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7 완결 후기 =========================
안녕하세요.
작은밤입니다.
드디어 완결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2016년 3월에 가면꽃 작가님을 시작하고, 그로부터 1년을 채우고도 수개월이 더 지난 6월에 완결을 짓게 되었습니다.
가면꽃 작가님은, 본디 전혀 다른 설정이었던 글을 조XX 로맨스 콘테스트 출품을 위하여 이것저것 수정하여 연재하기 시작한 글입니다.
독자님들의 사랑에 힘입어 본선에 오를 수 있었던 것,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인칭으로 긴 글을 써보는 것은 처음과 다름이 없어서 많이 어색하고 힘들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여기까지 다다랐네요. 초반부는 1인칭을 다루는 방법을 잘 몰라 글이 특히나 횡설수설하는 느낌이고, 후반부는 의식의 흐름과 시놉시스에 적어 둔 부분들만 잡고 이야기를 이어붙인 따끈따끈한 초고입니다. 수정은 꼼꼼하게 할 예정입니다.
다시는 1인칭은 쓰지 않겠다며 다짐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지만, 언젠가는 다시 1인칭에 도전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가면꽃 작가님이라는 제목은, 제가 이번 글의 제목에 꽃이라는 단어를 넣어보고 싶어서. 두 핵심 단어 중 하나에 꽃을 붙여보았습니다. 작가님꽃이라거나 꽃작가님이라거나 꽃가면이라거나는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제목을 짓기까지의 이 스토리에 낭만이라고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면+꽃+작가님으로 풀어보기로 하였습니다. 가면을 쓴 에본느. 꽃 같은 가면을 쓴 에본느. 꽃 같은 가면을 쓴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에본느. 뭐 이런 느낌으로……. 아마도 농담입니다.
연꽃이 더러운 곳에서도 피어나는 꽃이고, 기억을 연꽃으로 표현했던 것은 이런저런 의미가 있습니다만 독자님들의 해석과 느낌에 맡기겠습니다.
해서 가면꽃이라는 부분은, 기억에 가면을 써서 가리고 있었다는 뜻도 되고, 꽃 같은 웃음을 가면으로 삼아 항상 가면을 쓰고 있다는 뜻도 되고,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중 인물들의 관계는 몇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친구인데 한편으로는 적'인 그런 관계가 많았습니다.
그건 제가 현실 사람 관계에 대하여 조금, 아주 조금 냉소적이라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하고 완결에 가까워졌을 때에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가까운 지인에게도 적용이 되는 것일 텐데, 자기와 가문의 이익을 챙겨야 하는 세계에서는 특히 더 절실하게 적용되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 이런 말도 섞어보고, 그러나 그 속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섞어보았습니다.
옛 영국 귀족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그 상식을 위한 교육에 대하여 깊은 감명을 받은 바 있기에, 에본느를 비롯한 가주들의 '상식'을 그려내는 것을 몹시 즐거워할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특히요. 가족과 가문, 그 날개 아래 신하들과 영지민들을 어디까지 절실히 아낄 수 있는지 표현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헤르조는 에본느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에 대한 열등감에 탄식 어린 미움을 품기도 하였지요. 그 모순적인 감정이, 저는 현실의 사람답다고 여겼습니다. 베르덴의 경우에도 우정과 가족애 중에서 고민하였던 것과 시드니가 사실을 알고 있다는 바를 위협으로 여기고 두려워하였던 것, 사람답다고 여겼습니다.
제가 가면꽃 작가님의 인물 중 가장 사람답지 못하다 여기는 이들은 쥰과 시드니입니다.
그렇게 절실한 사랑과 우애를 겪지도, 보지도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글을 쓸 때 글 쓰는 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도 경험한 것처럼 풀어내야 하고, 저 역시 되도록 그러려 하였지만, 여전히 그 둘은 초현실적인(...) 인물상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절실한 사랑은 그렇다 치고(), 제가 겪지도 보지도 못한 절실한 우애에 대해서는.......미안, 내 현실 동생들. 욕한 건 아니야. 난 너흴 사랑해. 진짜. 이게 거짓말이면 백 원 줄게. 그렇다고 딱히 내 사랑이 백 원어치라는 건 아니야.
마지막이 아쉬우니 여기서 르네에 대해 두 가지만 풀어보겠습니다.
첫째, 르네는 에본느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에본느 외전이 힌트입니다. 저번 시간에서 아리엘이 넘어졌음에도 에본느에게 먼저 다가왔었던 것, 에본느가 아리엘을 먼저 챙길 것을 조언하자 반응이 묘했던 것. 하지만 일부러 더 자세히는 풀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르네는 마법사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에본느 외전이 주된 힌트입니다. 진을 미는 장면은 본편에 몇 번에 걸쳐 나왔지요. 가장 최근에는 아리엘이 죽을 때 손이 자유롭지 못하자 머리로 진을 밀었다는 장면이 나왔고요. 에본느 외전에서 알드리히에게 독물의 진이 밀려 들어갔을 때, 에본느가 아리엘의 진이 뜨는 걸 본 직후, 알드리히의 기사들이 비명을 질렀었습니다. 진이 두 개였다는 뜻입니다. 아리엘이 기사들의 시야에서는 에본느의 몸에 가려서 진의 빛이 번쩍거리는 것만 보이도록 했고, 실질적인 진은 르네가 밀어 보냈습니다.
이쪽은 수정하며 넣을 예정입니다. 원래 후반부 완결 직전에 나왔어야 했는데 이리도 불완전한 원고로 연재를 마치게 된 점,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가면꽃 작가님은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자정부터 새벽 사이에 본문 삭제할 예정입니다. 2017년 6월 12일 새벽입니다.
가면꽃 작가님은 전자책으로 출간이 됩니다. 유료 연재를 할 가능성도 있지만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소식이 있으면 다시 공지드리겠습니다.
여태 보내주신 팬아트와 메일, 추천, 코멘트, 후원쿠폰,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면꽃 작가님을 향한 깊은 마음이 필요함을 알기에 하나하나 제게 의미 있었습니다. 독자님들이 계셔서 여기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간 함께 해 주신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지난 1년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작은밤 드림.
I'm stuck in the dark but you're my flashlight
어둠 속에 갇혀있지만, 당신은 나의 빛입니다.
You're gettin’ me, gettin’ me through the night
당신은 이 밤을 건너 날 찾아주었어요.
Cause you're my flashlight
당신은 나의 빛입니다.
Jessie J-flash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