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35, 들어갑니다.”
-탁!
슬레이트 소리와 함께 첫 촬영을 했던 공원에서 서준과 보라의 포옹 신이 이어졌다.
어느덧 촬영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태준의 사건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한참이나 태준에 관한 얘기를 하던 스태프들은 곧 바쁜 촬영 스케줄 때문에 드라마에 관한 대화로 돌아갔다.
서준은 태준이 많이 힘들었겠다며 묵묵히 위로를 건넸다.
태준에게 내적 친분이 있다는 도식과, 혁진, 지영과는 따로 송학 주점에서 만났다.
태준에게 허락을 받은 후 이들에게는 기사에 실린 부분 말고 사건에 관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해 주었다.
얘기를 들은 세 사람은 태준이 당한 일에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며 연신 술을 마셨다.
결국 그날 가을은 도식과 혁진을 택시에 태워 보내고 지영은 집까지 데려다주고 나서야 산장 빌라로 돌아왔다.
연기를 하고 있는 서준과 보라의 모습 위로 흰 눈이 펑펑 내렸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꽤 쌓여 공원은 장관을 이루었다.
덕분에 남녀 주인공이 포옹을 하고 있는 장면이 그림 같은 모습으로 촬영되었다.
애절한 포옹 신에 이어 애틋한 대사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컷! 좋습니다!”
가을의 말이 끝나자 각자의 스타일리스트들이 빠르게 서준과 보라에게 향해 메이크업을 수정했다.
“점심은 저쪽 ‘낙원 칼국수’ 집에 준비되어 있으니까 배우분들이랑, A팀 스태프들 먼저 이동할게요!”
혁진의 말에 사람들이 분주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늘 촬영은 공원에서 이어져 장비 문제로 팀을 나눠 식사를 해야 했다.
“감독님 먼저 드시고 오세요.”
“아냐. 난,”
“오늘도 생각 없으세요?”
“어? 뭐. 그렇네?”
가을이 웃어 보이자 혁진이 알겠다는 듯 빠르게 손으로 오케이 표시를 하며 몸을 돌렸다.
종종 식사 시간이 되면 생각이 없다는 이유로 현장을 빠져나와 태준과 둘이 식사를 한 가을이었다.
“감독님 안 가요?”
서준이 흰색 목도리를 목에 칭칭 감은 채 가을에게 다가왔다.
“많이 추워?”
“네. 저 추위 엄청 타요.”
가을이 패딩에 넣어 둔 1회용 손난로를 꺼내 서준에게 건넸다.
“나 주면, 감독님은?”
“또 있어.”
“나도 많지만.”
서준이 가을이 내민 손난로를 쏙 잡아 쥐었다.
“감독님이 친히 준 거니까 받을게요.”
손난로를 소중하게 쥐고 주머니에 손을 넣던 서준이 볼과 코가 빨개져 휴대폰을 보고 있는 가을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뱉어 냈다.
“귀엽게, 진짜.”
가을이 제대로 듣지 못해 고개를 들었다.
“응? 뭐라고 했어?”
서준이 참지 못하고 가을의 머리를 사정없이 흩트렸다.
“야!”
“선배는 이렇게 부스스한 게 어울려요.”
괜히 장난스러운 목소리를 내던 서준이 매니저가 얼른 오라는 손짓을 하자 걸음을 옮겼다.
디링-
[공원 주차장에 도착했어요.]
태준의 메시지에 미소 짓던 가을이 빠르게 뛰어 단숨에 주차장으로 향했다.
촬영차가 세워진 근처에 태준의 차가 보였다.
가을이 그사이 머리와 옷에 쌓인 눈을 툭툭 털어 낸 후 보조석 문을 열고 빠르게 자리에 앉았다.
“차 엄청 막혔죠?”
“생각보단 괜찮았어요.”
“임 비서님은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명석을 봐야 하니 점심시간에 맞춰 명석에게 방송국 근처 초밥집에서 밥을 먹게 하라는 가영의 지령을 받은 태준이었다.
그 탓에 태준은 명석과 있는 내내 초밥 타령을 하며 명석이 초밥을 먹고 싶게 만든 후 가을을 만나러 온 상태였다.
“아마 일선 초밥집에 있을 거예요.”
“가영이랑 우연히. 만나겠네요.”
