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1 4. 엮이는 물고기 세 마리 =========================================================================
“ 비숏 씨. 정말 한 달 동안 제 곁에서 노동하실 거예요? 그냥 어디 숨어서 놀다가 돌아가셔도 되는데.”
비숏은 듣자마자 손사래를 쳤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며 당치도 않다고 펄쩍 뛴 그가 뒤이어 소심하게 본심을 중얼거렸다.
“ 들키는 날엔….”
“ …….”
“ …….”
침묵이 셋을 감쌌다. 부크마저 연민의 표정으로 달달 떠는 것이, 아윈의 유명세는 보나마나 악명이 그 대다수를 차지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자칫하면 비숏이 맞이하게 될 (검열삭제) (검열삭제)의 최후를 상상하다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붕붕 흔들었다. 소, 소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아윈이 벌써 싸이코패스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상상의 힘인가!…는 걔 원래 싸이코패스지 참.
“ 뭐…음…저만 믿으세요!”
나는 판판한-젠장-가슴을 호기롭게 팡팡 쳤다. 물론 아윈을 막아주겠다는 소리는 아니고.
“ 모질고 혹독한 노동! 제 전문이죠.”
놀다가 걸려서 아윈에게 죽는 일은 없을 거예요! 내가 그 뜻을 담아 안심하라는 의미로 호언하자 비숏이 어색하게 입매를 끌어올려 웃었다. 눈동자가 요란하게 떨린다. 나의 믿음직한 모습에 감동이라도 받은 걸까. 이내 그가 부크에게 귓속말로 ‘요즘 관은 무슨 색이 유행이죠? 그리고 미리 주문하면 할인해 주나요?’라며 묻는 기분이 들지만 착각일 것이다.
*
우리는 가게에서 배를 채우고 스크롤을 찢어 귀환했다. 에드지에서 수도까지의 빠른 이동을 책임져주는 스크롤은 두 사람-나와 부크-의 몫이 다였지만, 비숏이 스크롤을 찢는 부크에게 한 몸인 양 착 달라붙었기에 함께 운반될 수 있었다. 설명을 듣기로 본래 이런 이동스크롤은 한 장으로 두 사람이 사용할 경우 한 명이 스크롤의 힘을 온전히 다 받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라, 보통은 이동 도중 어딘가에서 탈락해 외딴 곳에 나뒹굴 확률이 다분하다고 했다. 비숏은 마법사여서 모자란 마나를 스스로 보탤 수 있는 거라고. 거 꼼수도 아무나 못 쓰는구먼.
부크는 나와 수도 저잣거리의 광장-스크롤의 좌표가 이곳으로 잡혀있었다-에서 작별인사를 나눴다. 잘 가라는 뜻으로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뭘 만나~’ 따위의 개사한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부크가 불쑥 손을 내민다.
그러더니 내게 충격을 선물했다. 넌 내게 쇼크를 줬어. 그것도 아주 신선한 쇼크를 말이야.
“ 선생님, 가발이랑 가면 이제 주셔야죠.”
“ 헐.”
“ 왜요? 설마 가져가시게요? 사실 이제와 좀 부끄러운 말이긴 한데 그거 구입한 게 아니라….”
“ 나 이거 계속 쓰고 있었어?”
“ ? 그걸 말이라고.”
부크는 내게 ‘벌써 치매냐’는 불손한 발언을 더하다 명치를 맞았다. 그리고 나는 부크에게 주먹질을 하면서도 동시에 뒤통수를 거하게 얻어맞은 느낌에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줄곧 가발과 가면을 쓴 채였으면, 아윈을 만났을 때도 이 상태였다는 거 아냐. 와, 걘 대체 날 어떻게 알아본 거지? 빼빼로 게임하듯 코앞에서 마주친 것도 아니고 처음엔 서로 제법 떨어져있었는데. 마법천재라서 눈썰미도 천재인가?
난 부크를 패다말고 옆의 비숏을 응시했다-움찔하는 것 같았지만 착각이겠지-. 이양반도 그래, 그 구석까지 열심히 도망쳤는데 며칠 살지도 못하고 덥석 잡혔지. 생각해보면 소름끼치는 추적이다. 이 사람이 설마 멍청이라서 ‘비숏이는 에드지로 출발함☆’하는 편지를 남기고 튀었을까. 아무래도 아윈에겐 목표한 대상을 찾는 특출한 레이더가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문제 많은 캐릭터가 능력하나는 밑도 끝도 없다. 나는 짐작해오던 사실을 좀 더 제대로 깨달았다.
