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대를 뺏겠습니다-67화 (67/92)

67화

삼순은 어둠 속에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칼을 들고 남편의 침실에 들어가는 상상은 셀 수 없이 많이 해봤지만 실제로 문을 여는 건 처음.

한 침대를 같이 쓰던 젊은 시절의 남편은 한번 잠들면 알람시계가 울리기 전까지는 절대 깨지 않았다.

설령 잠귀가 밝아졌다 해도 오늘은 어림없지.

그녀는 일부러 남편이 잔뜩 술에 취해 들어온 날을 골랐다.

역시나 침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침대로 다가왔는데도 그는 정신없이 잠들어 있다.

어둠 속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남편의 몸뚱이를 보자 원망이 솟구쳤다.

‘당신은 왜 나를 지금껏 붙들고 있었나요? 죄책감을 놓지 못해서, 그 죄책감을 해소할 존재인 나 역시 놓지 못한 건가요?’칼을 쥔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나를 놓아줬다면 지금 이 순간은 없었을 텐데.’그녀는 칼을 높이 쳐들었다. 한 뼘쯤 열린 커튼 창으로 새어 들어온 달빛이 그녀를 비췄다.

“잘 찔러.”

미동도 없는 남편의 목소리.

삼순은 너무 놀라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엉뚱한 데 찔러서 사람 고생시키지 말고.”

남편은 얼굴을 아래로 묻은 자세였는데,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목 주변에 경동맥이 있어. 거기야. 그래야 나도 당신도 편해.”

그녀의 손에서 칼이 떨어졌다.

“왜? 깨 있는 사람은 못 죽이겠어?”

그녀의 남편, 이태화 회장이 몸을 일으켰고 술 냄새가 훅 끼쳤다.

“여보…….”

그녀는 일어나지 못했다.

“꽤나 망설이다가 용기를 냈을 텐데. 이대로 실패하긴 아깝지 않아?”

이 회장이 침대에서 내려왔다.

“여보…… 제발…….”

그녀는 앉은 채로 뒷걸음질쳤다.

“일어나.”

이 회장은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바닥에 떨어진 칼도 주워 다시 쥐여주었다.

“계획대로 해.”

“잘못했어요. 제가 미쳤나 봐요.”

그녀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싹싹 빌었다.

“아니. 넌 평생 미쳐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딱 한 번 정신을 차린 거야. 그러니 다시 미치기 전에 하려고 했던 일을 하라고.”

그녀는 흐느끼며 칼을 옆으로 던져버렸다.

이 회장은 이를 꽉 물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겨우 이러려고 내 잠을 깨웠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그녀는 눈을 감았다.

*

한해와의 동거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너무 달아서 머리가 멍해지고 현실감각을 둔하게 만들었다.

각자 일을 마치고 집에서 만나면 서로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입술이 닳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키스를 하고, 이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사랑을 나누고, TV를 볼 때도 찰싹 붙어 있었다. 서로를 애완동물처럼 만지면서.

손을 잡고 집 주변을 산책할 때조차 시간의 맛이 달았다.

“오빠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제 상상도 되지 않아.”

“같이 산 지 사흘밖에 안 되었는데?”

“기억상실증에 걸렸나 봐.”

“난 가끔 돌이켜보기도 하는데. 너랑 재회한 다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최근 몇 달간 너무 격렬한 기억이 많아 잘 돌아보지 않았다.

“폭풍 같았지. 아찔했어.”

한해는 그녀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폭풍을 잘 빠져나와서 지금은 순항 중이니까.”

그녀는 막막한 걱정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최근 들어 부쩍 추워진 날씨가 느껴질 때였다.

눈이 오는 날 한해에게 큰일이 닥친다는 예언을 기억하니까.

오늘도 출근길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진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몇 년 동안 첫눈이 온 날짜를 확인해보았다.

12월 중순이나 되려나 싶었는데 놀랍게도 대부분이 11월 말.

그녀의 시선은 이미 11월에 접어든 오늘 날짜를 확인했다.

마음이 불에 그을린 듯 오그라들었다.

