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면꽃 작가님-127화 (127/157)

00127 -CHAPTER 베르덴. 너는 변하지 않았다 =========================

“폐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베르덴은 나직하게 경고하였다.

내려앉는 숨과 거칠게 뛰는 심장을 무시하였다. 이 자리에서 해야 할 말, 지켜야 할 것들만 생각해야 한다. 황제의 말 하나하나 전부를 잘라내고 차단해낼 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황제는 멈추지 않았다.

“그 이유를 찾는 중일세. 그런 게 없으면 좋겠지. 그러나 있으면, 그리고 짐이 쥔 이것 이외의 증거가 더 나타나면, 후작, 어찌 될 것 같나.”

“……지금 저를 협박하고 계십니까.”

“라이네 공작은 짐이 총애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짐과 훗날 짐의 옆에 서게 될 황후를 제외하면 가장 권위 있는 사람이기도 하네. 라이네 공작이라는 명칭만으로도 이미 의미가 있어. 이 나라의 건국부터 함께 해 온 그 가문을, 혹시라도, 일개 영애가 건드렸다면, 후작, 후작의 가문은 어디까지 흔들릴까. 굉장히 궁금해.”

“아리엘은 라이네 공작이 친애하는 친구입니다.”

“아네. 그래서 이유를 찾고 있다고 했잖아. 이상해서. 짐도 후작에게 미리 경고를 해주는 거고. 앞으로 자칫하면 이리이리 될 수 있다고. 필르 발리앙이 누명을 쓴 것일 수도 있지. 알아. 다 생각하면서 찾고 있네. 짐도 누군가가 필르 발리앙을 노리는 것 같다고 생각해. 그 필르 발리앙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은가.”

황제는 상냥하게 베르덴을 다독였다. 싸늘한 경고를 덧붙이는 것은 잊지 않은 채로.

“그러나 부디 조심하게.”

저택에 돌아온 베르덴은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지금 숨 쉬고 있는 게 맞나. 움직이고 있긴 하나. 이게, 현실은 맞나.

실제로 움직인 자는 르네일 텐데. 어째서 아리엘의 존재가 곳곳에 드러나 있나.

-누군가가 필르 발리앙을 노리는 것 같다고 생각해.

황제가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황제는 분명 아리엘로 베르덴을 압박했다.

따라서 그 말은 베르덴의 낯을 세워주려고 한 말에 불과하리. 그러나 베르덴에게는 그 말이야말로 어떤 열쇠처럼 느껴졌다.

그의 부친은 후작위에 아리엘을 올리기 위해 르네가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아리엘이 에본느를 질시하여 에본느를 처리하고 싶어 하니, 그 악행을 전부 르네가 앞장서서 대신해주었기 때문에.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만일.

만일 르네였다면.

후작위에 오르고 싶어 하는 이가 아리엘이 아니라 르네였다면.

“…….”

베르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상을 스친 손끝이 떨렸다.

르네는 대중 앞에 나가면 눈에 띄는 아리엘에 가려 상대적으로 시선이 덜 가는 아이였다. 말이 많지 않고 웬만하면 앞에 나서려 하지 않는 성정도 한몫하였다. 신중한 아이이기도 하…….

신중?

부친의 독살을 베르덴에게 뒤집어씌워서 부친과 베르덴을 없애고, 아리엘은 라이네 관련된 일로 없애면 승계서열대로 르네에게 후작위가 간다.

하지만 아리엘이 과연 얌전히 입을 다물 것인가. 아무리 자기 동기를 사랑하는 아리엘이라 하더라도 르네를 조금도 입에 담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나.

……아니, 잠깐.

르네가 앞에 나선 일이 무엇이 있지?

그의 부친은 무엇을 근거로 르네를 실행자로 여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베르덴은 르네가 아리엘에게 계속해서 해답을 던져주고 방법을 말해주고 하인을 불러 아리엘의 말을 전해주는 것을 보아왔기에 르네를 실행자로 여겼다.

그러나 르네가 ‘실제로’ 나선 일이 무엇이 있지?

일선과 르네 사이, 아리엘을 중간에 두지 않은 일이 무엇이, 있지? 말하는 것 이외에 무엇이.

있나?

“…….”

베르덴은 한 손으로 양 관자놀이를 눌렀다.

에본느에게 조금도 유감이 없는 르네,

황제의 신임을 받는 에본느. 황제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리엘. 에본느에게 유감이 많은 아리엘.

