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0 짐승, 드디어 꽃을 물다 %3C完%3E =========================================================================
늦봄, 정오의 하늘은 참으로 청명했다.
따뜻한 햇볕은 몸을 딱 좋게 덥혀주고 조금 더울 만하면 시원한 바람이 식혀준다. 눈을 감고 해바라기를 하다보면 잠이 솔솔 왔다. 황궁안의 사람들이 나른한 오후가 주는 졸음을 떨치기 바쁠 때, 후제연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연미정에는 아이와 어른의 웃음소리로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연미정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는 연제의 표정은 과히 좋지 않았다.
“흐음......”
무엇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지 내뱉는 연제의 침음성에 곁에 앉아 있는 화연이 피식 웃었다. 연제에게 차를 따라 준 화연은 아까부터 연제가 눈을 떼지 못하고 노려보고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연미정 아래에 깔려진 잔디에 자그마한 아이가 앉아 있었다. 실보다 가는 붉은 머리카락을 곱게 땋아 내린 아이는 한 두서너 살 되어 보였다. 하얀 볼에는 건강한 홍조가 드리워져있고 오물거리는 입술은 앵두처럼 붉고 통통하다. 커다란 눈은 눈 꼬리가 내려가 있어 참으로 순해 보였다. 그 안의 검푸른 눈동자 속에는 금빛 별무리가 반짝거렸다.
아이의 옆에는 체통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류충이 관복에 풀물이 들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자세로 철퍼덕 앉아 있었다.
그들은 한참 전부터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이가 작은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핀다. 그러면 류충이 아이가 가리키는 꽃을 꺾어 이리저리 엮는다. 어설픈 꽃반지와 꽃팔찌, 화관을 만들어 아이에게 건네주면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르륵 웃다가 류충의 손가락에 꽃반지를 끼워주려 애를 쓴다. 이때는 류 충도 도와주지 않고 아이가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 손에 반지를 끼워주기를 진득하게 기다린다.
이미, 그의 손가락에는 열 개의 꽃반지가 끼워져 있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생각대로 잘 끼워지지 않는지 아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끙끙거리며 손가락에 꽃반지를 겨우 끼웠다. 하도 용을 쓰며 주물러대느라 꽃은 뭉개졌고 줄기에서는 풀물이 끈적끈적하게 나왔다. 그래도 아이는 만족스러운지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의 얼굴을 보는 류충의 표정은 헤벌쭉 하다못해 말 그대로 흐물흐물 녹기 직전이다.
류충은 더 이상 간지러운 입술을 참을 수가 없어 아이의 통통한 볼에 대고 비볐다.
“어이구! 내 새끼! 내 강아지! 어디서 이런 예쁜 게 나왔을까! 응? 응? 어이구 예뻐라!”
아이의 볼 여기저기에 쪽쪽 거리며 입을 맞추다 모자랐는지 얼굴을 비볐다. 희끗희끗하니 까칠한 수염이 아이를 볼을 쓸고 지나가자 연한 아이의 볼이 금세 벌게졌지만 아이는 한줌 어깨를 움츠리며 웃기만 했다.
“하나버지, 간지러어여. 이거, 이거. 와.......예쁘다.”
“그럼, 그럼. 누가 준건데 예쁘지 않을꼬. 당연히 예쁘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 내 강아지. 할아비도 만들어 줄까요?”
“응! 주세요.”
가지런히 모아 내미는 손에도 꼬질꼬질 하니 풀물이 가득 들었다. 하지만 류충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을 보는 것처럼 눈을 빛내다 그 손을 들어 앙- 하고 물었다. 아이는 다시 꺄르륵 거리며 자지러 졌다.
“흐음......”
그 모습 보던 연제의 입에서 연거푸 침음성이 터졌다. 연제의 찻잔을 다시 채워준 화연은 쓴웃음을 짓다가 류충을 바라보았다.
작작 좀 하시지......일부러 더 저러시는 것도 같고.
얼마 전 연제는 륜국으로 보내는 감찰단 속에 류 충을 포함시켰었다. 륜국이 속국이 된지 3년간 감찰단은 일 년에 두 번씩 파견됐었다. 하지만 재상을 보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지라 류 충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거하게 맞은 꼴이었다.
