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화 (27/52)

제23장. 그랬구나, 내 마음.

엘라단 아카데미 테러 사건은 그야말로 아스칸 대륙 전체를 휩쓴 충격적인 사태였다.

건립 초기에는 고위 자제가 모인다는 이유로 시도는 있었으나 이런 식의 사상자가 나온 일은 없던 것이다.

물론 개중에 희생자 중 왕족이 없단 사실에 안도하는 몰염치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틀린 말은 아니었다. 만약 왕족이 죽어 나갔다면 갈레노프는 그 뒷수습을 감당해 내지 못했을 테니까.

그러나 각종 귀한 자제들이 피해당한 것은 물론, 라스칸트의 황녀와 그 측근들이 중상을 입었으므로 그들의 입지는 곤란하게 됐다.

연일 엘라단 아카데미의 사건을 신문 1면에 대자로 낼 정도로 그 충격은 가히 오래도록 지속했다.

‘테일러 일가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구나.’

신문 뒤편에는 테일러 형제의 어머니가 충격에 쓰러졌다는 기사도 실려 있었다.

‘앨런…….’

어리숙하고 영특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를 위해 울어 주는 사람이 많다면 좋겠어. 모름지기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모른 척하지 않는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니까.’

씁쓸한 얼굴로 신문을 접었을 때였다.

똑똑

문이 열리며 아리스가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아리스?”

잔뜩 굳은 것 같은 모습의 그녀가 비키자 뒤에 휘황찬란한 모자를 쓴 여인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

서서히 모자챙이 들리고, 곧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칼이 드러났다.

“설마 황녀 전……?”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여성은 성큼성큼 들어와 그녀의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클레리아!”

갑작스러운 방문자는 다름 아닌 세실리아였다.

그녀의 품에 와락 안긴 클레리아는 당혹스러웠다.

‘어쩐지 같은 패턴이 이어지는 것 같은데.’

생각은 그래도 기분이 썩 나쁜 건 아니었다. 갑갑할 정도로 힘껏 끌어안은 그녀를 느끼며 클레리아는 천천히 세실리아의 등을 쓸었다.

세실리아는 한동안 그렇게 있다 천천히 떨어졌다.

“어찌하여 황성 밖에 나오셨습니까? 응접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전하.”

클레리아가 일어서려 하자 세실리아가 힘껏 그녀의 어깨를 눌러 앉혔다.

“너는 내가 환자를 괴롭히러 온 것으로 보이느냐? 알아서 다 안전히 왔으니 날 더 나쁜 사람 만들지 마라.”

결국, 클레리아는 난감히 웃으며 침대에 있기로 했다.

“그날 너희 둘 덕에 내가 이렇게 살았다.”

“전 한 게 없는걸요.”

“아니, 했어. 둘 다 목숨을 걸고 날 지켰다. 되려 내가 너희 둘을 못 지켰지.”

언뜻 세실리아의 눈에 눈물이 비친 것도 같았다.

“그저 처음에는 변한 네가 신기했고, 재밌었다. 그러다 흥미가 돋았지.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고작 사람 하나 만나겠다고 황궁 밖에 나올 정도로 널 좋아하게 되어 버린 건지…….”

클레리아는 시무룩해 있는 세실리아에게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와인빛 오페라 글러브를 낀 손을 감히 잡았다.

“전하가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이건 3공작가의 공녀로서의 말이 아닌…… 제 진심입니다. 전하가 무사하셔서 정말 기뻐요.”

그 말에 세실리아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몇 번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클레리아. 아직 몸이 불편하겠지만 들어다오. 이번 일이 예삿일이 아니라는 건 잘 알지?”

클레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가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많은 걸 생각했다. 나는 너흴 믿고 있다. 신뢰를 넘어 전적으로 말이지. 너나 칼리스터 공자 둘 다 말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자 세실리아의 눈이 선명히 반짝였다.

“아무리 조용히 살려 해도 뜻대로 되질 않는구나. 나만 나서지 않고 죽은 듯이 살면…… 존재감을 티 내지 않으면 살면 될 거라 생각했다. 정말 그랬어. 그래서 더 하고 싶던 공부도 도중에 그만뒀고, 황정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이런 나는 불안한 존재인 것 같구나.”