그의 생각이 사실이라면, 아리엘은 르네에 대해 아무것도 증언하지 못한다. 증언할 것이 없지. 이리저리하면 된다고 말을 해준 것? 발뺌하면 그만이다. 증거가 없는 데다가, 그런 증언을 아리엘이 해야 하는 자리라면 이미 아리엘은 궁지에 몰린 상태이므로 르네도 함께 끌고 내려가려 한다는 비웃음만 받을 것이다.

르네는 감춰진다.

베르덴은 이 생각이 틀리기를 바랐다. 정말이지 틀리기를 바라지만, 아리엘보다는 르네를 한층 더 경계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건 당연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보좌와 기사를 불러 르네에 대해 단단히 명령해두었다.

그 결론에 도달한 건 밤이 지난 아침.

곧 에본느가 올 텐데 베르덴은 많이 지쳐있었다.

황제의 협박과 르네에 대한 확신 못 할 깨달음은 성인 남성의 몸으로도 힘겨운 충격이었다. 에본느가 오기 전에 잠시라도 눈을 붙였으나, 일어난 후의 얼굴은 더 엉망이었다. 살얼음 위를 걷는 것보다도 조심해야 할 이런 상황에서, 타인에게 이런 흐트러진 안색은 보이지 못한다.

이 아침, 그의 신경줄은 지나치게 빠르게 닳고 있었다. 초조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었다.

그는 보좌의 조언을 받아들여 시녀를 불러 화장으로 얼굴을 감추었다.

그 가린 얼굴은 거의 평소와 같았다.

그렇게 에본느와 마주한 베르덴은 아마도 별다른 이상 없이 두 청혼을 거절했다.

에본느와의 일정이 그대로 잘 끝났으면 실로 좋았을 것이다.

황제에게 돌려준다 하는 선물에 대해서 아닌 척 끈질기게 물어보는 아리엘만 아니었다면. 공작저에 가고 싶다 하는 아리엘만 아니었다면. 그 요구를 다정하게 들어주는 에본느만 아니었다면.

……아리엘의 옆에 선 사람이, 르네만 아니었다면.

에본느가 떠나자마자 혼담은 어찌 되었는지 멋쩍은 척 묻는 르네에게 베르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은 아니었다. 아직은.

그는 르네와 아리엘에 대해 알고 있는 보좌에게 아리엘의 방을 살피라 일렀다. 그러나 독을 찾아낸 곳은 아리엘의 방이 아니라 마차 안이었다. 아리엘이 공작 저택을 방문한다면 타고 갔을 마차다.

베르덴은 아리엘을 불러들였다.

병을 내려놓고 그는 물었다.

“이걸로 무얼 하려 했느냐.”

“예? 이게 무엇인가요?”

“라이네 저택에 기어코 가서 무얼 하려 하였느냐고 물었다.”

“아리엘. ……동생아.”

그는 지친 한숨을 쉬고 아리엘을 고쳐 불렀다. 어릴 적부터 그의 작은 동생이 아닌 적 없었던 아리엘은 그 부드러운 부름에 주춤했다.

그러나 베르덴이 이은 말은 결코 부드럽지 못했다.

“네가 십 년이 넘게 에본느를 죽이려 했던 걸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나.”

“……예? 제가요?”

그 어리벙벙해 하는 표정은, 과연 죽이고 싶은 에본느 앞에서도 항시 상냥하고 착했던 아리엘다웠다.

베르덴은 그만 웃고 말았다. 정말, 정말 돌아버리겠다.

“폐하께서도 알고 계시고, 어제 너에 대해 경고하시더군.”

“…….”

“여태 너를 지켜왔듯, 나는 앞으로도 이 가문과 너를 지켜야 한다. 내가 너 하는 일을 막은 적 있더냐. 하지만 이번만큼은 너를 지키려면 미리 알아야 해.”

“…….”

“이것으로 무얼 하려 했고, 르네는 무어라 했지?”

동생을 사랑하는 오라비에게 아리엘은 호흡 한 번 흐트러지지 않고 조곤조곤 설명해왔다.

아마 아리엘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했을, 고발이었다. 아리엘은 베르덴의 유도에 따라 르네를 고발했다.

간발의 차. 천만 다행한 일이었다. 르네는 아리엘을 이번 일로 완전히 드러나게 하려고 했던 것 같아서.

베르덴은 그날 저녁, 보좌와 기사 둘을 제외하고 아무도 모르게 르네와 함께 티타임을 가졌다.

고요한 시간이었다.