아니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눈 오는 날에는 절대 집 밖에 나가지 말아야겠어.

쉽사리 업무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다리를 떨던 그녀는 한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통화 가능해? 그가 낮에는 무척 바쁘다는 사실을 알기에 보통 메시지로만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오늘만큼은 그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다.

10분쯤 지났을까. 그녀의 초조함이 극에 달했을 때 전화가 왔다. 회의실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 있어?”

아…… 한해 오빠다.

그의 음성은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묘약과도 같았다.

“아니. 그냥 너무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뭐야. 난 또 심쿵했잖아.”

“오빠 이따 저녁 먹고 들어온다고 했지?”

“응. 왜?”

“무슨 자리인지 물어봐도 돼?”

“지금 나 의심하는 거야?”

한해가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왜 기분이 좋지?”

“아냐.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오늘 우리 전체 회식인데…….”

한해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가벼운 한숨을 토해냈다.

“수진아. 혹시 걱정돼서 그런 거야?”

그녀는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미안해. 내가 좀 예민한가?”

“음…… 아직 눈이 오기는 이른 것 같은데?”

“아냐. 재작년에는 딱 이틀 뒤인 날짜에 첫눈이 내렸어.”

“뭐라고?”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그걸 다 찾아봤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첫눈이 일찍 내린다고!”

“아…… 이 귀여운 아가씨 같으니라고.”

“오빠. 나 이상한 거 아는데. 자꾸 불안해져.”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이런 식으론 일상생활을 할 수 없잖아. 곰처럼 겨울잠을 잘 수도 없고.”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오빠랑 나랑 둘이서 겨울잠 자는 곰처럼 어디 들어가 있다가 봄이 되면 나왔으면 좋겠어.”

“감당할 수 있겠어? 둘이서만 계속 붙어 있으면 내가 가만히 안 있을 텐데.”

“뭐야…….”

한해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수진아. 많이 걱정되면 회식에 빠질게.”

“아니야. 미안해. 내가 너무 예민했어. 오빠 말이 맞아. 계속 이런 식으로 살 순 없지.”

그녀는 황급히 통화를 마무리했다.

“대신 너무 늦지 않게 오고.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하고. 알았지?”

“응. 그럴게.”

전화를 끊은 수진은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아. 내가 왜 이러지? 정말 미쳤나 봐.”

자책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에 뜬 이름은 ‘윤소월’.

지난번에 버스킹 현장에서 만났을 때 연락처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때만 해도 정말로 연락 할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녀는 목을 가다듬고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소월 씨?”

“아 바쁘실 텐데 전화 드린 건가요?”

그녀는 매우 조심스럽고 공손한 목소리였다.

“괜찮아요. 편하게 얘기해요. 무슨 일?”

“그때 저희 버스킹 할 때 피디님께서 드라마 OST 얘기도 하셨잖아요. 레오하고 저하고 또 거기 필 받아서 신곡도 만들고 이번에 소극장에서 공연도 하거든요.”

“오 정말요?”

“네. 레이나 언니가 홍보도 많이 해주시고 해서 팬들도 많이 늘었어요. 그때 피디님이 또 공연할 때 불러달라고 하셔서.”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기에 수진은 정확히 기억했다.

버스킹 중간에도 인사를 나누었고, 공연이 다 끝난 뒤 다시 찾아가서 명함도 건네주었지. 나중에 정식으로 공연을 할 때 꼭 초대해달라고 얘기했지.

“축하해요! 꼭 가봐야죠.”

“아 정말요? 바쁘시면 무리해서 오지는 마세요. 저희한테 그런 말씀 해주신 것만 해도 큰 힘이 되니까요.”

“아니에요. 꼭 갈게요.”

“그럼 시간하고 장소하고 메시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초대해준 것도 고맙고. 한해 씨가 아닌 나한테 연락해준 것도 고맙고.”

“괜히 언니가 오해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에요. 한해 씨하고 소월 씨하고 계속 좋은 관계로 지냈으면 좋겠어요. 서로 연락도 편하게 하고. 그래도 제 감정을 신경 써 주는 마음이 너무 예뻐서.”

