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6 -CHAPTER 에스메. 백조 =========================
여자는 그 아침, 목을 매달고 자살했다. 소문에 대한 것은 이제 쓸모가 없었다. 이미 그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났다. 에스메는 기사들의 손에 의해 목이 줄에 끼워지면서부터 버둥거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보고 있었으며, 시신이 배설한 것들의 역한 냄새를 맡으면서도 그 입 벌어진 얼굴을 한참을 응시했다.
스완을 앗아간 원수의 얼굴이라 하며.
족히 보고 나서야 기사들과 함께 여자의 방을 빠져나왔다. 여자의 시신을 발견한 이는 여자를 시중들던 시녀였다. 저택 안에 떠돌던 부고는 수 시간도 되지 않아 바깥으로 퍼졌다.
바라던 바. 에스메는 그렇게 수월하게 여자를 치웠다. 그리고 고열을 이겨낸 딸이 운신이 가능할 정도가 되던 며칠 후, 그는 여자의 자진을 딸에게 말했다.
딸은 그의 맞은 편 자리에서, 마치 그가 여자의 시신을 보고 있던 것처럼,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쥰은 안 됩니다.”
알지 못하길 바랐으나, 딸은 모든 것을 짐작한 모양이었다. 예상했다.
처음부터 에스메는 이 자리에서 딸을 떠보기로 하며 이 자리를 준비했었던 탓에, 그는 딸을 충분히 떠보았다. 남아를 죽이고자 하는 그에게 딸은 단호하고 차갑게 맞섰다. 그러나 남아에게서 이미 죽음에 대한 약속을 받아둔 것은 모를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사가 유도해온 남아가 바깥에서 듣고 있는 것도.
때가 되면 스스로 죽을 확률을 높일 대로 높여둔 것뿐이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애정과 보호를 위하여 딸이 제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언성을 높이는 것까지 당했다. 그리고 기사가 남아를 돌려보낼 시간을 잠시 준 뒤, 납득한 체하며 딸을 내보냈다.
이후로 바뀐 것은 거의 없었다.
그는 살아갔고, 딸은 성인이 되고도 변함없이 집을 떠나 여행을 다녔으며, 두 사람은 후계자 문제로 자주 충돌했다.
스완이 사망한 이후로, 그의 삶은 거의 전부, 딸에게 맞추어져 있었다. 딸이 안전하게 공작위에 오를 준비가 될 때까지. 그것이 그가 바라는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후계자가 되겠다는 직접적인 말은 없었으나 드디어 완전히 마음을 돌린 것 같은 딸이 잠시 시간을 달라 할 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의 허리에서 뽑은 검으로 괴물을 막으며 그를 지키고 있는 딸은, 조금도 안전하지 않았다. 피를 쏟고 있을 뿐만 아니라 휘청거리고도 있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검을 넘겨받고, 기사 하나에게 딸을 맡겼다.
언제부터인가 그와 동행하고 있던 기사가 아닌, 다른 자들도 섞여 함께 괴물과 맞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괴물들은 강했고, 정신이 분산되어 있던 에스메가 부상당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모든 괴물들을 제압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
그는 곧장 딸이 있는 쪽을 돌아보았으나 딸은 서 있지 않았다. 딸을 지키고 있는 기사가 애타게 그를 불렀다. 라이네의 기사가 아닌 자들의 소속을 파악하는 걸 앞서 생각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그는 에본느에게 달려갔다.
피를 흘리고 있는 허리춤, 찢겨진 옷 사이로 피 묻은 살갗이 보였으나 그 주위가 검었다. 독이다. 지혈은 해야 하는데, 지혈을 하자니 독을 빨아내야 하고, 기사가 갈팡질팡하는 까닭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성으로 돌아간다.”
신관도, 의사도 이 자리에 없었다.
그는 에본느의 로브 주머니에서 튀어나와 흩어져있는 침들을 보지 못하였다. 아이를 안아 올리기 위하여, 땅에 맞닿아 있는 아이의 등으로 파고든 팔에, 그 침들이 굴러가다 그를 찌르고 만 것은 지독한 실책이었다.
그리고 이미 그 역시 괴물의 독에 중독된 상태였다.
그는 결국 에본느를 놓쳤다. 에본느보다야 강건한 그의 몸도 더는 견디지 못했다. 직접 섭취한 것도 아닌데 이리 독이 강할 줄이야. 이것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독이다. 이 어지럼증은 가벼이 볼 게 아니었다.