한번가면 두어 달은 꼼짝없이 붙들려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안 간다고 난리를 치다 결국에는 끌려간 뒤 며칠 전에, 그것도 먼저 돌아온 터였다. 거기서 어찌나 공주, 아영을 보고 싶다고 진상을 부리는지. 일 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방해만 하다 결국에는 식음까지 전폐하는 바람에 보다 못한 예부상서가 그냥 가시라고 했단다.
희희낙락한 표정으로 돌아온 류충은 보고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그 길로 공주의 궁에 들어가 살다시피 했다. 퇴궁도 하지 않고 매일 아침 연제가 아영의 문안인사를 받을 때에도 신에 붙은 엿가락 마냥 들러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마치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잠시 떨어져 있었던 그 시간을 보상 받겠다는 듯. 그러니 아영을 독차지 하고 둥갸둥갸하는 낙으로 사는 연제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안 그래도 아영은 연제는 할바마마라고 부르고 류충은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대하는 것도 자신보다는 류충에게 더 살갑다. 이거, 내가 좀 밀리는 거 아냐? 하는 생각으로 불안했던 연제가 고심 끝에 류충을 륜국으로 보냈던 건데......
류충이 없는 사이에 아영과의 사이를 돈독히 하려고 했었다. 류충이 끼어들 세가 없을 정도로. 아주 돈독히. 헌데, 저놈이 맘대로 일찍 환궁하는 바람에 계획이 실패로 끝났다.
연제는 목이 타 찻물만 벌컥 들이켰다.
생각 같아서는 자신도 저기서 아영과 놀고 싶었다. 저 귀여운 손가락으로 제 손에 꽃반지를 끼워주면 얼마나 좋을까. 체통만 아니었으면 진즉에 했다. 아니, 보는 눈만이라도 없었더라면 자신은 벌써 저 잔디밭에 아영을 꼭 끓어 안고 굴러다녔을 것이다.
연제의 눈이 부러움으로 일렁거렸다.
아......나도 저 작은 손을 앙- 물고 싶다.
저 따뜻하고 보드라운 볼에 얼굴을 비비고도 싶고.
연제는 반달로 접혀져있는 아영의 눈을 보며 한숨을 쉬다 류충과 눈을 마주쳤다.
“풋-”
“......이!”
비웃음을 보낸 류충은 보란 듯이 잔디에 벌러덩 누워 아영의 볼록한 배를 발로 받치고 다리를 폈다 오므렸다 하며 둥갸둥갸를 태웠다. 아영의 비명 같은 웃음소리가 연미정을 한 바퀴 돌았다가 연제의 귀에 가서 폭 꽂혔다. 줄곧 침착해 보였던 연제의 얼굴이 점점 벌게진다.
애 얼굴 벌게 진 것 안보이냐? 그만 좀 해라 이놈아!
니 꼴 좀 봐라. 그 나무통 같은 손가락에 가느다란 꽃반지가 가당키나 하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솟아올랐지만 간신히 진정시켰다. 연제는 여느 때보다 즐거워 보이는 아영을 시무룩하게 바라보았다.
저건 내가 더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데. 내가 더 잘하는데....내 다리가 더 길어.
“어휴......”
이놈에 황제를 어서 때려 치든가 해야지. 배 아파 못살겠네.
연미정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 연제는 찻물을 하도 들이켜 씁쓸해진 입을 쩝쩝 다시다 화연에게 물었다.
“아가, 태자가 환궁하려면 한 달 정도 남았느냐?”
“예, 그러하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본 적은 없지?”
“......예......”
“야속하더냐?”
이런 말을 물을 줄은 몰랐는지 화연은 눈을 크게 떴다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다, 태자를 위한 어심으로 행하셨던 일이온데.”
“......그, 그건...... 그렇지.......”
연제는 짐짓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근엄하게 끄덕거렸지만 내심 뜨끔했다.
사실, 무영을 륜국으로 보낸 것은 화연의 생각처럼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였다.
무영, 이놈. 내가 이렇게 까지 했으니 이번에야 말로 선위를 받겠지.
륜국으로 파견된 감찰단에는 무영도 포함되어 있었다. 화연과 같이 있을 시간이 적어진다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선위를 받지 않아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덧붙여 계속 선위를 미루면 감찰단 사절에 항상 포함시키겠다고 은근슬쩍 협박했었다.
그 성정에 칼춤이라도 출까 조마조마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말을 꺼내자마자 얼굴을 싹 굳히는데......어찌나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드는지. 봄날, 따뜻한 대전이 순식간에 한파가 몰아치는 한겨울처럼 싸늘하게 변했었다.
