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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혼자 남아서-30화 (30/113)

30화

“히폴로테스님.”

멍하니 서 있던 그는 데몰레온의 목소리에 번쩍 정신을 차렸다.

히폴로테스는 그녀를 향해 한 발짝 다가간 걸음을 알아차린 후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걸쳤다. 가슴속 혼란을 잠재우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어깨를 으쓱였다.

“칼을 뽑을 시간이네.”

“걱정 마십쇼. 아직 팔팔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데몰레온은 잠시 넋이 나갔던 히폴로테스를 털어 내며 바로

칼을 뽑아 들었다. 바짝 굳은 채 자신들의 죽음을 예감한

신관들은 두어 걸음 물러서다가 고개를 푹 숙이기만 했다.

존재를 지운 채, 평생을 몸 바쳐 지켜 온 티텐의 성벽. 하지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다. 티텐의 운명은 여기까지였다.

대를 이어 왕국을 지켜 온 신관들은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

사실 그리한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으므로.

그들 모두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에즈라가 이곳을 발견한

이후, 티텐은 멸망하고 말리라는 것을. 전의를 상실한 피식자를

쭉 둘러보던 히폴로테스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실망한 어투로

내뱉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싸울 의지가 없다니. 너무

재미없잖아.”

“재미는 곧 보실 것입니다. 티텐의 멸망으로 모든 것을 가졌다

생각하신다면 착각이지요.”

“주절주절. 죽음을 앞에 두니 두려움 또한 사라진 건가.”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가진 것에는 잃는 것이 따르는 법.

당신께서 티텐의 멸망으로 황제의 자리를 갖는다면…… 그로

인해 영원히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자비롭게 단칼에 베어 주려고 했는데. 아쉽네.”

단숨에 표정을 굳힌 히폴로테스가 살벌하게 일갈했으나 나이

든 음색의 신관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신이 난 듯 더욱

목소리를 높여 그에게 소리쳤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입 니다.”

그 비아냥은 결국 히폴로테스의 분노에 불을 지르는 격이

되었다. 저답지 않게 흥분한 그는 눈 깜짝할 새 신관의 가슴팍에

칼을 던졌다. 까드득. 복장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신관의

가느다란 몸이 뒤로 넘어갔다.

캑캑거리며 고통에 뒤척이는 신관에게 다가간 히폴로테스는

그의 목을 콱 짓밟은 채로 무자비하게 꽂힌 칼날을 돌렸다.

가없는 통증에 한낱 인간은 자지러졌으나 히폴로테스는 그

신음을 즐기며 온화하게 웃어 보였다.

“에즈라가 빨리 나와야 할 텐데.”

남은 이들이 슬그머니 뒷걸음질 쳤다. 그의 중얼거림을 끝으로

데몰래온과 히폴로테스는 가차 없이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덫에

걸려든 사냥감을 인정사정없이 물어뜯는 마음으로.

한편, 어둠 속으로 발을 들인 에즈라는 생각보다 훨씬 넓은

동굴 안을 벙찐 얼굴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처음 발을 들였던

북쪽 궁의 내부와 별다를 게 없는 지하 동굴은 투박한 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심코 위를 올려다본 에즈라는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허공에 떠 있는 달빛이라니. 허상인가.

실제인가. 둥둥 떠다니는 은빛 구슬을 보며 눈을 마구 비볐으나

환상이 아님을 보여 주듯 그것은 여전했다. 등불처럼 동굴 안을

밝히는 빛은 이어진 길 끝에 놓인 제단을 비추고 있었다.

이럴 때가 아니었다. 에즈라는 바삐 걸음을 옮겨 다섯 개의

계단을 올랐다. 직사각형 모양의 제단 위에는 무척이나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으나 그것을 둘러싼 둥근 빛

무리는 기이했다. 그 간극에 감히 손을 대기 망설여졌다.

눈을 감고 잠시 주변을 느끼자 저를 둘러싼 주위가 너무도

고요했다. 낯선 곳에 혼자라는 사실은 문득 커다란 공포를

가져다주었다. 오스스 소름이 돋은 팔을 문지르다가 침을 꼴깍

삼켰다.

‘공주님만 해낼 수 있는 일이에요.’

그래. 이건 나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야. 그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지금껏 삶을 이어 온 것이 후회되지

않아. 나는 지금, 처음으로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

‘에즈라. 나를 버리지 말아요.’

히폴로테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손

내밀어 주고, 앞서가며 길을 만들어 주고, 괴로울 때마다 나타나서

지켜 주던 그의 모든 순간들이.

‘ 맹세합니다.’

사랑한다고 맹세했으니까. 신에게. 아버지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눈을 번뜩인 에즈라는 주저 없이 그곳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새파란 빛에 둥글게 감싸인 돌. 그것에 손이 닿자 빛은

사라졌다. 바람 한 점 없었건만. 허공에 떠 있던 등불마저

사라지자 온통 암흑 속에 갇히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도르르 눈만 굴리다가 더듬더듬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손안에

들린 돌이 점점 뜨거워짐을 느꼈다.

“아

순식간에 뜨거워지던 그것은 이윽고 붉은 빛을 뿜어냈다.

