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교룡의 주인-65화 (65/70)

65. 명정 1년, 1월 1일.2016.10.13.

건평 21년 12월 31일.

즉위식이 바로 다음 날로 다가왔다. 올해의 마지막 밤이었다.

여울과 서란은 계속 같은 침전에서 머물렀다.

본디 왕의 침전에서는 왕 외에는 누구도 잠들 수 없으나, 그는 인간의 모든 법도에서 벗어나 있는 용이었다. 용에게 감히 주인의 곁에서 떨어지라 할 이도 없었고, 그의 주인인 서란도 그를 떼어 놓을 생각이 없었다.

“보주. 시간이 늦었습니다.”

서란은 자리옷만 걸친 채 서안에 산더미처럼 쌓인 두루마리들을 보고 있었다. 등 뒤에서 다가온 여울이 그녀가 보고 있는 두루마리를 꾹 누르며 귓가에 속삭였다.

그녀는 돌아보지 않고 대꾸했다.

“이것만 보고 눕겠다.”

“내일이 즉위식입니다. 쉬셔야지요.”

그의 말에 서란이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여울. 이게 무슨 내용일 것 같으냐?”

그녀가 그의 손아래에 눌려 있던 두루마리를 잡아 빼며 물었다.

여울이 그녀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숙여 그것을 보려 하자 서란이 냉큼 덮어 버렸다.

침전에 이리 쌓여 있는 것은 대부분 상소였다.

그가 고개를 기울였다.

“무슨 상소입니까?”

“맞춰 보련.”

서란은 그가 보지 못하도록 두루마리를 둘둘 말았다. 여울이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가 내쉬는 숨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

솜털이 일어서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약간 어깨를 움츠렸다.

“또 등용 관련 문제입니까?”

조정이 개편되면서 상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그 문제였다. 나머지는 그간 쌓여 있던 공신의 부당한 횡포를 고발하는 내용이거나, 마니식 또는 역사의 진실 관련 이야기였다.

서란은 그의 품에 등을 기대며 두루마리를 손끝으로 툭 쳤다.

“아니, 참신한 내용이란다.”

“무엇이기에 그러십니까?”

“국서(國壻)를 간택하라 하는구나. 중궁전을 비워 둬서야 되겠느냐고.”

여왕의 남편을 국서라 부른다. 여울의 몸이 흠칫 굳었다. 그에게 기댄 채라 그 움직임이 그녀의 몸까지 전해졌다.

“어찌 생각하느냐?”

서란이 놀리듯 물었다. 여울은 한참을 침묵했다.

반응이 없자 그녀가 그의 품에서 벗어나 그를 돌아보려 했다.

하지만 여울이 그녀를 붙들었다. 제 품에 완전히 가두어 버려 그녀는 그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

그가 느리게 손을 뻗어 그녀 앞 서안에 놓여 있던 두루마리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두루마리 끝에서 확하고 불이 일었다. 불은 가차 없이 종이를 집어삼켰다.

서란은 넋을 놓고 검게 타 들어가는 두루마리를 보았다.

“……여울?”

여울은 끄트머리만 겨우 남은 두루마리를 서안에 도로 내려놓았다. 불은 재만 남기고 저절로 사그라졌다.

그의 팔이 단단하게 허리를 감으며 그녀를 잡아당겼다. 가벼운 그녀의 몸은 순식간에 들려 침상에 눕혀졌다.

그녀는 그에게 내리눌린 채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제야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반듯한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내리깐 눈에 기묘한 빛이 돌았다.

“보주, 제가.”

나른하게 눈이 깜박였다.

“용의 힘을 사사로이 써도 되겠습니까?”

그녀의 코앞에 있는 그의 눈에서 홍채가 바짝 조여드는 게 보였다. 용의 눈은 터지기 직전의 용암 같은 빛깔이었다.

“……사사로이, 뭘 하려고?”

“보주께서 상상해 보시지요. 제가 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부드러운 어조였지만, 그녀는 오한이 들었다.

서란은 난감하게 눈을 굴렸다. 예상 밖의 상소가 우스워서 장난을 치려던 것인데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그녀가 손을 들어 그의 뺨에 얹었다. 달래듯 쓰다듬으며 웃었다.

“농이다, 농. 설마 내가 너를 두고.”

여울이 고개를 숙였다. 그가 그녀의 머리 옆에 팔을 괴더니 그대로 입을 맞춰 왔다.

평소보다 거칠었다. 혀를 깨물렸다.

