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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혼, 이번 생엔 제가 할게요-123화 (123/233)

123화. 잠든 그녀를 깨우는 방법

더 천천히 한 손으로는 그녀의 볼을 감쌌다.

‘하.’

그래 이 감각이다.

순식간에 찾아드는 이 고요함. 안온함. 따뜻함.

콘스탄틴은 새삼 그리웠던 이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고 만족하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은 너무 좋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열심히 온탕에서 몸을 데워오기는 했으나 그새 별다를 바 없어졌다. 사실 그의 한기는 몸 자체에 문제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니니 말이다.

차가운 제 손이 닿을 때 혹여 추워할까 싶어 살폈으나 그녀는 그저 작게 입술을 벌리며 잠꼬대를 할 뿐이었다.

“으음.”

슬쩍 벌어진 입술 새로 달금한 숨결이 새어 나왔다. 그는 보드라운 분홍빛 입술을 뚫어지게 보다가 제 것을 내렸다.

먼저 눈두덩을 찍었다가 콧날을 타고 그의 입술이 움직였다.

그의 입술 아래로 달달한 살결이 눌리는 감촉이 심히 보드라웠다.

“캭!”

그런데 갑자기 욜리가 달려들더니 곰발로 그의 볼을 밀어댔다.

짐승 주제에 어딜. 제까짓 게 나름 주인을 보호하겠다고 이러는 건가?

슬그머니 심술이 돋는다. 콘스탄틴은 빼뚜름하게 한쪽 입술만 올려 얄미운 미소를 짓고는 천천히 사이나의 입술에 자신의 것을 올렸다.

시선은 욜리를 향했다.

약 오르면 네가 어쩔 건데? 이런 표정이었다.

“크앗!”

이젠 짐승 새끼가 숫제 그더러 저리 꺼지라는 듯 곰발로 그의 볼을 탁탁 쳐댔다.

충분히 무시할 만한 타격감이다. 그는 욜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더 깊게 키스했다.

그녀의 목뒤를 잡아 젖히자 입술이 더 크게 벌어진다. 콘스탄틴이 질척하게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크이잇!”

동동 발을 구르며 분한 기색을 보였지만 욜리 녀석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흠. 부부간의 내밀한 일을 더 보고 싶은 거면 뭐, 말리지는 않겠다.”

약 올리듯 욜리를 보며 콘스탄틴의 입술이 목덜미를 타고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음.”

가볍게 잘근잘근 예민한 살점을 씹어대자 잠결임에도 사이나의 잇새에서 작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콘스탄틴의 손가락이 목덜미를 따라 어깨를 지나며 잠옷을 밀어냈다. 여린 곡선을 가진 목덜미와 어깨선이 점차 드러났다.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지 그의 손은 계속해서 천천히 부드러운 라인을 따라 내려왔다. 어깨를 지난 손가락은 이제 젖혀진 잠옷의 목선 솔기를 따라 가슴 쪽으로 움직였다.

동시에 손가락 끝이 솔기 안쪽으로 스며들어 잠옷을 끌어내리며 점차 봉긋한 둔덕으로 파고들었다.

“힉!”

그쯤 되자 욜리는 털을 쭈뼛하게 세우더니 화다닥 침대 아래로 뛰어내렸다. 도도독 뛰는 소리와 함께 이내 작은 몸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씨익. 그제야 콘스탄틴의 입술에 미소가 지어졌다. 쓸데없는 불청객을 드디어 내쫓았다.

‘그나저나… 왜 이리 잘 자?’

새액 새액. 타인이 이 정도로 몸을 지분거리는데 깨어날 기색도 없이 잘도 잔다. 자는 동안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겠다.

이토록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면서, 불만스럽기도 했다.

본래는 그저 품 안에 안고 잠만 자려고 왔는데, 손안에 들어차는 말랑한 감촉과 비강으로 스며드는 그녀의 살 내음을 맡고 있으려니 몸이 달아올랐다.

“사야.”

그리 크지는 않지만 속삭이는 수준은 아닌 정도로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

여전히 미동도 없이 잘 잔다.

후. 나지막하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고민이 된다. 마음속에서 격렬하게 두 가지 생각이 싸워댔다.

‘잘 자는 사람을 왜 자꾸 깨우려고 그래? 내버려 둬라!’

‘…조금만 더 만지고 싶다. 조금만 더 살결을 느끼고 싶어. 부부잖아.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칼리고가 사라졌는데도 머릿속은 여전히 수런했다.

하지만 손바닥 안에 들어차는 말랑한 느낌에 그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다.

‘조금만…….’

결국, 후자가 승리했다.

그는 잠옷을 더 끌어내리고는 뽀얗게 올라온 살덩이를 베어 물었다.

그녀의 몸이 작게 움찔거리며 잇새로 긴 숨결이 새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피부가 달다. 베어 문 살결에서 피어오르는 체향이 그를 미치게 했다.

손바닥 아래로 닿는 피부가 촉촉하게 달라붙는다. 도무지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사이나…….’

잘근거리며 씹은 자리에 빨갛게 흔적이 남는 것이 기꺼웠다. 그는 치밀어 오르는 음험함을 애써 억누르며 그녀의 살결을 빨았다.

“으응.”

이러다 깨겠다. 이쯤 해서 멈춰야 한다는 것을 아는데 멈추기가 힘들었다.

아니, 내심 그녀가 깨기를 바랐다.

그의 손이 이불을 들추고 잠옷 아래로 들어갔다.

보드랍고 말랑한 피부가 그의 손끝에서 몽글거리며 들러붙었다.

사이나의 눈꺼풀이 순간 파르르 떨렸으나 여전히 떠지지는 않았다.