‘ 아윈에게 잘못이라도 하고 튀는 날엔 어디로 도망치든 백 퍼 뒤지겠구나!’
적국으로 망명해도 뒤질 것 같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윈에겐 개기지 말아야겠다는 기존의 결심을 재차 다지며 그새 짜부라진 펀치머신이 된 부크를 놓아주었다. 앗 부크의 상태가…한 대만 때리려했는데 하필 생각에 잠기는 바람에…. 작은 눈에 어울리지 않는 왕만 한 눈물방울이 그렁그렁하다. 나는 따끔한 죄책감을 느끼며 눈물길과 함께 멀어지는 부크를 응시했다. 석양을 배경으로 사라지는 뒤태가 애처롭다. 미, 미안.
“ 힐이라도 써줄 걸 그랬습니다.”
비숏이 안타까운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러게.
어쨌든 그렇게 부크를 보내고 나와 비숏은 자작저로 귀택했다. 지도상의 위치를 알려주고 비숏의 텔레포트를 통해 이동했는데-알고 보니 비숏은 이때 마나가 거의 남지 않았었다. 본의 아니게 가혹한 노동을 시킨 셈이다-, 대문 바로 앞에서 짜잔! 하고 나타자마자 마침 볼일을 보고 들어오던 에슐라와 정통으로 마주쳤다.
“ …….”
덕분에 내가 마법사를 데리고 왔다는 소식은 입도 벙긋하기 전 알아서 온 저택에 퍼져나갔다. 하하, 인간 확성기 너어!
소식을 듣고 헐레벌떡 뛰어내려온 아버지는 금방이라도 픽 쓰러질 것처럼 비실거리는-마나고갈-비숏의 모습에 당황하시다, 내 설명을 듣고 일단 납득했다. 나는 구체적인 품목은 생략하고 대충 마탑에서 구입한 물품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 해서 그에 대한 보상으로 책임자인 비숏이 한동안 내게 인력을 제공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비숏의 상태가 이 모양인건 마탑에서 여기까지 무리한 텔레포트를 사용하느라 그렇다는 변명은 덤-. 아버지는 별달리 의심하는 기색 없이 비숏에게 묵을 방을 내어주었는데, 손님방 중 가장 화려한 곳이었으니 꽤나 환대를 해준 셈이었다.
기실 저의가 미심쩍긴 할 것이다. 고작 물품불량에 대한 보상이라기엔 비숏의 인력이 지나치게 그 값이 높았으니까. 그러나 수상한건 수상한 거고 어쨌든 상대는 마탑이었다. 의혹을 드러내기엔 가진 힘이 무서울 정도로 크다. 나는 충분히 아버지, 엑트리 자작을 이해했다. 이곳은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는 세계였다.
‘ 사실 비숏의 명줄은 내게 있지만!’
그렇기도 하고. 아, 이거 왠지 마음에 드는데? 호가호위의 맛을 알 것 같다.
비숏을 객실로 보내고 나는 친숙한 내 방안에 드러누웠다. 주인아가씨의 체통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에슐라는 내가 외출에서 돌아오자마자 자빠져 눕든 덤블링을 하든 신경 쓰지 않아 참 좋았다. 난 침대의 푹신함을 만끽하다 그녀가 떠온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갔다.
“ 어떠세요? 좀 더 데워올까요?”
“ 아냐, 딱 괜찮아. 참 에슐라, 아버지 팝콘사업 하신댔잖아. 그거 어떻게 되고 있어?”
피곤이 녹는 기분을 느끼며 막 떠오른 것을 물었다. 상체는 여전히 침대에 뉘인 주제에 입만 나불댄다. 질문을 들은 에슐라는 ‘그거요’하고 운을 떼더니 아는 것을 줄줄 읊기 시작했다. 내용은 사람들이 여전히 바쁘고, 진행에 별다른 장애요소도 없으며, 팝콘을 만들 장비를 갖춘 상단이 곧 출발할 예정이라는 순탄한 전개로 이루어져있었다. 예상했던 평화로움이라 난 별 감흥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 아, 그러고 보니 가게를 열 때는 성공을 기원하는 글귀 같은 걸 새긴다고도 했어요.”
“ 글귀?”
“ 네. 가게 문이나 아님 벽에.”
이건 좀 관심 가는 내용인데. 자고로 팝콘을 알리는 글귀라면 딱 이런 게 아닐까. ‘팝콘! 정말 잘생겼고, 그리고 맛도 최고고 모양부터 식감까지 완벽해. 그게 바로 펄펙 그게 바로 과자의 진리지.’
…의외로 괜찮다?
