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분명 말했어.
그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또 환생시켜줘야 해.
슬쩍 다른 생각을 하는데 마기가 고민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그 안에 배울 수 있을까?"
"마기는 드래곤이잖아.일단 내가 한 열흘 가르쳐줄게.그 다음에는 마기가 독학해서 10클래스가 되는 거야!"
[마스터!차라리 바퀴벌레를 넣어주세요!마스터!]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마기에게 마법을 가르치려고 노력 중이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안녕!드래곤'에서는 보통 성인식을 치르고 독립하기 전에 9클래스는 된다고 했다.
그런데 마기는 못 한다니 조금 아깝지 않은가?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같은 드래곤인데 일단 배울 마음만 들면 충분히 되리라.
이왕이면 나랑 친분 있는 드래곤이 바보인 것보단 제대로 된 드래곤이었으면 좋겠다.
"마법......배우기 싫은데."
"아이 참,마기.일단 마법을 배워두면 나중에 무구 만들 때도 도움이 되잖아.마기는 만 년은 더 살 텐데 조금이라도 어릴때 배워둬야 나중에 써먹지!"
"으음,그럼......잠깐 배워볼까?"
"그래!우선 나랑 열흘만 배우자.그 다음부터는 마기는 똑똑하지까 충분히 독학 할 수 있을거야!"
후훗,마기는 제대로 나의 마수에 걸려들었다.
아니,정정한다.
마수가 아니라 마기를 걱정하는 나의 순수한 호의를 마기가 받아들였다.
[마스터,미워!후에엥.]
[맞는다!]
마법이론수업 5일째.
마기는 아주 바보는 아니었다.
아니,바보가 아니었다.
보통?그래,드래곤 붕에 보통은 되었다.
다만 마법을 배우게 할 계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마기는 이론만으로도 충분히 1클래스,2클래스를 마스터 하더니 5일째인 현재 4클래스 마법을 마스터 해서 마법이 썩 지식이 없는 나도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과연 드래곤 뿌린 데 드래곤 나는 구나!
"대단해,마기!내일부터는 5클래스를 배워보자!이거 잘하면 내가 가기 전에 8클래스 마스터가 되는 것 아냐?"
"그럼 이제 가도 돼?"
내가 한껏 칭찬을 아끼지 않았건만 마기의 신경은 온통 새로 만든 검에 뭔가 마법을 인첸트 시킬 궁리로 가득했다.
마기는 유일하게 인첸트 관련 마법에 강한 흥미를 보였는데 배우면 그날 그날 써먹는 모양이었다.
"복습하고."
"에잉,그럼 빨리 하자!"
웬지 조금 얄미워진 나는 일어나고 싶어서 안달복달 못하는 마기를 다시 앉혔다.
기껏 칭찬해줬더니 귓등으로도 안 들어?
나는 한껏 마기를 흘겨보았다.
하지만 내 것과 같은 반짝이는 금발에 금안을 가진 사랑스러운 미소년의 얼굴에 조금 치밀었던 화가 스르륵 사라졌다.
"농담이야,가봐."
뭔가를 만드는 데 꼭 드워프 모습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나의 입심에 넘어간 마기는 이틀 전부터 사람으로 폴리모프 했는데,그 얼굴을 순전히 내 취향에 따라 운디네와 닮았지만 소년의 것으로 바꾸었따.
아아,좋구나!내 취향대로 어린 드래곤을 길들이는 건 아주 즐거운 일이야!
게다가 최근 들어 선생이란 직업의 기쁨을 깨달은 나는 마기에게 내일은 또 뭘 가르칠까 하는 마음에 기분이 한껏 고조 되었다.
방을 나서던 마기의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앗,엄마!"
쿨럭!쿨럭쿨럭!잠깐,누구라고?
"마기!네가 정말 내 아들 마기코스니?"
끼아악!누가 나 좀 숨겨줘!어디 뱀 구멍 없어?
"응!나 마기야.근데 엄만 왜 왔어?"
"우리 마기가 잘 있나 보러 왔지.근데 이제 드워프는 관둔 거니?응?보아하니 마법을 배우던데......"
넓은 동굴 안에는 뱀 굴은 커녕 쥐굴도 보이지 않았다.
라이 이 녀석!
대체 평소에 굴도 안 파놓고 뭐한 거얏?
"응!그렇지 않아도 드워프는 키가 작아서 불편하더라고.마법은 지니가 가르쳐줬어."
"지니?"
마기 엄마의 등장에 나는 잔뜩 몸을 사렸다.
그동안 마기가 조금 모자라다고 여러모로 굴려먹고 놀려먹은 죄가 켕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의 귀한 드래곤을 어떻게 잘 요리해서 이용해 먹을까 하는 궁리 중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응!저기 있는 게 지니야."