본능적으로 그것을 내던지자 돌바닥에 부딪힌 돌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흩어져 버린 돌조각들은 사방에서화르륵

불타오르더니 이윽고 재 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사방의 돌들이 천둥소리와도 같은

굉음을 내며 진동하고 가루와 먼지가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딛고

서 있는 바닥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위태로웠다.

‘무너지고 있다.’

그것을 깨닫자마자 에즈라는 내려온 계단을 향해 황급히

내달렸다. 와중에 뒤를 돌아보자 이미 자신이 있던 곳은 무너져

돌산이 되어 있었다. 내려갈 때와 달리 허겁지겁 계단을 올랐다.

이렇게 계단이 많았었나. 그렇게 깊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저 멀리

빛이 비추는 곳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다.

‘제발, 제발……:

아무리 달려도 가까워지지 않는 어렴풋한 빛을 향해 있는 힘껏

손을 뻗었으나 좀처럼 닿지 못했다. 여기서 죽는 게 벌인가.

그렇다면 한 번만 더 그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

“히폴로테스님!”

염치없는 욕심이래도 포기할 수 없는 자신을 경멸하며 다시금

동굴 밖으로 손을 뻗은 그때, 눈앞이 온통 새하얘졌다. 시린 눈을

꽉 감은 에즈라는 구르다시피 동굴을 빠져나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진득한 핏물이 뺨을 적셨다. 엉거주춤

몸을 일으킨 에즈라는 눈앞에 펼쳐진 잔혹한 광경에 석상처럼

얼어붙고 말았다. 차디찬 돌바닥 우I,가득히 쌓인 시체들.

“기다린다고……했으면서.”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아보던 에즈라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렇게 홀로 남아 멍하니 숨을 고르는데 또다시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곳마저도 무너질 것이 분명했기에 에즈라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일으켜 또다시 달려 나갔다.

“기다린다며!”

울음 섞인 외침이 무너져 가는 궁 안을 울린다. 깨진 발톱

사이로 흘러내리는 피가 제 것인지 다른 이의 것인지 분간할 수

없을 때쯤. 에즈라는 뜀박질을 멈추었다. 검은 산의 한 귀퉁이가

무너지며 만들어 낸 벼랑에 서자 불어온 세찬 바람이 옷자락을

마구잡이로 쥐어뜯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용서될 죄악이 있을까. 있다면 어디까지

바닥을 보여야 하는 걸까. 저 멀리 모습을 드러낸 새파란 바다를

보며 에즈라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벼랑 끝은 잔인하게도 모든 것을 눈앞에 펼쳐 보였다. 에즈라는

높고 두터운 외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한 귀퉁이가 부서지는 것을 시작으로 앞뒤, 양옆으로

이리저리 혼들리더니 점점 뿌연 먼지가 일었다.

커다란 장벽이 뜬금없이 무너질 기미를 보이자 고요한 아침을

맞이하려던 백성들은 난리가 났다. 그 어떤 나라가 밀고 들어와도

넘지 못한 성벽. 뿌연 먼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쩌적쩌적 금이 간

성벽을 두 눈으로 확인한 백성들은 비명을 내지르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이,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예?”

“무슨 말이라도 해 보란 말이오! 지금 뭐가 어떻게 된 거요!”

외성벽 가까이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화들짝 놀라 밤새

성벽을 지키던 군병들에게 달려들었다. 허나 그들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명목상으로 성벽 앞에 서서 하는 일 없이 군량을 받아

챙기던 그들이 할 줄 아는 것은 백성들과 같이 손가락 빠는

아이처럼 구경하는 것뿐.

전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병사들과 백성들은 모조리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이 든 병사

하나가 창을 휘두르며 목청껏 외쳤다.

“우선 다들 성 안쪽으로 도망가! 최대한 성벽에서 멀리

떨어져야 해!”

재난은 어리석은 이들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젠장! 빨리, 빨리! 뭣 하는 거야! 지금 그런 걸 챙길 때가 아냐!”

외성벽이 천둥소리를 내며 땅을 울리자 그 잔해가 내성벽을

덮치기 시작했다. 내성벽마저 뚫리게 되면 모래와 먼지. 벽돌과

같은 것들이 성벽 가까이에 사는 이들을 덮칠 것이다. 무슨 일로

부서져 내리는지는 몰라도 한시라도 빨리 성벽에서 떨어지는

것이 먼저였다.

“가능한 한 발리 달려라! 뒤돌아보지 말고 달려!”

군병들은 날이 무단 창을 휘두르며 사람들을 안쪽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와중에 금전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고 구는 이들에게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으나 그들은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곤 했다.

“마음대로 해! 목숨보다 그깟 한 푼이 더 귀하다면!”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부유한 이들은 말을 끌어내 다른 마을을

향해 달렸으나 오로지 두 발로 뛰어야 하는 이들은 뒤처지기

마련이었다. 게다가 어찌나 험하게 모는지 말이나 마차에 치이는

어린것들도 적지 않았다.

“더 빨리! 빨리 뛰란 말이야!”

