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9 짐승, 꽃과 함께 사라지다. =========================================================================
연제는 목 빠지게 기다렸던 명의 밀서를 받고 기분이 한껏 들떴다. 황후에게 연서를 받았을 때처럼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릴 수가 없었다. 전서구로 보내는 밀서야 짧을 수밖에 없을 테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그동안 궁금해 죽는 줄 알았다.
“이 녀석들이 진도는 좀 나갔나…….어디 보자.”
연제는 잔뜩 기대하고 밀서를 펼쳤다. 하지만 밀서는 글이 아닌 암호로 이루어져 있었다.
“응?”
이것들이 글로 쓰라고 했더니 암호로 보냈네? 이걸 누구한테 해독하라고 해야 하나…….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내용 중간 중간에 눈이니 손이니 이런 단어가 있지 않은가. 설마 했던 연제는 다른 그림자를 불렀다.
“청, 이것이 니들이 쓰는 암호냐?”
부복하고 있던 청은 연제가 내미는 종이를 흘끔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잘 좀 봐봐. 정말 아니야? 암호가 딱 맞는 거 같은데?”
절레절레
“아니야?”
끄덕
“확실해?”
끄덕 끄덕
“…….가봐”
청이 사라지고 밀서를 뒤집어도 보고 옆으로도 돌려 보고 등불에 비춰도 봤지만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연제는 심호흡을 하면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누르며 고 문서를 해석하는 심정으로 다시 천천히 읽었다.
첨욘으 감헌애 인슴니다.
중가내 이리 이서지만 자 해걸 대슴니다.
그렁대 내 전채가 타노 난습니다.
나으개 따라오지 마라고 해서 머리서 따라가고 인느대 자꾸 가라고 하심니다.
또 누내 디면 준어버리개다고 하선슴니다.
꼬츤 버잔응 햄니다. 얼구릉 거뭄니다. 머리도 거뭄니다. 눈도 거뭄니다.
손애 방지 거슴니다.
첨욘으 터리 하아개 대음니다. 눈으 해새임니다.
두리 이비 마처음니다.
-명
와작-
연제는 들고 있던 종이를 읽다가 손을 부들부들 떨더니 와락 구겼다. 그리고 서궤가 부서져라 내리 쳤다.
쾅-
“이게 뭐야!! 글 쓸 줄 안다며!!!”
연제의 안색이 점점 변할 때부터 진 내관은 이럴 줄 예상하고 있었다.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리며 귓구멍을 틀어막는데 아니나 다를까 자룡궁 안이 웅웅 울릴 정도의 쩌렁쩌렁한 고함이 터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잖아!!! 제대로 쓴 건 지 이름밖에 없는데 이걸 어떻게 읽냐고! 지금 이것도 밀서라고 보낸 거야?! 나보고 암호 해독이라고 하라는 거야, 뭐야? 애들 이따위로 교육 시킨 놈 누구야! 당장 데려와!! 당장!!”
구석에서 귓구멍을 막고 있던 진 내관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폐하. 그림자에게는 글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암호가 있는데 글이야 사용할 일이 뭐가 있다고 가르치겠습니까. 일부러 가르치지 않기도 하고요. 그러니 몇 번 써보기나 했겠습니까? 그 정도 쓸 줄 아는 것도 다행이지요. 아마, 그림자들 사이에서는 수재일겁니다. 그러니 어심을 차분하게 가라앉히시고 잘 읽어 보시면 무슨 뜻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람이 쓴 건데 못 읽을 리가 있나요.”
연제는 휙 소리가 날정도로 사납게 고개를 돌려 진 내관을 노려봤다.
“그래? 그럼 네가 이리 와서 읽고 해석해봐.”
“예?”
“이걸 읽고 해석해 보라고! 빨리 안 와?”
“......예......”
진내관이 주춤주춤 다가와서 바닥에 내팽개쳐진 종이를 집어 들었다. 그 꼴을 보던 연제는 그럼 그렇지 하며 피식 웃었다.
“거꾸로 들었다.”
“......예......”