서란이 낮게 신음을 흘리며 그의 어깨를 밀었다.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입가를 가볍게 핥더니 아래로 내려갔다. 턱선을 훑고 목의 여린 살을 빨아들였다. 낙인처럼 자국을 남겼다.

발끝이 찌릿했다. 그녀는 당황했다.

“자, 잠시, 여울. 농이라니까? 미안하다.”

겨우 나오는 말들은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 여울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더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의 옷깃이 벌어졌다. 그의 흰 머리칼이 등불에 어른거리며 달처럼 빛났다. 그것이 가슴 어림을 간질였다.

한층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몸을 타고 기어오른다.

“그런 농을 한 보주께서 잘못하신 겁니다.”

“으…….”

그녀의 피부가 붉게 달아올랐다. 짙은 손길이 예민한 곳을 어루만졌다.

“싫으십니까?”

질문에 희미하게 웃음기가 묻어났다.

어느새 익숙해진 접촉은 달콤하기만 했다. 싫을 리가 없다.

서란은 차마 답하지 못했다. 밀어내는 대신 질끈 눈을 감자, 눈꺼풀 위로 새털 같은 감촉이 내려앉았다.

“서란.”

연습하라 했더니, 전부터 이럴 때만 이름을 부르느냐.

그녀는 움츠리며 속으로 원망했다.

그녀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머리 위에서 나직한 웃음이 들린다. 물거품을 훑듯 섬세한 움직임이 와 닿았다.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서란.”

그녀의 이름이 고백처럼 겹겹이 쌓였다. 그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애틋하여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듣고 있기가 힘들다.

그녀는 그의 어깨를 감싸 제게로 당겼다. 그만 부르라는 듯, 그의 입을 제 입으로 막았다.

놀랐는지 잠깐 커졌던 그의 눈이 금세 사르르 휘었다. 흘러넘치는 연심이 담긴 시선이 그녀에게로 쏟아져 내렸다.

그 눈이 예뻐 보여서 서란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녀의 하얀 팔이 그의 목을 휘감았다. 화답하듯 그의 이름을 귓가에 불어 넣었다.

“여울.”

그의 향이 묻어 있는 몸. 주인이자 반려의 온기, 감촉, 목소리. 안겨드는 연인.

여울에게서 여유가 사라졌다. 그는 입을 다물었다. 다물린 입술은 말을 하는 대신, 그녀의 살결을 탐했다. 갈급한 그 몸짓이 언어보다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접촉은 조금씩 농밀해졌고 닿을 때마다 그의 욕심이 남았다. 그리고 은밀한 곳으로 그가 파고들었다.

“아.”

서란은 짧게 끊어지는 신음을 내었다. 공기가 달아올랐다.

생각은 점점 흐트러졌다. 맞닿는 몸에 빠져든다. 달뜬 숨이 어우러져 섞이며 하나가 되었다.

*

천룡의 마니가 되면서 예전보다 체력이 좋아졌지만, 어디까지나 서란은 인간이었다. 용인 여울에게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오늘은 유난히 그가 거칠었다.

“내일이 즉위식이니, 쉬어야 한다고 한 건 네가 아니었더냐?”

서란이 타박하듯 말하며 물러났다. 흰 몸이 냉큼 금침 속으로 숨어들자 여울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

“……보주 탓입니다.”

“그게 왜 내 탓이냐?”

“그러게 국서 얘기는 왜 하셨습니까.”

덤덤한 어조인데 묘하게 부루퉁하게 들렸다. 할 말이 없어진 서란이 시선을 돌렸다. 낮은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그가 금침째로 그녀를 간단히 안아 올렸다. 그러곤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어딜 가느냐?”

“땀을 많이 흘리셨잖습니까.”

“나인들이 모두 자고 있을 것이니라. 깨우기에는…….”

[열려라.]

허공이 일그러지며 통로가 열렸다.

밤이라 통로 너머가 어둑했다. 여울이 통로를 넘어서며 불빛을 몇 개 띄웠다. 그러자 보이는 건 익숙한 온천의 모습이었다. 홍평에 있던 금산상단 소유의 온천이다.

서란의 입이 멍하니 벌어졌다.

“……나인들을 깨울 필요가 없겠구나.”

온천 가장자리에 서란을 내려놓은 여울이 전각으로 들어가더니 수건과 소세 도구 등을 챙겨 내왔다. 서란이 당황해서 물었다.

“그렇게 막 꺼내 써도 되는 게냐?”

“산이 내킬 때 쓰라고 허락해 주었습니다.”