내 아들이지만 참......쯧쯧.
화연을 같이 부르길 백번 잘했지. 지금 륜국에서 얼마나 이를 갈고 있을까. 싫으면 선위를 받던가. 흥!
무영이 백기를 들고 황위를 물려받을 그날이 멀지 않았다. 그래, 조금만 참자. 얼마 남지 않았으니. 황제의 자리를 때려치우면 아영과 매일 같이 있어야지. 거추장스러운 황제의 체통 따위 벗어버리고 저렇게 잔디밭에 손녀와 앉아 꽃반지도 만들고 둥갸둥갸도 매일 해줄 테다. 반드시!
연제는 굳건한 다짐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때가 되면 뒷전으로 밀려나는 사람은 충, 네가 될 것이다. 연제는 쓱 올라간 입 꼬리를 찻잔을 들어 감췄다.
온몸에 꽃을 단 흉측한 몰골의 류충이 아영과 함께 나비를 쫒아 다닐 때 쯤 연미정으로 붉은 머리를 한 남자아이 둘이 뛰어 올라왔다.
“어마마마!!”
“......어마마마......”
쌍둥인가 싶을 정도로 닮은 아이 둘은 앞 다투어 화연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웃으며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던 화연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바마마께 먼저 인사 여쭈어야지요.”
그제야 아이들이 화연의 품에서 빤히 얼굴을 내민다. 어? 계셨어요? 하는 그 표정에 연제는 그 피가 어디 가냐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엎드려 절을 받지......쯧쯧쯧. 되었다.”
하영은 화연의 품에서 나는 꽃향기를 한껏 들이 마시며 눈을 감았다.
요즘 같기만 한다면 정말 살맛난다. 무영 때문에 어렸을 때에도 화연 품에 한번 제대로 안겨본 적이 없었다. 좀 안겨있을 만하면 달랑 들어서 다른 상궁에게 맡긴다. 화연만 홀랑 들고 어디론가 가는...틀림없이 련위각이겠지만... 무영의 뒷모습을 보는데 어찌나 분하던지.
게다가 한번가면 함흥차사다. 밤이 늦었는데도 돌아 올 생각을 안 하니 마냥 기다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주인도 없는 청화궁에서 궁상맞게 혼자 기다리면서 얼마나 이를 갈았던가. 이제 5살인 자신이 벌써부터 이갈이의 조짐을 보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다른 아부쟁이들 말마따나 성장이 남달라서가 아니다.
하영은 화연의 가느다란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아바마마께서 늦게 오셨으면 좋겠다. 한 일 년 정도. 더 길면 더 좋고.
화연은 뭘 생각하는지 쿡쿡 웃으면서도 품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 하영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묵묵하게 목에 매달린 유영의 얼굴을 보며 방긋 웃었다.
“교육은 잘 받으셨습니까?”
“......예......”
“이해가 다 되시더이까.”
“......예......”
“잘 하셨습니다. 아주 장하십니다.”
“......”
무표정한 얼굴로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고개를 숙여 일견 기분이 나빠 보이기도 했지만 화연은 알 수 있었다. 지금 유영의 기분은 날아갈듯 좋다는 것을. 그 증거로 볼이 발그스름하지 않은가.
유영의 말문이 너무 늦게 트여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늦은 게 아니었다. 그저 말수가 적은 거였다. 왜 아무 말씀도 안하시냐고 기해가 물어봤더니 그냥......할 말이 없어서. 이러더란다.
류 상연이 어렸을 때 딱 저랬다고 하면서 기해는 그날부로 걱정을 뚝 끊었지만 화연은 그럴 수가 없었다. 어미 된 마음으로 어찌 걱정스럽지 않을까. 이곳에는 어디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할 만한 전문기관이 없어 마음만 졸이고 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노상궁이 찾아왔었다.
노상궁의 말로는 무영의 어렸을 때에 비교하면 훨씬 양호한 거라고 했다. 무영은 말은커녕 웃지도 울지도 화내지도 않았단다. 그 말을 들으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자신의 둘째아들, 유영은 무영과 류 상연을 반씩 닮았나 보다.
요즘에는 화연의 말에 느리지만 대답도 꼬박꼬박 해주고 희미하지만 웃어도 준다.
