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4 짐승, 꽃과 함께 사라지다. =========================================================================
“폐하, 류 재상과 류 강......예......? 어......그, 그럼......폐하, 류 재상과...... 이, 이름을 아, 알 수 없는......분 납시었습니다.”
“......들라하라.”
하여튼 쟤도 뒤끝 긴 것은 알아 줘야 돼.
아직도 저 모양이니...쯧쯧쯧.
연제는 혀를 차다 턱을 느슨하게 괴었다.
문이 열리고 류 충과 그 뒤에 고개를 한껏 숙인 류 강연이 절뚝거리며 대전으로 들어왔다. 소문으로는 맷독이 올라서 오늘내일 한다더니 다리를 조금 절뚝거리는 것 빼고는 멀쩡해 보였다.
그나저나 팔이 부러졌다고 하더니 괜찮은가 보군.
처음에 그 소리를 듣고 저 집도 참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칼 쓰는 놈 팔을 부러트리다니 이게 무슨 잔인한 짓인가.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는 하나 아들에게 할 만한 짓은 분명 아니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신 류 충 문안인사 올리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신 ㄹ.......강연 문안인사 올리옵니다.”
“......편히 앉으시오. 재상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아침부터 찾아온 게요. ㄹ......강연 대장은 몸도 불편할 터인데......”
“괘, 괜찮사옵니다. 폐하”
류 강연이 고개를 깊이 숙여 감읍한 뒤 여느 때와 같이 류 충 옆에 앉으려다 그의 눈치를 힐끔 보면서 거리를 벌리며 앉았다. 멀쩡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골병이라도 들었는지 앉는 것뿐인데도 끙끙거리면서 여간 힘들어 하는 게 아니었다.
류 충은 그런 류 강연이 불쌍 할만도 한데 본 척도 하지 않았다.
연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충이, 저놈 앵돌아지면 그거 오래 가는데.......류 대장이 참 안됐군.
“재상. 협상단은 다 꾸려 진거요?”
“예. 폐하. 이제 출발하기만 하면 됩니다. 누가 결재도 안 해주고 도망 다니는 바람에 늦었지요.”
협상단을 빙자한 추격대 파견을 하루라도 늦추려고 도망 다녔던 연제는 헛기침을 하면서 손톱을 바라보았다.
“거, 손톱 멀쩡한 거 아니까 그만 좀 보시죠? 만날 할 말 없으면 손톱 보신다는 거, 제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흥! 그런 건 우리 연이 같이 여리여리 한 손을 가진 아가씨한테나 어울리지 그게 가당키나 합니까? 손도 솥뚜껑만하면서.”
연제는 손을 훽 내리면서 얼굴을 붉혔다. 황제 앞에서 그 무슨 방자한 말투냐고 면박이라도 주고 싶은데 현재 자신의 형세가 여러모로 너무 불리했다.
며느리에게 태기가 생기는 그날......내 이 모든 수모를 갚아 주마!
두고 봐. 넌 손자 얼굴도 못 볼 줄 알아! 흥!
아들아, 너만 믿겠다.
잘 하고 있는 거지?
연제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가라앉히며 류 강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류 강연 대장은,”
“이 청년, 류 씨 아닙니다.”
황제가 말하는 도중 불쑥 끼어들고도 모자라 옆집 아저씨한테나 사용할 법한 퉁명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저 말투에 연제는 눈을 한번 꼭 감았다 떴다.
“......강연 대장은 무슨 일로 같이 왔는가? 몸이 불편하니 거동을 삼가야 해야 하지 않겠나? 태자가 돌아올 때까지는 몸을 정상으로 돌려놔야지.”
류 강연은 류 충의 얼굴을 살피다 조심스럽게 말했다.
“폐하, 저는 태자전하의 경호대를 끌고 먼저 출발하려고 합니다.”
“뭐? 협상단과 같이 움직이는 것도 힘들 텐데 따로 말인가? 그냥 쉬는 게 낫지 않겠나?”
“어......태자전하께서 출타해 계시는데 경호대장인 제가 궁 안에서 편하게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가 그동안 몸이.......아, 안 좋아 쉬었으니 이제 라도 뒤 쫒아가 잡으...아, 아니. 모셔야지요.”
“그럼, 차라리 협상단과 같이 가는 게 어떠한가?”
“협상단과 같이 움직이기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너무 느려서......단출하게......”
말끝을 흐리는 모양새를 보니 류 충이 당장 가서 잡아오라고 닦달이라도 했나보군. 몸도 아픈 애를...쯧.
“그 몸을 해서 말이나 탈수나 있겠는가?”
"제가,"
류 강연이 대답을 채 하기도 전에 류 충이 또 끼어들었다.