“전하…….”

“그리하여 결심했다. 프라이어스 영애, 칼리스터 공자와 함께 내 사람이 되거라. 이 세실리아 펠리시아스의 사람이 돼.”

클레리아의 눈이 커졌다.

* * *

클레리아는 방을 비추는 달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낮에 세실리아가 했던 말이 자꾸만 뇌리에서 맴돌았다.

‘내 사람이라고…….’

회귀 전에는 죽이려 했던 이가 본인의 편에 서 달라 하는 건 엄청난 변화였다.

클레리아 또한 황녀가 좋아지기 시작했으므로 내키지 않는 제안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정말 안심해도 되는 걸까? 도중에 황녀가 마음을 바꾸기라도 하는 건 아닐까?

그런 막연한 일말의 두려움이 자꾸만 클레리아를 괴롭혔다.

“잠들었니?”

순간 머리에 닿는 커다란 온기에 그녀가 살짝 눈을 떴다.

“아버지.”

밤늦게 일을 마치고 돌아온 타이엔이었다.

클레리아는 의식이 없을 때 귓가에 맴돌던 그의 말을 떠올렸다.

[클레리아, 제발…… 눈을 뜨거라 내 딸.]

왠지 눈시울이 달아올랐다.

“널 잃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물기 어린 말이 먼저 나온 건 타이엔이었다.

“곁에서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

“아니에요, 아버지 탓이 아닌걸요. 괜찮아요. 이렇게 제 곁에 계셔 주시는 게 전 더 기뻐요.”

“네가 잠들 때까지 곁에 있어 주마.”

클레리아는 따스한 그의 말에 빙긋 웃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 * *

사건이 있고, 무려 한 달 하고도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클레리아는 무리 없이 혼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칼리에의 말에 의하면 큰 힘을 몸이 감당해 내지 못한 탓이 컸다고 한다.

모처럼 아리스와 함께 나들이를 갈 준비를 하던 클레리아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기분 좋으신가 봐요, 아가씨.”

“당연하지, 얼마 만에 아리스와 나가는 건데.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도 오랜만이고.”

“그 소식 들으셨어요? 칼리스터 공자님은 이미 재활을 위한 검술 훈련 중이시래요.”

“그래? 벌써?”

너무 이른 거 아닌가?

부상이 너무 심했기에 벌써부터 검을 든다는 소리가 달갑지는 않았다.

“혹시 괜찮은지 궁금하시면 공자님이 좋아하는 음식을 싸서 칼리스터 저에 가 보시겠어요?”

“응? 그래도 될까? 그래도 재활을 위한 훈련이면 방해하지 않는 게…….”

그녀의 말에 아리스가 머리를 빗겨 주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이럴 때야말로 좀 가 보는 거죠. 공자님도 아가씨는 두 손 들고 반기실걸요?”

찌이익!

순간 클레리아가 자리를 박차고 펄쩍 뛰듯 일어났다. 그 덕에 빗에 껴 있던 그녀의 머리칼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뜯겼지만, 정작 본인은 아픔도 모르는 것 같았다.

“조, 좋아한다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리스!”

“그렇지만, 아가씨 공자님 좋아하시잖아요. 아우, 그건 그렇고 갑자기 일어나시면 어떡해요. 아프셨겠다.”

아리스의 야단에도 클레리아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내가 에단을 좋아해?’

“그, 그건 맞지. 어릴 때부터 붙어 지냈고, 에단은 워낙 다정하니까 어릴 때부터 엘레나와 날 챙겼고…….”

“아휴, 참. 아가씨! 아니잖아요.”

클레리아가 터질 듯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아리스를 바라봤다.

“아가씨, 공자님 좋아하시잖아요. 멋진 이성으로서요.”

펑!

열기로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았다.

“두 분이 그렇게 서로 좋아하시면서 왜 그러신담.”

결국, 아리스의 마지막 말에 클레리아는 혼절하듯 주저앉아 버렸다.

‘그랬나, 나 정말…… 그랬던 건가.’

급작스레 깨달은 마음은 충격이었다.

결국, 클레리아는 외출도 취소한 채 방에 틀어박혔다.

