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2 CHAPTER 10. 반디의 밤, 종언終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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쥰이 쓰러졌다는 소식에도 멀쩡하게 걸을 수 있던 다리가 보고를 이해하자마자 휘청거렸다.
앉아서 보고를 듣고, 일어서려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술 취한 이처럼 일어났다 주저앉기를 두 번, 할리가 부축해주겠다 나서기 전에 어찌어찌 일어났다. 떨리는 손으로 등받이를 잡았다.
이럴 수는 없다.
이럴 수는 없어.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어떻게! 내가!
내가-!
“잘못, 잘못 퍼진 게 아닌가……? 그럴 리가…….”
그렇게 오래도록 야망을 품어왔던 이가 자진했을 리가 없다. 나는 단내가 나는 침을 삼키고 더듬더듬 물었다.
할리는 나처럼 침을 삼키고 대답했다.
“자진한 것은 확실하며, 때는 확실치 않으나 간밤의 일인 것 같다 합니다. 용인으로 심어둔 자가 방금 전해왔습니다.”
“……아니, 아니.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다.
나는 잘게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이지 그럴 리가 없다. 충격받아 힘이 들어간 눈에서 힘이 빠지질 않았다.
무얼 말할 것처럼 입을 열고, 오른 검지를 들어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
숨 막힘.
“그.”
고개를 젓고 다시 시도하였으나, 또 숨이 막힌다.
“그.”
말이, 말이 안 나와. 고개를 기울이며 애써 웃어보려 했으나 숨만 막혔다. 기괴하게 떨리던 웃음이 부수어지고 내 손이 떨어졌다. 나는 왈칵 쏟아지는 헐떡임을 참지 못했다.
내 명예. 내 눈. 내 팔. 내 무릎. 내 다리. 내 살갗. 채찍질. 인두. 물. 대리석 상판.
받아가야지.
받아가야지, 르네 발리앙. 내 사지 잘리고 썩어나갈 때 느꼈던 고통, 너도 받아가야지.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느꼈던 고통도 받아가야지. 어딜 가나.
내 손에 죽어야지, 감히 네 멋대로 지금 어디를 가.
가슴이 공허하게 들끓었다. 안 된다. 그럴 리가 없어. 르네 발리앙은 죽지 않았다. 아직은 죽지 않아야 한다. 나는 튕기듯 몸을 앞으로 굽혔다. 위도가 꺾이는 것 같은 상당한 통증과 함께 토사물이 쏟아져 나왔다.
기억을 되찾은 이후 근 2년을 참아왔던 극심한 긴장의 결과가 이것인가.
나는 괜찮다며 최면처럼 되뇌며 의사를 물리쳐왔던 결과가 겨우.
내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목숨이 제멋대로 숨지는 것?
위액이 끈끈하게 입에서 바닥까지 늘어졌다. 고통스럽게 꺽꺽거리는 내 등을 누군가가 두드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아마도 시간이 퍽 걸렸던 것 같다. 토사물 위로 생리적인 눈물을 척뚝척뚝 떨어뜨리며 젖은 얼굴을 들었다.
어느새 내 허락 없이 들어온 쥰이 희게 질린 얼굴로 내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하으…….”
내가 이 착한 아이를 두고 죽어야 했던 이유가 숨을 거두었다.
나는 그 얼굴을 보자마자 허탈한 울음보를 터트렸다.
이 아이의 큰누이이기에, 기사들의 주군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을 지켜야 하는 가주이기에, 대귀족 중에서도 손꼽히게 유서 깊은 라이네의 주인, 라이네 공작이기에. 답답해도 당연하게 참았고, 충격이 있어도 충격이 아니었던 것처럼 덤덤하게 움직였고, 곤두서 있으면서도 당연하게 평온을 찾으려 했고, 그리하여 이건 모두 라이네를 위함이라고…….
라이네를 지키기 위한 의무라고, 내가…….
다리가 또 휘청거렸다. 쥰의 팔 한 짝을 잡고 끄득끄득 소리를 삼키며 오열했다. 나는 추악한 속내를 마주하며 무너졌다.
라이네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개인적인 사감이 들어간 복수였음을 더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내가 독을 삼켜가며 참아야 했던 그 불명예스러운 고통. 차라리 미치기를 바랐던 순간들.