아마 산이 허락할 때는, 예경의 흑룡궁에서 야밤에 통로를 열어 별저 내부로 바로 들어오는 상황 같은 건 상상도 하지 못했을 터다. 서란은 나중에 따로 산에게 온천을 썼다고 알려 주기로 결심했다.

“그럼, 침전을 정돈하고 오겠습니다. 씻고 계십시오.”

“너는 씻지 않아도 되느냐?”

“따로 씻겠습니다.”

“왜, 함께…….”

아무 생각 없이 말을 꺼내던 서란은 여울이 설핏 웃자 입을 다물었다.

“함께 씻게 되면, 보주께선 못 쉬십니다.”

여울이 그 말을 남기고는 통로를 열어 둔 채 침전으로 돌아갔다.

서란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온천 안으로 잠겨들었다.

하늘에 달이 훤했다. 여울이 띄워 둔 빛이 달빛과 뒤섞여 온천의 수면에 어룽거렸다. 공기는 싸늘했으나 유백색 물은 따스했다.

서란은 물에 몸을 담그고 가장자리에 팔을 괴었다. 허공에 뚫려 있는 통로 너머로 침전의 일부가 보였다. 여울의 것이라 짐작되는 그림자가 침전의 바닥에 언뜻 지나쳐 갔다. 금침을 새 것으로 바꾸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자꾸 웃음이 나왔다.

행복이 밀려오고 있다. 지금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삼켜 오는 따뜻한 물처럼, 행복이 마음을 삼켜 온다.

그녀는 물을 튕기며 생각에 잠겼다.

처음 만났을 때, 여울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이무기가 아무도 나서지 않을까 봐 두려웠던 마음에 그 순간 안도감이 퍼져 나갔었다.

그리고 그가 떠나며 느낀 고독. 마니전 밖의 세상을 알고 싶어서, 그와의 끈을 유지하고 싶어서, 내렸던 첫 번째 명령.

그녀를 외면하고 떠났던 소년은 훌쩍 자라 돌아와서도 냉한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것을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못내 섭섭했다.

미래가 없는 그녀는 그에게 줄 것이 자유와 제 여의주밖에 없었다. 가까워지지 않으려 애썼다. 아니, 멀어지려 애썼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가까워지고 싶어서 애썼는지도 모른다.

마니전 밖의 세상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가 썼던 문장들 속 바다를 보고 싶었다. 그를 알고 싶었다. 의미 없이 끝날 생, 죽음만은 제 뜻대로 하고 싶어서.

태조가 마파람을 바다에서 용으로 만들었다는 이유 따위는, 사실 나중에 가져다 붙인 거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두 번째 명을 내렸었다.

그 명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예경의 마니전에서부터 몽해의 바다까지, 한 계절. 그녀의 삶에서 가장 긴 여행이었고 가장 운명적인 가을이었다.

오갔던 마음들을 기억한다.

눌러 담았다가 흘러넘치던 감정들을 기억한다.

그 마음들이 쌓이고 얽혀서, 지금 이 행복이 되었다.

그녀는 흐린 빛이 비쳐 드는 수면에 제 얼굴을 비춰 보았다. 체념에 절은 얼굴 대신 미소가 깃든 얼굴이 보였다. 그것은 꾸며 낸 미소가 아니었다.

몸을 씻고 나오니 여울이 기다렸다는 듯 새 자리옷을 꺼내 왔다. 그는 시선을 다른 곳에 둔 채 그녀에게 옷을 건넸다. 서란이 옷을 걸치자 다시 그녀를 안아 든다.

“내 발로 걸을 수 있거늘.”

“맨발이시잖습니까.”

“신은 왜 안 가지고 왔느냐?”

일부러 안 가져 왔다.

그녀를 안아 옮기고 싶으니까.

차마 그리 말하지는 못하겠어서 여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답하지 않아도 알아차린 서란이 다시금 웃음을 흘렸다.

그들은 통로를 통해 침전으로 돌아왔다. 궁인들은 흙이 묻은 금침을 치우면서도 왕과 천룡이 밤중에 홍평까지 다녀왔으리라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통로를 닫고 함께 침상에 누웠다. 여울이 그녀를 품안에 당겨 안았다.

누군가에게 빼앗길세라 아주 단단히도 안는다. 그녀의 허리를 안은 손에서 아직도 남은 희미한 불안이 느껴졌다.

서란은 그 불안을 달래듯 그의 커다란 손 위에 제 손을 겹쳐 잡았다. 그에게 기댄 채 기억을 되새겨 본다.