에스메는 정신을 잃었다.
본성에 귀환하여 신관에게 치료를 받은 후, 이틀을 앓았으나 일단 정신은 차렸다. 그러나 종국에는 몸이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며 침통하게 말하는 신관을 보다, 그가 입을 열어 가장 먼저 물은 것은 에본느의 안위였다.
독이 섞였다 했다. 공작 각하께서 살 수 있으셨던 건, 소공녀께서 가지신 독침의 독에 독효가 일시 주춤한 덕분이라 하더라. 그러나 결국에는 이것도 저것도 독에 불과하여 각하의 팔에 문제가 생길 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소공녀 역시 그간 독침을 여러 방 맞아 같은 독이 축적되어왔기 때문에 살 수 있으셨으나, 그 외에도 전에 미처 해독하지 못한 독들이 남아 적약 효과를 내고 있어 깨어나지 못하고 계시다고.
그러나 후에는 깨어나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는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신관과 의사는 말하였다. 몸이 이겨내는 중이라고 했다.
에스메는 딸이 연명하고 있는 것과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에 안도하며, 동시에 죽도록 참담해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독을 먹었으면, 몸이 익숙하게 이겨낼 정도인가.
그런데 그때까지 조용히 있던 마법사가 한 가지 물었다.
“혹 오래 전에 한동안 음독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어째서 묻나.”
“각하의 피를 분리했는데 독이 세 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두 사람의 말에서 한 가지 애매모호한 점을 다시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공녀께서 이겨내실 정도의 독이 각하께 치명적으로 변한 이유가 그 나머지 하나의 독이었습니다. 가장 짙었고, 이 사람이 살피기로는 각하의 장기 이곳저곳에 박혀 있다 하였습니다.”
마법사는 신관을 가리켰고, 신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는 말을 이었다.
“당시 제대로 약효를 내지 못한 건, 아마 음독을 도중에 멈추셨기 덕분일 겁니다. 하여 쌓여만 있었는데 이번에 터진 겁니다.”
“…….”
“짧게는 일이 년 전, 길게는 수십 년 전까지도 가능합니다.”
살아오며 독을 섭취할 날들은 많았으나, 도중에 멈추게 된 일들은 많지 않다. 멈추게 된 일. 멈춰져야 된. 도중에, 사라진.
여자나 동생.
에스메는 헛웃음을 지었다. 근래의 일일지도 모르니 돌아가 저택을 한 차례 뒤져보아야겠으나, 글쎄. 두 사람에게 어쩐지 마음이 기울었다. 그리고 그 둘 중에서도 여자보다는 동생 쪽이 가능성이 있었다.
그는 알았다며 그들을 내보내고, 다음으로 들어온 가신들에게서 여러 보고를 들었다. 괴물에게 습격을 당할 당시 갑자기 나타나 그의 일행을 도왔던 이들의 정체와 소속도.
에스메는 긴 생각 끝에 오드리나로 올라갈 것을 천명했다. 물론 딸도 데리고 간다 하며.
가신들은 반대했다. 봉신 중 한 명인 아미엇 백작이 달려와 에스메를 끈질기게 만류했다. 에스메의 상태를 아는 자들의 입을 철저히 막은 탓에 그의 상태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딸의 상태가 어떠한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가. 그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후계자 되어야 할 적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게 온당했다.
그러나 에스메는 기어코 강행했다.
어차피 이 몸으로 토벌 기사단에 합류하여 그들을 격려하는 건 불가했다.
그리하여 오드리나로 출발하기 전날. 상태가 급변할지도 모를 딸을 위하여 동행하기로 한 신관이 딸의 상태를 보고 신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따라갔다. 처음에는 놀라보였던 신관은 이내 기쁘게 안내했다.
그러나 기도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하여 간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저 죽은 후 잠들 자리를 마주하기 위하여 갔다. 역대 라이네가의 공작 부처가 잠들면 뿌려지는, 신전 안의 땅. 외복도로 네모지게 둘러싸인 그 작은 땅 위의 천정은 마찬가지로 사각형으로 뚫려 있었다. 그 사이로 흰 달빛이 내려왔다.
에스메는 외복도 어느 한 지점에 서서 가만히 그 땅을 바라보았다.