잠든 상태에서도 착실하게 반응하는 그녀를 보자 콘스탄틴의 등줄기를 따라 폭력적일 만큼 강렬한 욕구가 치달았다.

“하, 사야. 몸은 이미 나를 반기는 것 같은데.”

그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깨어나 반겨주면 더 좋으련만, 응?”

대체 누가 들으라는 건지 중얼중얼 그의 입이 지껄였다. 칼리고의 습성이 물들기라도 한 모양이다.

“으응.”

작게 그녀의 성대에서 단 신음이 새어 나왔다. 약간 찡그려진 사이나의 눈매를 집요하게 들여다보며 그가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흣, 읏.”

예민한 부위가 뭉개지자 그녀의 허벅지가 바르르 떨리더니, 드디어 그녀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갔다.

“…아.”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듯 깜박거리는 눈가에 그가 입술을 잘게 찍으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야.”

목소리만 들어서는 부드럽기 짝이 없었으나, 실상 눈빛은 음험했다.

“……공작님?”

“또 그리 부르는군요.”

“언제… 오셨…… 읏?!”

그를 공작이라 부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는 잠시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였다.

“뭐, 앗, 갑자기… 아!”

사이나의 얼굴이 급격히 발개지며 그의 팔뚝을 잡았지만,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바른 호칭으로 부를 때까지 계속할 겁니다.”

느른히 웃으며 그가 속삭였다.

“아!”

그녀의 고개가 젖혀지며 새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흠. 실은 계속해주길 원했던 건가, 응?”

젖혀진 목선에 혀를 대고 따라 핥아 올리며 그가 읊조렸다.

“앗, 아니에요. 흐윽…. 코, 콘스탄틴!”

“그래요. 그게 내 이름입니다.”

그가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

밭은 호흡을 몰아쉬며 사이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리 봐도 아직 한밤 중.

달빛이 창을 통해 스며들기는 했으나 그 외엔 어떤 광원도 없어 깜깜하기만 했다. 그런데도 그는 시야가 남다른 것인지 움직임에 거침이 없었다.

“지금, 귀환하신 거예요?”

위험하게 왜 이런 시간에 돌아온 거지, 라는 생각을 하며 물었는데 그는 다르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그간 내가 보고 싶었습니까?”

“…네?”

그가 몸을 일으켜 그녀의 위에 자리 잡아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

“보고 싶지 않았습니까?”

아주 어두웠으나 바로 앞에 있는 선이 굵은 얼굴은 구분할 수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매우 번뜩거리는 것 같은 눈빛도.

“난, 보고 싶었는데.”

이따금 걱정은 했으나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던 그녀이기에 약간 찔려왔다.

“음. 걱정… 했어요.”

슬쩍 눈을 내리깔며 사이나가 속삭였다.

“걱정했습니까?”

다행히 그는 올바른 대답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다친 곳 하나 없이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정말요?”

사위가 어두워 그가 어디 다쳤다고 해도 구분할 만한 상태는 아니어서 그녀는 어디 붕대라도 감긴 곳이 있지는 않은지 어깨며 팔뚝을 쓸어보았다.

“다행이….”

그러다 앞쪽으로 손이 이동했는데 사이나는 흠칫 놀랐다.

어깨나 팔과 달리 맨살이 만져졌기 때문이다.

“왜 멈춥니까.”

“아… 그게.”

그가 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가더니 이내 옷자락이 풀어지는 느낌이 났다. 아마도 배스가운의 허리끈 매듭을 푼 것 같다.

“꼼꼼하게…….”

그가 멈춘 그녀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치더니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확인을…….”

손바닥 아래로 탄탄한 가슴팍과 섬세하게 쪼개진 복근의 느낌이 지나가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아, 저…….”

그리고 손은 멈추지 않고 더 내려갔다.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인.”

“읏…….”

세상에.

결국 그녀의 손안으로 움찔대는 살덩이가 들어찼다. 보들거리는 감촉과 다르게 단단하면서도 거친 느낌을 주는 그것은 그녀의 손이 닿자 살아있는 듯 움직였다.

밝았다면 그녀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진 것이 보였으리라.

‘이렇게 큰 게 어떻게 내 안으로 들어왔던 거지…?’

그녀의 작은 손으로는 다 쥐어지지도 않는 크기였다. 손가락을 꼼질대며 크기를 가늠해 보는데 그의 입에서 탄식 같은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기능 확인도 필요합니까?”

“…네?”

그가 그녀의 허벅지를 은근슬쩍 들어 젖히며 자리를 잡았다.

“아니, 추, 충분히 멀쩡한 것 같은데요!”

“멀쩡한 것처럼 보인다니, 다행이군요.”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그가 대답했다.

“저기, 으응.”

그리고는 이상의 변론은 듣지 않겠다는 듯 입술을 삼키는 동시에 그녀의 안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흐윽, 응!”

빠듯한 길을 열며 그가 내부로 침입했다.

“하. 미치도록 감촉이 좋군.”

“자, 잠깐. 아읏!”

“힘 좀 빼요.”

“너무, 너무…….”

“그래도 삼킬 수 있죠?”

“으, 아니에요. 흣.”

“아니긴.”

침대에서의 콘스탄틴은 묘하게 말투가 달랐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뭐라 말할 정신도, 분석할 정신도 없었다.

그녀의 적응이 끝났다 싶었는지 그가 갑자기 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 앗!”

살과 살이 격하게 닿았다 떨어지는 소리가 침실을 울렸다.

온몸의 감각점이 다 살아나 전신을 찌르르 울렸다.

콘스탄틴은 콘스탄틴대로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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