종이를 돌려 몇 번을 읽어 본들 연제가 해석 못하는 것을 진 내관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자신 있었던 진 내관의 얼굴이 점점 울상으로 변했다. 그 모습을 비웃으면서 지켜보던 연제는 서궤에 팔을 비스듬히 걸치며 여유롭게 말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번 읽어 보시지? 그럼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며? 뭐라고 쓰여 있는 거냐? 차분하지 못한 짐은 도통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으니 차분한 네가 대신 알려다오. 아, 앞으로 도착하는 밀서도 모두 네가 읽어주면 되겠네. 그치? 내관 하나는 아주 잘 뒀단 말이야. 시작해봐.”
“......”
진 내관은 오늘처럼 자신의 주둥이를 꿰매고 싶던 날이 없었다.
*
감현(縣)은 남하강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로 여행자들이 꼭 거처 가는 번화한 도시였다. 객잔부터 시작해서 수도에서나 볼 수 있던 대규모 주루(酒樓)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기루(妓樓)는 세 집 걸러 한집 있을 만큼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황궁에서 그 난리가 벌어졌는데도 이곳에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부딪치지 않고 걷는 것이 힘들 정도였다. 거리에는 상인들과, 객잔의 종업원들과, 기녀들의 호객행위로 귀가 따가울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화연은 아까부터 쏟아지는 시선에 몸 둘 바를 몰랐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푹 숙이면서 무영의 귓가에 속삭였다.
“…….계속 이렇게 가야해요?”
“응”
“이건, 좀…….”
“뭐가 어때서.”
“차라리 말을 타고 가는 건 어때요?”
“마을 구경하고 싶다며.”
“그렇긴 한데…….”
“구경하러 나온 건데 말을 타면 제대로 볼 수가 없잖아. 그리고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말을 몰아?”
“그럼 그냥 돌아가요.”
“왜? 나가고 싶다고 할 때는 언제고. 난 그냥 객실에 있자고 말했잖아.”
화연은 입술을 불퉁 내밀며 두껍게 그려진 눈썹을 늘어뜨렸다.
“무릎도 다 나았는데 계속 이렇게 다닐 줄은 몰랐으니까 그렇지요…….”
지금 화연은 무영에게 아이처럼 안겨 있는 상태였다. 무릎은 애저녁에 다 나았지만 무영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치마라도 입었다면 덜 창피했을 텐데…….
“너만 그런 것도 아닌데 왜 그래?”
그의 말처럼 거리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인을 안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안겨가는 것, 그 자체는 특이한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저만 남자잖아요!”
지금 자신은 남장을 하고 있었다.
저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남자에게 안겨있는 남자는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아이라 할지라도 드물었다. 여아를 안고 다니면 모를까 남아는 손이나 잡고 다닐 뿐 아주 어리지 않고서는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았다.
이게 그렇게 신기한 구경거리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몇몇 여자들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다가 엄지손가락을 슬그머니 들어 올렸다.
화연의 고개가 아래로 점점 내려갔다.
무영은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면서 눈썹을 들어올렸다.
사람이 많아지니까 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가까이 있는 놈들부터 멀리 있는 놈들까지 죄다 쳐다봤다. 사실, 사람들이 화연을 쳐다보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물론 무영의 생각처럼 화연의 미색 때문에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화연의 머리색이 너무 눈에 띄었다.
그런 사정은 알지 못하고 쳐다보는 놈은 모두 화연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무영은 길 한복판에서 서서 모두 죽고 싶지 않으면 눈깔돌리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후…….그렇군. 이것도 고역이군…….”
화연은 무영의 한숨소리를 듣고 편히 가는 주제에 괜한 투정을 부렸나 싶어 미안한 마음에 그의 볼을 살며시 매만졌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죠…….괜히 투정부려서 미안해요. 우리 다시 돌아갈까요?”
화연의 손길에 사나웠던 심사가 가라앉는 것을 느끼고 무영이 고개를 조금 숙였다.
“난 괜찮아. 하나도 힘들지 않아. 다른 것 때문에 그렇지…….그리고 어차피 저녁 먹어야 하잖아. 저쪽으로 가면 떡갈비 잘하는데 있어. 거기 가서 식사하고 좀 한산해 지면 돌아가자.”