"인간이잖아?마법사도 아니고 정령사 같은데?"
"맞아,지니는 정령사야.정령도 많이 부를 수 있어."
"저런 게 마법을 가르쳐준다고?드래곤에게?감히 인간이?마법사도 아닌 주제에?"
푹!푹!푹!
어미 드래곤의 말은 하나한 비수가 되어 내 등에 꽃혔다.
왠지 모를 압박감에 나는 감히 뒤를 돌아보지도 못했다.
날 찢어 죽일 듯 노려보고 있지 않을까?
눈 마주쳤다가 즉사 하는 것 아냐?
마기의 엄마,그러니까 아이를 낳았다는 건 적어도 저 드래곤은 3천살 이상의 웜급드래곤이라는 말이었다.
지금의 마기를 백 마리 모아도 잽도 안 될 진짜 드래곤!
"응!지니는 아카데미에서 선생님이래!"
"......그런데 그런 인간이 왜 여기 있는 거지?혹시 드래곤 헌터라든가......"
아니에요!아니라고요!
나는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열심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겨우겨우 몸을 살짝 돌려 마기의 엄마라는 드래곤을 바라봤는데 곱슬거리는 나와는 달리 곧게 뻗은 금발을 발목까지 기른 그린 듯한 미인이었다.
으으......뒤어 꽃 배경이 보이는 것 같아,검은 꽃이!
"아니,내가 납치해왔어!"
"어머,마기!직접?"
"응!그리고 제국이라는 인간 나라 두 군데에 가서 보석이랑 미스릴도 이만큼 빼앗아왔다!"
"어머나,우리 마기 벌써 그런 것도 할 줄 알아?장하다,마기!"
한껏 자랑하는 마기를 칭찬하는 어미 드래곤.
저것이 바로 드래곤들의 대화인가?
강탈에 이어 납치까지 저지른 아이를 잘했다고 칭찬하다니?
두 제국의 황제가 안다면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었다.
"에헴!그리고 이제 마법도 4서클까지 할 수 있다!"
"장하구나,마기.엄마는 네가 해낼 줄 알았어!"
마기를 와락 껴안으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마기의 어미 드래곤.
그래,그러고 보니 나는 죄도 조금 지었지만 그래도 마기를 드래곤 답게 만들어 줬잖아?
"아야야,엄마,나 이제 갈래.검 만들 거야!"
"그래,그래.엄마는 저 인간이랑 얘기 좀 할게."
마기가 방실방실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더니 나와 자신의 엄마만을 방 안에 남겨놓고 사라졌다.
마기,날 두고 가지 마!
아아,라이를 내보내는 게 아니었어.
나는 레어 밖으로 나간 라이를 갈구하며 다시 한 번 앞으로는 라이를 절대 내 곁에서 떼어놓지 말자는 결심을 다졌다.
하도 따분해 하기에 내보냈더니 기다렸다는 듯 스페셜 보스 몹이 나타날 줄이야.
"아,안녕하세요?"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래도 밉보일까봐 기껏 인사를 건넸건만 어미 드래곤은 말없이 다가오더니 천천히 내개 손을 뻗어왔다.
감히 그 손을 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나는 죽은 듯 서 있었고,그 손이 이내 내 머리 위에 얹어졌을 때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뭔가가 스멀스멀 머릿속을 차갑게 하나 싶더니 일순 강한 두통이 찾아왔다.
놀란 내가 입을 열어 비명을 지르려는데 그 순간에 두통이 사라져버렸다.
그 두통은 착각이었나,싶을 정도로 잠시였다.
뭔가 싶어 눈을 떴는데 젊은 여성의 얼굴을 한 드래곤이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지?
다시 드래곤의 손이 내 이마를 짚었다.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지 서늘한 느낌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강렬한 두통도.
"으윽!"
하지만 이번에도 그 두통은 허무하리만큼 금세 사라졌다.
이 드래곤이 지금 나한테 뭘 하려는 거지?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드래곤이 나에게 물었다.
"너......혹시 동족이냐?"
동적이라면,내가 드래곤이냐고 묻는 걸까?
이게 대체 무슨 드래곤 풀 뜯어먹는 소리야?
"......아뇨,100프로 순수 인간인데요."
"그럴 리 없어!그렇다면 왜 내 마법이 통하지 않는거지?"
"마법이요?"
"그래,네 기억을 들여다보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그래,동지라면 마법을 튕겨냈겠지.넌 마법은 걸렸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거고.너 대체 정체가 뭐야?"
인간이라니까?
왜 남의 기억은 멋대로 들여다보고 그러실까?
