살아야 한다니 무슨 자식을 소모품 취급하는 쓰레기가 다 있냐.”
여왕의 정신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언어조차 되지 못한 공격성이 지호를 들쑤셨다. 지호는 놈이 날리는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도 꿋꿋이 버텼다. 견디는 것은 그가 제일 잘하는 일이었다.
여왕의 공격 수단이 그 자신의 기억이었고, 덕분에 지호는 그의 가장 깊은 정신에 남아 있는 괴물의 기억들을 간접 체험했다. 모든 승리의 기록들. 그 안에 쐐기처럼 박힌 유일한 패배.
어떤 괴물의 모든 기억이 곧 죽음의 기록인 것과는 상반된다. 자신의 모든 행보를 승리로 점철하기 위해 도훈을 떼어 낸 것일까? 그 때문에 그에게는 여왕의 때와 달리 그가 거둔 승리와 사냥의 기억이 아닌 모든 죽음이 기억되었던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호는 여왕에게서 분리된 괴물 셋이 모두 그가 외면하고자 했던 부분은 아니었을까 추측했다.
“실패에서 배울 줄 모르는 네가 사람다움을 모르는 건 당연하지. 우리가 얼마나 많이 쓰러지고 넘어지는 줄 알아? 그걸 모른 척하고 떼어 버리니 결국 너 자신을 죽이는 독으로 돌아왔잖아.”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취할 줄 아는 현명함을 보이는 것이 네게 어려우냐? 모든 것의 부정적인 면만 보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돼!”
“적어도 외면하진 말았어야지. 무정하게 떼어 내고 자식새끼니 내 말을 들으라느니, 먹을 걸 구해 오라느니 하고 굴려 대면 안 됐지.”
날카롭게 찔러 들어오는 정신 공격에 지호는 입을 다물며 물러났다. 여왕의 환상 속에서 지호는 여전히 사람이었다. 그 사실이 뜻밖에도 조금 고맙기도 했기에, 지호는 멀쩡한 자기 팔을 쓸어내리며 웃었다.
“네가 내 몸을 뜯어고쳐 놓고 정신 속에서는 사람 꼴 유지하게 해 주는 거냐?”
“하등하고 멍청한 것이 아는 것 없이 나불대는구나! 네 정신을 이루는 것은 너 자신이다. 내 본질을 꿰뚫을 줄 알게 되었으면서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는!”
여왕은 버릇처럼 주절거리다 입을 딱 다물었다. 알려 줄 필요 없는 것을 일러 주었다는 후회가 읽혔다.
지호 본인의 몸이 무엇으로 변하건 스스로 인지하기로는 여전히 사람이라는 것을 여왕에게 확인받은 기분이라 지호는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그래? 알려 줘서 고맙네. 나도 알겠다. 설령 네가 여기서 살아 나가더라도 우리 세계론 넘어오지 못할 거야. 결국, 너는 너 자신을 인간으로 여기지 못하니까. 괴물들 위에 군림하는 네 존재는 우리와 결코 평행할 수 없으니까. 덕분에 좀 안심된다.”
지호를 동요하게 하는 것에 실패한 여왕의 정신이 이제는 언어도 아닌 공격성을 발하며 지호를 향해 쇄도했다. 그것이 근접했을 때 지호는 자기 역시 여왕과 똑같은 방식으로 그것을 공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른손이 있음을 확인했으니, 그 손을 휘둘러보는 것에 가까운 움직임. 여왕은 지호가 그의 정신을 끌어모아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인지하곤 당황하여 멈추었다. 그 당황이 또렷이 전해졌다. 환상이 찢어진다. 지호는 허망한 패배감 앞에서 현실을 부정하는 여왕의 정신으로부터 부상했다.
자기 힘으로 여왕의 환상을 깨고 나온 지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정신을 차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것인지까진 인지되지 않지만, 지호가 모아 둔 에너지가 다시 여왕에게로 돌아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왕은 그의 환상이 깨짐과 동시에 도주를 위해 자기 신체를 변형시켰다. 그러나 그가 머리로 바닥을 걸을 필요 있던 적이 있을 턱이 없으며, 머리에 튀어나온 온갖 부속지는 오히려 도주를 방해하는 쪽으로 움직여 여왕을 방해했다.
