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화
“……어째서요?”
뒤늦게 쥐어짜 낸 목소리는 하찮았다. 감정을 내비치지
않으려 해도 쉽지 않았다. 밀려드는 당혹감에 어쩔 줄 모르고
부산스럽게 굴던 에즈라는 곧 차오르는 울음을 감추려 급히
고개를 내렸다.
“이유가 없는 건가요?”
“이유가 있어야 해?”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겠다는 듯 그의 눈빛은 평소처럼
싸늘했다. 홀긋거리다가 결국 마주해 버린 그의 감정에 가슴
한구석이 찌르르 아파 왔다.
분명 조금은 예상했던 일. 원래 죽여 버리려 했던 여자이니
언젠가는 버려지겠지. 남은 쓰임이 다하면, 내가
지긋지긋해지면. 그래, 때가 되면.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아니어야만 했다. 사실은 오늘도,
내일도 아니길 바랐다.
“혼자 두지만 말아 달라고 부탁드렸었잖아요.”
이 말 말고는 그를 잡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가 저를
사랑한 적도, 동정한 적도, 경멸하지 않은 적도 없다는 건
너무도 잘 아는 일이기에.
“황비의 자리에 올려 주겠다. 그리 약속했잖아요.”
“올려 주겠다 했지 내쫓지 않겠다 약속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히폴로테스 님, 제발……,”
“네가 이유를 듣기 원한다면 수십, 수백 개를 들먹이며 말해
줄 수는 있어. 들어 볼래? 나는 상관없는데 너는 되게 상관있을
것 같아서.”
히폴로테스는 비아냥거리며 일침을 가했다. 이 정도 했으면
떨어져 나가라는 본심이었지만 에 즈라는 우물쭈물하다가도
반항 어린 눈빛을 할 뿐,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뭐, 이럴 줄은 알았다. 볼 때마다 하는 말이 버리지 말아
달라는 애원이라니. 지긋지긋하다 생각하면서도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는 알 수 없는 우월감이 스물스물
피어올랐다. 굳이 비교하자면 꿈틀거리는 벌레가 신기해 쿡쿡
쑤셔 보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과 비슷했다.
나를 갈망하는 이 얼굴을 보기 위해서라도 머릿속의 계획을
친절하게 설명해 줄 마음이 털끝만치도 없었다. 가라면 가야
하고, 오라면 와야 한다. 에즈라에게는 딱 그 정도가 적당했다.
그는 찻잔을 들어 올려 비죽 솟아오르는 입꼬리를 가렸다.
“차라리 멀리 떠나서 몸과 마음을 편히 하는 게 너에게도
좋을 거야.”
“다른 건 뭐든지 할게요. 이건…… 싫어요.”
당신을 살리기 위해. 찰나라도 곁에 남고 싶어서 소중한
것들을 어떻게 짓밟았던가. 곁에 남지 못한다면 그 모든 건 의미
없는 일이 되어 버릴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되었다.
그제야 미움이 싹텄다. 평생 온몸을 옥죄어 올 죄책감이 저
혼자만의 것이라는 게 너무 억울했다.
“싫다? 이유를 듣기 싫다는 거야, 아니면 떠나기 싫다는
거야?”
“떠나기 싫어요. 곁에 남게 해 주세요. 제발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잔뜩 고인
눈물이 넘칠 듯 일렁였으나 끝내 흐르지는 않았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은 여자는 마치 그림처럼 남아 입술을 열었다.
“히폴로테스 님 곁에 있고 싶어요.”
거부의 말치고는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듯 약해 빠진 어조.
곁에 있고 싶다, 있게 해달라. 그리고……,
‘사랑해요.’
당연하게, 너무도 쉽게 내뱉는 말들은 늘 거슬렸다.
진심보다는 마치 그리 믿고 싶다는 다짐 같아서. 늘 그렇게
들려서 숨겨 놓은 불안을 부채질했기에.
손바닥 뒤집듯 심사가 비틀린 남자는 시퍼렇게 안광을
빛냈다.
“내가 정말 네 건강을 염려하는 거라고 생각해?”
“ 아뇨.”
“알면서 왜 고집을 부려. 잔말 말고 하라는 대로 해. 네가
잘하는 거잖아. 내가 시키는 대로, 무엇이든 하는 거.”