화연은 발그레한 유영의 볼에 입을 맞췄다. 쪽- 소리에 화연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던 하영이 단박에 얼굴을 들더니 볼을 척 하고 들이댄다. 그 보드라운 볼에도 입을 맞추니 물끄러미 보고 있던 유영이 다시 볼을 들이민다. 그래도 부끄러움은 막을 수 없었는지 홍시처럼 붉어진 그 얼굴에 화연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참 훈훈한 모습이었지만 연제는 입술을 씰룩대며 구시렁거렸다.
“또 무한입맞춤이냐. 오늘은 또 얼마나 할런지...으이구, 다 큰 놈들이.....쯧.”
*
“마마, 침수에 드셔야지요.”
“음......잠이 안 오네.”
“오늘도 말입니까? 요즘 계속 불면에 시달리셔서 어쩝니까. 어의를 불러들일까요?”
“이 밤에 무슨.....산책을 좀 나갔다 와야겠어. 그러면 잠이 좀 오겠지.”
“......또요?”
“응”
“련위각으로 말이지요?”
“응”
기해는 부풀어 오른 배를 습관적으로 쓰다듬으며 긴 숨을 내쉬었다. 화연은 요즘 잠을 통 이루지 못했다.
무영이 륜국으로 파견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소식한 자 없다. 같이 간 담하는 꼬박꼬박 서신을 보내는 것을 보면 보내기 힘든 상황도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하루가 멀다하고 뻔질나게 보내서 이이는 일도 안하고 서신만 쓰나 싶기도 하고 조금 귀찮은 감도 있었다.
애는 잘 크고 있냐. 어디 아픈 곳은 없냐. 보고 싶어 죽겠다. 그 며칠사이에 뱃속의 애가 컸으면 얼마나 컸다고. 하긴, 혼례를 치룬지 3년 만에 생긴 아이니까 어지간히 좋을까 마는. 아무튼, 담하가 그러는 것을 보면 일이 그렇게 바쁜 것은 아닐 텐데 무영에게서는 서신 한 장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이 넘어가자 화연이 불면을 앓기 시작했다.
걱정스런 마음에 담하에게 보내는 서신에 태자전하께 기별 좀 보내달라고 썼지만 아직도 답장이 없다. 설마, 총애가 흐려진 것은 아니겠지. 남정네 마음 3년이면 겨울바람에 등불 꺼지듯 흔적 없이 사그라진다고는 하지만......그렇기만 해봐, 아주.
기해는 눈 꼬리를 틀어 올리며 이를 갈다 이내 일어섰다.
“마마, 탕약을 드시는 것보다는 몸을 좀 움직이시는 것이 더 좋겠지요. 지금 행차하시겠습니까?”
“응. 가자.”
자정이 다 되어가는 이 시간, 황궁에는 번을 서는 금위가 간간히 보일뿐 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두운 길을 연등을 든 기해가 앞장을 서고 화연은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련위각으로 들어서니 무영의 명령으로 밤에도 절대 꺼놓지 않는 연등 빛을 받아 파루안 나무가 빛을 뿌렸다.
바람이 불고, 푸른 나뭇잎이 몸을 비비며 흩날린다. 어디선가 날아 들어온 꽃잎이 눈처럼 뿌려져 연못위에 몸을 누인다.
이곳은 그대로인데......내 마음은 어찌 이리 불안할까. 그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생긴 티끌 같은 불안감은 조금씩 몸을 불렸고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하아......기해야.”
“예, 마마.”
“둘이 있을 때만큼은 예전처럼 불러주기로 했잖아.”
자신을 보며 힘없이 웃는 화연의 표정에 기해는 울컥한 마음을 다잡고 빙그레 웃었다.
“예, 아기씨. 저도 이게 편하네요. 아기씨라고 부르고 싶어 혼났어요.”
“응, 고마워.”
“예. 말씀하세요.”
“......만약에 말이야......”
“예.”
“......그이의 마음이 변했으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화연의 얼굴에 기해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기씨, 그러면 바로 파혼하셔요. 요즘 하나둘씩 파혼하는 집들 많아요. 그거 흠될 거 하나 없어요. 아기씨 파혼하시면 저랑 세령, 미령이 다 따라 나설 거예요. 예전처럼 집에 돌아가서 같이 살면 되니까 걱정 마세요.”
“집......이제, 여기가 내 집인 걸......”
“파혼했는데 왜 여기가 아기씨집이에요? 남의 집이지.”
“후......그래. 그건 그렇다. 남의 집이지.”