르네 발리앙은 죽음으로써 뿌리 뽑혀야 했다.
내게, 살해당함으로써 제거되어야 했다. 아주 고통스럽게 죽어야 했다.
너는 그래야 했다. 르네. 내가 어찌 죽어갔는지 느끼고 겪어야 했다.
네가 아리엘을 앞세워 일을 꾸민 것을 기어이 알아냈으니, 너는 내 손에 죽어야 했다.
한데 자살이, 하, 으, 자살이 웬 말인가.
쥰을 잡지 않은 오른손으로 앞섶을 쥐어짰다. 숨이 막혀 참을 수가 없었다. 끓는 눈물이 눈앞을 흐리게 막았다.
“누님…….”
쥰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나를 보다가 끌어안았다.
우당탕 그의 지팡이가 바닥을 구르는 빈 소리가 났다. 르네 발리앙을 다시 살려오라. 그를 살려와. 지금 당장이라도 좋으니 살려와. 내가 목을 치리. 살갗을 벗기리. 무릎에 대리석을 올려두고 발로 밟아 으스러뜨리리. 그렇게 썩어가는 다리를 자르고, 팔을 자르고, 눈을 지지리.
그를 살려와.
난 이렇게 내 묵은 감정을 터트리지도 못하고 그를 보낼 수 없다.
그를 살려와, 제발.
뜨거운 흐느낌으로 잦아든 떨림이 쥰의 어깨 위에 온통 묻었다. 나는 딸꾹질을 하며 마침내 살의를 입에 담았다.
“내가.”
“…….”
“내가 죽여야 했는데.”
“…….”
쥰은 서툴지 않은 손길로 나를 더 꼭 껴안았다.
긴 시간 묵은 것이 눈물로 화하여 흘러내렸다. 쥰, 너는 나 죽은 뒤에 잘 살았니? 나 죽은 뒤에 저 르네 발리앙은 어찌 되었고, 아리엘은 어찌 되었어? 그때도 르네는, 내가 놓친 저 개새끼는, 편하게 잠들었어?
쥰의 어깨에 괸 턱을 들고 물기 어린 한숨을 토했다.
눈앞이 흐리게 떨렸다. 속눈썹이 털어낸 눈물이 굴렀다.
이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허무한 격분이 잠잠하게 사그라질 때까지 심호흡만을 계속했다.
무너질 뻔 했을 때도 섰으니, 무너졌어도 일어서야 한다.
무너졌던 이성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 동안 몇 번을 발작하듯 다시 올라왔던 울음을 삼키고 삼켰다.
내 앞에는 내 날개 아래의 사람이 있었다. 세뇌된 이성이 내게 속삭였다.
너, 당장에 바로 서서 눈에 힘을 주라며.
마지막으로 숨을 훅 떨어내고 쥰에게서 물러섰다.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을 다리로 서 있을 텐데도 그는 내가 완전히 멀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등에서부터 흘러온 두 손이 내 어깨를 지나 팔꿈치 위 팔뚝을 잡았다.
나를 멈춰 세운 쥰은 두 손으로 내 눈가를 훔쳤다. 볼이 문질러졌다. 서툴기에 거칠다. 나는 쓰고 신 위액으로 젖은 입술로 흣 웃었다. 눈물 거두어져 훨씬 시야가 닦였다. 쥰은 내 웃음을 보더니 일그러진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내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필르 발리앙인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
“그런데 발리앙 영식이었네요.”
알드리히가 나와 적대하는 발리앙이 아리엘이라 알고 있는 것처럼, 쥰도 그러했다.
새벽에 시드니가 수행한 작전을 직접 보고 알드리히가 말하니 어지간히 설득력이 있었겠지. 내가 쥰의 도움을 거부할 것도 자명했다. 이제 와 도움을 청할 거였다면 처음부터 말을 했으리라고 제대로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가 의식을 잃었다가 일어났을 때도 쥰에게 말한 적이 있지만, 나를 돕기 위하여 한 일에 나를 향한 죄책감은 갖지 않기를 바랐다.
나를 제외한 이유로 후회를 할지언정.
나는 슬픈 얼굴로 입을 달싹이는 쥰의 손을 토닥였다. 아주 조금, 뜨거웠다. 토하고 우느라 열이 오른 내 몸이 땀 범벅인 것처럼, 아이도 열이 오른 모양이었다.