아니라는 걸 알아서 고집을 부린다는 걸 왜 알지 못하는
걸까. 문득, 그의 곁에서 흔들리던 뉙스가 떠올랐다. 그것에
어쭙잖은 희망을 남몰래 부여잡았던 나날들도.
“손에 칼을 쥐여 줄 테니 누굴 죽여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응?”
서글서글한 가면을 내던진 남자는 포악한 내면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내뱉었다.
“그래, 에즈라 네 말대로 부탁할게.”
포기한 모양새로 고개를 수그리자 먼저 일어선 것은
히폴로테스였다. 그는 해가 기우는 노을빛 하늘을 알아채곤 티
나게 혀를 찼다. 별것도 아닌 일로 생각보다 시간을 지체하다니.
엉키고 어긋난 마음을 감추려 모든 일의 원흉인 여자의
귓가에 속삭였다.
“밤에 보자.”
에즈라는 음산함에 움츠러들면서도 숱한 그와의 밤을
떠올렸다. 이제 보니 그는 밤바람 같았다. 춥게 만들어서,
오늘따라 더 힘들게 만들어서, 외롭게 해서, 그러다가 곁의
누군가를 바라게 만들어서.
끝내 유일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그런.
검게 치솟은 성 안, 널따란 침실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몇
개의 램프만이 빛을 발하며 미미한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황궁
안의 소문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결국 누군가의 입을 타고
고귀한 이들의 귀에 들어가는 법이다. 아브타크는 그 사실을
아주 잘 알았다.
이제는 잠에 들 시간임에도 누군가를 기다리던 아브타크는
창가에 붙어 서서 수도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황궁을 보며
눈살을 좁혔다.
저 멀리 밤이 깊어도 홀로 발광하는 성. 아주 넓고 높은 탓에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고귀한 공간. 웬만한 이들은 아마
죽을 때까지 구경도 못 해 볼 그곳은 목숨을 걸어야만 발을 들일
수 있는곳이지.
자조하며 미세하게 입꼬리를 올려 보이던 그때, 누군가 침실
앞에 인기척을 죽이고 다가섰다. 발소리만으로 그가 누구인지
눈치챈 아브타크가 들어오라 명하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까만
로브를 쓴 남자는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춰 보였다.
“알아본 것은.”
“예. 말씀하신 대로 황비가 요양차 황궁을 떠난다 합니다.”
요양이라. 은근히 떠도는 소문은 분명 의심해 볼 만한 일.
기회인가, 아니면 함정인가.
“알고 있는 입들은, 얼마나 되지?”
“황비를 가까이서 모시는 하녀 하나와, 히폴로테스 주변의
보좌관. 그리고 기사들 정도로 아주 극소수입 니다.”
“황비의 모습은 어땠지? 요양을 갈 만큼 허약해 보이던가?”
“예. 소문도 그러하고, 스치듯 보았지만 영락없이 병을 앓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상하지, 그런데도 밤마다 그 여자를 찾아가는 건
여전하고.”
그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리자 남자는 더욱 고개를 숙이며
숨죽였다. 그가 명령을 내리면 그 무엇이든 해내 보이겠다는
굳건한 충성심이 묻어 나오는 기개였다.
“아파 비실비실하는 여자가 취향인 건가.”
황제를 우롱하며 킥킥거리던 아브타크는 단숨에 싸늘한
얼굴을 했다. 생기 없이 주름져 칙칙한 입가에 잔혹하기 짝이
없는 미소가 비쳤다.
“사실 기회든, 함정이든 상관없는 일이다.”
꿇어 앉아 있던 남자가 아주 잠깐 어깨를 떨었다. 그것을
가소롭다는 듯 내려다보던 아브타크는 몸을 돌려 황궁에
시선을 못 박았다.
“은혜를 배반하고, 모욕을 들이민 놈에게 나는 자비롭지
못하거든. 그러니 나는 수족을 잃어서라도 그놈이 괴로워하는
걸 봐야겠어.”
아무리 입단속을 시킨다 해도 황비의 요양은 머지않아 널리
퍼질 일.
“뭐가됐든 좋으니……목적은 하나다.”
“예. 하명하십시오.”
낮은 목소리로 남자가 자세를 바로 하자 아브타크는 흥분에
찬 어조로 명령했다.