씁쓸하게 웃다가 파루안 나무를 보는 화연은 금세 어디론가 사라질 것 같았다. 기해는 서둘러 손을 붙잡았다.
“하지만, 아기씨. 그럴 리가 없어요. 전하께서 그럴 분이 아니라는 거 잘 아시잖아요.”
“맞아.”
갑작스럽게 들리는 낮고 거친 목소리에 기해는 소스라치게 놀라 펄쩍뛰었다.
“아이구야! 깜짝이야! 애 떨어질 뻔 했네! 헉, 헉!”
가슴을 쓸다가 배를 쓸다가 수선을 부리던 기해는 몸을 돌려 연등을 들어올렸다.
붉은 머리를 사자갈기처럼 사방으로 헝클어트린 무영이 숨을 가쁘게 쉬며 서 있었다. 옷의 매듭도 제대로 여며진 게 없어 가슴이 훤히 보였고, 그나마 잔뜩 구겨져있었다. 거친 숨을 내쉬는 걸 보니 꼭 급하게 달려온 모양새 같다. 화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영의 행색을 훑어보다 살이 내린 그의 얼굴을 멍하게 보며 입을 열었다.
“전하......어, 어떻게......”
“일정을 앞당겼어.”
“일은 다 마치고 오신 겁니까?”
“응.”
“두 달은 족히 걸린다는 일을요?”
“응”
“......왜......”
무영은 가빴던 숨을 크게 한번 내쉬는 것으로 정리하고 화연을 바라보았다. 이 얼굴을 보려고 미친 듯이 달려왔다. 하루에 한 두 시진 자고 정신없이 일만 했다.
단지, 이 얼굴을 보기 위해서.
“너 보려고.”
뾰족하게 솟아있던 마음이 일시에 가라앉았다. 그의 마음이 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자마자 화연은 안도의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눈에 힘을 주었다. 화연은 차가운 표정으로 톡 쏘아 붙였다.
“그런 분께서 서신 한 장 없으셨습니까?”
“그거 보낼 시간에 일을 더 처리하고 싶었어. 그리고......서신을 보내게 되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제가 연락 없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시면서. 그런,”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화연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영의 입에서 사과의 말이 나왔다. 걱정하고 있을 줄 알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서신을 보냈다가 답장이라도 받으면 자신은 필시 황궁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무영은 자신을 보면서 입술을 꾹 깨무는 화연에게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남은 이렇게 마음고생을 했는데 뭐가 그리 좋은가 싶어 화연은 뾰로퉁하게 물었다.
“뭐가 그리 좋으십니까? 저는,”
“너를 보니 좋다. 살 것 같아.”
이번에도 화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영이 대답했다. 화연은 금세 붉어지는 볼이 어둠에 보이지 않기를 바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무영의 미소가 짙어졌다.
“이제 화 풀렸어?”
“......안 풀렸어요.”
“그럼 이따가 머리채 잡아.”
“......세게 잡을 거예요.”
“마구 흔들어도 돼.”
고개를 모로 숙이고 있던 화연이 슬그머니 얼굴을 들어 올렸다.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무영을 보니 가슴이 이제야 쿵쿵 뛴다. 시선에 열기가 가득 했다. 한두 번도 아닌데 갑자기 왜 이렇게 부끄러워진담. 한 달 만에 보는 거라서 그런지 낯설면서도 설렌다.
무영은 떨리는 화연의 푸른 눈을 들여다보며 팔을 넓게 벌렸다.
“이리와.”
화연은 무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뛰어가 거세게 안겼다. 풀쩍 뛰어 품에 안기는 화연을 안고 빙빙 도는 무영의 입에서 이내 커다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머리위로 꽃잎이 춤을 추었다.
Epilogue… 혹은 Prologue
“으흑흑......”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방안은 고요했다.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화연을 안고 있던 무영은 고개를 돌렸다.
발치에 꿇어앉은 기해가 입을 억지로 틀어막으며 통곡 소리를 죽인다. 항상 빈틈없이 쪽을 지고 있던 그녀의 백발이 잔뜩 헝클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류 강연과 류 상연까지 숨죽여 흐느낀다. 주름진 눈가에서 흐른 눈물은 그들의 하얀 수염 사이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저 울음소리 때문에 화연의 숨소리가 안 들리잖아.
하지만 무영은 그들을 내쫒는 대신 조용히 화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힘없지만 웃음기 서린 얼굴로 자신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그 검푸른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모든 것이 꿈만 같다. 화연을 만난 것도. 이렇게 사랑한 것도. 그리고 때가되어 내 품에서 죽어간다는 것도.