그래곤은 이런 경우는 처음인지 당황하는 눈치였는데 드래곤이 모르는 걸 내가 알 리가 없었다.
"정말,그냥,순수한,보통의 천연 인간인데요."
전생을 기억하는 것만 빼면,그리고 애완용으로 5단 변신 정령을 키우고 있지,최근에는 9단 변신 정령으로 업그레이드 된......
아,그러고 보니 그렇게 평범한 인간은 못 되는군.
"내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건 네가 드래곤이거나,그도 아니면 그 이상의 존재라는 뜻이다."
드래곤 이상:?
"제가 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요?"
"아니,그럴 리는 없으니 뭔가 신 급으 ㅣ제제가 걸려 있는 것이겠지. 아니면 다른 드래곤의 봉인이나. 하지만 드래곤의 기운은 전혀 없는데......"
신 급의 제제라는 부분에서 나는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전생과 환생,저 드래곤의 말이 옳다면 나에게는 분명 신의 제재가 걸려 있다.
그 두가지를 다른 여타의 존재에게 알리지 못하게 하려는 봉인 같은 것이 말이다.
"아아,그 점이라면 걸리는 것이 있네요.제 머릿속에는 분명 이 세계의 존재가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 있거든요."
"한낱 인간에게 드래곤도 알아서는 안 될 뭔가가 있단 말이냐?"
"글쎄요.제 입장에서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닌데 왠지 입 밖으로 낼 수도 없고 글로 쓸 수도 없어요. 무언가 미지의 힘이 저로 하여금 그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로써 확실해졌다.
나는 아마도 신의 눈길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그 신이 나를 미워하는지 좋아하는지 별 신경도 안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인생이이렇게 꼬이는 걸 보면 싫어하지 않을까?
"틀림없군.신 급의 개입이다.인간,너는 무얼 알고 있는 거냐?드래곤에게조차 보이지 않는 무언가라니......차원을 붕괴 시킬 정도로 중대한 정보냐?"
"모르겠어요.이 사실이 세상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는......누군가에게는 중요할 수도 있고,누군가에게는 헛소리로 들릴 수도 있어요."
"흐음,모르겠군.신이란 것들은 도통 그 속을 알 수가 없으니 말이야."
그건 드래곤도 마찬가지지.
나는 왠지 긴장이가시면서 드래곤의 마법조차도 내 속을 알 수 없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보다......이왕 오신 것,마기에 대해 이야기나 나눌까요?"
나는 이 드래곤과 나와의 공통된 이야깃거리를 꺼내들었다.
마침 내가 가고 나면 마기가 마법공부를 관둘까 봐 걱정되던 차이기도 했고,이 드래곤이 나를 해칠 생각이 없어보이기도 했다.
오히려 마기를 자식으로 둔 그녀에게 동정심마저 들었다.
"마기?그러고 보니 마기한테 마법을 가르친댔지?실력은 있는거야?"
"이래뵈도 인간들 사이에서는 천재 소리를 조금 듣는답니다."
어릴 적에는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천재라고 그럭저럭 버텼다.
크면서 혹시 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달려서 드리케에서 쫓겨나지 않을까,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이도 이곳의 나는 전생의 나와는 달리 이상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고 이해력이 뛰어났다.
특출한 천재는 못 되었지만 나름 뛰어난 수준이어서 드리케에서 중간은 되었다.
물론 이루제나 미아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나마 그 정도는 되니까 마기에게 마법이론을 가르친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그런데 어떻게 마기한테 마법을 가르친 거지?그 녀석 고집이 보통이 아닌데......"
"호홋,잘 구슬리고 달랬죠."
"그,그래......마기는 어때?수업은 잘 따라가?"
후훗,걸려들었군!
나는 냉큼 입을 열머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물론이죠!마기는 정말 대단해요!드래곤이라서가 아니라 수업 5일만에 벌써 4클래스를 마스터하는 경이로운 학생인 걸요!"
"그,그럼!우리 마기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사실 천재라니까!"
"그럼요,천재다마다요."
자식 칭찬에 기분 나쁜 부모는 없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마기와 약속한 한 달째가 되었다.
마기가 선물로 준 마법 검 하나를 챙겨 든 나는 마기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지니......조금 더 놀다 가면 안 돼?"
"미안해,마기.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을거야.이만 가봐야 해."
혹시 내 장례를 치렀을지도 모르지만.
"히잉,그럼 내가 텔레포트로 데려다줄까?"
"아니,절대 안돼!"
열흘동안 7클래스를 마스터하고 어제부터 8클레스를 배우기 시작한 마기가 데려다주겠다며 나섰지만 아프로 내 인생에 이동마법은 없어야 했기에 나는 거부했다.
"마기,지니는 이동마법 울렁증이 있다잖니."