결국 외성벽이 완전히 무너진 것인지 회색빛 먼지가 푸른

하늘을 뒤덮었다. 허공에 나리는 모래가 눈을 찌르고 들숨마다

입과 코로 쏟아져 들어온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컥컥

기침을 해 대며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기에 여기저기에

부딪히고 넘어져 바닥을 굴렀다.

“엄마!”

“비켜! 비켜 이 망할 자식아!”

이리저리 사람들에 치이다가 가족을 잃기도 일쑤였다. 어미의

손을 놓친 어린아이가 바닥에 엎어지면,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아이를 놓친 부모는 아연실색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몰려가는 이들에게 얻어맞거나 넘어져 머리가 깨지는

일도 허다했다.

“아악! 안 돼!”

젊은 어미 하나는 물밀듯이 밀려들어 오는 사람들에 치여 품에

꼭 안고 있던 갓난아이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기함하며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아이를 향해 달렸으나 소용없었다. 사람들에게

밟힌 갓난쟁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개져 핏덩어리가

되어 식어 갔다.

사람들이 서로를 부르는 외침과 비명이 난무했다. 성벽은 땅을

울리고 한데 섞인 울부짖음은 하늘을 울렸다. 살아남기를 포기한

노인들은 땅에 주저앉아 다알리아 신의 이름만을 부르짖기도

했다.

“……이럴수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여전히 성벽 가까이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던 노병은 잠시 뒤를 돌아보다가 나직이 내뱉었다.

외성벽의 잔해가 결국 내성벽을 덮친 듯 등 뒤가 위태로웠다.

그는 생의 마지막을 직감하고 비어 가는 마을을 마지막으로

찬찬히 훑었다.

“ 도망가!”

그것이 그의 마지막 외침이었다. 여직 피하지 못한 이들은 머리

위로 지는 새까만 그림자에 뜀박질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하늘을 눈에 담지 못했다.

일순, 허공에 떠 있는 것만 같던 잿빛 돌덩어리가 한순간

우르르 떨어져 내렸다. 큼직한 잔해들은 숨을 멈춘 채 서 있던

이들을 짓이기고 터뜨렸으며 부러뜨렸다.

퍼걱퍼걱, 크고 작은 돌덩어리들이 떨어져 내릴 때마다 잔인한

소리가 허공을 채운다. 가까스로 커다란 돌을 피해도 작은 돌이

날아와 머리를 치고 지나가면 손쓸 도리가 없었다. 돌무더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피와 뇌수, 장기가 홀러나왔고 사이사이로 꺾인

사지가 얼핏 드러났다.

달리고 달리는 이들을 쫓아 잔해는 계속해서 떨어져 내렸다.

아슬아슬하게 뒤쳐지던 이들은 결국 잔해에 깔려 자취를 감춘다.

괴물에게 짓밟히듯 매 순간마다 줄어드는 사람들. 자신들을 향해

혼비백산하여 달려오는 이들을 보며 다른 마을의 사람들은 차마

신음조차 흘리지 못했다.

그들 역시 뒤를 돌았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도망치는

것밖에 없었으므로.

한편, 성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은 뒤늦게 전달되었다. 전쟁이나

재난을 겪어 보지 못한 티텐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은

성벽이 무너진 것에 집중하느라 너머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히에로스는 직접 왕성 꼭대기로 올라가 믿기지 않는 사실을

마주했다. 그는 산처럼 쌓여 있는 무너져 내린 성벽의 잔해들과

잿빛 하늘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이런……:’

머리가 어지럽더니 기어코 시야가 핑 돌았다. 미약한 신음을

흘린 그가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자 곁을 지키던 병사가

빠르게 그를 부축했다.

“히에로스! 괜찮아요?”

그를 쫓아 온 미네스가 히에로스의 팔을 부여잡으며 울먹였다.

와중에도 허공을 울리는 비명 소리는 가까워졌고. 성벽은 손쓸

도리가 없을 정도로 계속 부서져 내렸다.

이렇게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턱이 불거질 만큼 이를

악문 히에로스는 미간을 잔뜩 좁히며 미네스의 팔을 세게 쳐

냈다. 그녀가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든 말든 히에로스는 급히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

“군병들을 파견하지 마라! 말을 타거나, 전차를 모는 것도

금지다. 부상자가 도착하면 바로 치료할 수 있도록 왕성 가까운

곳에 여러 개의 치료소를 두고, 길목을 가로막는 것들은 모조리

부수도록 해!”

“예!”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목숨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움직여라.”

왕의 명령에 질서 정연하게 모여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나갔다. 이미 잔해에 깔린 이들은 하는 수 없었다. 지금

병사들을 파견한다면 오히려 더 혼란을 가져올 게 뻔했기에 할 수

있는 일은 백성들의 이동을 돕는 것 정도였다.

히에로스는 자신의 무력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는 벽에 등을 기대며 마른세수를 했다. 갑작스레

벌어진 재난에 황망해하기도 잠시. 문득 도를 넘는 불안감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다.

“……설마.”

히에로스는 오래된. 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끄집어냈다. 오직 왕의 귀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신성한 아르고스

신의 예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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