“알아주셔서 기쁘네요.”

소월이 웃는 소리는 유난히 순수하게 들렸다.

“그럼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통화가 끝난 뒤 공연 날짜와 장소를 알려주는 문자가 도착했다.

별생각 없이 스케줄을 확인해보던 수진은 아차 싶었다.

잠깐만…… 이런 식으로 지인을 부른다면 레오의 누나인 레이나도 오지 않을까? 설마 이강 오빠도?

그녀는 입안이 깔깔해졌다.

이혼한 부부가 이런 식으로 마주쳐도 될까?

그 부분을 미리 확인했어야 했나? 한해 오빠를 두고 혼자 가기도 싫은데.

그녀는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눈 오는 날, 한해가 잘못되면 어쩌다 싶은 끔찍한 상상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나랑 같이 공연을 보러 가는 길에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

.

.

.

강과 레이나는 꽤나 좋은 와인 친구이기도 했다. 취향도 비슷하고 주량도 비슷했다.

오늘도 퇴근하고 와인을 마시고, 키스를 나누고…….

서로를 꼭 안고 사랑의 감각을 음미했다.

레이나는 강의 가슴을 손으로 쓸어 내리 말했다.

“레오하고 소월이가 다음 주에 소극장 공연을 한대.”

“그래? 우리가 가줘야지. 노래하는 거 보고 싶었는데 잘됐군.”

“작은 문제가 있는데…….”

“뭔데?”

“소월 씨가 별생각 없이 수진 씨하고 강한해 커플을 초대했나 봐.”

강의 미간이 바짝 조여지는 모습을 레이나는 놓치지 않았다.

“아무래도 좀 그렇지? 소월 씨는 좋은 의도로 별생각 없이 연락했나 봐.”

강은 지그시 입술을 물었다.

“우린 다음에 공연할 때 갈까?”

“아냐. 다음에 언제 할 줄 알고. 가자.”

“마주치는 거 괜찮아?”

“아무래도 불편하긴 하겠지만…… 어쩌겠어.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인연인데. 계속 피하면서 지낼 수도 없고.”

“우리 오빠 쿨하네.”

강은 피식 웃고는 레이나를 꼭 안았다. 그녀가 물었다.

“어머님도 모시고 갈까?”

“우리 어머니? 갑자기?”

“지난번에 보니까 조금씩 세상 밖에 나오고 싶어 하시는 거 같았어.”

“내 느낌하고 달랐구나. 난 갑자기 달라진 모습이…… 뭔가 생경했는데. 썩 기분 좋진 않았어.”

“그럴수록 더 바람도 쐬게 해드리고, 새로운 경험도 시켜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십 년 동안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살았던 셈이니.

어머니 생각을 하자 자연스럽게 수진의 얼굴이 떠올랐다.

레이나를 품에 안은 채 다른 여자, 그것도 전 아내를 생각하는 일이 미안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귀에 울렸으니까.

‘수진이를 처음 봤을 즈음, 넌 정 붙일 곳이 한 곳도 없었지. 그 아이가 얼마나 싹싹하고 친절하게 널 대해줬니? 넌 그 아이를 잃고 싶지 않아서 좋아해버린 거야. 그리고 수진이가 널 외면할까 봐 두려워했지.’정말 그랬나?

답을 알 수 없는 고민에 빠져 있는데, 레이나가 지그시 볼을 잡아당겼다.

“나를 품에 안고 다른 여자 생각하기 있기 없기?”

너무 귀신같이 맞춰서 부인할 수조차 없었다.

“수진 씨 생각했지?”

“그게…….”

어머니가 했던 말을 전해주려는데 그녀는 듣지 않았다.

“어떡하지? 우리 오빠 벌 받아야겠다.”

다른 여자였다면 화를 내거나 속상해했겠지만, 레이나는 장난스럽게 그의 몸 위로 올라왔다.

현실로 이뤄지지 않을 관계에 대해선 질투하지 않겠다는 듯, 혹은 질투할 시간에 사랑을 나누겠다는 듯…….

강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렸다.

이 여자가 여신이라면, 매혹의 여신 아니면 도발의 여신일 거야.