두 사람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태준이 뒷좌석에 둔 봉투를 들어 샌드위치와 따듯한 음료수를 꺼내 가을에게 건넸다.
“종류별로 사 왔으니까 마음에 드는 걸로 먹어요.”
차 안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점심을 먹자는 말에 가을이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골고루 담아 온 태준이었다.
두툼한 패딩을 벗어 뒷좌석에 놓은 가을이 배가 고팠는지 단숨에 샌드위치 두 개를 먹고 내리는 눈을 감상했다.
“정말 예쁘죠?”
도심 속에 있는 공원에 쌓여 있는 눈. 그 위로 끊임없이 내리는 함박눈이 장관이었다.
오늘 새벽까지 촬영을 이어 갔다가 저녁에 다시 촬영이 시작되는 스케줄 탓에 크리스마스를 오붓하게 보낼 수 없어 가을의 얼굴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빨리한다고 했는데 25일엔 시간이 안 나네요.”
“아쉽지만 이렇게 잠깐이라도 볼 수 있으니까.”
가을을 향해 웃어 보인 태준이 말을 이었다.
“손 내밀어 봐요.”
태준의 목소리에 가을이 무심히 손을 내밀었다.
“선물.”
태준이 고급스럽게 포장이 된 선물 상자를 가을의 손에 올려놓았다.
“와- 뜯어 봐도 돼요?”
태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가을이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벗겨 냈다.
그 안에는 작은 카메라 모양의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태준이 주문을 해 제작된 목걸이였다.
“와아…… 너무 예쁘다.”
“마음에 들어요?”
“네, 진짜 너무 예뻐요.”
태준이 가을의 손에 든 목걸이를 가져왔다.
“돌아 봐요.”
가을이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자 가늘고 흰 가을의 목이 드러났다.
그저 목걸이를 채워 주는 것뿐인데 태준의 숨결이 목덜미에 닿자 가을의 귓가가 저릿해졌다.
잠시 목적을 잃은 태준이 가을의 뽀얀 목덜미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읏-”
예상치 못한 입맞춤에 가을 움찔 몸을 떨었다.
그 상태로 태준이 가을의 목덜미 곳곳에 입을 맞추자 얕은 신음을 흘리던 가을이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냈다.
“대표님…… 으읏…… 그만이요.”
태준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가을의 목에 목걸이를 채워 주었다.
“됐어요.”
태준의 목소리에 가을이 머리카락을 내리고 목에 걸린 목걸이를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열이 올라 빨개진 얼굴로 태준을 향해 밝게 웃어 보인 가을이 패딩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건넸다.
“저도, 선물이에요.”
태준에게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 한참이나 고심하다가 고른 넥타이핀이었다.
포장지를 풀어내고 기뻐하는 태준에게 가을이 직접 넥타이핀을 꽂아 주었다.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손을 꼼지락거리던 가을이 작은 목소리를 냈다.
“잠, 잠깐만 몸을 좀 이쪽으로 이렇게…….”
가을이 자신을 향해 좀 더 다가오라는 손짓을 하자 태준이 가을을 향해 상체를 내밀었다.
“그럼…… 이제 눈을 좀 감아 주시면…….”
“뭐 하게요.”
짐작하고 있는 태준이었지만 일부러 한껏 진지한 목소리를 냈다.
“크리스마스기도 하고…… 음…… 눈도 오고 하니까.”
태준이 가을이 늘 얘기하는 핑계를 댔다.
“샌드위치 먹었는데.”
“……저도 먹었어요.”
“같은 거 먹었으니까 괜찮네.”
태준이 슬며시 눈을 감았다.
물끄러미 태준의 얼굴을 보던 가을이 유독 붉고 촉촉해 보이는 태준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고는 용기를 내 가볍게 태준의 입술을 쓸다 벌어진 틈으로 조심스럽게 비집고 들어왔다.
어설프게 태준의 혀를 슬쩍슬쩍 건드리며 당기자 참지 못한 태준이 그대로 가을의 목덜미를 손으로 잡아 뒤로 눕혔다.
그 상태로 수줍게 침범해 오던 가을의 혀를 낚아 한껏 농밀한 키스를 퍼부었다.
시작은 가을이 했지만 몰아치는 건 태준이었다.