르네 눈의 초점이 흐릿해지기 시작했을 때, 베르덴은 입을 열었다.

“너는 가야 한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침착한 동생의 얼굴을 잠시 본 그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너는 살아 있어서는 안 될 아이다.”

“…….”

“그러나 그런 너라도 내 동생이라고 여태 지켜왔고, 아버지께서도 그리하셨다. 그러나 더는 안 되겠다.”

르네의 눈이 조금씩 감기기 시작했다. 약효 강한 수면제라 약효가 돌기까지 아주 오래 걸리지도 짧게 걸리지도 않았다. 적당하였다.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에는.

“네가 네 욕심을 위해 희생시킨 생명은 아버지의 생명으로도 차고 넘친다. 네가 더 나아가지 않았다면 나는 잠잠할 수 있었다. 평생 너를 경계하고 살더라도 괜찮았어. 하지만 아리엘마저 아버지처럼 희생시킬 수는 없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는. 너무 많은 사람을 망쳤다.”

그는 아리엘의 약간 냉혹했던 심성이 어떤 도움을 받아 잔인해져 갔는지를 본 오라비였다.

그럼에도 입을 다문 그는, 아리엘의 잔인함을 부추긴 르네도 사랑한 형이었다.

“언젠가는 뒤따라가마.”

그는 잠든 르네를 기사들의 도움을 받아 천정에 목매달아 죽였다.

매달린 시신을 마지막으로 홀로 올려다보는 시간은 길었다. 하늘을 향해 보내는 말도 그만큼 길었고, 비참했고, 처참했다.

르네. 둘째로 태어나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을 바란 내 동생. 지옥에 가라. 지은 죄가 많으니 너는 지옥에 가라.

지옥에서, 보자.

지옥에서 보자. 너는 결코 천국에는 가지 못할 테니, 그럼 나도 먼훗날 죽은 뒤 너와 함께 하겠다. 지옥에서 보자.

르네. 거기서 우리 함께 속죄하자.

그의 아버지도 돌아가셨고, 이제 남동생도 죽었다. 남동생을 죽이지 않았다면 후에는 여동생이 죽었을 것이다. 결국 쌍둥이 중 한 명만이 세상에 남는 건 변하지 않는 일이지만, 남아야 한다면 여동생이 나을 것 같았다. 르네는 살아 있으면 그에게 해를 끼칠 동생이었던 것은 분명했기에.

가족은 지키지 못했으나, 발리앙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아리엘에 대해 더 드러날 일 없게 할 것이다. 이 가문, 황제의 협박을 받을 일이 더는 없도록 할 것이다. 베르덴이 의심하며 지레 거리껴 할 일, 없도록 할…….

없도록 할 것이다…….

그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르네였던 걸 알고 있었나?”

열린 문 앞에 친구가 있었다. 급히 달려온 것처럼 불안정한 호흡. 물끄러미 르네의 시신을 보고 있던 그 친구가 천천히 베르덴을 향해 눈길을 내렸다. 친구는 베르덴에게 되물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그 음성은 어쩌면 베르덴보다도 더 허탈해하는 것처럼 들렸다. 까닭은 알 수 없다. 잘못 느낀 것을 수도 있겠지.

베르덴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

“르네였던 걸 알고 있었어?”

“베르덴.”

“언제부터.”

“…….”

“언제부터.”

날카롭게 대답을 종용했다. 친구는 가만히 그를 보다가 깊은숨을 흘리고 대답했다.

“네 부친이 작전지에서 자진하셨을 때부터.”

상당히 일찍이 알았다.

“아리엘만 말하고 르네는 감추는 내가 우스웠겠군.”

“네 입장과 네 의무를 이해한다고 했었는데.”

“……끝까지 우리를 고발하지 않을 심산이었나?”

“글쎄.”

“그거 아는가. 폐하도 알고 계셨어.”

“…….”

“그 침묵으로 보건대 그 사실을 너도 알고 있었고. 네가 말했어?”

“……폐하께서 스스로 알아내셨지. 그래서 명령을 받아 미로골목에서 죄인들을 체포했었고.”

“그럼 너였군. 그 죄인들에게서 아리엘을 토설하게 한 건.”

“……설마 폐하께서 그리 말씀하셨나.”

그 말이 묘했다.

어지러운 와중에도 묘했다. 베르덴은 감각이 없어져 버린 것 같은 입을 뻐끔 열었다. 불안했다.

“……아닌가?”

“…….”

친구는 이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처럼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뜨더니 짧게 숨을 뱉었다.