옆에서 맥을 잡던 어의가 고개를 흔들더니 작게 속삭였다.
“이제......”
말을 끝마치지도 못한 어의는 눈물을 흘리며 화연의 손을 내려놓았다. 무영은 그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 손바닥에 입술을 비볐다.
내 숨을 가져갔으면. 조금만이라도.
화연은 손바닥에 느껴지는 뜨거운 입술을 가만히 느끼다 손을 들어 무영의 눈가를 쓸었다. 잔주름까지 하나하나 더듬던 손가락이 눈을 쓸고 코로 내려와 입술에 머문다. 나이는 들었어도 내 남자는 참 잘 생겼구나. 꾹 다문입술을 창백한 손가락이 장난스럽게 톡톡 두드렸다.
“웃어......주세요......”
“......응”
“나랑...... 약속한 거...... 잊지 않았죠?”
“......응”
“마음대로...... 나 따라오면... 안돼요.”
“......응”
“약속 안 지키는....... 남자는...... 별로야.”
“......응”
어떻게든 웃게 해주려는 화연의 말에 무영은 억지로 피식 웃었다.
눈앞을 가리는 눈물 때문에 화연이 잘 보이지 않아 눈을 꼭 감았다 떴다. 그 눈물을 훔쳐 주다가 눈을 감고 거친 숨을 몇 번 내쉬던 화연은 이내 평온해진 얼굴로 무영 바라보았다.
“부탁하나...... 해도 돼요?”
“뭐든지.”
“나중에......아주, 먼 나중에......혹시라도 제가 생각난다면......저를 찾아 주세요.”
“......응”
“그리고......다시......다시 사랑해 주세요.”
“......응”
무영의 얼굴을 가슴에 새기려는 것처럼 눈도 깜빡하지 않고 올려보던 화연은 이제 됐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하아......당신을 은애합니다.”
“......응”
“정말......정말...... 행복......했어......”
미소 띤 얼굴로 눈을 감는 화연의 귀에 입을 맞추며 무영은 작게 속삭였다. 그의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이 화연의 볼에 툭 떨어졌다.
“연아. 반드시 찾아갈게.”
무영의 말을 들었는지 화연의 미소가 조금 짙어졌다. 무영의 볼을 매만지던 화연의 손이 툭 떨어진다. 무영은 화연의 손이 침상에 닿기 전에 잡아 가슴으로 끌어 당겼다. 동그스름한 이마와 앙증맞은 코끝에 입을 맞추지만 더 이상 어깨를 움츠리지 않는다. 무영은 숨이 느껴지지 않은 화연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긴 숨과 함께 마음을 불어 넣었다.
연아, 은애한다.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황제의 총애를 받던 황후 류씨는 72세의 나이로 행복했던 생을 마감하였다. 그리고 일 년이 채 지나기도 전, 광제 또한 황후 류씨의 능 앞에서 뒤따라가듯 숨을 거뒀다. 그의 나이 78세였다.
*
20XX. 11. 15
서울대학병원. VIP실
눈을 감고 있는 남자의 눈 꼬리에 눈물이 맺히더니 방울방울 떨어졌다. 쉴 새 없이 흐른 눈물은 그의 머리카락을 지나 베개까지 짙게 물들였다.
“어? 이, 이것 좀 보세요! 간호사님!!”
오늘 따라 남자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 간호사를 호출했던 강 매니저는 남자의 눈에서 펑펑 흐르는 눈물을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침대 발치에서 차트를 보며 남자의 바이탈을 체크하던 간호사는 강 매니저의 성화에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가 얼굴을 굳히며 서둘러 다가갔다.
눈살을 찌푸리거나 입술 끝을 조금 올린 적은 있어도 이렇게 눈물을 흘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년 가까이 혼수상태나 다름없었던 남자에게 이건 아주 좋은 징조다.
사실 티를 내지 않았을 뿐 이 간호사 또한 남자의 열혈 팬이었다. [황제의 비] 크랭크인을 위해 귀국한 남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의식이 없었던 1년 동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이제 얼마 있으면 그의 신비로운 금안을 실제로 볼 수 있을지도 몰라.
가슴이 벅찬 간호사는 남자의 상태를 체크하는데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던 강 매니저가 그새를 참지 못하고 수선을 부렸다.