“타야 할 겁니다. 그럼요. 마지막 기회인데 무조건 타야지요. 지가 먼저 꺼낸 말인데 이제 와서 못하겠다고 한다면 그때야 말로 짐 싸서 나가야지요. 그 동안 먹여준 밥값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연제는 울먹거리며 고개를 숙이는 류 강연에게 측은한 눈빛을 보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지금 가도 이미 늦었을 텐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겠구나.
연제는 무영과 화연이 벌써 거사를 치르고도 남았을 만큼의 시간이 지난 터라 여유롭게 허락해 주기로 했다.
“그럼 그렇게 하게.”
그도 자신의 아들이 매일 허벅지를 찌르며 울부짖는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물론 그 내용이 삼일에 한번 씩 오는 명의 밀서에는 고스란히 적혀있었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해독할 수 있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연제는 자신의 생각을 굳게...아니, 자신의 아들을 굳게 믿었다.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던 연제에게 류 충이 툭 하고 말을 던졌다.
“저도 갑니다.”
“응?”
“저도 간다고요.”
“어딜? 가람지방에? ㄹ....강연대장이랑?”
“예.”
“아니, 재상! 태자에다가 예부상서까지 가는데 재상이 왜 또 거기에 낀단 말이오! 고관능평도 이제 코앞인데 그건 어떻게 준비하겠다는 거요. 절대 불가하오!”
류 충은 말없이 고개를 깊이 숙여 대전 바닥에 이마를 대었다. 못마땅했던 연제의 표정이 단번에 변하면서 느슨하게 기대고 있던 상체를 바로 세웠다.
“재, 재상. 갑자기 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러시오.”
“폐하. 재상으로써가 아니라 한 아이의 애비로써 청하고자 합니다. 제 여식이 누구와 같이 있건 누구와 연정을 나누던 이제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사옵니다.”
“...그럼...”
“폐하. 몸이 허약한 아이옵니다. 십년 넘게 정신을 잃고 누워 있었다는 걸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게는 목숨보다 소중한 금쪽같은 아이옵니다. 그저 무사한지 그것만 확인한다면 소신은 바랄게 없사옵니다. 하나밖에 없는 딸년 걱정에 피가 말라가오니 부디 허락해 주시옵소서. 제발, 애비가 가서 보살필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폐하!”
“재상......”
류 충의 간곡한 부탁에 연제는 가슴이 울컥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같아 고개를 돌렸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류 충의 입장으로는 하나밖에 없는 딸이 말도 없이 먼 길을 떠나 생사도 알 수가 없게 되었으니 애비 된 마음으로 얼마나 애가 탈까. 나는 밀서를 받는데도 궁금하고 걱정스러운데 재상은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꼬. 며늘아기가 건강하기라도 하면 모를까 화연은 너무 약하지 않은가.
내가 오래된 친우의 마음을 너무 몰라줬구나......
밀서라도 보여줄걸 그랬어......비록 읽을 수는 없겠지만.
“재상, 짐의 생각이 짧았소. 그래,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딸이 보름이 다 되 가도록 소식조차 알 수 없으니 얼마나 속이 끓었겠소. 알겠소. 그렇게 하는 것이 속 편하겠다면 재상 마음대로 하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후......세상에 자식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소. 편히 앉으시오. 재상...... 어허, 내 윤허하겠다 하지 않소. 고개를 드시오.”
“예, 폐하.”
천천히 고개를 든 류 충의 얼굴이 붉었다. 아무래도 애써 눈물을 감추느라 얼굴이 붉어진 듯 했다. 어쩐지 오늘따라 머리도 희끗희끗해 나이도 더 들어 보이고 얼굴도 까칠한 게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그렇게 속이 상할 수가 없었다.
보약이라도 한 첩 내려줘야겠구나.
연제는 친우의 그 모습을 안타깝게 쳐다보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시선을 다시 돌렸다. 그러느라 류 강연이 류 충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다 위아래로 부라리는 류 충의 살벌한 눈빛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획 내리는 건 보지 못했다.
*
새벽녘 무영과 화연은 남하강 초입 객잔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꼬박 하루 동안 말을 달려 남하강 중상류쯤에 짐을 풀었다.
하루 종일 말을 몰았으니 오죽 피곤했을까.
객잔에 도착하지마자 쓰러지듯 꿈도 꾸지 않고 푹 잔 뒤 일어나 보니 이곳은 사람천지였다. 감현(縣)에도 사람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에 비해서는 많은 것도 아니었다. 물 반 고기반이 아니라 물 반 사람 반이었다.
늦은 아침에 일어난 화연은 거리를 가득 매운 사람들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무영은 그런 화연의 표정을 보면서 피식 웃으며 분장 도구를 챙겼다.