괜한 소리를 한 건가 싶어 안절부절못하는 아리스도 곁을 지켰다.

‘설마 자각을 못 하셨던 건가? 그렇게 붙어 있으시면서 몰랐단 말이야? 우리 아가씨, 어쩜 좋아. 내가 폭탄을 터트린 건가? 말실수라도 한 거면 어찌해!’

아리스는 설마 클레리아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을 줄은 몰라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곁에서 실수한 건가 싶어 불안해하는 아리스와는 달리, 내면에서 들끓던 마음의 정체를 깨달은 클레리아는 망연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것도 회귀 전 기억의 여파일까?

엘레나가 워낙 에단에게 매달리며 좋아한다고 온 라스칸트에 소문을 내고 다녔던지라 그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 봤던 적은 없었다. 에단이 엘리나와 결혼까지 했으니 더더욱.

그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 왔던 우정이라고 여겼다.

게다가 에단은 다정하니까.

언제나 그녀들의 곁을 늠름히 지켰으니까.

설마 자신이 그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건 미처 자각하지 못했다.

“아리스가 보기엔…… 내가 에단을 좋아해?”

“……네.”

“얼마나?”

“아주…… 많이요.”

클레리아는 천천히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아한다.

아주 많이.

굳이 이렇게 남을 통해 확인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다. 이제껏 그저 그 감정을 오랜 친우였기 때문이라고만 여겼다. 그랬기에 아리스의 말로 인해 자각하게 된 처음에만 혼란스러웠지 빠르게 스스로의 감정을 납득할 수 있었다.

에단을 좋아한다는 마음을 막 인정하게 되었을 때, 아리스가 폭탄 하나를 더 떨어뜨렸다.

“하지만 아가씨, 아가씨 혼자만 좋아하시는 게 아니에요.”

“뭐?”

클레리아가 화들짝 아리스를 바라봤다.

“공자님이 아가씨를…… 정말 많이 좋아하고 계시잖아요.”

‘에단이? 날?’

클레리아의 목덜미부터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당연히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말에 클레리아는 에단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을 차근히 곱씹어보았다.

‘그래, 그러고 보면 에단의 행동은…… 엘레나에게 할 때와 내게 대할 때 좀 달랐지.’

엘레나를 언제나 어린 철부지 여동생을 대하듯 뒤에서 쫓았던 것과 다르게 자신과는 늘 옆에 섰다.

같은 위치에서 서로 바라보며.

그제야 조금씩 그의 행동들에서 유달리 잔상이 남았던 것들이 떠올랐다.

‘오히려 이제껏 눈치채지 못한 게 더 이상할 정도였구나. 에단은…… 오랫동안 날…….’

가슴 속 심장이 거세게 날뛰었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아 클레리아는 방 테라스로 나가 바람을 맞았다.

‘공표 날 에스코트를 청한 것도, 기사 시합에 꼭 와 달라 했던 것도. 내 수호 기사가 되겠다 나섰던 것도. 모든 게…….’

이렇게나 다정할 수 있을까.

‘왜 몰랐지? 마치 아예 처음부터 그럴 수 없다는 것처럼. 그런 상황은 아예 세상에 일어날 수조차 없다는 것처럼 가능성을 배제했어. 생각조차 안 했어. 대체 왜?’

어쩌면 그건 엘레나 때문일까?

그때는 그 아이를 챙기고 공작가의 명성을 지키는 일에만 매달렸던 때니까.

‘엘레나의 마음을 들어주기에도 바빠 생각해볼 겨를조차 없었던 걸지도.’

혼란스러움과 먹먹함을 동시에 느낄 때였다.

“아가씨, 공자님께…… 가시겠어요?”

조심스럽게 묻는 아리스의 말에 설렘으로 심장이 두방망이질 쳤다. ‘응!’이라 대답하려 몸을 앞으로 내민 순간이었다.

순간 다리가 풀려 비틀거리는 걸 아리스가 재빨리 부축해 주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을 인지한 순간 너무 놀라고, 벅차기도 해 다리가 풀려 버린 것이다.

‘너무 기쁘지만…… 도저히 지금 만날 순 없을 것 같아. 너무 부끄러워.’