“어? 여기 와보신 적 있으세요?”
“응. 5년 전쯤에.”
“그럼, 남하강에도 가보셨겠네요?”
“거기까지는 안 갔어. 여기가 남하강 초입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라고는 하지만 말이 그렇지 여기서도 꼬박 하루 동안 말을 달려야 하는 거리야. 중간에는 산하나 있을 뿐 쉴 곳도 없어. 그래서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거지. 난 강에는 관심 없어서 여기까지만 와봤어.”
“여기는 왜 오셨는데요?”
남녀 관계에 대해서 백지수준인 무영이라도 유명하다는 기루 한번 가보려고 여기까지 왔다는 소리는 할 수 없었다. 아니, 할 수는 있는데 하면 뭔가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그거…….먹으러.”
거짓말은 아니다. 그거가 뜻하는 것이 뭔지 설명을 안했을 뿐.
화연이 그것이 떡갈비라고 생각하고 풋- 하고 웃었다.
이 남자 알면 알수록 참 귀엽다. 이런 곳과는 맛으로나 질로나 비교 할 수 없는 궁중음식을 먹으면서 고작 떡갈비 먹으러 수도에서부터 꼬박 닷새거리인 여기까지 오다니…….
떡갈비가 그렇게 좋은가? 딱 애들 입맛이구나.
“그래서 맛있게 드셨어요?”
“…….유명한 값은 하더라고…….”
“와-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꼭 먹어보고 싶어요. 정말 맛있을 것 같아.”
“......응”
무영과 화연이 이리저리 사람에 치이면서 떡갈비 집으로 왔을 때에는 해가 저물어 어둠이 내려와 있었다.
화연은 요림(料林)이라는 간판 앞에 일렬로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입을 벌렸다.
“사람이…….이 사람들 다 떡갈비 먹으려고 줄 선 거예요?”
“응. 여기는 술도 유명해.”
“너무 많은데요? 기다리려면 시간 꽤나 걸릴 것 같은데…….시장하지 않으세요?”
“기다리지 않아도 돼.”
“예?”
무영은 화연을 안고 문 앞에서 대기표를 나눠주던 종업원에게 다가갔다.
“어서 옵쇼! 대기시간 약 한 시진 반 정도 걸리실 겁니다. 대기표 드릴까요?”
무영은 말없이 작은 은덩어리를 건넸다. 은덩이를 받은 종업원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바로 안으로 드시지요. 어디로 모실까요?”
“3층”
“저…….3층이면 추가 요금이 붙는데…….괜찮으십니까?”
“응.”
“어이구! 손님! 이리로 오시지요! 자, 자 좀 비켜 주세요! 향분아!! 여기 이 손님들 3층으로 모셔라!”
“3층이요? 어머! 손님,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얼굴 가득 주근깨가 퍼져있는 귀여운 여자종업원을 따라 3층으로 가니 북적 북적한 1층과는 딴 판이었다.
자리도 거의 비어있어 한산한데다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화연은 무영이 자리에 내려주자마자 창틀에 매달려 밖을 내려다보았다.
끝이 보이지도 않는 광활한 대지와 이제 파릇해지기 시작하는 산. 주변에 높은 건물도, 매캐한 연기도 없는 이곳은 아주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맘에 들어?”
“네, 경치가 아주 예뻐요. 저-기 저건 뭐예요?”
화연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한 쪽 방향으로 점점이 보이는 희끄무레한 불빛이었다.
“이 도시부터 남하강 까지는 중간에 있는 산만 빼놓으면 연등으로 쭉 이어져 있어. 밤에 출발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현(縣)에서 설치 한 거야. 이 도시를 거치지 않고 중간에 노숙을 하는 사람들도 많거든. 여긴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그럼, 그건 누가 매일 껐다 붙였다 하는 거예요?”
“아니, 연등은 안에 야명주와 비슷한 종류의 야광석이 들어가 있어. 밝기도 지속시간도 야명주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런대로 쓸 만은 하지.”
피식 웃으며 설명 하는 무영의 눈은 연등이 아니라 화연의 먹음직스런 복숭아 빛 손톱에 꽂혀 있었다.