“연아, 나가려면 분장 해야지.”
참, 끈질기기도 하다.
어쩌면 하루도 빠짐없이 분장을 시키는지 화연은 신기한 마음까지 들었다.
식사는 대충하더라도 그것만은 꼬박꼬박 빠지는 일이 없었다. 그래도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갈수록 문제가 생겼다. 분장을 하면 얼굴이 간지러운 건 둘째 친다 하더라도 너무 잘 지워 졌다. 자주 고쳐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무영의 품에 안겨 다니다 보면 그의 어깨에는 짙은 분으로 얼룩이 져 있기 일쑤였다. 게다가 무영이 요즘 들어 부쩍 얼굴을 만지고 볼에 입을 맞췄다. 그럴 때 마다 무영은 입술이며 손에 잔뜩 묻어 나오는 분가루를 대수롭지 않게 툭툭 털며 넘겼지만 화연은 왠지 그게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었다.
이럴 바에는 그냥 나비를 쓰는 게 낫겠다.
아니지...나비를 쓰라고 일부러 저러는 걸지도 몰라.
“후...그냥, 나비 쓸게요.”
“그럴래?”
“네......”
무영은 그 말만을 기다렸는지 반색을 하며 짐을 뒤적거리더니 언제 챙겨놨었는지도 모를 나비를 꺼내들었다.
“....준비성이 참 좋으시네요...”
“필요할 거라며 네 시비가 챙겨 준거야.”
“......주세요.”
“내가 해줄게.”
자기가 손수 씌워주기까지 한다.
어지간히 씌우고 싶었나 보다.
그냥 쓰라고 말을 하지.
무영의 손길에 따라 얌전히 있던 화연이 입을 열었다. 이제 얼마 후면 가람지방에 도착해야 할 텐데 이렇게 마음 편하게 계속 놀아도 되나 싶어 궁금해 했던 차였다.
“일정은 여유로운 거예요? 서두르지 않아도 되요? 이제 보름 조금 남은 거 같은데...”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여기에 있다가 내일이나 모레쯤 배타고 화양주에 갈 거야. 그리고 바로 출발하면 넉넉히 도착할 수 있어.”
무영은 나비를 곱게 쓴 화연 꼼꼼히 훑어보더니 솜털하나 보이지 않는 그 상태가 맘에 들었는지 씩 웃으며 품에 안아 올렸다. 객잔을 나서는 그의 얼굴빛은 요 근래 들어 제일 신나 보였다.
*
길거리를 가득 매운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불어오는 강바람을 만끽하니 화연은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강을 따라 별에 별 것들을 좌판에 죄다 늘어놓고 파는 상인들부터 입으로는 맛 좀 보고 가라고 외치면서 손으로는 각종 주전부리를 만드느라 정신없이 바쁜 상인들 까지 볼거리, 먹 거리 천국이었다.
점쟁이 앞에 나란히 앉아 있는 연인들을 보던 화연은 풋 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애정운 이라도 보는 건지 남자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었다. 그 옆에 화공은 단란한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강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려주느라 바쁘게 손을 놀렸다.
여기저기로 바쁘게 돌아가는 나비를 가만히 보던 무영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들어 올리며 나비위로 입을 맞췄다. 나비 안, 화연의 눈이 살짝 커지더니 이내 가늘어 지면서 무영을 모로 보았다.
“......밖에서는 이러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이 보잖아요.”
“싫어.”
“사람들 있는데서 그러는 건 예의가 아니에요.”
“난 원래 예의가 없어.”
“......자랑하시는 거예요?”
“뭐......”
“둘만 있을 때 하면 되잖아요. 그것도 못 참아요?”
“응.”
“......어휴......”
한숨을 푹 쉬는 그녀의 볼에 보란 듯이 다시 입을 맞춘 무영은 화연을 한번 추슬러 안고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도 안 된 이른 시간이지만 사람들은 음식점 앞에서 줄을 길게 서고 있었다. 그 중 줄이 가장 긴 음식점으로 간 무영은 여느 때와 같은 꼼수를 사용하여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강이 한눈에 보이는 2층으로 올라가 주문을 하고 얼마나 기다렸을까? 계단 아래에서 탄성이 들리더니 이내 종업원이 사람 몸통만한 크기의 접시를 들고 2층으로 올라왔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던 종업원은 올라오자마자 씀씀이가 화통한 무영을 보고 환하게 웃더니 두 손으로 공손히 접시를 들고 잰걸음으로 다가왔다. 크기만큼 무겁긴 무거웠는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음식이 식탁위에 놓였고, 이미 접시 크기를 보고 깜짝 놀라있었던 화연의 입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와......너무 예뻐요.”
