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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혼, 이번 생엔 제가 할게요-182화 (182/233)

182화. 자주, 표현해주세요

어느새 다시 위치가 반전되었다.

사이나는 침대와 콘스탄틴의 사이에 갇혔다.

단단하게 붙은 그의 몸이 그녀를 고정시켰다.

입술을 빨며 바로 그의 손이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읏.”

지난밤의 흔적이 잔뜩 남은 그녀의 내부는 여전히 따뜻하고 촉촉했다.

“…사이나, 미안합니다. 급해서 도무지…….”

그가 그녀의 오금에 손을 밀어 넣더니 허벅지를 잡아 올렸다.

‘자주, 많이 표현해달라는 게 몸으로 해달라는 건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막을 생각은 없었지만.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가 그녀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아!”

한 번에, 길게, 끝까지 그가 제 것을 밀어 넣었다.

둔중하게 안쪽에 부딪히며 몸을 울리는 감각에 사이나는 목을 젖히며 몸을 비틀었다. 지나치게 예민한 몸의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어제도 좋았지만 오늘은 또 달랐다.

서로의 마음이 닿은 뒤라 그런가.

깊이 파고드는 그의 몸짓, 몸짓마다 미칠 것 같은 절정감이 몸을 절였다.

“흐윽!”

“아, 사야…. 사야!”

“자, 잠깐…! 너무……!”

뻐근하게 벌어진 사이로 그가 짓쳐들어올 때마다 참을 수 없는 교성이 터져 나왔다.

하복부가 꽉 물릴 때마다 도무지 소리가 참아지지 않았다.

“아!”

그가 그녀의 귀를 핥아 올리며 다시 거세게 움직였다.

“사야…….”

“흣, 으으응!”

“한 번 더 말해 주십시오.”

“…으, 응…….”

“사랑한다고, 말해 주십시오.”

그녀의 귓바퀴를 핥으며 그가 애원처럼,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감각에 절여져 몽롱한 상태에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주 표현해달라고 한 건 난데…….’

왜 나더러…….

하지만 굳이 자존심을 세우고 싶지 않았다.

“하으- 사랑, 사랑해요.”

그녀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그는 움직임을 멈추며 이를 악물었다.

“사랑해요, 콘스탄틴…….”

멈춘 허리께가 움찔거리는 것이 치미는 감각을 도무지 참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몸을 경직시키며 참아보겠다는 듯 그녀를 꽉 안았다. 강하게 붙여온 단단한 몸이 그녀의 다리 사이를 압박하자 그 느낌이 또 쾌락이 되어 몸이 조여들었다.

“읏. 제길.”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녀의 골반을 단단하게 붙잡더니, 다시 움직였다.

아까보다 빠르고, 더 격한 움직임에 사이나가 울먹였다.

좋다 못해 쭈뼛해져 오는 감각점에 그녀가 손톱을 세우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 너무, 너무…….”

찌릿찌릿 울리는 척추의 감각이 뇌까지 절이는 것 같았다.

파들파들 떨리는 몸을 그가 안아 고정시키며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지나치게 강한 감각에 그녀가 흐느끼자 콘스탄틴은 그 흐느낌을 삼키듯 키스했다.

“사랑합니다…….”

소중한 것을 더듬듯이 그가 제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더듬으며, 그리 속삭였다.

“사랑합니다, 사이나….”

재차, 속삭이고 속삭였다.

그녀가 한 부탁을 잊은 적 없다는 듯이, 그렇게.

* * *

급박한 바깥 사정과 별개로 둘은 몇 날 며칠을 침실에서 보냈다.

오래 떨어져 있었던 시간을 만회라도 하듯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것을 기념이라도 하듯이, 둘만의 시간에 빠져 세상을 잊었다.

“…사이나? 지금 대체 뭘…….”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이상했다.

도무지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전과 달리 지나치게 저돌적이고… 적극적으로 굴었다.

지금도 그는 제 가슴팍을 더듬는 부드러운 손가락의 느낌에 파드득 깨어난 참이다.

“계속 사이나라고 부르시네요?”

“읏.”

가느다란 손가락 끝이 그의 가슴 끝을 지분대더니 선명하게 패인 근육의 판 모양을 따라 느릿하게 움직였다.

그가 흡, 숨을 들이켜더니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자꾸… 자극하면 곤란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성을 살짝 놓은 상태로 밤새 그녀를 탐한지라 미안해하고 있던 참인데, 그녀가 이런 식으로 만져오면 겨우 붙잡고 있는 이성을 다시 놓아야 할 참이다.

“흠. 자극이…….”

그러나 그녀는 제 몸을 그에게 딱 붙여오며 다른 손으로 가슴판을 꾹꾹 눌렀다.

“되긴, 돼요?”

“…물, 론입니다.”

그가 약간 이를 악문 것 같은 발음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

“전부터 이렇게 만져보고 싶었어요.”

“…예?”

“몸이 워낙 좋으셔서…….”

폭탄 같은 발언을 떨어뜨리고는 사이나가 갑자기 그녀가 활짝 웃었다.

그 미소에, 그리고 저 발칙하기까지 한 감상에 그는 순식간에 몸의 중심을 따라 불길이 이는 것을 느꼈다.

“……그대는 정말…….”

이 여자는 제 미소가 어떤 여파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매번 이러는 것을 보니…….

“오늘은 내보내 주려고 했는데……. 그대 탓입니다.”

“어딜요?”

“침대 밖으로 말입니다.”

그녀는 그의 몸 위로 찰싹 올라와 엎드리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더 발칙한 대답이 뒤를 이었다.

“전 괜찮은걸요?”

“하.”

그는 바로 굴복했다.

“고맙군요.”