“간호사님, 이거 좋은 거죠. 그렇죠? 어때요?”
“그럼요. 잠깐 계셔보세요.”
“아, 아.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쉽게 갈 놈이 아니라고요. 이놈이 얼마나 명이 질긴데!!”
“알았으니 좀 조용히 해보세요.”
“이놈은 유통기한 한참지난 음식을 먹어도 배앓이 한번을 안 하는 독한 놈이라고요. 저번에는 밥차 음식이 상했는지 스텝 전부가 식중독을 크게 앓았는데 얘만 멀쩡했던 거 있죠. 아마 전생에 만독불침 이었을 거라고 우리끼리 구시렁거렸었는데.”
어찌나 수선을 피우는지 하도 정신이 없어서 일을 못하겠다. 간호사는 버럭 성질을 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 강연 매니저님! 조용히 좀 해보세요. 정신사납다고요!”
“.....크흑.....좋아서 그렇지요.”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강 매니저를 째려보던 간호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1년 동안을 마음 졸였는데 얼마나 기쁠까.
“으음.....모든 수치가 활동성을 띄긴 하네요. 이거 좋은 징조 맞아요. 머지않아 일어나실 것 같아요. 아휴......정말 다행이네요.”
팬이었던지라 강 매니저와 함께 작게 환호하던 간호사는 이럴 때가 아니지, 연 선생님 불러올게요. 라며 병실 밖으로 달려 나갔다.
간호가가 나가고 잠시 후.
파르르 떨리던 기다란 속눈썹이 위로 조금씩 올라가고.
드디어.
물기어린, 선명한 황금색의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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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처녀작 [꽃을 문 짐승]이 드디어 완결 됐습니다!!!!!!
아아......눈물이...... 크흑.......
7월 달부터 11월 까지 중간에 쉰 기간을 제외하면 약 4개 월 간을 달려왔네요.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어요.
원래는 120회로 예정하고 있었으나 용량을 조절하여 110회로 줄였습니다.
너무 늘어져도 재미없으니까요.
처음 꽃짐을 계획했을 때는 딱 하나만 생각했었습니다.
[수많은 우주에 수많은 내가 있고 그 중에 몇과 기억을 공유한다면. 과연 나는 누구일까.]
화연이 기억하고 있는 연우의 시절은 다들 생각하시는 것처럼 전생도 아니고 차원이동도 아닙니다. ‘다른 세상에 있는 또 다른 나’ 이지요.
파동이 맞는 나와 내가 서로 연결된 이야기. 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그렇게 시작된 것이 꽃짐입니다.
그래서 화연이 연우의 일을 겪고도 큰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었던 거죠. 또 다른 내가 겪은 일 은 맞지만 ‘화연이 겪은 일’ 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화연의 성격이 집착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고, 잊고 싶어 애를 써서 일수도 있고요.
화연의 성격이 왜 저러냐 답답하다 너무 모르는거 아니냐 말들이 많으셨지만 저는 저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연우의'일을 자신이 겪은 일로 받아들인건 맞지만 '화연'이 실제로 겪은 일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첫날밤에 흔적이 있었던 거지요. '실제로' 자신이 겪은일은 아닙니다. 또다른 내가(연우) 겪은 일이지요.
하나 더, 얘기 흐름이 너무 가볍다. 신하가 황제에게 뭐하는짓이냐. 이런 말씀도 많으셨습니다. 이건 의도 한겁니다. 왜냐고요? 저 세계는 제가 만든 세계니까요. 저 세계에서 친우인 신하가 황제에게 저럴수 있게 제가 설정한겁니다. 신분차별이 거의 없게 설정한 것또한 제가 그렇게 한겁니다.
다른 글에서 나오는 그런 상하관계나 진중함 신분제등이 나오지 않아 싫으시다면 읽지 마시길 권합니다. 제가 설정한 세계관에 불만이 많으신분들도, 개그라서 못읽겠다 하시는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내용으로 악플을 계속 다시는 분들 계시는 데요 다 삭제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제 창작물입니다. 이 말은 제 맘이라는 거지요. 충고는 고맙게 받아드릴수 있지만 악의적인 글에는 저 또한 사람인지라 상처 받습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평행우주론과 관련하여 얘기를 자세하게 풀어나갈까 싶었는데 친우이신 올리브영 작가께서 이러셨습니다.
‘그거 푸는 순간 망조 든다.’
'음......ㅡㅡ;;;그, 그런가.....'