한때 모든 것의 공포였던 존재가 이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호는 달아나려는 여왕의 머리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 환상을 깨고 나온 후, 여왕을 둘러싸고 있던 이형 에너지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데도 해 본 적 없는 행동이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 움직임이 극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상상한 대로, 손에서 뻗어 나온 날카로운 칼날이 여왕의 머리에 튀어나온 다리들 한쪽을 우수수 무너뜨렸다. 여왕의 머리는 볼품없이 바닥에 처박혔고, 한쪽 남은 다리는 흉하게 허우적거리며 바닥을 긁었다. 덕분에 여왕의 머리는 바닥면에 쓸린 채 고통에 찬 정신을 발했다. 공포로 바르작대던 몸의 움직임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고작 이렇게 죽기 위해 그토록 발버둥 쳐 왔단 말인가?
“원래 모든 삶은 죽음에 도착하기 위한 발버둥이랬어.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중요한 거지. 너는 그 많은 죽음을 마주하고서도 배울 줄 모르니까 지는 거야.”
여왕의 모든 몸이 죽음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부서져 가는 자신의 신체를 돌아볼 여력조차 없이, 여왕의 마지막 눈이 데룩데룩 굴러 지호의 손에 들린 힘으로 향했다. 본디 그의 것이었던 힘이다. 한때는 온전히 그의 것이었던.
여왕은 반항하기를 멈추었다. 그러자 폭발적으로 에너지가 풀려나오고, 지호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힘에 당황하며 물러났다. 여왕의 정신이 느릿느릿 흘러나왔다.
헤아리기조차 어려운 시간 동안 나는 필요 이상의 희생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았다. 차라리 그때 죽었어야 했겠지? 짝을 잃고, 나 자신과 내가 낳은 것을 먹어 가며 꾸역꾸역 작아지고 줄어드는 삶을 이어 오지 말았어야 했겠지?
여왕이 발한 정신 언어는 천천히 줄어들었다. 지호의 안에서 날뛰던 정신 역시 더 이상 태울 것 없이 사그라지는 불꽃처럼 작아지고 있었다. 예리한 감지 능력으로조차 잡아내기 힘들 만큼 연약해지며, 여왕의 스러져 가는 마지막 말이 들렸다.
내가 처음이지만 끝은 아닐 것이다. 너희 세계를 발견하고 침입하고 집어삼키려는 놈들은, 계속해서 나타나게 될 거야. 나를 파괴한 것들이라면 더더욱 집어삼킬 가치가 있겠지. 너는 계속해서 싸워야 할 거다. 결국 나와 같은 꼴이 될 때까지.
“싸워야 한다면 그래야겠지. 하지만 너처럼 변하지는 않을 거야.”
교만이구나. 나라고 이렇게 하고 싶어 그랬을까?
“나는 혼자가 아니야. 항상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덕분에 얻게 된 친구를 같은 이유로 떠나보내게 되었지만, 후회하지 않겠어. 나를 도훈 씨 자신처럼 여긴다면 결국 함께 있는 것과 다르지 않겠지. 내게 기억으로만 남을 친구를 위해 앞으로도 싸울 거야. 운 좋게도, 너처럼 혼자가 아니거든.”
가여운 것. 힘을 가진 자는 결국 홀로 남게 되어 있어. 모든 것이 너를 뜯어먹고 이용하기 위해 달려들 거다.
“네 경험담이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다를 텐데. 그리고 넌 그 뒤를 볼 수 없을 거야. 그 빌어먹을 운명을 우리에게 가져온 주제에 끝까지 혓바닥이 길기도 하다. 이제 꺼져 버려. 영원히.”
지호는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휘둘렀다. 단순한 손짓이 아니었다. 이형 에너지 담긴 묵직한 일격이 여왕의 머리를 후려치고, 그것은 납작해진 채 버둥거림조차 없이 조용해졌다. 초라한 죽음이었다.
여왕이 죽은 후에도 이형 에너지는 흩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호가 모아 놓은 에너지를 향해 모여들기까지 한다. 여왕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힘 또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하기야, 미지의 적에게 패배하고 자신에게서 분리해 내 자신의 힘이 아닌 양 행세하던 것이었으니, 온전히 여왕에게 속해 있지 않은 건 당연했을 터.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졌으니 괴물들 사이에 혼란이 찾아오겠지만, 지호가 거기에 상관할 이유는 없다. 여왕의 힘을 얻는다고 여왕의 자리를 대신할 생각은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제는 시신만 남은 자리였으므로 지호의 작업은 빠르게 재개됐다. 거의 다 만들어졌던 건물 크기의 마정석이 남은 부분을 거의 다 빨아들여 완성되기 직전, 지호는 도훈의 형태를 잃고 만 검은 덩어리를 들여다보았다.