“아침 인, 사 때문에 왔었지? 놀랐을 텐데. 아침부터 미안하구나.”
“전혀, 전혀 아닙니다.”
나도 놀랄 만큼 내 목소리는 지쳐 가라앉아 있었다.
내 말에 질색하고 부정하는 쥰을 향해 웃음을 보냈다. 창을 열어놓지 않은 이 방의 공기가 탁했다. 토사물을 쏟은 나조차도 역하게 느껴져서 슬슬 민망해졌다. 나는 손을 들어 손등으로 내 얼굴을 훑어내고, 토사물을 피해 물러났다.
“나는 이만 씻으러 가야겠다.”
“아. 그럼…….”
“이따 보자.”
쥰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방을 나갔다.
할리는 쥰과 바꿔치기하듯 들어왔다. 나는 지친 손으로 지친 눈가를 문질렀다. 다리는 조금 후들거렸지만 서 있을 수는 있었다. 할리가 조금 더 다가와 건네주는 손수건을 받아들었다. 간지러운 얼굴을 닦고 나서, 더러운 것이 여태 묻어있어 찝찝한 입술을 훔쳤다.
한 번 접어서 돌려주자 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주머니에 넣더라.
나는 창가로 걸어가며 물었다.
“언제 나갔나.”
“도련님께서 제게 나가라 하실 때였습니다.”
“언제.”
“도련님께서 들어오시자마자.”
소리를 죽이긴 했으나 펑펑 운 그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않긴 했나 보다. 듣던 중 다행인 일이었다.
창문을 열자 신선한 공기가 코에 가장 먼저 닿았다.
세수도 하지 않고 충격에 흔들리다 울어 젖혔으니 육신도 정신도 엉망이다. 창틀에 기대어 섰다. 할리는 조용히 다가왔다. 그리고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당연히 괜찮네.”
“…….”
아니, 괜찮지 않다.
명치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기분이다. 줄줄 흘러나가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이유도 모르게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나는 괜찮지 않다. 괜찮지 않아.
부서진 내 앞에 누가 서 있는지 깨닫고, 내 입장이 어떠한 입장인지를 떠올리고, 그 후에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매달린 것뿐이다. 나는 조금도 괜찮지 않았다.
나는, 괜찮지 않아.
살아있는 게 힘겨웠다. 내 숨을 다른 누군가가 대신 쉬어주면 좋겠다. 성치 않은 다리로 옥의 바닥을 기며 느꼈던 억울함보다 지금 느끼는 억울함이 더 처절하다.
르네는 내게 죽어야 했다.
무너지는 발리앙을 그가 살아서 보아야 했다.
라이네 공작이 될 사람으로 커서 라이네 공작이 되어 통치했던 내 자존심과 나의 명예와 라이네의 명예가 내가 받는 철저한 고문과 함께 더럽혀졌던 것처럼, 그도 그리되어야 했다.
살아있는데 살이 썩어가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 너는, 르네 너는 겪어야…….
“…….”
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창틀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
르네 발리앙의 사망이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다. 베르덴은 동생의 사망을 숨기지 않았다.
정오, 알드리히에게서 정원의 방문을 허락한다는 답신을 받았다. 원한다면 세 명 이내의 다른 이들을 데려와도 된다고도 배려받았다.
꼴이 지독하게 우습게 되었다.
알드리히는 르네 역시 엮여 있는 바는 모르고 있겠지만, 나와 발리앙의 위태로운 일부 관계와 내가 르네에게 넣은 청혼을 어제 거절당한 것은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것은 나를 향한 위로와 조롱이 맞을 터다.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정원에 아리엘을 허락받은 것도 감사하게 여겨야 마땅한 일인데 세 사람이나 더 들여올 수 있게 해준 이 허락은.
나는 잔을 들어 올렸다. 얼음이 달그락거리며 흔들렸다.
손가락 두 개 마디 정도 채워져 있던 노란 술은 한 번에 사라졌다. 나는 또다시 갑작스레 불쑥 오르는 분노에 입술을 깨물며 잔을 탁 내려놓고, 병을 기울여 또 그만큼 따랐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차마 소리 낼 수 없는 욕설로 목구멍이 턱턱 막혔다.
그냥 앉아있는 것조차 초조하고, 미치도록 초조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허무감이다. 무얼 때려 부수어서 난장도 만들 수 없는 자가 꽉 억누르고 있는 미련함.