차 위로 하염없이 내리는 눈, 그 눈을 치워 내는 와이퍼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한참이나 긴 키스를 이어 갔다.
* * *
문규의 지시로 성북동 거실에 정열과 미연, 태준, 찬영이 한자리에 모였다.
태준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은 비밀 수사를 종용하고 뇌물까지 줬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끔찍한 일을 당한 손주를 걱정해 벌인 일이라며 문규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사람들은 가해자인 혜경과 정기가 사망해 처벌을 하지 못하게 된 부분에 분노했다.
문규는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에 대해선 확실히 책임을 지겠다고 얘기했다.
진실을 알게 된 미연은 왜 자신에겐 비밀로 했냐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사실을 알았으면 태준에게 더 신경을 썼을 거라는 이유를 댔지만, 속마음은 그때 태준을 더 몰아세우지 못한 걸 아쉬워하고 있었다.
비뚤어진 마음은 찬영도 마찬가지였다.
납치된 게 태준이 아니라 자신이었으면 문규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하며 스스로 끊임없이 비교를 했다.
“오늘 여기에 모이라고 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문규가 들고 있던 서류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다 같이 모이라고 한 이유가 혹시 유언장 때문인가 싶어 노심초사하던 미연의 얼굴에 그림자가 짙게 깔렸다.
“이게 뭐예요, 아버님?”
“그 전에.”
문규가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정열과 미연, 태준과 찬영을 보다 말을 이었다.
“난 이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다.”
문규의 말에 각자의 생각이 표정에 드러났다.
정열은 예상했다는 표정이었고, 태준은 예상한 시기보다 앞당겨져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에 반해 미연과 찬영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버님이 물러나시면…… 이이가 회장 자리에,”
“아니.”
미연의 말을 문규가 날카롭게 잘라냈다.
“태준이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아버님!”
“할아버지!!”
미연과 찬영이 동시에 큰 목소리를 내자 문규가 슬쩍 인상을 썼다.
“이이도 있는데 아직 태준이는 이르잖아요.”
미연이 정열을 돌아봤지만 그는 그저 표정 없이 있을 뿐이었다.
“정열이 네가, 당분간은 태준이를 도와서 같이해라.”
“예.”
일이 흘러가는 분위기에 미연이 맞잡은 제 손을 티가 나지 않게 손톱으로 눌렀다.
“태준이가 곧 자리 잡으면. 네 뜻대로 해.”
문규의 말에 미연이 놀란 표정으로 정열을 돌아보았다.
“뜻이라니요?”
“일선에서 물러날 생각이야.”
“……갑자기 왜요?”
“태준이도 있고. 난 이제 그만 쉬고 싶어.”
“…….”
“제주도 별장에 내려가서 당신이랑 지내고 싶은데, 괜찮지?”
정열의 말에 미연이 웃어 보였다.
미연의 입가에 미약한 경련이 이는 걸 본 사람은 태준뿐이었다.
미연이 간신히 참아 내고 있을 때 찬영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럼 저는요.”
내내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던 찬영이 서운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문규를 바라보았다.
“저도 있잖아요. 저도…… 할아버지 손자라고요.”
“…….”
“왜 늘 태준이만 예뻐하세요?”
“그걸 몰라서 묻는 게야?”
날 선 문규의 목소리에 입술을 깨물던 찬영이 울분에 찬 목소리를 냈다.
“저도 노력하고 있어요. 노력한다고요!!”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매출 때문에 찬영은 토요일까지 회사에 나가 업무를 보고 있었다.
토요일인 오늘도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던 중 성북동으로 오라는 문규의 지시를 받고 자리를 비워 둔 상태였다.
“찬영아. 얘가 왜 이래.”
폭발할 것 같은 찬영의 모습에 미연이 그의 팔을 슬며시 잡았다.
“어디, 뭘 노력하고 있는지 들어 보자꾸나.”
입술을 깨물고 있던 찬영이 그동안 쌓여 온 마음을 토로하듯 큰 목소리를 냈다.
“제가 뭘 해도 태준이랑 비교하시잖아요. 제가 뭘 해도! 전 태준이보다 못난 놈이잖아요!”
찬영이 붉어진 눈매로 문규를 쏘아보았다.