아쉽지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클레리아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지금은…… 안 될 것 같아.”

그녀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흥분된 마음을 안고 마련된 벤치에 앉았다.

잠시 바람을 쐬고 앉아 있자 터질 것 같던 가슴이 조금 편해졌다.

“못 가시겠어요?”

가만히 뒤따라온 아리스가 빙긋 웃으며 물었다.

“응, 지금 내 얼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어떤 말을 할지도 솔직히 생각이 안 나. 머릿속이 하얘.”

‘오히려 그 반응을 공자님은 더 좋아하실 것 같지만…….’

스스로의 마음을 깨달으신 것만으로도 벅찬 것 같으니, 아리스는 조용히 말을 삼켰다.

그녀는 클레리아의 손을 부드럽게 주물러 주었다.

“그러면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 주세요. 아가씨가 파견 나갔을 때 이야기라거나. 한동안 저택을 비우신 만큼 잘 지내시나 궁금했답니다.”

클레리아는 부끄러운 듯 시선을 내렸다.

두 사람은 꽤 오랫동안 테라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에단이 랭터 자작령에서 리암에게 심술을 부린 일,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구하러 와 준 일. 뮐 부족의 해산을 도우려다 기이한 얼음물에 빠졌던 일까지.

“그런 일이 있으셨단 말이에요?”

“응, 정말 위험했어. 에단이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동사했을 거야.”

“세상에! 그렇게 험한 일을 겪으셨다니.”

이미 지난 일이었기에 클레리아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아리스는 아끼며 보살핀 이가 모진 일을 겪었다는 것에 적잖이 충격받은 얼굴이었다.

“괜찮아, 에단의 대처가 빨랐어. 에단이 빨리 젖은 옷을 벗겼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온몸이 동상투성이였을 거야.”

“…….”

그 순간 아리스의 얼굴이 묘해졌다.

“왜 그래, 아리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가 눈치를 보다 입을 열었다.

“아가씨가 아무렇지도 않으시니 별거 아니라고 생각은 하는데…….”

“?”

“에단 경이 옷을 벗겼다고 하셨는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으셔서…….”

그녀의 말에 클레리아가 잠시 멍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1초, 2초.

마침내 말뜻을 이해한 그녀의 얼굴이 터질 듯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그러게?

나 왜 아무렇지도 않아 했어?

“꺄아아아!”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걸 깨달은 클레리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소리 질러 버렸다.

‘나 뭐야? 뭐야? 뭔데 뭐? 대체 왜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거야? 지금까지 무슨 생각으로……?’

클레리아는 뒤늦게 떠올린 그때의 기억에 어쩔 줄 모르며 테라스를 방방 뛰었다.

“아가씨, 진정하세요.”

너무 격한 반응에 아리스도 당황해 말렸다.

‘순진한 우리 아가씨…… 상황에 휩쓸려 전혀 의식 못 하셨구나.’

부끄러움과 당혹감에 클레리아의 눈에는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혔다.

‘레인 님도 에단도, 무슨 여자가 이렇게 부끄러움이 없냐고 생각한 거 아닐까? 뭐 이리 당당하냐며 황당했을지도…….’

아리스가 몇 분이나 겨우겨우 달래 얼굴을 가린 클레리아의 손을 내렸다.

“그, 그래도 속옷은…… 입었는데……. 나 이상한 여자로 보였을까?”

울먹이며 묻자 아리스는 그만 ‘아하하!’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리스는 클레리아를 모시며 에단 또한 여러 해를 봐 온 사람이었다.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에단이 클레리아의 안전 말고 다른 걸 생각했을 리는 추호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 순진한 아가씨는 본인이 부끄럼 없는 사람으로 비쳤을까 그게 속상하고 창피한 모양이다.

‘이리 순진하신 아가씨를 어쩌면 좋을까.’

아리스는 따스히 웃으며 클레리아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에단 공자님을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내 놓고선 그리도 모르세요?”

“흑…… 너무 창피해. 내가 너무 바보 같아.”

아리스는 양 볼을 붉게 물들인 클레리아가 너무나 귀여워 어쩔 줄 몰랐다.

‘우리 아가씨, 오늘 정말 사랑스러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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