*

사람의 감정이란 참 간사하지.

원래 혼밥이 일상이었는데, 한해를 만난 뒤 혼자 밥 먹는 일이 싫어졌다.

수진은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대충 꺼내고 햇반을 데웠다. 밀린 드라마나 보면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려던 참이었다.

“뭐해?”

회식에 가 있어야 할 한해의 목소리가 들렸다.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정말로 그가 서 있었다.

“오빠…….”

“배고파. 저녁 먹자.”

그는 들고 온 음식을 식탁 위에 펼쳐놓았다.

“우리 회사 앞에 새로 생긴 미국식 중식당이야.”

보통 중국음식하고는 모습부터가 좀 다른 요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맛이 아주 색다르더라고. 너도 좋아할 것 같아서 포장해왔지.”

“오늘 회식이라고 했잖아?”

“너랑 하려고. 회식.”

수진은 고마운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아, 내가 괜히 예민하게 굴어서.”

“아니야. 너 걱정하고 있는 거 알면서 회식해봤자 맛있게 먹지도 못해.”

그는 그녀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너무 좋다. 너랑 같이 저녁 먹어서.”

“맨날 같이 먹잖아.”

“그래서 맨날 좋아. 오늘은 이것도 준비했지.”

그는 중국술을 손에 쥐고 흔들었다.

그녀가 미안하다는 말을 한 번 더 하려는데, 그는 입술로 막았다.

“이제 그 얘기는 그만. 맛있게 먹고 맛있게 취할 생각만 하기.”

수진은 그의 품에 몸을 던졌다.

“너무 좋아서 불안해. 이런 행복을 신이 시샘할까 봐.”

그는 신에게도 그녀를 뺏기지 않겠다는 식으로 힘주어 안아주었다.

“신이 있다면 시샘하지 않을 거야. 왜냐면 그 동안 우리가 너무 오래 불쌍했던 걸 알 테니까.”

“맞아. 정말 그렇지.”

그들은 가벼운 입맞춤을 나누고 저녁을 먹었다. 몸을 녹진하게 만들어주는 중국술을 곁들여서.

그들은 어제 밤에 함께 보다가 잠든 영화에 대해, 요즘 뜨고 있다는 서울 구도심의 골목에 대해, 그녀의 회사에 새로 입사한 괴짜 신입 피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수진은 소월에게 연락이 왔다고 전해주었다.

“공연에 가면 되지, 그렇게 걱정스러운 표정은 뭐야?”

“레이나와 강이 오빠도 올 것 같아서 그렇지.”

“아…… 그렇게 되는 건가?”

한해는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

“당신은 괜찮아?”

“난 많이 편해졌어. 오빠만 괜찮다면 상관없어.”

“그렇다면 나도 오케이.”

그들은 아직 조금은 불편한 감정을 씻어내려는 듯 술잔을 부딪치고 비웠다.

문득 창밖의 밤하늘로 한해의 시선이 향했다. 비현실적으로 큰 달을 검은 구름이 집어삼키기 직전이었다.

*

공연 당일. 한해와 수진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의상에 신경 썼다.

공연장에서 마주칠지도 모를 이강-레이나 커플을 신경 써서였다.

한해는 크림색 면바지에 진갈색의 스웨터를 입고 풍성한 스카프를 둘렀다.

수진은 간만에 공식행사에서 입는 투피스 정장을 꺼내 입었다.

“우리 찐이 이렇게 입은 모습 오랜만이다. 아니…… 처음 같은데?”

“우리 오빠님도 너무 멋지다. 따뜻한 겨울 남친 같아.”

“그럼 이제 나갈까?”

공연장 주변에 주차장이 넓은 편이라고 해서 차를 갖고 가기로 했다.

한해는 공연을 더 제대로 즐기기 위해 소월과 레오가 발표한 노래들을 차에서 반복해서 틀었다.

그들은 함께 노래를 흥얼거렸다.

집에서 출발한 지 30분쯤 되었을까?

공연장이 얼마 남지 않은 길 위로 뭔가가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겨울의 첫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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