뭐, 몰라도 되는 이야기니까 굳이 늘어놓을 필요는 없어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마지막편 에필로그에서 나온 금안의 이안은 무영과 파장이 맞은 또 다른 세상의 무영이지요. 화연과 달리 집착 쩔어주시는 우리의 짐승, 이안은 어떻게 할까요?
에이, ㅅㅂ 꿈! 이러고 말까요? 아니면 미친듯이 찾아 헤맬까요.
그 세계에 또 다른 화연이 있을지, 있다면 기억을 가지고 있을지, 이안은 화연을 찾을지, 과연 무영과 화연 말고 다른 사람들은 없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외전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입니다. 현대판 꽃짐이지요.
사실, 슈트 입은 무영이 보고 싶었어요...쿨럭...
강연은 이미 나왔네요. 여기서도 무영의 딱갈이 신세지요.
불쌍한 강연. 제가 참 사랑하는 캐릭입니다.
능력있으면서도 찌질한 그...짠내...
하지만 아쉽게도 이 외전은 이북에만 들어갑니다.
노블에 있는 씬들은 이북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전연령가거든요...ㅡㅡ;;;
이북은 12월 중에 출간될 겁니다.
약간의 내용 수정, 현대판 외전 추가 됩니다.
완결로 변경하니까 미리보기가 사라지네요....저도 지금 알았어요. 변경하는 사이에 딱지 쓰신분 계시면 어쩌나....걱정 되는군요. 미리보기 정말 시르다...ㅜㅜ
꽃짐은 얼마 후에 프리미엄으로 옮겨집니다.
프리미엄으로 옮겨지는 날짜는 공지로 다시 알려 드릴 테니 못 보신 분들 그 사이에 다 보세요~
화연의 검푸른 눈에 박힌 금빛 별무리, 무영의 금안에 펼쳐진 은사.
이것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화연은 별이 총총 떠있는 밤하늘을 떠올리시면 되고요 무영은 금빛 바탕에 가느다란 은색실이 엉켜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람의 눈동자는 한가지 색으로만 되어있지 않잖아요. 자세히 보면 동공안에 있는 그 화려한 무늬. 개개인 마다 다 다르다지요. 그래서 홍체인식이 있는 것처럼요. 그것이 또렷하게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지 문의가 많았었는데요.....해보고도 싶고 실제로 시도도 해보았으나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습니다.
수정은 이북출간을 위해 교정한 원본이 있으니 비문이나 오타는 없겠지만 나머지, 표지라든지 축전이라든지, 배송에다...... 그런 것들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더라고요. 급하게 준비해서 될 일이 아니더군요.
결국....저도 제 처녀작을 종이책으로 가지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일단은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종이책 원하셨던 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정말 하고 싶었다고요...ㅜㅜ
카카페 연재 하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때 되서 얼마나 요청해 주실지 의문이지만요.ㅡ,,ㅡ
지금 읽어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못 봐줄만한 오타들과 비문들과 필력은 첫 작품이라서 그런가 보다...하고 이해해 주세요. 차츰 나아지겠지요. 설마, 계속 이러겠습니까.
하하하.......ㅜㅜ;;
4개월 동안 같이 달려와주신 독자님들 정말 감사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저의 첫 독자님이기도 하니까요. 코멘도 꼬박꼬박 남겨 주시고 후원쿠폰도 보내주시고 힘내라고 격려도 해주시고 건강까지 챙겨주시고.....
참....이것이 바로 판타지인 것 같아요. 어디서 이런 행복을 누려보겠어요. 그것도 생면부지의 타인이 아낌없이 주는......
지금까지 <꽃을 문 짐승>을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말 정말 해보고 싶었음)
여러분들 덕분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은 행복하셨나요?
부디, 그러셨길 바라면서....
2015.11.14 솔땀 올림
덧붙여,
올리브 영 당신 없었으면 못 끝냈을 거야.
아직도...아아아...나 어쩌면 좋아!! 아무생각 안나!! 나 같은 건 그냥 죽어야겠어. 살아서 뭐해! 이러고 있겠지. 그럴 때 마다 차분하게 닥쳐! 라고 말 해준 당신....사랑한다! 오먹 이북계약 축하하고^^
나율아 '어느 여왕 전하의 우울' 대박나기를 바랄게. 종이책 나오자 마자 산다. 내가.
나무야...이말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루나페러독스'는 언해피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