여울은 그저 속삭였다. 그녀 자신이 절망뿐이라 판단했을 때도,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절실한 마음으로.

그런 그였기에, 서란은 마지막에 망설이지 않을 수 있었다. 여울이었기에 삶에 미련을 품었고, 여울이었기에 살고자 하는 미련을 버렸었다.

그렇게 내렸던 세 번째 명령은 기적을 불러왔다.

그는 그녀의 용이 되었으며 그녀는 삶을 얻었다. 여울이 속삭였던 무의미해 보이던 희망들이 끝을 결심한 순간 실체가 되어 그녀의 손에 잡혔다.

그의 품 안에서 그것을 떠올리는 와중에, 손에 정말로 무언가가 잡혔다.

“여울, 이건……?”

쌍가락지였다.

한 쌍의 가락지는 남녀가 한 몸을 이룬다는 상징이다. 예락에서는 혼인한 여성만이 낄 수 있었다.

희고 얇은 두 개의 가락지는 낯선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반려의 정표.

하얗게 빛나는 그것들을 여울이 그녀의 약지에 끼워 주었다.

“제 뿔로 만든 것입니다.”

“……내게 주려고?”

“본디 내일 드리려 했으나.”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 올렸다. 손가락 끝에 입을 맞췄다. 뒷말이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왔다.

“참지를 못하겠어서.”

서란의 뺨이 붉어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올려 흰 쌍가락지를 보았다.

두 개가 함께 있지 않으면 의미를 잃는 물건.

가슴 안쪽이 술렁였다.

그녀가 보고 있는 손에 그의 손이 얽혀 든다. 하얀 그녀의 손과 짙은 그의 손이 어우러졌다. 여울이 조심스레 물었다.

“마음에 차십니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이 기분을 뭐라고 묘사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서란은 여울을 끌어안았다. 그 귓가에 간신히 답을 주었다.

“늘, 넘친단다.”

그녀의 먹먹한 음성이 그의 폐부를 깊숙이 적셨다. 약속처럼 입술이 맞닿고, 이마를 맞대었다.

그녀는 제 용의 품에 안겨 미래를 그렸다.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모두 가능해졌다. 꿈에 지나지 않던 것들이 현실에 겹쳐진다.

앞으로 함께 많은 날들을 살아가리라.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꿈결로 접어든다. 자시(子時)를 알리는 종이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왔다.

건평 21년이 저물어 간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명정 1년, 1월 1일.

명정 1년 1월 1일, 화예옹주(花霓翁主) 유리서란(流理曙蘭) 즉위.

이가 곧 묘호로는 성조(成祖)다. 연호는 올바르게 밝힌다는 뜻으로 명정(明正)이라 하였다. 중조 이후 처음으로 탄생한 천룡(天龍) 여울이 그녀를 받들었다.

성조의 지지 기반은 몽해(夢海)학파였는데, 이들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민생고의 해결에 주로 관심을 두었다.

정치적으로는 철인통치(哲人統治)에 가까운 사상으로, 이들이 성조 이후부터 예락의 왕족들이 거치게 되는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 과정을 만들었다.

성조는 수취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혁했으며 과거제를 확대 실시하였다. 대간(臺諫)의 입지를 올려, 대신과 대간과 왕 사이에서 견제가 이루어지는 토대를 정비한 것도 성조다.

또한 천룡 여울에게 명해 대대적으로 요마를 토벌하여 경작지를 늘렸으며, 홍진강 이남을 지속적으로 약탈하던 북이족을 몰아내었다.

이외에도 많은 업적이 있으나 누구나 동의할 성조 최대의 업적은 중조 역천(逆天) 이후 비틀렸던 역사와 제도를 바로잡은 것이다. 이와 관련된 상세한 내용은 따로 후술한다.

성조 이후로는 왕이 역사에 손을 대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여 왕이라 해도 사관의 사초를 볼 수 없게 된다.

국서(國壻)는 따로 두지 않았으며 천룡 여울과 반려 관계였다 한다. 슬하에 2남 2녀를 두었다.

차남이자 막내인 율진대군(律眞大君) 유리운휘(流理雲輝)가 스물셋에 마니(摩尼)가 되어 왕위를 계승했으니, 이가 후일의 문조(文祖)다.

장녀 영랑공주(瑛朗公主) 유리수연(流理秀蓮)이 먼저 마니가 되었으나 성정이 자유분방하여 왕위를 고사했다 한다……(후략)…….

《예락국사》, 성조본기(成祖本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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