“내가 아는 한 폐하께서 그들을 만난 건 두 번뿐이고, 그때 폐하께서 여쭈셨던 건 몇 년 전 라이네 공작을 킨들 라이네에서 죽이려 했던 자가 그들 중 정확히 누구냐는 것과 그 독과 독을 주입하는 방법뿐이다.”

“…….”

거짓 어린 협박으로 베르덴은 진실을 알아낼 실마리를 잡았고, 그 실마리로 르네를 잡아냈다.

그리고 르네는 죽어 이 앞에 있었다.

……그래, 그렇군. 이를 감사해야 할지 허무해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발리앙을 거짓으로 협박했다고. 베르덴은 끔찍하게 일그러져 있는 동생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이제 르네는 형에 의해 청혼을 거절당하고, 그 괴로움을 참지 못하여 자진하였다는 말이 반드시 나올 것이다. 르네와 에본느가 그토록 깊이 사랑하였다는 말도 나오리. 아리엘이 라이네 저택에 가기 전에 일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 급히 찾은 자살의 이유였다.

-가주인 저를, 이해하십니까?

엮게 되어 미안하지만, 그가 해야 할 일이었다. 에본느에게 자기만족으로라도 이해를 구하고 그는 완성했다.

-자네를 언제나 이해하네, 후작.

에본느의 그 다정하던 대답과 다정하던 웃음을 떠올린 베르덴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입을 열었다.

-자신은 자기 사정과 자기 입장이 허락하는 한, 너희, 그러니까 그 누군가를 포함한 자기 친구 두 사람을 믿고 지킬 거라고.

“친구들을 믿고 지킬 거라 하던 그 사람, 에브였지?”

네가 알기를 원한다던 친구의 말은 어쩌면 무언가를 향한 경고였고 조언이었을 지도 모른다.

시드니는 묵묵히 그를 보기만 하였다. 그것으로 대답은 되었다.

베르덴은 울었다.

우스운 것은, 그의 건강이 한순간에 모래성처럼 무너졌다는 것일까.

르네를 죽인 그 밤부터 베르덴은 크게 앓기 시작했다. 르네가 남기고 간 유산이었다.

그간 그토록 경계하였건만 이미 그는 중독당해 있더라. 그를 진찰한 의사는 손쓸 방도가 없음을 선고하였다.

죽어가고 있었다.

부친의 독살을 뒤집어씌워 베르덴을 내쫓으려 했던 게 아니라, 베르덴까지도 독살하여 두 살해 모두를 아리엘에게 씌우려 했을 것 같다. 베르덴은 기가 막혀 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르네를 죽이지 말 것을 그랬다고.

베르덴이 반드시 죽어야 한다면, 후작위에 올라도 좋을 만한 능력을 가진 이는 아리엘이 아니라 르네였다.

*

그다지 멀지 않은 훗날. 베르덴이 죽기 전 황제는 말했다.

“그것 아는가? 대귀족 가문 하나가 흔들려 후퇴하면, 그 후퇴한 분량만큼 황제의 입김이 강해지는 것을. 두 가문이 흔들리면 대귀족들은 참 많은 권력을 잃지.”

“…….”

“데스챔프에 이어 발리앙도 흔들 기회인데 짐이 어찌해. 기쁘게 기회를 잡았네. 그렇게 죽일 줄은 몰랐네마는. 물론 그 과정에서 사적인 감정도 조금 섞여 있었던 건 부정치 않겠네.”

정말 몰랐을까. 황제는 빙긋 웃더니, 마지막으로 속삭이고는 지나쳤다.

“그러게 처음부터 능력껏 적당히 처리했으면 좋았을 걸세. 그렇지?”

============================ 작품 후기 ============================

그래서 더 일찍 자기 몸상태를 알게 되었던 예전에는 르네를 살려두었습니다. :< 에본느의 옆에 머물지 않고 계속 발리앙저택에 머무르고 있었다면, 이번에도 그랬겠지.......

애초에 베르덴은 자기가 장남이라는 것에 크게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기도 해요. 에본느 외전에서도 그렇고 베르덴 저번 외전에서도 그렇고 쥰이나 헤르조를 대하는 것에서도 그 성정이 나타났었지요. 해서 르네와 아리엘을 좀 얕본 것도 있고 마냥 품어야 할 이들로 본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알드리히 빅픽쳐....... 네가 남주가 될 수 없는 이유예요, 폐하 ;_;

외전 끝입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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