치료에 최선을 다 하겠다 하는 신관, 의사 그 누구에게도 그는 대답하지 않았었다. 딸은 스물다섯. 아마 공작위에 오르기로 마음을 다잡았을 아이.
벌써 이십 년이라는 의미가 그를 소름끼치게도 했고 안도하게도 했다. 걸어오다 돌아보니 그런 시간이 흐른 것이다. 잠갔던 추억을 열어젖힐 때가 되었다. 마침내, 그는 잠들 것이다.
에스메는 조용히 숨을 들이켠 후 입을 열었다.
“클레멘트, 그대.”
“예.”
그의 왼쪽 뒤에 서 있던 신관이 대답했다. 기억을 더듬을 필요도 없었다. 종달새처럼 노래하여 딸에게 들려주던 아내를 떠올리니, 이어 떠올랐다. 그는 가만가만 노래의 가사, 혹은 시라 하던 그것을 외었다.
“‘마음이 꽃 되어 피어나니 그 위에 그대 죽은 시신이 누워있더라. 흙가루 뭉쳐 그댈 만드니 다시없을 은애임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로 시작하는 노래를 아는가.”
신관은 잠시 눈을 굴렸다.
“음……. 마음이 꽃 되어 피어나니 그 위에 그대 죽은 시신이 누워있더라. 중간 있고, 끝이 나는 그대에게 꽃이었냐 묻는 시라면, 예, 알고 있습니다.”
“…….”
갈증이 인다. 목이 말랐다.
이십 년을 지나 드디어 대답에 도달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신전에 답이 있음을 내내 짐작해왔으면서도, 이 순간이 오자 미치도록 긴장이 되었다. 마침내 에스메는 지금껏 미루어왔던 질문을 던졌다.
“무엇인지 알고 싶네.”
“다섯 번째 예언장 중에 있는 애가哀歌입니다.”
“애가?”
“예. 각하께서 외신 것 중 틀린 부분이 있긴 있습니다만…….”
그에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하던 에스메가 물었다.
“……틀렸다는 건?”
“음. 그댈 만드니 다음이 ‘연모임을 그제야 알았더라.’ 이렇게 됩니다.”
스완이 잘못 외웠다고 하기에는 뜻은 비슷하되 단어가 아예 바뀌지 않았나.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예언서와 같다 했다.
고개를 끄덕인 그는 가장 들어야 할 부분을 물었다.
“이 애가와 관련된 예언은?”
“에녹의 검입니다.”
처음 듣는다.
그가 눈을 조금 찌푸리자, 신관은 미소를 짓고 설명했다.
“마법이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기에 저희 신전 측과 마법사는 상충한다고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법 역시 이레님께서 허락하셨기에 나타난 것이지요.”
“…….”
“그러나 이레님께서 예언하시기를, 마법사와 기도자는 서로를 미워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지금 이 시대입니다. 저희 신관들이 이레님께서 허락하신 힘으로 사람들을 치료하니 마법사들은 공공연히 신을 부정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이레님을 신다운 신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요컨대 신자처럼 보이는 불신자라는 것이지요. 제가 마법사들의 마음을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예언서에 그리 적혀 있으니, 그럴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
“하지만 에녹의 검이 적힌 예언장은 마법사들을 향한 경고장이기도 하고 사랑장이기도 합니다. 돌이키지 않는 마법사들이 넘치는 시대, 이레님을 향한 믿음과 경애, 마법사용 가능자, 순수한 사랑으로 채워진 기도.”
신관은 한 가지 한 가지를 꼽을 때마다 손가락을 폈다. 그리하여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이 모두 펼쳐진 손을 보이며 신관이 빙긋 웃었다.
“이 조건들이 채워지면 에녹의 검이 생성됩니다.”
“…….”
“이제 마지막으로, 그것으로 마법사 당사자의 생명을 맡기면 됩니다. 큰 믿음이 필요한 부분이지요.”
엄지가 펴졌다. 완전히 펼쳐진 손은 이내 스르르 내려갔다.
“그럼 이레님께서 허락하신 기회가 주어집니다.”
“…‥.”
“이게 예언의 내용입니다.”
“기회라 함은.”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이루어진 예언을 제외하고는 해석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앞뒤 내용을 토대로 생각해 볼 때 시간에 관한 것이라는 게 주된 의견입니다.”
시간…….