“그렇구나…….길을 잃는 사람은 없겠네요.”
“어차피 길은 나있으니까 잃어버리는 사람은 없는데 여행객을 상대로 금품을 노리는 도적들이 가끔 있으니까.”
“훗-정말 모르시는 게 없네요? 이런 데에는 관심 없어 하실 것 같았는데…….”
무영은 미소 짓는 화연의 입술로 시선을 옮겼다.
“와 봤으니까…….”
남정네 둘이 참 분위기 묘하다…….꼭 연인사이 같기도 하고…….
아까부터 저 머리색 희한한 청년은 작은 도령의 얼굴을 잡아먹을 듯이 봤다.
앉아있는 자세도 참 수상쩍었다. 넓은 자리 다 놔두고 굳이 창틀에 매달린 작은 도령 옆에 찰싹 붙어 앉은 거 하며, 도령의 등을 덮치듯 바짝 다가가 있는 게 그냥 봐도 저 청년이 작은 도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옆에 서있는데 단내가 풀풀 풍겼다.
이곳은 별에 별 사람들이 다 오고가는 곳이다. 남정네 둘이 손잡고 돌아다니는 것 정도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기는 하다.
그건 그런데…….
저 작은 도령은 청년의 눈빛을 영 눈치 채지 못하는구먼. 저렇게 군침을 흘리면서 쳐다보는데…….보기보다는 둔한가배.
향분은 고개를 끄덕거리다 빙긋이 웃었다. 손님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것이 또 이런 주점 종업원의 할일이 아니겠는가. 종업원의 불로소득 수준은 눈치가 얼마나 귀신같은가에 따라 달랐다. 그리고 향분은 감현(縣)내 주점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중 최고의 불로소득을 자랑하는 종업원이었다.
“손님. 어떻게 준비해드릴까요? 저희는 떡갈비정식이 유명합니다.”
“그걸로”
무영은 화연의 얼굴을 핥듯이 보면서 빨리 가라는 듯 성의 없게 대답했지만 향분의 말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기름진 음식에는 술 한 잔을 빼 놓을 수는 없지요. 여러 가지 술이 있지만, 특히 몽요주(夢妖酒)와 궁합이 아주 끝내줍니다. 아시죠? 몽요주.”
무영이 향분에게 시선을 돌렸다.
안 마셔본 술이 없는 무영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헌데 그 술은 문제가 좀 있는데…….
“알긴 아는데…….”
“역시, 아실 것 같았습니다. 저희 집에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는 술인지라 가격이 조금 나가기는 하지만 한번 드셨던 손님들께서는 참 바람직한 술이라며 입이 마르게 칭찬하였었죠. 그 뒤부터는 항상 그것만 찾으시고요. 이미 드셔 봤다면 잘 아시겠네요.”
“......연아, 술 마실 줄 알아?”
창밖을 내다보던 화연은 무영의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저 마시기는커녕 술 냄새도 못 맡아요. 속이 안 좋아 져서…….”
무영의 눈썹이 조금 쳐졌다. 실망한 기운을 눈치 챈 향분은 화연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손님, 이 술은 특이하게도 독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그냥 과일 차와 같은 맛과 향이라고나 할까요? 두 분이서 여기까지 놀러 오셨는데 한잔 정도는 하셔야지요. 한번만 드셔보세요.”
화연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여상스럽게 말했다. 어차피 자신이 마실 것은 아니니 무영이 마시겠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뭐, 당신 드시고 싶으시면 드세요.”
“그럼 한 병만…….우선”
“잘 선택하셨습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그럼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추강(妯康)열매도 같이 드셔야지요?”
“음…….그럴까?”
“그럼요! 몽요주과 추강열매, 둘은 한 몸과 마찬 가지 인걸요. 아시면서…….”
향분이 눈썹을 들어 올리면서 무영에게 의미심장하게 눈짓을 했다. 무영은 화연의 얼굴을 흘끔 보다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탁자 밑으로 작은 은덩이를 건네주었다.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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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밀서를 해석하시는 한 분에게 추첨을 통해 선물 나갑니다.
캬캬캬ㅑ캬ㅑㅑ
아무도 없다에 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