여왕과 접합되었던 부분을 상당수 빨아들여 본래보다 크기가 많이 줄었다. 반짝임도 없고, 정신으로 말을 걸어도 응답하지 않는다. 지호는 손을 뻗어 그 매끄러운 표면을 문질렀다.
“내가, 이겼어요. 여왕을 죽였다고요. 알아요, 도훈 씨? 아직 내 말 들을 수 있어요?”
대답이 돌아오는 일은 없다. 검은 형체는 이제 아무 반응도 없었다. 지호는 마정석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그 형체의 마지막을 오래도록 응시했다.
도훈은, 그의 죽음을 기뻐할까?
다시는 다른 것을 먹어 삼키지 않아도 되는 끝을 기쁜 마음으로 맞아들일까? 그가 오래도록 염원해 왔던 죽음 앞에서 과연 어떤 기분일까. 더는 질문할 수 없다. 대답은 당연히 돌아오지 않으니.
멀지 않은 곳에 보현을 둘러싸고 있는 친구들이 보였다. 도준우는 아무 말도 없이 그쪽을 응시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같았다. 검은 형체까지 마정석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자 그의 무릎이 풀썩 꺾였다. 보현을 보고 있던 준우를 응시하고 있었기에 지호는 그의 목에서 실낱같은 에너지가 빠져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무엇인지 짐작이 갔다.
“도플갱어의 힘이 사라지면 당신도 죽겠지?”
“그럴 거다.”
힘없는 대답이다. 정말로 그렇게 될까? 지호는 준우를 가지고 정신계 작용의 영향력에 오래 놓여 있던 것의 생존을 실험할 생각은 없었다.
지호의 손끝이 악기를 연주하듯 리듬감 있게 움직였다. 정신계 능력 자체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자기 몸에 일어나는 영향 정도는 체감할 수 있던 도준우는 당황하며 목덜미를 주물렀다.
“뭘 하는 거냐?”
“누구 맘대로 삶을 다 살았단 얼굴을 하고 있어? 네 마음대로 못 끝내. 언니가 눈을 떴을 때 또 네가 없으면 얼마나 슬퍼하겠어. 그런 생각도 할 줄 모르나?”
도훈의 힘이 어떤 식으로 얽혀 있는지 읽어 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호에게 익숙한 에너지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포식자의 힘을 먹어 얻게 된 정신계 능력이 꽤 강한 탓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지호가 도훈의 힘을 대체하여 준우를 살아가게 할 힘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럴 수 있으니 그렇게 한다. 지호는 비어 가는 도준우의 목덜미에 자기 힘을 채워 넣었다. 기묘하게 그와 연결 고리가 생기는 것 같다. 그 불쾌한 연결에 둘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둘 다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었으니.
도훈의 힘이 전부 빠져나간 뒤 지호의 소유가 되었다고 표현해도 무방한 상태가 된 도준우는 자기 목을 쓸었다. 매번 타의로 다른 것에 삶을 의탁하게 된 준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와 연결된 상태이기에 감정이 미미하게 전이되었다. 지호는 흘러 들어오는 자괴감과 슬픔, 괴로움에서 눈을 돌렸다. 보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일은 무리하다고 할 수 없었다. 생경한 감각이 불편하지만 적응할 만하다.
마찬가지로 지호의 감정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낀 도준우는 거대한 슬픔을 마주했다.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감정을 느낀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치 않을 괴로움 앞에서 지호를 붙들어 세우고 있는 건 책임감이었다. 그 강한 힘을 얻게 된 헌터로서 보여야 할 책임감.
보현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준우는 지호 안의 보현을 느꼈다. 기묘한 감각이었다. 퀸 패러사이트나 도플갱어에게 종속되었을 때는 이런 적이 없었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능력을 다루는 것에 능숙한 이들이니 당연했을 것이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흘러간 뒤 준우는 지호를 이해했다. 언어 이상의 소통이 오갔으니 이해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 준우가 그 이상 이야기하지 않을 것임을 깨달은 지호는 안도했다. 다른 쪽으로 신경을 분산시키고 싶지 않았으니.
부근을 가득 채우고 있던 밀도 높은 에너지가 눈을 멀게 할 것처럼 빛나며 느릿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하늘의 별이 모두 쏟아져도 이보다 장관은 아닐 것이다.
“언니. 일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