정수리부터 시작하여 목덜미, 등허리까지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었다. 손을 들어 입가를 쓸어내린 그는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것은 시인가 노래인가. 노래라면, 가락이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설령 노래라 하더라도 예언서에 적혀있으니 저희는 시처럼 읽는 수밖에 없지요. 애가라는 단어는 예언서에는 없습니다. ‘노래하라’는 구절이 있기에 옛 어느 연구자가 그렇게 이름 붙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노래하라……고.”
알겠다. 더 물을 것은 없는 것 같았다. 에스메는 신관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그러자 신관은 그 마음을 담아 자신을 위해 기도를 해 주시면 좋겠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그는 픽 웃고 성으로 귀환했다.
다음날부터 시작된 여정을, 의식 없이 누워있는 딸은 별다른 문제없이 버텨주었다.
그는 오드리나에 도착하자마자 저택에 남아있는 스완의 예언서 중 다섯 번째 장을 폈다. 번거롭게 책장을 넘겨 찾을 필요도 없었다. 책을 들어 펴자마자 보인 것이 다섯 번째 장이더라. 에스메는 책장 위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쓸었다. 스완은 이십 년이 지난 책이 여전히 기억할 정도로 이 다섯 번째 예언장을 읽은 것이다.
에스메는 누렇게 색 바랜 책장을 넘겨가며 십여 쪽에 달하는 에녹의 검 예언을 몇 번이고 읽었다. 스완이 남기되 남기지 않으려 했던 마지막 실마리.
그러나 도착한 첫날을 그렇게 예언장에 사로잡혀 보낸 이후로는 다시는 예언서를 펴지 않았다.
그는 본격적으로 승계 준비를 시작했다. 딸이 눈을 뜨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저택에서 그와 딸에 대하여 인수인계 받은 의사는 딸이 결국은 눈을 뜰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 사이 그의 팔은 조금씩 제 기능을 못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딸이 일어나 주었지만, 사정을 말하고 승작 준비를 하도록 종용할 계획이었던 그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독침을 지니고 있던 내막을 들었기 때문이다. 딸은 자책할 것이다. 그가 급성중독으로 죽는 걸 막았다는 사실은 어찌 되었든, 결국에는 자책할 것이다.
혹 훗날 누군가 추궁하게 되는 일이 있게 되어도 단호하고 죄책감 없이 대처하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한 점 의심이 없는 편이 낫다.
일단 딸이 건강을 회복할 최소한의 시간을 주었고, 그 사이에 그가 기다렸던 사람이 오드리나에 도착했다. 토벌 현황에 대한 보고는 기사단의 주군인 황제와, 산맥의 주인인 에스메에게 해야 했다. 그가 그 청년을 만나는 것에 대해 좋은 이유가 되어줄 터.
에스메는 입궁하여 목적한 건물로 곧장 갔다.
단장의 집무실로 인도되어 들어가자, 이미 일어나 있던 청년이 가볍게 그에게 인사했다.
“각하.”
“보고서는 다 되었나.”
마련된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다 되지 않아도 충분히 양해가 가능했다. 사흘 전 도착한 후, 반으로 나뉘어 남아있던 나머지 기사들을 확인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을 터. 에스메는 청년이 무표정하게 오늘 중에 라이네 저택에 도착할 것이라 하는 말에 수긍했다.
에스메는 제 앞에 앉는 기사를 잠간 물끄러미 보았다.
속을 알 수 없는 이 청년은 그의 딸과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 보면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설명되는 것이 있었다.
에스메는 옅은 한숨을 억누르고 입을 열었다.
“경. 무얼 알고 그곳에 기사들을 잠복시켜두었나.”
“…….”
이 청년이 킨들 라이네 산맥 첫째 산의 입구에 잠복시켜둔 기사 넷이, 괴물에게 습격을 받은 에스메 일행을 도왔다. 모습을 떳떳이 보이며 에스메를 기다리고 있던 것도 아니요, 잠복, 숨어 대기한 것이다.
기밀임무이기 때문에 당신들도 섣불리 알리고 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고 그 기사들이 당부했다는 보고를 들었을 땐 기가 막혔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가정이 하나 세워지고 만다. 기사들을 대기시켰던 이 청년. 때맞춰 나타난 딸. 여섯 살부터 변한 그의 딸.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청년에게 에스메는 나지막하게 물었다.
“혹 에녹의 검을 아는가.”
“…….”
============================ 작품 후기 ============================
연참입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