나는 이따 아버지를 뵈게 되면 넌지시 한번 말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을 참방였다. 대야는 보기보다 깊어서 약한 물장구정도로는 물이 바깥으로 튀지 않았다. 내 하는 짓거리를 가만 지켜보던 에슐라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몸을 한참 꼼지락거리다 입을 열었다.
“ 저어…아가씨, 함께 오신 마법사님 말이에요.”
“ 응. 어, 혹시 관심 있어?”
뜻 없이 던진 말이었다. 에슐라도 당연히 대수롭지 않게 넘길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눈만 돌려 쳐다본 그녀는 예상외로 ‘대경실색’ ‘이것은 설마 환청인가’ ‘??’ ‘미친’ 정도의 뜻이 유추되는 극렬한 낯빛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격한 반응에 놀라 몸까지 일으켰다. 비…비숏이 그 정도야? 설마 방으로 안내받을 때 힘이 없어 네발로 걷기라도 했나?
그러한 순간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에슐라의 이유는 맥 빠지게 단순했다.
“ 아저씨잖아요.”
“ 어…이십대인 것 같던데?”
“ 전 연하남이 좋아요.”
타협을 절대 불허한다는 듯 어조가 몹시 단호하다.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녀의 단호박 같은 이성취향을 들으며 에슐라의 나이를 되새겼다. 너 열여섯….
“ 그, 그래.”
“ 아무튼 그런 걸 떠나서요, 마법사님이니까 마법을 잘 쓰시겠죠?”
============================ 작품 후기 ============================
I'm Not Sorry 라는 노래 좋네요 'ㅁ' (뜬금리스
참, 이번화는 후기가 길어요!
홍보(!)도 있답니다!
그럼 후기시작 >
아, 그전에 물어보신 분이 계셔서! 저희집은 1남 2녀 랍니다!
+
엘리아냥네 패밀리 이야기
~즐거운 다슬기 축제~
다슬기 축제에 간 아빠, 고모, 동생
(주차를 했는데 왼쪽 내리는 공간이 몹시 좁은 상황)
고모: 오빠는 내리다 뱃살에 걸리겠다ㅋㅋㅋㅋㅋ
고모: (오른쪽을 놔두고 왼쪽으로 내린다)
아빠: 야이 가시나야 넓은 곳 봐두고 어디가냐
고모: 난 날씬하니까~(꾸역꾸역)(힘겹게 내림)
아빠: 가시나 피똥 싸고있다
동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톡으로 상황전송)
-다슬기 잡으러 가는 길-
고모: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ㅇㅇ아 고모 몇살로 보여? > < 아 나 너무 어려보이는거가태ㅠㅜ
아빠: 똥을 싼다 가시나야
고모: 아냐 나 눈가에 주름한개도업자나 바바
(거울을 본다)
고모: 엄마야 자글자글하네
고모: 이제 알았네 호호
아빠: 니 투턱은 어쩔건데
동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슬기 까기 대회 발견-
아빠: 야 이거는 ▲▲이(작은삼촌)불러야 겠네 (작은삼촌이 다슬기를 잘 깜)
고모: 아맞아 근데 걘 안돼
아빠: 왜?
고모: (다슬기 깔 때) 쪽쪽 빨아
아빠: 이야 잘됐네 드럽다고 깐 거 집에 가져가라하는 거 아니야?
아빠: 데려가자 데려가자
동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뿐 고모는 리효리를 닮으셨답니다'-'b 어릴때 맨날 커서 고모처럼댈꺼야!!!했었어여)(현실: 크아아앙 엘리아냥이 울부지저따)(막내:개돼지야 그만먹어)
++
작가연합 카페 "도담도담"이 18일~20일 3일간 깜짝 오픈을 합니다☆
현재 외전리퀘 이벤트가 진행중이에요 XD !
▶원하는 내용의 외전을 신청, 신청 된 외전들 중 하나 이상을 작가가 써서 카페에 업로드하는 이벤트랍니다.
ex) 구들 신데렐라 패러디 외전 신청해요
ex) 라테가 정말 케니스 빠순이라면?-사귄다는 설정-남친의 제복을 몰래 훔치는 라테story
ex) 아윈의 라테보쌈
리퀘 이벤트 외에도 회원분들의 다양한 팬픽, 팬아트, 그리고 작가진의 다음화 미리보기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으니 관심이 가신다면 카페로 고곡!
카페주소: http://cafe.naver.com/dodamwriters
(혹은 초록창에 도담도담 검색)
※가입제한은 99년생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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쿸쿸 > < 행버캐 > < 후훗 > < 부자가 돼버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