없는 핑계도 만들고 싶던 차에.

“내게 넘치는 핑계를 만들어주니…….”

곧 그녀의 허리를 감아 자세를 뒤집으며 그는 달게 웃었다.

바로 손을 내려 그녀의 밀지를 더듬던 그의 미소가 더 진해졌다.

“몸도 벌써 준비가 된 것 같고.”

“응…….”

“갑자기 왜 이리 야해지셨을까, 내 부인께서?”

“그래서… 싫으세요?”

그녀가 허리를 비틀며 야들한 목소리로 물었다.

“싫을 리가 있겠습니까… 후…….”

다급하게 들이닥치며 내뱉는 목소리에 급한 숨결이 묻어났다.

“사람을 미치게 만드니까 그렇지.”

“읏, 응….”

“꽤나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아……!”

본격적으로 그녀의 다리를 잡아 올리며 그가 그녀에게 경고했다.

긴 밤이 될 것을 말이다.

맹약자가 된 여파인지 사이나는 전보다 그를 꽤나 더 오래 감당했다.

그래도 결국 먼저 잠에 든 것은 그녀였다.

실신하듯 꿈나라로 떠난 그녀의 얼굴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콘스탄틴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소리가 나지 않게 방을 나선 그는 집무실로 향했다.

안쪽 응접실에는 이미 선객이 있었다.

“오셨습니까, 각하.”

웨슬리 단장이었다.

“바깥 상황은 어떻지?”

“여전합니다.”

“아직도 안 흩어졌나?”

현재 크레이머령에 모여들어 새로운 맹약자를 제일 먼저 찾아내려는 자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자들과 흥미 때문에 찾아온 자들.

그러나 공통점이 있었으니, 두 부류 모두 꽤 끈질기게 수소문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기심으로 모여들었던 자들은 지금쯤 흩어져야 정상 아닌가?”

콘스탄틴이 이중 삼중으로 정보를 차단한 덕분에 사이나가 맹약자라는 것을 아는 자는 말 그대로 한 손가락에 꼽았다.

각성지가 호수 위 비밀의 섬이었던 덕에 그 외의 단서도 딱히 없었다.

지나치게 정보가 없는 상태인지라 흥미 위주의 탐색자라면 이미 관심을 잃고 흩어졌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아직도 탐색을 하고 있다고?

“그게…… 아무래도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지?”

“누군가가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맹약자를 제일 먼저 알아낸 자에게 현상금을 준다고.”

“…뭐?”

“관련 정보를 가져오는 자에게도요.”

“하.”

“상당한 거금이 걸린 상탭니다.”

“어떤 새끼가…….”

삽시간에 콘스탄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조용히 조사를 해보았는데 약간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인물들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세력인지는 파악이 됐고?”

“아직… 정확하게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만, 황도 쪽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흠.”

콘스탄틴은 생각에 잠겼다.

거의 500년간 맥페이든 제국에는 새로운 맹약자가 탄생하지 않았다.

현재 제국은 4대 공작가와 황가, 다섯 가문의 수호령으로 공고한 체제를 이루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 상태는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그 누구도 이 구조에 대해 변화를 요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새로운 맹약자가 생겨났지.’

이건 엄청난 변수였다.

사이나는 현재 제국을 휩쓸 폭풍의 눈이나 다름없었다.

폭풍의 눈은 고요하지만 바깥은 말 그대로 난장판. 사이나는 현재 실감하지 못할 테지만, 이 맹약자를 제 가문에 확보할 수만 있다면 제5의 공작가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혈안인 가문들이 적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이를 어찌할까…….’

눈이 벌게진 인간들이 많은 만큼, 상황은 평화적으로 조율될 확률보다 그 반대일 확률이 더 높았다.

사이나가 평민이거나 한미한 가문의 귀족이었으면 큰일이 날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사이나는 현재 크레이머 공작부인.

그 누구도 그녀의 일신의 자유를 두고 왈가왈부하거나 관여할 수는 없다.

심지어 그조차도 말이다.

“우선, 최대한 정보를 교란해 봐.”

다만 황가가 걸린다.

황자는 보나마나 악감정이 남아 있을 테고 헤베타라는 여자도 사이나에게 딱히 우호적인 것 같지 않으니, 만약 사이나가 그 맹약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꽤 거슬리는 상황이 벌어질 확률이 높았다.

그러니 조금 더 명확한 방향을 뽑아낼 수 있을 때까지는 밝히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현상금을 역으로 이용해도 좋겠지.”

“아, 누군가가 맹약자인 것 같다. 이런 식으로요?”

“그래.”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밝히기는 해야 한다. 영원히 비밀로 남길 수는 없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최대한 정보를 교란할 필요성이 있었다.

“몇 가지 엇갈리는 정보를 흘려도 좋을 것 같군. 이미 맹약자가 황도나 타 공작령으로 갔다고 한다거나, 맹약자가 여자라는 정보와 남자라는 정보를 동시에 흘려. 교차 확인이 필요하게끔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그 빛기둥이 맹약자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정보도 적당히 흘리는 게 좋겠네.”

“다른 이유라 하심은…….”

“호수 아래에 오래된 유적이 있는데 전설이 내려온다고. 제국이 위기에 처하면 유적이 열릴 것이다, 라는 전설이. 근데 그 유적이 깨어난 것 같다고 해.”

사실 거짓말이 아니다.

본래 정보 교란이라는 것은 완전한 거짓보다는 진실을 왜곡했을 때 더 그 진위 여부를 판별하기 힘든 법이다.

“현 황가의 다음 후계자가 자격이 없기에 이 제국에 위기가 찾아올 것임을 경고하기 위한 빛기둥이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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