마기의 엄마,골드 윔 아덜레이드는 나에게 벅찬 6클래스 이상의 마법을 마기에게 가르쳤다.
물론 옆에서 내가 라이를 쥐고 흔들며 마기의 의욕을 불태워주었다.
그 덕에 라이는 어느 덧 12단 변신 정령이 되어 있었다.
특수 기능이 포함된.
"뿌우......지니,빨리 와야 해?나 그동안 10클래스까지 마스터해놓고 기다릴게!"
"그래,10년 뒤에 올 테니까 그때까지 10클래스 마스터하고 라이에게 줄 새로운 몸체도 세 개 준비해 놔!마기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응!엄마한테 미리 키메라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두었어!"
털썩
"응?"
뭔가 쓰러지는 소리에 옆을 돌아보니 늑대로 변신하고 있던 라이가 쓰러져 있었다.
"앗!라이!왜 그래?일어나아."
[키,키메......]
놀란 마기가 라이를 흔들며 깨우려고 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
이 녀석 또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이러지?
난 쓰러진 라이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안 일어나면 놓고 간다."
[커럭!잠깐,마스터!저 잠시 쓰러진 것 뿐이에요.그런 끔찍한 말씀만은......]
내 속삭임에 벌떡 일어난 라이가 몸을 한껏 털어내더니 어서 가자며 재촉했다.
북슬북슬함을 자랑하는 라이의 털은 진한 황금색으로 내가 이렇게 만들었다기보다는 언제부턴가 점점 색이 변하더니 어느 순간 바뀌어 있었다.
무슨 동물로 변신해도 마찬가지로 황금색을 띠었는데 쥐만 유일하게 줄무늬가 있는 황금 쥐였다.
그 이유로는 놀랍게도 라이의 몸을 새로 만들 때 섞었던 보석 중 하낙 드래곤 하트였기 때문이라는데,그 드래곤 하트가 골드 드래곤의것이어서 이런 색을 띠는 것이라고 아덜레이드가 말했다.
그말을 하면서 아마 울먹였지?
게다가 드래곤 하트의 능력은 대단해서 라이는 12단 변신 정령 겸 마나창고 역할도 했다.
내가 라이에게 잠재된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끌어다 쓸 수도 있었고 라이가 변신하고나 능력을 발휘하는 데에도 자신에게 잠재된 마나를 쓰면 되었다.
한마디로 라이는 이제 내 마나가 거의 필요 없어진 것이다.
단점이라면 한번 사용한 마나가 다시돌아오는 데 하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지만 바다같이 차고 넘치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는 그런 딜레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해주었다.
"아이구,예쁜 것"
[무슨 당연한 말씀을?후헤헷]
생각할수록 유용한 라이를 나는 와락 껴안았다.
날이 갈수록 쓸만해지는 우리 라이.
눈치만 조금 더 생기면 좋겠구나.
"지니,그보다 돌아가는데 쓸 여비는 있어?"
"여비요?"
문득 아덜레이드가 물었다.
돈이야 라이로 뽑아내면 될 일이었다.
내 마나가 없어도 혼자서도 잘 뽑는 우리 라이,진정한 걸어다니는 금고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여비 걱정을 할 리 없었다.
"그래,없으면 마기의 보물을 조금 가져가도록 해."
나는 공짜로 준 다는데 거절 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마기가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아,지니!책에서 본 건데,음......어?엄마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거더라?"
"잘 보렴,마기?이렇게 하는 거야.자,지니?저기 보물 방에서 한번에 가져갈 수 있을 만큼만 보물을 챙겨가도록 해.양손 가득 쥐어도 좋고 옷 속에 넣어도 좋아.우리 마기에게 마법을 가르쳐줬으니 은혜 갚는 셈치고 줄게.특별히 정령을 사용해도 좋아."
......아마도 이거 책에서 봤던 내용이지?드래곤의 은혜갚기던가?
그 책에서 인간은 보석을 삼키기도 하고 옷을 찢어서 그 안에 보석을 싸기도 하고 마법사들은 보석을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갈 때까지 마나를 유지할 수 없어서 오히려 아무 것도 받지 못했다던가?
그도 아니면 보속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감동한 드래곤이 마법 주머니에 보석을 한 움큼 넣어주는 내용이었나?
"정말요?많이 가져가도 화 안내실 거죠,아덜레이드님?"
"물론이지!가져갈 수 있는 만큼 가져가."
"약속한 거에요,화 안낸다고?"
"그럼,드래곤의 약속은 무겁다고!"
아덜레이드의 확답에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이 드래곤 모자는 모르고 있었지?
라이의 기본기 중 하나가 '흡수'라는 사실을.
"가자!라이!"
[쓰르으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