“황비를 죽여근느 죽여서 그 천박한 머리통이 흙바닥을 구르게
해. 구르고 굴러 황제의 발치에 닿는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고.”
아아, 아직 그 애송이는 모르는 것이다. 상대의 틈을 살피기
전에 자신의 틈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걸. 완전무결해 보이는
척하는 황제에게도 단 하나의 틈은 있었고, 그런 틈을 파고들어
들쑤시는 건 제 특기였다.
에즈라, 그 천한 출신의 황비. 그 하등 쓸모없는 여자를 곁에
두는 이유는 과연 뭘까. 잃어버리기라도 할까 봐 혼자
안달복달하던 꼴을 떠올리며 아브타크는 킥킥 소리 내어
웃었다.
무언가에 집착하게 된다는 건, 소중하게 꽁꽁 숨겨 둔다는 건
약점을 드러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만방자한 황제는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손에 움켜쥐고 놓을 수 없다 생각한
순간부터 사로잡힌 건 오히려 절박하게 손을 뻗은 사람이라는
걸
뭐가 어쨌든, 그는 단 하나뿐인 틈을 눈치챘다는 이유만으로
승리를 거머쥘 자신이 있었다.
사방에 깔린 어둠과 붕 떠 있는 기분에 꿈이라는 걸
알아챘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악몽은 이제 삶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어서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모든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죄악의 시간. 평생 짊어져야 할 나의 원조1.
그곳에 멍하니 서서 다가올 누군가를 기다렸다. 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들이 참혹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얼마쯤 지났을까, 확 고개를 돌린 그곳에 불쑥
들이밀어진 얼굴은 디케의 것이었다.
피범벅이 된 얼굴로 헤벌쭉 웃어 보인 디케는 입을 귀까지
찢으며 울컥 피를 쏟아 냈다. 기괴한 광경임에도 에즈라는 손을
뻗어 언니의 뺨을 감싸 쥐어 보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함. 손바닥에는 그 무엇도 닿지 않는다.
“왜 아무 말도 안 해요?”
마음으로 말을 전했으나 구더기가 파먹은 시체는 여직
싱글거릴 뿐, 아무 힘도 쓰지 못하는 귀신처럼 그저 곁을 지켜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서 에즈라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언니 말대로 됐어요.”
‘잘 들으렴. 에즈라, 남자가 하는 사랑의 맹세는 덧없는
것이야. 사랑은 배신을 몰고 오거든.’
‘물살처럼 휩쓸리고 또 쓸려 나가는 게 사랑이지. 눈먼 너는
부러 그것을 외면하고 있는 것뿐이야.’
이 가엾은 것아.
“이제는 내가 쓸모없대요.”
처량한 말을 직접 가슴에 꽂았다. 낄낄거리는 비웃음이
귓가에 울려 퍼지고 코끝에는 피붙이의 썩어 가는 혈 향이
진동했다.
“하지만 언니가 옳았다고는 못 하겠어요. 아직도 나는 그를
살린 일을 후회하지 않거든요.”
대신 사랑에 빠진 건…… 조금 후회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아플 줄 알았더라면 주제도 모르고 욕심을 내지 않았을 텐데.
무대 위의 연극처럼 진실이라고는 없었던 추억에 눈물이 쉴 새
없이 홀러내렸다.
“그러니까 저주해 줘요. 그때처럼 악을 쓰고 표독스러운 말을
마구 쏟아 내 줘요 언니. 사실 나는 이렇게라도 언니를……,
언니가 보고 싶어요.”
왜 나에게 헝겊 인형을 안겨 줬는지. 그네를 타고 싶어 하던
어린 내게 주저 없이 손을 내밀었는지. 물어보지도 못했어. 묻고
답하기엔 언니는 너무 망가져 버렸잖아. 그렇게 만든 게
나임에도 숱한 미련을 끊어 내지 못하고 있어.
치미는 울음에 끙끙거리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가슴 한켠이
꽉 죄어 오는 순간, 실로 울고 있음을 깨달았으나 여직
혼몽했다. 이미 사라져 버린 디케의 환상을 좇던 에즈라는 결국
저 멀리 누군가의 발을 발견하곤 주저았았다.
상처 가득한 발이 어느 날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한
나라의 왕으로서의 위엄을 잃은 채, 빛바랜 얼굴로 내밀었던
한마디마저.