방금 통째로 튀겼는지 성인 허벅지정도 크기의 커다란 잉어에는 김이 모락모락 솟았다. 껍질은 노르스름하니 먹음직하게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고 그 위에 붉은색의 당근과 갈색의 고사리, 하얗게 찐 무채 그리고 희고 노란 계란지단이 색색별로 곱게 올려져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그 옆에 뭐로 만들어진 건지 모르지만 매콤한 냄새가 나는 갈색양념과 고소한 냄새가 나는 하얀 양념이 작은 종지에 각각 담겨져 나왔다.
"저희 객잔의 제일 인기 있는 요리입니다. 가장 싱싱한 잉어로 준비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구름잉어가 아주 제철이지요. 아시다 시피 구름잉어는 이때가 아니면 못 먹습니다. 살이 오를 대로 올라 먹을 만 하실 겁니다.”
화연이 입을 벌리고 잉어의 화려한 모양새를 구경하다 양념장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양념장은 뭐예요?”
“아, 짭쪼롬 하게 드리려면 이 갈색양념에 찍어 드셔도 되시고, 고소하게 드시려면 이 하얀 양념에 찍어 드십시오. 요 양념장이 저희 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거지요. 단백하게 드리려면 양념장 없이 야채와 같이 드셔도 충분합니다.”
“구름잉어라는 게 다 이렇게 큰가 봐요?”
“아이구, 손님 잘 모르셨군요? 원래 구름잉어가 크긴 하지만 이정도 크기면 대물 중에 대물이죠. 이 크기는 요즘 같은 제철에도 쉽게 잡히는 게 아닙니다.”
“아...그랬구나...그럼 이건,”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그냥 놔두면 한정 없이 종업원과 대화할 기세라 무영은 화연의 말을 끊었다.
누가 보면 10년 단골손님인줄 알겠어. 둘이 왜 이렇게 친근해?
“연아, 여기서 음식 설명 듣다 시간 다 보낼래? 구경은 그만하고 식기 전에 어서 먹어.”
화연에게는 부드럽게 말한 무영은 얼굴을 굳히고 종업원에게 고개를 돌렸다.
“바쁘지 않나?”
“아.....예, 예. 바, 바쁘죠. 엄청...바쁘죠. 그,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화연의 반응에 신나 주둥이를 놀리던 종업원은 무영의 살벌한 눈빛에 화들짝 놀라 어물거리면서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부리나케 사라졌다. 무영은 그 뒷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주시하면서도 화연에게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나비 벗고 먹어.”
나비를 벗어든 화연은 젓가락을 들고 이 커다란 잉어의 어디 부분을 먹어야 할지 고민했다. 무영이 그런 화연을 보더니 익숙한 듯 머리 옆 부분의 살을 젓가락으로 집더니 갈색양념에 살짝 찍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제가 먹을게요."
"......."
화연이 사양하자 그가 말없이 젓가락을 입 가까이 가져다 댔다. 볼이 살짝 붉어진 화연은 주변을 살피다 입을 작게 벌렸다.
바삭한 껍질 안에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이 씹혔다. 그 속살은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양념장과 환상의 궁합을 이루었다.
화연의 눈매가 초승달처럼 휘어졌다. 그녀의 입술이 오물오물 음식을 씹더니 이내 꿀꺽 삼켰다. 살짝 기름기가 묻어 번질거리는 입술이 벌어지면서 만족스러운 탄사가 흘러나왔다.
"어머...정말 맛있어요. 어쩜 이렇게 살이 부드럽죠? 구름잉어라더니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 거 있죠."
무영은 정말 맛있어 하는 화연의 반응에 제가 먹은 것도 아닌데 배가 불렀다.
먹음직스럽게 반질거리는 그녀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훑어 그것을 핥은 무영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응. 정말 맛있네.”
화연의 얼굴은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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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새로운 놈을 어찌나 시러라 하시던지......
욕을 얻어먹은 작가의 배가 터질듯 부풀어 올랐습니다.
산으로 가는 건 아니오니 너무 걱정은 마세요.^^*
진도 착실히 나갈 겁니다.
저 놈은......
짐승이 보위에 오르기 전 행할 일에 대한 도화선 격이니 그냥 봐 주시는 건...
환제국의 전성기를 정점에 올려줄 초석으로 쓸 놈이기도 하고...
(그래서 걔 머리가 노랗다는)
지금이야 그러시지만 나중에는 불쌍하다고 하실 수도...
......
쿨럭-
그렇게 싫으신가요? ㅜㅜ
반응을 봐서 서브남으로 쓰려고 했건만.
크흑- 저 놈은 텄네요.
무파마짱님, 나무바라기님, 마미지기님, ryan9084님, 여누오뉴님, miticita님 후원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