매일 매시 초초하게 있어야 하는 자가 삭이는 허탈감.
잔을 놓고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주먹을 쥐어 책상을 퉁퉁퉁퉁퉁퉁 가볍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마를 짚은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기고 다시 이마. 퉁퉁퉁퉁퉁퉁퉁. 고개를 숙였다.
누가 나 좀. 어떻게 좀. 제발. 이 허탈감 좀 어떻게. 제발……. 제발…….
억눌린 분노로 찬 숨이 연달아 짧게 끊겨 나왔다.
내 웅크림으로 그늘진 책상을 내려다보는데, 눈앞이 물기로 흐릿해져 왔다. 나는 참지 못하고 책상 속의 다리를 들어 그 안을 걷어찼다. 책상이 흔들렸다. 족하지 않다. 허탈함으로 마비된 다리를 다시 움직였다. 그리하여 걷어차고. 걷어차고.
걷어차고.
혀뿌리까지 올라온 비명을 윽, 윽, 답답하게 새는 숨소리로 치환했다. 잔 안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가 십수 번.
의자를 뒤로 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충동적인 기립이었으므로 할 일은 당연히 없었다. 나는 어쩔 줄 모르고 이마와 머리를 연신 쓸어올리다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비교적 이성적인 자각을 했다. 그러나, 자각하면 뭐하나. 심장이 뛰고 있는 것 같은 명치를 두 팔로 감싸며 의자 팔걸이에 주저앉았다.
“…….”
참. 정말.
이 기분을 어떻게 사라지게 만들 수 있나.
초조한 욕지기가 올라서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코맹맹이가 앓는 소리 같은 게 무의식중에 새어나갔다.
이게 정말 르네의 자진이라면 그렇다 쳐도, 혹여나, 정말 혹여나 시드니의 안배로 일어난 일이라면 나는 결코 시드니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지킴 받을 자가 아니다. 타 가문의 가주에게 지킴 받을 사람이 아니야. 이 가문은 내가 지킬 존재였다.
내 계획이 어그러지는 것을 짜증스럽게 견디고, 포르타를 이 일에서 빠지게 하리라 생각도 하였고, 또 어느 부분 고맙게도 여겼다. 그러나 이건 아니야.
황제가 이제껏 그리도 의뭉스럽게 굴었던 건 아무래도 시드니가 무언가를 이야기했기 때문일 텐데, 왜 그는 멋대로 이야기를 하였을까.
왜.
내가 고맙게 여기며 그의 도움을 받을 거라 생각했나?
그가 그렇게 날 몰라?
“……아니.”
부러 음성을 담아 부정했다. 그리고 굽힌 몸 탓에 가까워진 종아리를 향해 길게, 아주 길게 숨을 내쉬었다. 깊은 호흡을 몇 번 하자 폭주하던 모든 것이 멈추었다.
그는 나를 안다.
그러므로, 아니야. 아니다. 시드니가 아닐 것이다. 이토록 분수를 모르고 선을 모르는 짓을 했을 리가 없었다. 에녹의 검 형상으로 검을 만들어 내게 말을 전한 건, 그 역시 돌아왔다고 알리기 위한 것이리라고 생각했다. 옛 기억과 옛일을 끌어와 자신을 전한 그가 나를 존중한다면 이따위 일을 했을 리가 없다.
천천히 허리를 세웠다.
명치를 감쌌던 두 팔을 풀고 그 손으로 얼굴을 진득하게 문질러 내렸다.
정신이, 차려진 것 같다, 또.
그러나 이러다 언제 다시 발작하듯 초조해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잠잠해졌다가 격분하기를 아침부터 지금까지 열 번도 넘게 반복해왔다. 내가 이러는 동안에도 상황은 흘러간다. 르네가 죽었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아리엘이 있지를 않은가.
그러니 부디, 다 하고 나서.
무엇에 시달리든지 간에, 날 죽였던 그녀까지 하늘로 보내고 난 후에 시달리자.
그렇게 다 하고 나서 생각하자.
힘이 들어간 싸늘한 손끝이 턱까지 주르르 내려왔다. 텅 빈 뱃속을 도외시해야 한다. 나는 팔걸이 위에서 일어났다. 먼저. 해야 할 일.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