“태준이랑 비교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의 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이런 걸 말하는 게냐?”
문규가 테이블에 내려놓았던 서류를 들어 안에 있는 사진을 던지듯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뭔가 싶어 사진을 확인한 찬영의 눈동자가 요란하게 흔들렸다.
찬영이 승무원과 함께 나오는 사진, 비서와 키스를 하는 사진, 얼마 전에 만난 여행사 직원과 함께 있는 사진 등, 매번 바뀌는 여자들과 스킨십을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고 놀란 건 미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찬영이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는 걸 모를 리 없는 문규가 이 순간에 왜 이런 사진을 보이는지 미연의 머리가 쉬지 않고 돌아갔다.
“여, 여자 문제는 제가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할 여자에게 20억짜리 집을 사 준 게야?”
“……!!!”
이 사실은 전혀 몰랐던 미연이 미간을 거칠게 구긴 채 찬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찬영이 너…… 아버님 말씀이 사실이야?”
“……제가, 제가 다시 돌려받으면…….”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찬영의 모습에 미연이 눈을 질끈 감았다.
진성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찬영을 신경 쓰지 못했더니 사고를 쳐도 대형 사고를 친 상황이었다.
그래도 20억에 문규가 찬영을 내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은 미연이 뭐라고 입을 열 때였다.
문규가 서류 봉투에서 서류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순간 어떤 서류인지 짐작한 찬영이 안쓰러울 정도로 손을 덜덜 떨었다.
“회삿돈에 손을 대서 여자 아파트나 사 주는 놈이.”
문규의 눈이 형형해졌다.
‘탕!’
문규가 거칠게 손으로 테이블을 내려치며 큰 소리를 냈다.
“이러고도 네가 노력을 한다는 게야!!!”
손에서 온몸으로 찬영의 몸이 거칠게 떨려 왔다.
“어디 입이 있으면 얘길 해 봐라. 회삿돈으로 네놈이 뭘 했는지!”
“제…… 제가 그 돈은 어떻게든 메꿀게요. 메꿀 수 있어요!”
“네놈이 무슨 수로. 왜, 또 노름이라도 할 생각이냐!!”
문규가 도박을 한 것까지 알고 있자 찬영은 이미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이마를 따라 식은땀이 흘러내렸지만 찬영은 손이 덜덜 떨려 닦아 내지 못했다.
회삿돈을 횡령해 여자에게 아파트를 사 주고 노름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자 미연 역시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
“회삿돈으로 여자에게 아파트를 사 주고 노름까지 한 놈은, 우리 집안에 필요 없다.”
“제, 제가 잠깐 정신이 어떻게 됐나 봐요.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어요, 할아버지.”
찬영이 문규의 앞에 기어가듯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찬영을 아픈 손가락으로 여기는 정열 역시 회삿돈에 손을 댄 건 무마시킬 수 없는 일이었다.
살얼음 같은 분위기 속에서 사시나무 떨듯 하고 있는 찬영을 태준은 그저 아무런 표정 없이 바라보았다.
확실한 증거를 모아 문규에게 전달한 게 태준이었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양손으로 싹싹 빌고 있는 찬영을 문규가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널 내치고 싶다만.”
문규가 깊은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세양 홈쇼핑’ 물류 팀에 자리 만들어 놨다.”
“……!!”
“네가 헛짓거리하며 쓴 돈이 얼마나 힘들게 벌어야 나오는 돈인지 네가 직접 경험을 해!”
경악하는 찬영이나 미연과 달리 태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문규가 이런 정도에서 무마할 것이라는 걸, 태준은 짐작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회사 이미지를 생각하는 문규가 공금 횡령한 부분에 대해서 찬영이 처벌받게 둘 리가 없었다.
“아버님, 찬영이 그런 일 못 해요. 찬영이가 몸이 약해서 그런 일 하면 쓰러질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몸이 강철이라 그런 일 하는 게야? 다들 돈이 필요해서 하는 게야!”
“아버님 너무하세요.”
결국 미연이 문규를 향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무리 그래도 찬영이도 아버님 손자인데 이렇게 바로,”
위이이잉-
찬영의 슈트 재킷 주머니에서 휴대폰 진동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위이이이이잉-
이어 소파 위에 올려놓은 미연의 휴대폰도 요란한 진동 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