‘에즈라.’
‘도망가라.’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이를 죽이던 날. 내 영혼은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떠도는 게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매일 밤 나를 찾아올 리 없잖아.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죽을 수도, 살아갈 수도
없다. 친족을 모두 잡아먹은 저는 사람들의 말대로 추악한
마녀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의 곁을 떠나는 게 옳은 것은
아닐까. 그마저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저주스러운
존재니까.
지저분한 감정은 꼭꼭 접어 숨긴 채. 그에게서 떨어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흐르는 눈물이 놓지 않으려던 꿈을 밀어냈다. 눈물 고인 눈을
게슴츠레 뜨자마자 남은 물기가 귓가를 타고 흘러내린다. 잠시
얼굴을 가린 채 억억거리던 에즈라는 차갑게 비어 있는
옆자리를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내쉬었다.
여느 때와 같이 몸을 탐하고 열락에 취해 제멋대로 휘두르던
남자는 사랑하는 이에게 떠난 지 오래인 듯했다. 언제부턴가
홀로 남은 밤을 지새우는 건, 다행인 일이 되었다. 이런 비참한
모습을 들키지 않을 수 있으니까.
에즈라는 욱신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침상을 벗어났다.
고고한 달빛 사이로 걸음한 에즈라는 작달막한 테이블 위에
어지러이 놓여 있는 양피지를 펴고 깃펜을 들었다. 흘러내리는
옷자락을 대강 갈무리한 뒤, 쓰여져 있는 글자를 밑에 따라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글을 배워 나가는 시간만이 오롯한 위로가 되었지만,
이제 배움마저도 곧 끊겨 버릴 것이다. 가득한 아쉬움은 글자
하나하나에 묻어 나왔다.
총총걸음으로 침실에 들어선 셀리가 두터운 커튼을 젖히자
기다렸다는 듯 한낮의 볕이 쏟아져 들어왔다. 뒤늦게 잠들었던
에즈라는 파고드는 뜨거움에 뒤척이다가 결국 몸을 일으켰다.
“어머나, 에즈라 님! 언제 이만큼이나 진도를 나가신
거예요?”
탄성을 내지르며 수선을 떠는 셀리는 어째 평소보다 더
부산스러웠다. 피로한 눈을 비비적대던 에즈라는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를 조용히 응시했다. 너저분하게 펼쳐진 양피지 위로
삐뚤빼뚤한 글씨가 빼곡했다.
아무리 보아도 내보일 만한 실력이 아니었기에 에즈라는
금세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머뭇거리며 입을 뗐다.
“그게, 혼자 할 만한 것이 딱히 없다 보니…… 그리됐어.”
“정말 대단하셔요. 가르쳐 주는 이 없이 홀로 이만큼이나
익히시다뇨. 황비님이 이리 총명하신 줄 아시면 황제께서 글
선생을 붙여 주실지도 모르는데, 말씀드릴 생각은 없으셔요?”
기대감으로 눈을 반짝이는 셀리가 부담스러운 탓에 슬쩍
시선을 피하며 팔로 몸을 감싸 안았다.
“곧 황성을 떠나잖아. 그럴 필요 없을 거야.”
“그래도……,”
“나는 괜찮아. 이 정도로도 충분한걸.”
“예, 그러시겠죠.”
방자한 말투였으나 에즈라는 굳이 꼬집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으니까. 저보다
억울해하던 셀리는 발을 쿵쿵거리며 다가와 은쟁반을
내어주었다.
“따뜻한 물을 준비해 두었으니 우선 욕실로 걸음하셔요.”
“고마워.”
그러고 보니 더 이상 침상 위에서 꾸물거리고 있을 수
없었다. 널따란 방 한편에 내어진 욕실로 걸음한 에즈라는
셀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익숙하게 몸을 씻어 내렸다. 지난
밤, 격렬했던 남자의 흔적을 모두 지워 낸 후에야 마음이
놓였다.
“셀리…”?”
뜨끈한 물에 풀어진 몸을 이끌고 나온 에즈라는 반듯하게
정리된 침상을 훑어보다가 기척 없는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래도 은쟁반이 비어 있는 걸 보니, 뒷정리를 하러 떠난 것
같아 안심하던 그때였다.
“황비님. 라티아 님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
“네?”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찌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